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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공예의 발자취] 동양의 전통 조각공예, 도장을 새기는 전각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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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공예의 발자취] 동양의 전통 조각공예, 도장을 새기는 전각
  • 김강호 기자
  • 승인 2018.11.19 12:55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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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핸드메이커 김강호 기자] 요즘은 많은 사람들이 간편함을 이유로 여러 문서에 사인을 하곤 한다. 반면 직접 인두를 발라 찍어내는 도장은 도장을 따로 제작해야 하고 일일이 휴대해야 하는 등 번거로움이 있다.

하지만 사람의 손으로 정성스레 조각해서 만든 나만의 도장을 가질 때와 직접 찍어낼 때 뭔가 뿌듯하고 좋은 느낌이 들기도 한다. 아직도 우리나라에서는 '도장 찍어라'라는 말이 더 자연스럽기도 하다. 앞으로도 도장 쓰는 일이 없어지지는 않을 것 같다.

도장을 새기는 일을 전각(篆刻)이라고 한다. 주로 전서체로 새겼기 때문에 그런 이름이 붙었다고 한다. 도장은 인장 또는 각인, 각도장 등의 이름으로도 부르는데 아시아 문화권에서 발달한 도장은 어찌 보면 동양의 전통적인 조각예술이라고 할 수 있다. 단순한 글씨를 새기는 것을 넘어 그림, 문양 등 다양한 형태를 만들어내기 때문이다. 오랫동안 전각은 공공문서뿐 아니라 시, 서예, 책, 그림 등에 함께 사용하는 예술로도 애용됐다.

중국에서 처음 유래된 전각은 특히 한나라 시기부터 성행했다. 송나라에는 돌과 쇠에 새겨진 글을 판독하는 금석학이 발달하면서 전각 작품도 함께 발전하게 된다. 또한 원래 도장은 주로 상아를 사용했으나 명나라에는 석재 기술이 발전하여 더 쉽게 인장을 만들게 됐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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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리나라 역시 중국의 전각을 받아들여 오랫동안 사용했다. 특히 고려시대 이후부터 크게 발전했다. 고려의 도장은 청동, 구리로 만든 도장인 동인이 대표적이다. 금속 도장은 거푸집에 쇳물을 부어 굳히는 형태로 만들었다. 이 같은 도장은 조선에서도 계승되었고 철인, 석인 등 더욱 다양한 전각 도장을 만들었다.

만드는 재료는 다양하다. 도자기, 쇠, 구리, 돌, 상아 등을 사용하며 귀한 옥이나 금으로는 주로 왕실에서 사용하는 옥새, 금보를 제작했다. 종류 역시 문양을 새긴 초형인, 호를 새긴 아호인, 이름을 새긴 성명인 등이 있다.

새기는 방법은 보통 양각과 음각으로 나누는데 양각은 바탕을 새겨 붉은색의 글씨를 찍어내게 하는 것으로 주문인(朱文印)이라고도 하며 글씨만 파내어 찍었을 때 흰색의 글씨와 붉은색의 배경이 나오게 하는 음각은 백문인(白文印)이라고 부른다.

도장에 발라내는 물감인 인주는 도장밥이라고도 부른다. 전통적으로 목화솜에다 풀의 한 종류인 아주까리(피마자)로 만든 피마자 오일, 송진, 수은 등과 붉은 광물인 진사와 혼합해서 만든다. 인주를 대부분 빨갛게 만든 이유는 빨간색에 대한 동양사회의 오랜 선호도인 것으로 보인다.
 

오늘날에는 각 지역별로 다양한 시도무형문화재인 전각장이 지정되어 전통적인 도장 만드는 기술들을 계승, 보존해나가고 있다. 하지만 전통적인 전각과 함께 전각 공예는 현대에 발맞추어 오늘날에도 다양하게 애용되는 것 같다.

캘리그래피에서도 도장이 함께 활용되기도 하고 또한 아이들은 감자 고구마 등 야채에 글씨를 새겨서 찍는 미술 놀이를 하기도 한다. 그 밖에도 인장 반지 등 다양한 다른 물건과도 콜라보를 할 수 있다. 인주 역시 굳이 전통적인 방법과 빨간색이 아니어도 솜과 몇 가지 안료로 얼마든지 여러 색깔의 물감을 만들어 개성을 표현할 수 있는 등 무궁무진하다.

조각을 통해 나만의 흔적을 남길 수 있는 자국을 만들어낸다는 것은 나의 개성을 마음껏 표현할 수 있는 오늘날에 더욱 의미가 있는 핸드메이드인 것 같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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