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종편집 : 2024-03-29 04:45 (금)
[공예의 발자취] 부의 상징이었던 전통건축 재료 '기와'
상태바
[공예의 발자취] 부의 상징이었던 전통건축 재료 '기와'
  • 김강호 기자
  • 승인 2018.12.10 16:18
  • 댓글 0
이 기사를 공유합니다

[핸드메이커 김강호 기자] 예전부터 서민들은 '기와집에서 비단옷을 입고 고깃국을 원 없이 먹었으면 좋겠다'라는 말을 하곤 했다. 기와는 건축 재료의 한 양식으로 상류계급 이상에서만 사용할 수 있었던 고급재료이다. 그래서 비단, 고깃국과 함께 당시 부의 상징이었다.

기와는 동서양을 막론하고 옛 건축물의 지붕에서 흔히 나타난다. 지붕 위에 계단처럼 올려져 있는 기와들은 지붕에 습기와 빗물이 새어들지 않게 하고 부식을 방지했고 건물 자체의 분위기를 좌우하는 데에도 중요한 역할을 했다. 서양에서는 고대 그리스부터, 중국은 하나라 시대, 우리나라는 삼국시대 이전부터 기와 양식을 사용했다.

이미 삼국시대에서도 고구려·백제·신라는 각자 독특한 기와를 만들었다. 신라의 괴수를 조각한 귀면와, 백제의 연화무늬 기와, 고구려의 강인한 기품이 묻어나는 와당이 대표적이다. 발해의 기와 역시 고구려의 양식의 영향을 많이 받았는데 상대적으로 유물이 많지 않은 발해 문화 연구에 중요한 자료가 되고 있다.

고려 시대에는 심지어 청자로 기와를 만들고 음각 기법으로 화려한 문양을 나타내기도 했다. 알록달록 단청을 칠한 단청 기와도 이때 크게 발전했다. 하지만 조선시대에 들어서는 대체로 소박하고 단순한 형태로 기와를 만들었다.

핸드메이커는 문화·예술·산업 현장을 발로 뛰며 독립적인 기사를 전달하고자 노력하고 있습니다.
모든 문화·예술 작품이 ‘기회의 순간’이 될 수 있도록 핸드메이커와 동행해 주세요.

후원하기

일반적인 기와의 형태는 평평하고 넓적한 암키와와 둥근 모양의 수키와가 있다. 이 두 기와를 지붕 위에 진흙을 펴서 이어 걸치면서 덮고 처마 끝은 와당, 막새라는 기와로 마무리했다. 수키와를 마무리하는 막새는 수막새, 암키와는 암막새로 마무리한다.

서양의 기와는 '양기와'라고 불리는데 유약을 발라 광택을 낸 것이 많다. 하지만 둥근 형태뿐 아니라 S형, 평판형 등 다양한 형태가 있으며 영국과 프랑스, 스페인 등 시대와 국가에 따라서도 각자 독특한 특징들을 가진다.

기와는 돌, 금속, 유리, 시멘트, 아스팔트 등 다양한 재료를 사용하지만 대체로 우리나라의 전통 수제 기와는 주로 진흙을 사용했다. 찰진 진흙으로 점토를 만들어 반죽하고 기와를 제작하는 나무틀인 와통, 모골 등에 무명천을 깔아 다진 다음에 잘 두들겨 말린다. 그다음 기와를 쪼개는 칼인 와도로 자르고 고온에서 구워냈다.

현재 우리나라에서는 기와를 만드는 장인들을 국가무형문화재 제91호인 제와장과 제121호인 번와장을 지정했다. 제와장은 기와를 직접 제작하고 번와장은 주로 기와를 시공하는 일을 한다. 제와장에는 현재 故 한형준 제와장의 제자인 김창대 장인이 전수조교로 활동 중이다. 또한 번와장에는 이근복 장인이 있는데 불타버린 숭례문 복원을 비롯해 다양한 문화재 시공에 직접 참여했다.

요즘 현대에 들어서는 훨씬 저렴하면서 견고한 건축양식들이 많이 개발되어 기와를 사용하는 일이 많지 않다. 부의 상징이었던 기와는 더 이상 찾는 사람들이 없어졌고 몇 안 되는 기와를 제작하는 업체들도 전통 재래식 기와가 아닌 공장에서 대량생산을 통해 기와를 만든다.

서민들이 더 이상 기와를 부러워할 필요가 없게 된 것은 다행스러운 일이다. 하지만 기와는 사람이 직접 손으로 정성을 다해 만드는 가장 좋은 품질을 갖춘 건축 재료이다. 오랫동안 우리 문화재를 지탱해온 기와가 급격히 잊혀지는 것에 안타까움도 든다. 

...
  • 회원전용 기사입니다.
    로그인 후 기사를 확인 할 수 있습니다.
  • 로그인 회원가입

2017년 내내 뜨거운 감자였던 전안법은 현실과 다른 불합리함으로 수공예 작가들의 목을 죄어오는 올가미 같았습니다. 극적으로 개정안이 통과되면서 많은 작가들이 한숨 돌릴 수 있게 됐지만 아직 바뀌어야 할 부분이 많이 남아있습니다. 핸드메이커는 이러한 불합리에 ‘NO’를 외치기 위해 시작됐습니다.

손으로 무언가를 만든다는 것은 정말 매력적인 일입니다. 그들은 실을 꿰 엮기도, 펜과 물감 으로 그리기도, 흙을 빚어내기도, 금속을 녹여 두드리기도, 정성스런 요리를 만들어 내기도 하면서 작품 활동을 하고 있습니다. 우리는 그들이 만들고 있는 세상을 함께 들여다보려 합니다.

핸드메이커는 국내외 다양한 문화·예술·산업 현장을 발로 뛰며 취재하는 독립 매체로서 주체 적인 취재와 기사를 통해 여러 미디어·포털과 함께하고 있습니다. 기사의 가독성을 저해하는 광고 배너를 통해 수익을 얻을 수도 있겠지만 이는 독자를 위한 선택이 아니라고 생각합니다.

핸드메이커가 다양한 현장을 발로 뛰며 독립된 기사를 제공하기 위해서는 여러분의 후원이 필요합니다. 후원을 통해 핸드메이커는 보다 독자 중심으로 성장함과 동시에 미래를 관통하 는 시선으로, 독립적인 보도를 유지할 수 있습니다.

어떤 곳이든 ‘무언가’를 만들 수 있는 공간에는 항상 핸드메이커가 함께 하겠습니다. 작가들 의 작품이 누군가에게는 따뜻함으로, 또 다른 누군가에게는 기회의 순간이 되기를 희망합니 다. 앞으로 핸드메이커가 만들어갈 메이커스페이스에 동행해 주셨으면 합니다.

단 한차례라도 여러분의 후원은 큰 도움이 됩니다. 후원하기 링크를 통해 지금 바로 문화·예술·산업 현장을 응원해 주세요.

후원하기

관련기사

댓글삭제
삭제한 댓글은 다시 복구할 수 없습니다.
그래도 삭제하시겠습니까?
댓글 0
댓글쓰기
계정을 선택하시면 로그인·계정인증을 통해
댓글을 남기실 수 있습니다.
주요기사
  • 경기도 시흥시 은계로338번길 36 3층 301호(대야동)
  • 대표전화 : 070-7720-2181
  • 팩스 : 031-312-1014
  • 청소년보호책임자 : 최미리
  • 법인명 : (주)핸드메이커
  • 제호 : 핸드메이커(handmaker)
  • 등록번호 : 경기 아 51615
  • 등록일 : 2017-08-23
  • 발행일 : 2017-08-15
  • 발행·편집인 : 권희정
  • Copyright © 2024 핸드메이커(handmaker). All rights reserved. mail to pr@handmk.com
ND소프트