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종편집 : 2024-04-27 01:05 (토)
'다녀갑니다' 1,200년 전, 울진 성류굴서 신라 화랑이 새긴 명문 발견
상태바
'다녀갑니다' 1,200년 전, 울진 성류굴서 신라 화랑이 새긴 명문 발견
  • 김강호 기자
  • 승인 2019.04.11 11:28
  • 댓글 0
이 기사를 공유합니다

삼국시대, 통일신라, 조선시대까지 다양한 선조의 흔적이 한자리에 모이다

[핸드메이커 김강호 기자] 문화재청은 울진 성류굴에서 삼국 시대부터 통일신라 시대, 조선 시대에 이르는 다양한 각석(刻石, 돌에 새긴 글씨) 명문 30여 개를 확인하였다.

울진군 관계자들은 지난 3월 21일 성류굴 내부 종합정비계획 수립을 위해 성류굴(주굴 길이 470m)에 들어갔다가 입구에서 230여 m 안쪽에 위치한 일반인 접근 제한 구역에서 여러 개의 종유석(석주, 석순)과 암벽 등에 새겨진 명문들을 처음으로 발견하였다. 동굴 안에서 명문이 발견된 사례는 국내에서 처음 있는 일이다.
 

오랜 역사를 간직한 아름다운 석회동굴, '울진 성류굴(蔚珍聖留窟)'

1963년 천연기념물 제155호로 지정된 울진 성류굴은 경상북도 울진군 선유산의 절벽 밑의 하천인 왕피천에 위치한다. 약 2억 5천만 년 전에 생성되었을 것으로 추정되며 주굴 길이는 약 400m이며 전체 길이는 약 800m이다. 크고 작은 9개의 광장과 5개의 호수로 이루어져 있으며 각양각색의 종유석, 석순, 석주 등이 경관을 이룬다.

핸드메이커는 문화·예술·산업 현장을 발로 뛰며 독립적인 기사를 전달하고자 노력하고 있습니다.
모든 문화·예술 작품이 ‘기회의 순간’이 될 수 있도록 핸드메이커와 동행해 주세요.

후원하기

성류굴은 고려 말엽의 학자이자 이색의 아버지인 이곡(1298~1351)이 관동유기(關東遊記)라는 기행문에 성류굴을 둘러본 것에 대해 기록하면서 언급됐다. 성류굴이라는 명칭은 임진왜란 당시 불상을 이곳으로 옮겨 보호하였는데 성스러운 부처가 모셔져 있다 해서 붙여진 이름이다. 또한 탱천굴(撑天窟) 또는 선유굴(仙遊窟)이라고도 부른다.

삼국시대에서부터 조선시대까지 다양한 시대의 사람들이 남긴 글자

울진군의 첫 발견 이후 문화재청 등 전문가들이 세 차례 추가 조사를 나갔으며 ‘신유년(辛酉年)’과 ‘경진년(庚辰年)’ 등의 연대를 나타내는 간지(干支), 통일신라 시대 관직명인 ‘병부사(兵府史)’, 화랑 이름인 ‘공랑(共郞)’, 승려 이름 ‘범렴(梵廉)’, 조선 시대 울진현령 ‘이복연(李復淵)’ 등 30여 개의 명문을 발견하였다.

‘신유년(辛酉年)’명과 ‘경진년(庚辰年)’과 같은 연대 명문은 국보 제147호 ‘울산 천전리 각석’에 새겨진 ‘을사년(乙巳年, 525년)’명과 비슷한 시대에 새겨진 것으로 추정된다. 또한 서기 798년에 새긴 ‘정원 14년(貞元 十四年, 원성왕 14년)’과 조선 시대에 사용된 것으로 추정되는 인명 등도 발견됨에 따라 삼국 시대부터 통일신라, 그 이후 조선 시대까지 여러 사람들이 오랜 시간 동안 오가며 계속해서 글자들을 새겼을 것으로 추정된다.

명문은 석주, 석순, 암벽 등에 오목새김(음각)으로 만들었다. 글자 크기는 다양하지만 대부분 자형이 똑바른 한자 서체인 해서체(楷書體)로 쓰였던 것으로 확인된다. 하지만 약간 흘려서 쓰는 서체인 행서(行書)도 일부 가미되어 있는 것도 볼 수 있다.
 

울진 성류굴 명문의 뛰어난 학술적 가치

이번에 발견된 글자들에는 역사·문화 연구에 있어 진귀한 학술 가치를 가지고 있는 것으로 보인다. 

① 먼저 정확한 방문 시기와 방문자가 표시되었다는 점이다. 특히 ‘정원십사년 무인팔월이십오일 범렴행(貞元十四年  戊寅八月卄五日 梵廉行/정원 14년 8월 25일 범렴이 왔다 간다)’을 보면 ‘정원 14년(貞元 十四年)’이 중국 당나라 9대 황제 덕종의 연호인 정원(785~805)인 것으로 보아 동굴 방문 시기는 서기 798년, 신라 원성왕 14년인 것으로 추정한다.

또한 명문에 화랑 이름인 ‘공랑(共郞)’, 승려 이름 ‘범렴(梵廉)’ 등 방문자가 새겨진 것으로 보아 이곳이 오랜 세월에 걸쳐 화랑들이나 문인, 승려 등이 찾아오는 유명한 명승지였으며, 심신을 단련하는 수련 장소로도 활용되었을 것으로 추정된다.
 

...
  • 회원전용 기사입니다.
    로그인 후 기사를 확인 할 수 있습니다.
  • 로그인 회원가입

2017년 내내 뜨거운 감자였던 전안법은 현실과 다른 불합리함으로 수공예 작가들의 목을 죄어오는 올가미 같았습니다. 극적으로 개정안이 통과되면서 많은 작가들이 한숨 돌릴 수 있게 됐지만 아직 바뀌어야 할 부분이 많이 남아있습니다. 핸드메이커는 이러한 불합리에 ‘NO’를 외치기 위해 시작됐습니다.

손으로 무언가를 만든다는 것은 정말 매력적인 일입니다. 그들은 실을 꿰 엮기도, 펜과 물감 으로 그리기도, 흙을 빚어내기도, 금속을 녹여 두드리기도, 정성스런 요리를 만들어 내기도 하면서 작품 활동을 하고 있습니다. 우리는 그들이 만들고 있는 세상을 함께 들여다보려 합니다.

핸드메이커는 국내외 다양한 문화·예술·산업 현장을 발로 뛰며 취재하는 독립 매체로서 주체 적인 취재와 기사를 통해 여러 미디어·포털과 함께하고 있습니다. 기사의 가독성을 저해하는 광고 배너를 통해 수익을 얻을 수도 있겠지만 이는 독자를 위한 선택이 아니라고 생각합니다.

핸드메이커가 다양한 현장을 발로 뛰며 독립된 기사를 제공하기 위해서는 여러분의 후원이 필요합니다. 후원을 통해 핸드메이커는 보다 독자 중심으로 성장함과 동시에 미래를 관통하 는 시선으로, 독립적인 보도를 유지할 수 있습니다.

어떤 곳이든 ‘무언가’를 만들 수 있는 공간에는 항상 핸드메이커가 함께 하겠습니다. 작가들 의 작품이 누군가에게는 따뜻함으로, 또 다른 누군가에게는 기회의 순간이 되기를 희망합니 다. 앞으로 핸드메이커가 만들어갈 메이커스페이스에 동행해 주셨으면 합니다.

단 한차례라도 여러분의 후원은 큰 도움이 됩니다. 후원하기 링크를 통해 지금 바로 문화·예술·산업 현장을 응원해 주세요.

후원하기

관련기사

댓글삭제
삭제한 댓글은 다시 복구할 수 없습니다.
그래도 삭제하시겠습니까?
댓글 0
댓글쓰기
계정을 선택하시면 로그인·계정인증을 통해
댓글을 남기실 수 있습니다.
주요기사
  • 경기도 시흥시 은계로338번길 36 3층 301호(대야동)
  • 대표전화 : 070-7720-2181
  • 팩스 : 031-312-1014
  • 청소년보호책임자 : 최미리
  • 법인명 : (주)핸드메이커
  • 제호 : 핸드메이커(handmaker)
  • 등록번호 : 경기 아 51615
  • 등록일 : 2017-08-23
  • 발행일 : 2017-08-15
  • 발행·편집인 : 권희정
  • Copyright © 2024 핸드메이커(handmaker). All rights reserved. mail to pr@handmk.com
ND소프트