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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마음을 새기다'- 두레새김 권선화 작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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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마음을 새기다'- 두레새김 권선화 작가
  • 권희정 기자
  • 승인 2019.07.24 12:36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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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핸드메이커 권희정 기자] '새기다'의 사전적 의미는 1. 글씨나 형상을 파다 2. 잊지 아니하도록 마음속에 깊이 기억하다 3. 적거나 인쇄하다 등 여러 의미가 있다. 그리고, 나무나 돌, 옥 따위에 인장 또는 그림 글자를 새기는 것을 전각이라고 부르는데, 이는 단순히 글을 새기는 것에 끝나는 것이 아니라 그 새김 아래 두 번째 사전적 의미와 같이 마음을 새기는 것과 같다.

작가는 허투로 파지 않는다. 한 글자 한 글자에 의미를 부여하고, 파인 홈에 마음을 메운다. 작가의 전각 작품을 보고 있으면 벅차오름이 있다.  
 

아파도 잊지 말아야 할 그 날 2014.04.16 / 권선화 작가

작가소개

저는 두레로 활동하고 있는 권선화라고 합니다. 많은 분들이 ‘두레’를 궁금해하시는데, 어릴 적 이름이에요. 새김을 시작한 지는 1년 반 정도 됐어요. 전부터 손으로 하는 일을 좋아했는데, 특히 전각을 하고 싶었죠. 기회가 없어서 생각만 하고 있다가 우연한 기회에 문화센터에 강좌가 있는 것을 보고 바로 달려갔어요(웃음)

그 후로 한시도 쉬지 않고 돌을 만지고, 파고 했던 것 같아요. 그만큼 매력적인 일입니다. 처음엔 그저 이름을 새기고 칼 쓰는 법을 익히는 것에 만족을 했지만, 점차 저만의 느낌이 있는 새김을 하고 싶어졌죠.

두레새김만의 느낌을 만들어 가기 위해 지금도 연습하고 노력 중입니다.
 

권선화 작가 

도장이 만들어 지기 까지

도장은 흔히 이름을 새기는 인장이 있고, 좋은 글귀를 새긴 도장을 사구인, 그림을 새기는 초형인, 책에 찍는 장서인 등등 종류는 아주 많아요.

이름이나 글귀, 그림도 마찬가지지만 저는 되도록 직접 그려서 제작하려고 해요. 인쇄를 해서 쓰기도 하지만 웬만하면 직접 구성하고 그려서 도안을 만들죠. 크기에 맞게 도안이 나오면, 매끈하게 치석한 돌에 거꾸로 본을 뜬 후에 인상에 고정해서 전각도를 사용해 돌을 파기 시작합니다. 인면이 완성되면 측관 디자인을 하고 채색을 마치면 끝납니다.
 

권선화 작가 

글자의 영감

처음엔 폴라로이드 사진 아래 만년필로 글씨를 쓰기 시작했어요. 그러다가 붓으로도 글씨를 쓰고 싶어졌고, 그래서 캘리그래피를 배웠어요. 

다양한 글씨를 써보고 붓이 익숙해 질 즈음에 전각을 알게 되었죠. 그 다음엔 칼로 글씨를 쓰고 있습니다. 이렇 듯 서로 다른 영역인 것처럼 보여도 사실 모두 연결되어 있는 것 같습니다. 

그래서 일상 중에 일어나는 모든 일들이 저에겐 자극이에요. 음악을 듣다가 가사를 쓰고, 제목을 새겨보고 때로는 그림도 그리고... 따로 떼어 생각할 수가 없어요. 철마다 변하는 자연 역시 저에겐 무궁무진한 자극을 줍니다.

 

권선화 작가 

작업의 섬세함, 그리고 집중

칼을 사용해서 하는 작업이다 보니 집중하지 않으면 자칫 다칠 수가 있어요. 그래서 작업을 시작하면 되도록 말도 안 하는 편입니다. 일단 시작하면 중간에 끊어가지 않으려 노력하죠. 칼의 느낌이 달라지거든요. 

좋은 음악을 틀어놓고 하루 종일도 작업합니다. 작가마다 개성이 다르지만 저는 디테일을 중요시합니다. 처음엔 세밀하게 파내고 정밀하게 구성하면 그것이 디테일인 줄 않았습니다. 그러나 강조와 생략, 여백과 칼맛의 느낌에 따라 디테일과 완성도가 좌우된다는 걸 경험해 가고 있죠.
 

들 돌이, 김소월 / 권선화 작가 

시대의 변화, 인장의 역할

어느 시대에나 변화는 있어 왔습니다. 새로운 시대에 걸맞은 새로운 문화도 만들어지죠. 그것은 자연스러운 일이라고 생각합니다. 더구나 요즘은 그 흐름이 더욱 빨라졌죠.

그렇지만 그 속에 변하지 않는 것도 있습니다. 서로 간의 신뢰, 그리고 존중입니다. 신뢰할 수 있는 사회 속에서 존중받는 자신을 꿈꾸죠. 인장은 평생을 같이 하는 또 다른 자신이라고 생각합니다.

그래서 제가 인장을 제작하는 데 있어 인면이나 측관에 정성을 들이는 이유이기도 하고요. 사인은 쉽고 간편합니다. 그래서 활용도가 높지요. 어디서나 쉽게 결정을 내릴 수가 있어요. 습관적으로 하는 사인 하나가 자신의 결정을 확인하고 책임지는 과정이라는 것을 잊곤 합니다.

그것에 반해 도장은 번거롭고 신경쓸게 많습니다. 그리고 인주를 묻히고 찍는 그 순간에도 신중하죠. 역으로 저는 그것이 도장의 장점이고 매력이라고 생각합니다. 자신의 결정을 신중하게 확인하는데 함께 하는 동지, 좀 거창한 말일 수도 있지만 그래서 도장을 신중하고 아름답게 제작해야 한다고 생각합니다.

그것은 온전히 작가의 몫이기도 하지만 귀한 물건은 소중히 다루는 법이니까요. 그런 인장을 만드는 게 제 목표이기도 합니다.
 

서울국제핸드메이드페어 참가 부스/ 권선화 작가 

서울국제핸드메이드페어에 참여하다

사실 행사에 참여한 업체를 돌아볼 여유가 별로 없었어요. 그것이 좀 아쉽긴 합니다만, 언듯 그릇을 제작하시는 분들을 뵈었어요. 실생활에 활용도가 높은 아름다운 그릇들이었죠. 흙을 만지시는 분들이시니 그분들도 자연과 더불어 사시는 분들이시죠. 그릇에 저의 새김을 찍어보고 싶다는 생각을 잠시 해봤습니다. 

그리고 금속공예를 하시는 분들도 계시더군요. 페어가 끝난 후에 생각한 것이긴 합니다만 금속과 돌의 만남에 대해 관심이 많아 구상 중에 있습니다.
 

권선화 작가


새롭게 도전하고 픈 영역

저는 수제도장도 제작하지만, 인테리어 소품으로 사용 가능한 작품들도 만들고 있어요. 돌이 주는 왠지 모를 묵직한 신뢰가 저는 좋습니다. 아무리 작은 돌이더라도 그 느낌은 살아있죠. 돌은 자연이잖아요. 그래서 자연을 눈앞에서 느낄 수 있는 작품을 구상 중에 있습니다. 머지않아 선보일 수 있을 것도 같습니다.

님의 침묵, 한용운 / 권선화 작가 


핸드메이드의 매력

실수와 흔적이라고 생각합니다. 손으로 하는 일이다 보니 같은 사람이 해도 다 다르고 모두 다른 개성이 있죠. 그렇다 보니 완벽하게 맘에 드는 작품을 만나는 건 힘든 일입니다. 그래도 최선의 결과를 위해 엄청난 노력을 기울이죠. 그러는 가운데 많은 실수들을 하고 그 실수들은 흔적들을 남깁니다. 

실수는 실패가 아니라 희망이라고 생각합니다. 또 다른 기회에 대한 희망, 그 희망이 새로운 도전을 이끌고 그 사이 실수는 점점 작품으로 완성되어 갑니다. 작가의 고민과 희망으로의 열정이 핸드메이드 작품 안에 고스란히 흔적으로 남는다고 믿습니다. 그 흔적들은 서로 다른 표정으로 사람들을 만나죠. 그것이 작가가 느끼는 감정과는 별개일지라도 저는 전해지리라 믿습니다.


요즘 관심사

'저의 부족을 채워보자'입니다. 시간이 지날수록 채워지고 쌓여가는 부분도 있지만 여전히 부족한 기본에 대한 갈증입니다. 기본으로 돌아가 그것을 채워갈 것이냐? 이대로 나만의 색을 고집스럽게 찾아볼 것이냐? 여전히 고민하고 찾아가는 중입니다. 저는 음악듣는 것을 좋아합니다. 거의 하루 종일 듣다시피 하죠. 그것 외엔 별다른 취미가 없습니다.
 

이봉창, 윤봉길 / 권선화 작가 

앞으로의 계획

그동안 우물 안 개구리로 살아왔다면 올해는 세상구경을 좀 하려고 합니다. 지금까지 해보지 않은 새로운 경험들을 해보려고 해요. 그리고 겨울쯤 그간의 고민과 정성을 담아 핸드메이드 페어를 한 번 더 참가해 볼까 하고 있습니다. 한꺼번에 많은 것을 경험하진 못하겠지만 차근차근, 천천히 가 볼 생각입니다.


독자들에게 하고 픈 말

돌을 만지면 행복해집니다. 저의 온기가 전해져 따스해지는 돌을 볼 때면 행복해집니다. 저의 작품이 행복을 전해주기를 기원합니다. 고맙습니다.
 

권선화 작가 제공


(사심)핸드메이커 는 어떤 전각으로 나올까요?

돌을 치석도 안하고 돌에 직접 디자인하고, 10분만에 새긴 것을 감안해 주세요(웃음)
 

핸드메이드 ⓒ권선화 작가

'핸드메이커'임을 뒤늦게 알고, 다시 보내 준 디자인 :) 
 

핸드메이커 ⓒ권선화 작가


작가는 칼로 파낸 자국에  마음을 담는다. 어떤 날은 흔한 노래 가사를 어떤 날은 마음을 울리는 시구를 그리고 어떤 날은 이념을... '어딘가에 무언가를 새긴다는 것', 그것의 '무게'를 작가는 전각을 통해 말하고 있다. 자칫 잘못해서 어긋날지도 모른다. 하지만, 그 자국에도 작가는 진심이 있다고 말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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