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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도기와 자기의 차이는 무엇인가?' 도자기의 변천과정과 종류에 대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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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도기와 자기의 차이는 무엇인가?' 도자기의 변천과정과 종류에 대해
  • 김강호 기자
  • 승인 2019.07.03 14:05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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원시 토기부터 경질자기와 현대까지, 오랫동안 인류 문명의 척도였던 도자기의 역사

[핸드메이커 김강호 기자] '도자기'는 인류 문명의 가장 중요한 문화라고 할 수 있다. 무언가를 담고 저장할 수 있는 용기(그릇)의 사용은 인류 문명의 보편적이자 중요한 척도였기 때문이다.

우리의 선조들인 원시 인류들은 떠돌아다니면서 주로 채집 및 사냥으로 생활을 유지했다. 하지만 차츰 농경생활을 하게 되면서 한곳에 정착하게 되고 더 많은 식량을 생산할 수 있게 됐다. 그런데 남는 잉여 식량을 보관하기 위해서는 용기가 필요했다. 따라서 사람들은 음식을 담고 저장하기 위해, 도자기를 만들기 시작했다. 도자기는 가장 일상적이지만, 그만큼 당시 시대를 알게 해주는 중요한 물건이다.

도자기는 시대에 따라, 지역에 따라 각기 독특한 특성을 가지고 발전해왔다. 도자기는 당시 사회의 생활과 문화, 기술력, 예술 등 많은 것들을 파악하게 해준다. 그렇다면 도자기는 어떻게 오랜 역사 동안 변화해오며 지금 우리에게 다가오고 있는 것일까?
 

빗살무늬토기 [출저- Kang Byeong Kee]

원시적 토기에서 자기까지, 기술의 발전과 함께 변화해온 도자기

원시적인 도자기는 흙을 빚어 모양을 만들고 햇볕에 말리거나 불에 직접적으로 구워내는 토기였다. 이러한 종류를 '노천소성'이라고 하는데 석기시대의 주요 유물인 빗살무늬토기, 민무늬토기 등이 있다. 물론 이러한 노천소성으로 만드는 토기는 내구성 등의 문제로 인해 차츰 사라지게 된다.

이후에는, 가마가 생기면서 고온으로 구워내는 도기 또는 자기를 만들게 됐다. 가마는 아궁이와 굴뚝 등으로 이루어져 있는데, 연료로 불을 떼어 높은 온도를 낼 수 있었다. 도기와 자기를 굽는 방법은 '산화소성'과 '환원소성'으로 구분할 수 있다.

산화소성은 산소를 태운다는 뜻이 있다. 불을 일으킬 때에 연료가 잘타기 위해 산소를 충분히 공급한다. 산소가 완전히 연소되면 흙과 유약에 포함된 금속 성분이 산화된다. 그렇게 되면 흙의 본 색깔이 그대로 드러나게 된다. '도기'를 만드는 가장 대표적 방법이다.

반면, 환원소성은 불을 때다가, 산소가 통하는 구멍을 완전히 차단해 불완전 연소를 일으킨다. 공기가 부족해지고 일산화탄소가 발생하면서, 흙이 유약의 금속 성분과 반응해 흰색을 띠기도 하며 유약의 성분에 따라 푸른색, 빨간색 등을 띄게 된다. '자기'를 만드는 대표적 방법이다.
 

흙반죽을 햇볕에 말리고, 가마에 구워 만든 옹기, 옹기는 한국인의 중요한 생활 용기였다 [출처- pixabay]

도기와 자기의 구분

하지만 도기와 자기의 구분은 정해져있는 것은 아니며, 아주 다양한 분류 방법이 있다. 또한 시대와 지역에 따라 조금씩 다르기도 하다. 일반적으로는 온도에 따라 분류하곤 하는데 1,000도 이하의 낮은 온도에서 구운 것은 도기이고 1,300도 이상의 고온에서 구워낸 것은 자기이다.

높은 온도에서 구워낼수록, 더욱 좋은 품질의 자기가 생산된다. 자기는 도자기 종류에서 기술적·예술적으로 가장 뛰어난 형태의 것이다. 따라서 도기에 비해 상당히 늦은 시대에 탄생했다. 이러한 자기를 만든다는 것은 정교한 가마의 능력과 고온을 버틸 수 있는 도자기 재료, 도자기에 수준 높은 기능과 장식을 만드는 것 등을 포괄한다. 결국 이는 도자기에 사회의 다양한 기술과 예술이 집약되어 있음을 의미한다.

오늘날 현대사회에서는 자동차 산업이 '제조업의 꽃'이자 어떤 국가의 국력과 산업을 가늠하는 척도라고 인식되곤 한다. 도자기 역시 당시에는 오늘날의 자동차와 같은 위치에 있었던 것이다.

물론, 자기가 탄생했다고 하여, 도기가 완전히 사라지는 것은 아니었다. 도기 역시 현재도 김치, 장 등을 보관하는 전통 '옹기' 등 생활용품으로 꾸준히 만들어지고 있다.
 

중국 징더전의 아름다운 자기들 [출저- pixabay]

자기를 만드는 핵심, '유약'

'유약'은 도자기의 표면을 피복시키는 유리질 소재이며, 방수 및 광택의 기능과 함께 다양한 색깔을 표현할 수 있기 때문에 자기를 만드는 핵심적인 요소이다. 유약의 종류는 다양하다. 나무 재를 주원료로 하는 재유(회유)와 납을 주원료로 하는 연유, 이 밖에 장석유와 주석유같이 다양한 광물 재료를 가공한 유약 등이 있다.

도기와 자기의 구분을 유약의 유무로 구분하는 경우도 있다. 일반적으로 볼 때에는 무리없는 구분이다. 하지만 도기 역시 유약을 발라서 만드는 경우도 있다. 유약을 바른 광택있는 도기를 기존 유약을 바르지 않는 연질도기와 구분한 '경질도기'라고 부른다.

또한 자기 역시 다소 저온에서 구워내면 자화가 덜되어 무르고 물이 스며들기 쉬운 '연질자기'가 된다. 연질자기는 유럽에서 중국의 자기를 흉내 내기 위해 시도했던 것들의 하나였다. 대표적으로 16세기 피렌체에서 만들어진 '메디치 자기'가 있다. 메디치 자기는 규사·유리·수정분 등의 점토로 빗은 다음, 주석유를 칠해 자기처럼 광택이 나게 하였다. 하지만 연질자기는 금방 사라지고 말았다.
 

인도네시아 벨리퉁 카올린 호수 [출저- pixabay]

도자기를 만드는 고령토와 중국의 '경질자기'

자기와 도기의 구분은 흙의 재료도 중요하다. 도기는 단순한 점토를 재료로 빚을 수 있지만 자기는 장석류 등의 광물 비율이 높은 고령토로 만드는 것이 핵심이라고 할 수 있다. 고령토는 카올린(Kaolin)이라고도 하는데, 1350도 이상의 높은 고온에서도 견딜 수 있어, 견고한 그릇을 만들 수 있었다.

중국인들은 대표적인 도자기 생산지였던 장시성 징더전 등에서 질 높은 고령토를 일찍부터 발견했다. 그리고 이 고령토를 이용해 자기의 끝판왕 제품인 '경질자기'를 생산하여 오랫동안 도자기의 종주국으로의 우위를 점했다. 반면 유럽은 18세기까지도 이러한 고령토의 비밀을 알지 못해 계속해서 도기의 수준에 머물렀다.

물론, 이러한 경질자기의 위상은 기계화·공업화 이전 수공예 위주의 시대에서 국한되는 이야기이다. 오늘날에는 산업과 화학 기술의 발달로 인해 초고온에서 만들어지는 '특수자기'가 있다. 또한 흙만이 아닌 플라스틱, 알루미늄 등 다양한 합성소재를 활용한 그릇을 대량생산하고 있기 때문에, 전통적인 의미의 수공예 도자기는 인류의 필수품에서 물러난지 오래이다.

하지만 이러한 모든 기술의 발전은 결국 도자기의 영향을 받은 것이다. 특히, 중국의 도자기는 한국, 일본, 중동에 오랫동안 전파되어 영향을 미쳤다. 그리고 이는 다시 유럽으로 전파되었으며, 유럽인들은 서로 활발한 경쟁을 통해 신기술을 개발하고 더욱 질 높은 도자기를 만들어냈다. 서구의 산업혁명의 이면에는 이러한 배경도 상당한 영향을 미쳤다고 할 수 있다.

다양한 종류의 수공예 도자기는 오랫동안 세계 문화의 주요 창구 역할을 했으며, 당시 사회 모습의 집약체였다. 선사시대부터 현대까지의 도자기의 종류와 변천을 통해 우리는 당시의 역사와 흐름을 파악하는 데에 중요한 단서를 얻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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