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종편집 : 2024-04-20 23:00 (토)
'분청사기', 구수한 한국의 미를 살린 도자기
상태바
'분청사기', 구수한 한국의 미를 살린 도자기
  • 김강호 기자
  • 승인 2019.06.03 17:17
  • 댓글 0
이 기사를 공유합니다

백자와 청자의 과도기로 나타나 수백 년간 인기를 끌었던 분청사기, 고유한 매력으로 다시 떠오르다

[핸드메이커 김강호 기자] 사기(沙器) 그릇과 도자기의 차이는 무엇일까? 사기는 도기 또는 자기와는 다른 것이 아닐까 생각하는 사람들이 있다. 하지만 사실 사기와 자기는 같은 단어이다. 사기는 예전에 많이 쓰였던 단어로, 오늘날에는 잘 쓰이지 않는다.

그런데 회색깔의 독특한 빛깔을 내뿜는 '분청사기(粉靑沙器)'는 예외적이다. 이 도자기는 분청자, 분청자기라고 부르기도 한다. 하지만 역시 분청사기라는 단어야말로 고유명사처럼 널리 쓰이고 있다. 분청사기라는 말은 미술사학자 고유섭(1904~1944)이 지은 ‘분장회청사기(粉粧灰靑沙器)’에서 유래되었다.

14세기부터 16세기까지 크게 유행했던 분청사기

분청사기는 고려청자, 조선백자와 비교했을 때 아직까지는 인지도가 다소 떨어질지도 모른다. 하지만 14~15세기에는 전국적으로 크게 유행했던 도자기이다. 또한 근대 이후부터 현대까지 분청사기의 아름다움이 재조명되면서 관심을 갖는 사람들이 늘고 있다.

핸드메이커는 문화·예술·산업 현장을 발로 뛰며 독립적인 기사를 전달하고자 노력하고 있습니다.
모든 문화·예술 작품이 ‘기회의 순간’이 될 수 있도록 핸드메이커와 동행해 주세요.

후원하기

고려 말기인 14세기 후반에 나타난 것으로 추정되는 분청사기는 청자와 백자의 과도기 상태에서 만들어졌다. 하지만 기본적으로 청자에 가깝다. 청자에 마무리로 백토칠을 하고 문양을 그린 다음, 유약을 입히고 다시 구워내 회흑색, 회청색 등 다양한 회색의 느낌을 나게 했다. 

현재는 고려청자가 더 많은 주목을 받고 있지만 사실 백자가 청자보다 더 난이도가 높은 기술로 만들어진 도자기이다. 백자는 순도 높은 백토와 유약을 사용하여 이를 청자보다 더 높은 온도에서 구워내야 했다. 조선 초기 사대부들은 소박함과 절제 등이 담긴 유교적 원리와 어울리는 순백한 백자를 갖고 싶어 했다. 하지만 당시에는 아직 백자 기술을 구현해내기 힘들었으며 대신 분청사기가 유행하게 되었다.

 

고유의 소박하고 자유로운 매력을 가진 분청사기

분청사기의 문양은 굉장히 다양한 기법들을 사용해서 만든 것이다. 기존 청자를 만들던 상감기법(선과 면 등의 무늬를 파고 백토를 박아 넣는 기법) 뿐만 아니라 선각(분장 후에 선을 새김), 인화(도장처럼 무늬를 찍어냄), 철화(철분 안료로 무늬를 그림), 귀얄(붓으로 흙을 바름), 덤벙(백토물에 담그는 기법), 박지(배경의 백토를 긁어내어 문양을 드러내게 하는 기법) 등을 다양하게 사용했다.

화려한 청자, 순백한 백자와 달리 분청사기는 다소 거칠고 어두운 색조가 있었다. 하지만 또한 민중적이며 소박하고 자유분방한 무늬들이 분청사기만의 특징이다. 분청사기는 왕실에서도 널리 만들었으나 점차 민간에서도 퍼져 많은 사람들이 만들게 되면서 이러한 민예적 성향을 갖추게 되었다.

분청사기는 수백 년간 전국에서 만들어진 도자기였으나, 순백색을 내는 백자 제조가 활발해지기 시작하자 16세기 이후에는 결국 자취를 감추고 말았다. 하지만 근대에 들어 이러한 분청사기는 다시 주목을 받기 시작했다. 특히 일제강점기 당시 일본인들은 분청사기를 '미시마(三島)'라 부르며 수집해갔다.

분청사기를 활발하게 제작했던 곳으로 알려진 전라남도 고흥·무안과 경상남도 김해에서는 오늘날 분청사기를 지역 문화 콘텐츠로 활성화하기 위해 많은 노력을 기울이고 있다. 특히 김해에서는 김해분청도자관을 설립하여 다채로운 도자기와 체험, 교육 프로그램을 선보인다. 또한 매년 '김해분청도자기축제'를 개최하며 다양한 체험과 놀이를 통해 분청사기를 널리 알리고 있다.
 

...
  • 회원전용 기사입니다.
    로그인 후 기사를 확인 할 수 있습니다.
  • 로그인 회원가입

2017년 내내 뜨거운 감자였던 전안법은 현실과 다른 불합리함으로 수공예 작가들의 목을 죄어오는 올가미 같았습니다. 극적으로 개정안이 통과되면서 많은 작가들이 한숨 돌릴 수 있게 됐지만 아직 바뀌어야 할 부분이 많이 남아있습니다. 핸드메이커는 이러한 불합리에 ‘NO’를 외치기 위해 시작됐습니다.

손으로 무언가를 만든다는 것은 정말 매력적인 일입니다. 그들은 실을 꿰 엮기도, 펜과 물감 으로 그리기도, 흙을 빚어내기도, 금속을 녹여 두드리기도, 정성스런 요리를 만들어 내기도 하면서 작품 활동을 하고 있습니다. 우리는 그들이 만들고 있는 세상을 함께 들여다보려 합니다.

핸드메이커는 국내외 다양한 문화·예술·산업 현장을 발로 뛰며 취재하는 독립 매체로서 주체 적인 취재와 기사를 통해 여러 미디어·포털과 함께하고 있습니다. 기사의 가독성을 저해하는 광고 배너를 통해 수익을 얻을 수도 있겠지만 이는 독자를 위한 선택이 아니라고 생각합니다.

핸드메이커가 다양한 현장을 발로 뛰며 독립된 기사를 제공하기 위해서는 여러분의 후원이 필요합니다. 후원을 통해 핸드메이커는 보다 독자 중심으로 성장함과 동시에 미래를 관통하 는 시선으로, 독립적인 보도를 유지할 수 있습니다.

어떤 곳이든 ‘무언가’를 만들 수 있는 공간에는 항상 핸드메이커가 함께 하겠습니다. 작가들 의 작품이 누군가에게는 따뜻함으로, 또 다른 누군가에게는 기회의 순간이 되기를 희망합니 다. 앞으로 핸드메이커가 만들어갈 메이커스페이스에 동행해 주셨으면 합니다.

단 한차례라도 여러분의 후원은 큰 도움이 됩니다. 후원하기 링크를 통해 지금 바로 문화·예술·산업 현장을 응원해 주세요.

후원하기


댓글삭제
삭제한 댓글은 다시 복구할 수 없습니다.
그래도 삭제하시겠습니까?
댓글 0
댓글쓰기
계정을 선택하시면 로그인·계정인증을 통해
댓글을 남기실 수 있습니다.
주요기사
  • 경기도 시흥시 은계로338번길 36 3층 301호(대야동)
  • 대표전화 : 070-7720-2181
  • 팩스 : 031-312-1014
  • 청소년보호책임자 : 최미리
  • 법인명 : (주)핸드메이커
  • 제호 : 핸드메이커(handmaker)
  • 등록번호 : 경기 아 51615
  • 등록일 : 2017-08-23
  • 발행일 : 2017-08-15
  • 발행·편집인 : 권희정
  • Copyright © 2024 핸드메이커(handmaker). All rights reserved. mail to pr@handmk.com
ND소프트