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추운 겨울 속, 업싸이클로 탄생한 누비(퀼트)의 지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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추운 겨울 속, 업싸이클로 탄생한 누비(퀼트)의 지혜
  • 최상혁 기자
  • 승인 2018.12.14 15:52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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역사와 함께하는 핸드메이드
@pixabay

[핸드메이커 최상혁 기자] 매서운 칼바람과 한파가 몰아치면서 두꺼운 이불과 빵빵한 패딩을 꺼내고 있다. 그래도 지금은 이불과 패딩 뿐 아니라 전기장판, 보일러, 히터 등 다양한 보온 전자 제품이 추위를 견디는데 도움을 주는데 예전 사람들은 어떻게 추위를 견뎠을까?

예전 사람들은 아주 두꺼운 옷, 온돌, 화덕만으로 겨울을 견뎠다. 특히 야외활동이 잦은 옛날 사람들은 겨울을 날 수 있는 옷을 만드는 것이 중요하다. 이렇게 겨울을 위해 제작한 옷 중에는 퀼트가 있다. 퀼트는 순우리말로는 누비라고 한다. 뭔가 우리말이 좀 더 예쁘고 정겨운 것 같다.

누비는 겉감과 안감 사이에 여러 겹의 천, 솜, 털, 양모, 닥종이 등 다양한 안감을 넣고 바느질하는 기법을 말한다. 춥고 물자가 풍족하지 못했던 지역에서 여러 자투리 천 조각을 모아 재활용하는 과정에 만들어지지 않았을까 싶다.

퀼트가방 @퀼트마을협동조합

퀼트는 라틴어로는 속을 채운 봉투라는 단어에서 유래됐고 우리말로는 누빈다는 뜻이다. 누비는 전 세계에서 널리 사용한 기법이기도 하다. 이집트에서도 파라오가 퀼트로 만든 망토를 입었다고 한다. 또한 추운 몽골 지방 일대에서도 퀼트가 발전했는데 유목민들의 퀼트는 중국, 중동, 유럽 등으로 널리 전파됐다.

유럽에서는 십자군 전쟁에서 수많은 군인들이 갑옷 밑에 여러 겹의 원단을 겹친 퀼트를 입었다고 한다. 또 중세 유럽의 가정에서는 한파를 대비해 퀼트를 침대, 베게, 이불 등에도 적용해서 만들었으며 점차 여러 겹의 천조각 또는 솜을 넣거나 도안을 그리면서 기능과 장식성이 모두 발전한다.

서양 퀼트는 조각을 연결하는 패치워크와 천위에 천을 덧대서 문양을 만드는 아플리케 두 가지를 기본으로 하는데 종류는 화이트 퀼트, 조각 퀼트, 아미쉬 퀼트 등 다양하다.

이덕은의 '색실누비색실첩' @전승공예대전

우리나라 역시 삼국시대 이전에 누비를 사용했을 것으로 본다. 이 누비는 목화솜을 만나며 더욱 큰 효과를 발휘했다. 고려 말기 문익점이 몰래 목화를 들여왔다는 것은 유명한 이야기이다. 이 목화 덕분에 서민들에게도 누비가 대중화되었고 겨울에도 따뜻하게 활동할 수 있게 됐다.

또 누비는 옷에만 그치지 않고 덮개, 보자기, 토시, 버선 등 다양한 생활 물건을 만드는 누비 공예로도 활용되어 우리 전통 규방공예에 있어 중요한 역할을 했다. 이렇게 전통 손누비를 만드는 누비장은 오늘날에는 그 중요성을 감안하여 국가무형문화재 제107호로 지정되었다.

산업화의 물결 속에서도 누비는 여전히 이불, 인형, 베게, 옷, 가방 등 다양한 제품으로 생산되어 우리 일상에서 함께 하고 있다. 이뿐 아니라 퀼트공예가 핸드메이드 취미로써 사람들에게 활용되는 중이다.

@퀼트마을협동조합

하지만 다소 아쉬운 점은 기계화와 서양 누비의 유입으로 전통누비가 그만큼 많이 잊혔다는 것이다. 일본에서는 자신들의 전통 누비에 관심이 많고 보존과 대중화에도 힘쓰고 있다고 하는데 참 부러운 부분이다.

가볍고 따뜻한 누비 한복, 다양한 색실로 만들어낸 색실누비, 색색의 천 조각이 이어져 구성된 조각보를 보면 우리만의 독특한 조형미와 색상의 아름다움을 느낄 수 있다. 이것들을 좀 더 대중들에게 다가가기 쉽게 상품화하는 방법을 찾아야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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