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산업혁명을 낳은 인도의 면직물, 캘리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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산업혁명을 낳은 인도의 면직물, 캘리코
  • 최상혁 기자
  • 승인 2018.08.14 11:48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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역사와 함께하는 핸드메이드
@Rick Bradley

[핸드메이드 최상혁 기자] 면옷은 우리가 일상에서 가장 흔하게 입고 다니는 옷이다. 흡수성과 통풍이 좋아 시원하고 피부에도 자극이 덜 가는 소재라서 쾌적하게 입을 수 있다.

면은 목화에서 짜낸 실을 이용하여 만들어진 것으로 목화에서 짜낸 실인 면사를 날실과 씨실을 함께 짜내서 만든다.

면직물의 종주국은 바로 인도다. 인도에서는 이미 기원전 3000년 전에 면직물을 만들었으며, 유럽과 아라비아, 중국 등으로 퍼졌다. 특히 유럽에서는 면직물을 캘리코(Calico)라고 불렀는데 인도의 도시 캘커타에서 유래된 것으로 캘리코는 유럽에서 모든 면직물을 지칭하는 단어가 됐다.

 

@OXLAEY.com


인도의 캘리코는 실을 이용해 직물을 짠 후, 표백 과정을 거치고 염색과 헹굼 과정을 통해 만드는데 꽃, 동물 등의 아름다운 문양을 알록달록하게 새긴 것이 특징이다. 인도의 캘리코는 천연적인 재료와 수공예로 만든다는 특징이 있다. 특히 염색 과정에서 한 땀 한 땀 심혈을 기울여 작품 하나 하나에 혼을 담아 만든다.

면직물의 염색은 직접 손으로 그리거나 다양한 날염과 발염을 이용하는 등 여러 기법들이 있지만 그 중 인도에서 많이 쓰였던 독창적인 방법으로는 수공예 판목날염(Hand Block Printing)을 꼽을 수 있다. 수공예 판목날염은 나무의 표면을 조각해서 문양을 새긴 판목을 만든다. 그 후 염료를 바르고 면직물에 찍어내는 방식이다. 디자인이 복잡할수록 다양한 판목을 만들며 평균 3000번 이상을 찍어야 한 제품이 완성된다고 하는 만큼 세심한 인내심이 요구된다.

 

면직물에 문양을 새기는 판목 @snikrap


목화가 재배되기 힘든 환경이었던 유럽에서는 면직물이 폭발적인 인기를 끌었다. 면직물은 가볍고 시원하며 흡수성이 좋으면서 가격도 싸다는 다양한 장점이 있다. 하지만 이로인해 유럽의 전통 모직물(양모) 수공예 장인들이 몰락하는 현상이 벌어지게 된다. 실업자가 된 모직물 장인들은 거리로 몰려나와 시위를 벌였고 결국 1720년에는 영국 의회에서 캘리코 수입과 사용을 금지하는 법안을 만들기도 했다.

캘리코는 아이러니하게도 산업혁명을 일으킨 장본인이기도 하다. 인도의 캘리코 면직물에 대항할 방법이 없을까 고심하던 영국의 기술자들이 18세기에 방직기와 방적기를 개발했던 것이다. 결국 면직물은 기계에 의한 대량생산됐다. 인도에서는 영국에서 대량 생산된 면직물에게 질과 양 모두에게 압도당했다. 결국 수많은 인도의 수공예 장인들이 무너지게 됐다. 이 후 유명한 인도의 독립운동가 간디는 직접 물레를 이용하는 전통적인 방식으로 면직물을 짜면서 영국에 의존하지 않겠다는 비폭력 저항 운동을 벌이기도 한다.

 

@taylorandayumi


면직물의 종주국이었던 인도는 이렇듯 수많은 역사적 곡절을 겪어왔다. 하지만 오늘날도 인도의 섬유산업은 전체 수출액의 13%를 차지하고 있으며 4500만 명의 인구가 종사하고 있다. 이는 농업에 이은 2위 규모로서 여전히 인도의 중요한 산업적 위치를 차지하고 있다. 인도의 가장 유명한 전통 수공예 직물인 카디(khadi)의 수출액도 꾸준히 성장하고 있다.

재밌는 점은 인도에서 대량생산 체제를 갖춘 공장들도 많이 생겼지만 여전히 직접 손으로 만드는 수공예 장인들이 인도의 섬유제조의 상당수를 담당하고 있다는 점이다. 오늘날 대부분 기계로 대량생산되는 면직물에 비교해 전통적인 방식을 지켜가며 면직물을 만드는 인도 캘리코는 오히려 그 역사와 전통의 가치가 더욱 인정받고 있는 것은 아닐까 싶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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