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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세계의 핸드메이드 도시] 크리스마스 분위기를 물씬 풍기는 자이펜 목공예 마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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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세계의 핸드메이드 도시] 크리스마스 분위기를 물씬 풍기는 자이펜 목공예 마을
  • 최미리 기자
  • 승인 2019.03.15 12:42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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조그마한 광산마을에서 세계적인 목공예 마을로 성장한 자이펜 마을의 저력

[핸드메이커 최미리 기자] 독일 동부의 작센주 남쪽에는 체코와의 국경 지역에 에르츠 산맥이 펼쳐져 있다. 이곳은 독일 최고의 문화도시로 유명한 드레스덴과도 50km 밖에 차이 나지 않는다.

이 에르츠 산맥의 한가운데에는 자이펜(Seiffen) 마을을 찾아볼 수 있다. 이 자이펜 마을은 '목공예 마을'로서 세계의 수많은 관광객이 찾고 있다.
 

자이펜 마을 중심의 교회 @Harke

목공예를 시작하며 큰 인기를 끌게 된 자이펜 마을.

자이펜 마을은 원래는 자그마한 탄광마을이었다. 광업을 생업으로 하던 자이펜마을이 수공예 목제품을 만들기 시작한 것은 17세기 이후였다. 광산업이 쇠퇴하기 시작하면서 광부들이 새로운 생계 수단을 찾기 시작했고 이윽고 나무로 호두까기 인형을 만들기 시작한 것이다.

당시 호두까기 인형은 유럽에서 널리 쓰이는 인형이었다. 주로 목각으로 만드는 호두까기 인형은 호두를 부수는 생활용 용도로 만든 것이었지만 점차 장식성과 예술성을 겸비한 장식품과 장난감으로 만들어졌고 유럽 상류계층이 애용하게 된다.

이러한 흐름을 맞아, 자이펜 마을의 호두까기 인형은 점점 유럽 전역에서 큰 인기를 누리게 된다. 또한 이러한 성공을 필두로, 자이펜 마을 주민은 호두까기 인형 외에도 더욱 다양한 제품을 만들기 시작한다.
 

@Mario Storch

장인의 기술력과 독특한 컨셉으로 성공한 자이펜 마을

자이펜 마을의 목각 장난감들은 풍부한 산림자원과 장인들의 기술력을 바탕으로 한 것이다. 특히 크리스마스 콜렉션의 목각 제품들을 많이 만드는데 마을에 가면 1년 365일 크리스마스 분위기를 느낄 수 있다고 한다. 

물론 가장 자이펜 마을이 붐비는 시기는 크리스마스이다. 크리스마스 몇 주 전부터 이미 관광객들이 급격히 늘어나기 시작하며 마을에서도 다양한 행사와 마켓도 진행한다. 이렇게 자이펜 마을은 크리스마스를 중심으로 매년 50만 명 이상의 관광객이 다녀간다. 크리스마스라는 세계인이 공감하는 문화적 요소를 녹여낸 것이 주요한 성공 요인이 된 것이다.

자이펜 마을은 오늘날 수천 명의 주민이 거주하고 있으며 130여 개의 공방에서 매년 1400억 규모의 매출을 올리고 있다고 한다. 이렇듯 세계적인 산업으로 성장한 자이펜이지만 여전히 마을의 장인들은 수공예 방식을 고집하며 제품을 만든다고 한다.

이러한 이유는 수공예 자체가 자이펜 목각의 정체성이자 강점이기 때문이다. 장인의 손땀으로 하나하나 만든 제품은 공산품과는 비교도 안될 정도로 정교하고 세밀하다. 또한 같은 마을에서 만든 제품일지라도 서로 다른 고유한 감성과 특징을 담고 있다는 것도 중요한 매력이다.
 

자이펜 마을의 한 공방 @Anton Raath

산림 보호와 인력 양성에도 힘써,

자이펜 마을의 제품은 마을 인근의 산림지역에서 가문비나무, 너도밤나무, 전나무 등을 사용한다. 세계적인 목공예 마을로 성장한 만큼, 무분별한 벌목이 문제가 되지 않을까라는 생각을 할 수도 있을 것이다. 하지만 자연 보호를 위해 자이펜의 목재소는 의무적으로 나무를 심어야 하며 벌목에도 제한을 두면서 산림을 보호하고 있다.

자이펜 마을에는 전문 기술 인력을 양성하기 위해, 목공예기술학교가 1853년 설립됐다. 목공예에 특화된 학교로는 독일에서 거의 유일하다. 이 학교는 중학교 졸업 이후 입학이 가능하며 3년 동안 기술을 배우면서 인근 공방과 협업하는 독일 특유의 도제식 교육이 이루어진다.

자이펜 마을에는 오랜 전통을 가진 백년기업도 많다. 특히 1899년 설립되어 100년이 넘는 역사를 자랑하는 뮐러는 유명하다. 뮐러는 그동안 목각인형뿐만 아니라 슈빕보겐이라고 부르는 나무촛대 작품, 음악이 나오는 인형과 회전하는 피라미드 등 다양한 제품을 개발하여 자이펜 마을을 이끌었다.

이렇게 자이펜 마을은 당장의 성공에 안주하지 않으며 산림을 보호하고, 전문 인력을 꾸준히 양성하고 백년기업과도 연계하면서 지속 가능한 성장을 유지하고 있다. 
 

슈빕보겐 @Kora27

위기를 기회로 삼아 성공한 자이펜 마을의 도전은 계속된다.

하지만 어려움도 있다. 최근 자이펜 마을에도 점점 젊은 인력의 유입이 줄고 있다고 한다. 수공예를 고수함으로 인해 수익성이 떨어지는 점과 인건비가 낮다는 등의 이유 때문이다. 하지만 수공예는 자이펜 목공예를 일으켰던 정체성이기도 하여 주민들의 고민이 깊어지고 있다.

자이펜 마을은 광산업 쇠퇴를 계기로 꾸준히 위기를 겪었다. 생업을 잃은 마을 주민은 발상의 전환을 통해 새로운 일에 도전하며 성공했고 이후에도 수백 년을 거쳐오면서, 바이마르 공화국의 경제 위기와 2차세계대전같은 굵직한 역사적 위기를 겪었지만 오랫동안 살아남았다.

이번 위기는 또 어떻게 극복할 수 있을까? 자이펜 마을의 혁신과 도전은 지금도 현재 진행 중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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