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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무형문화재 전통 장인] 전통 공예의 미래를 고민하며오랜 역사와 지혜를 통해 계승되온 전통 공예, 현대와 소통하며 재탄생할 수 있는 방안 시급
  • 김강호 기자
  • 승인 2019.03.13 11:4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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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핸드메이커 김강호 기자] 무형문화재로 지정된 다양한 공예 장인을 소개하는 '무형문화재 전통 장인'은 지난 10월부터 연재를 시작해왔다. 하지만 이번 3월에, 17번째를 끝으로 막을 내리게 되었다.

물론 17회 만으로는 국가가 직접 관리하는 국가무형문화재 뿐만 아니라, 시도무형문화재와 아직 지정되지 않은 수많은 전국의 공예 장인을 소개하는 데에 턱없이 부족했다. 각 장인에 대해 전문적인 기술과 정보 등을 주기보다는 '이러한 장인이 있었고 어떤 것을 만들었구나'라는 정보로서 활용했으면 하는 바람이 있다.

전통 장인을 소개하면서 본 기자 역시 훌륭한 공예품을 만들었던 오랜 역사 속 선조의 지혜와 더불어 급격한 변화 속에서 오늘날 겪는 전통 공예의 어려움에 대해서도 뼈저리게 느끼는 계기가 되었다.
 

장류와 김치 등을 보관하는 옹기 @pixabay

환경에 적응해온 선조의 지혜

장인이 만든 공예품은 제각각 다양한 쓰임새와 형태를 가진 것들이다. 하지만 모두 처해진 주변 상황을 이용하여 당대 손으로 만들 수 있는 가장 뛰어난 물건을 만들었다는 공통점이 있다. 그리고 그러한 물건을 토대로 어려운 환경을 헤쳐나가는 지혜로 삼았다.

이를테면 옹기장은 냉장고가 없었던 시절임에도 불구하고, 자연의 흙을 활용한 옹기를 만들어 음식을 보관하고 맛있게 발효시킬 수 있었다. 또한 초고장과 완초장은 주변에서 흔하게 얻을 수 있었던 짚을 이용해 신발, 가마니, 돗자리 등 생활용품을 만들어 유용하게 사용했다.

옻칠장들은 천연방부제가 없었던 시절에도 옻나무에서 나오는 옻의 유용함을 발견했고, 이를 공예품에 이용했다. 그리하여 병충해를 막고 오랫동안 사용할 수 있는 생활용품을 만들어서 사용할 수 있었다.

전통 공예에서 엿볼 수 있는 독특한 아름다움

또한, 장인이 만든 전통 공예품은 단순한 실용성만 가지고 있는 것은 아니었다. 현대인이 보아도 감탄할만한 독특한 아름다움을 구현해내는 장인도 많았다.

조각장과 입사장은 도자기, 금속 등에 문양을 새겼는데, 오랜 과정과 전문적인 솜씨를 통해 만들어지는 문양은 결코 공장에서 획일적으로 찍어낸 무늬는 따라올 수 없을 만큼, 개성적이며 영롱한 아름다움을 담고 있다.

인두로 그림을 그리는 낙화장은 옷을 다리는 기구인 인두를 예술에 활용했다. 지져서 그림을 그린다는 발상의 전환으로 붓으로 그림을 그린다는 기존 관념을 뛰어넘은 것이다. 이로 인해 낙화 그림은 기존 그림과 다른 이색적인 분위기를 내뿜는 작품으로 탄생했다.
 

낙화로 그린 산수도- @이성수 作

경공장에 소속되어 국가를 위해 일했던 장인들

수공예 장인은 조선 시대에 의무적으로 국가를 위해 일해야 했다. 장인은 당시 조정의 수공예 기관이었던 중앙의 경공장, 지방의 외공장 등에 교대로 들어가며 물건을 만들었다. 이들은 봉급을 받기도 했지만 대체로 대우가 좋지 않았고 착취에 가까울 정도의 노동량을 요구받았다.

조선 후기에 들어섬에 따라 점차 장인들은 경공장을 기피하게 되었고 민간 시장에서 공예품을 만들고 팔면서 생계를 유지하는 데에 주력했다.

오늘날 무형문화재로 등록된 장인은 대부분 경공장에서 일했던 옛 전문 장인의 공예 기술을 계승해 왔다. 또한 특정 인물을 지정하지 않고 전통적으로 내려오는 특산품을 계승해온 지역 단위의 문화재 역시 존재한다.
 

물레질하는 여인과 자리틀로 돗자리를 짜는 장인 @김홍도 그림

어려움을 겪는 전통 공예 장인

오늘날 전통 장인이 겪는 어려움은 생계 문제와 전승할 사람을 찾는 일이다. 현대 사회에서는 이제 전통 공예품을 찾는 사람이 많이 없다. 그렇기에 장인도 충분한 돈을 벌 수 없다. 돈이 되지 않기 때문에 젊은 세대는 아무도 공예 기술을 배우려고 하지 않는다.

현재 대부분 전통공예 장인은 1인 공방 또는 아주 소규모의 영세한 공방 만을 운영하며 근근이 버티고 있다. 오랫동안 내려온 전통 공예 기술을 갖춘 장인이지만 이러한 자부심도 자본주의 사회에서는 무력할 수밖에 없다. 때문에 각 장인은 새로운 활로를 찾거나 아예 공예를 접어야 하는 선택의 기로에 놓여있다.

전통 수공예품은 효율성과 편의성을 추구하는 대량생산 시대에 알맞지 않을 수도 있다. 하지만 전통 공예의 도태를 자연스러운 현상으로만 봐야 할까? 앞서 이야기했지만, 전통 공예품은 역사 속 선조의 오랜 지혜가 녹아있는 물건이며 독특한 아름다움과 매력을 담고 있다.

현대와 소통하며 새롭게 변신하려고 하는 전통 공예

최근, 드라마 '킹덤'에 나오는 조선의 갓에 대해 많은 외국인이 관심을 보내고 있다고 한다. 우리에게는 너무나 흔한 갓이지만 외국인에게는 굉장히 신선한 모습으로 다가온 것이다. 또한 최근 나전칠기, 단청 작품 등도 해외에서 각광받고 있다.

이렇듯 전통 공예는 오늘날에도 분명 새로운 문화산업으로 재탄생될 수 있는 잠재력이 있다. 단순히 '옛것이니까 지켜야 한다'라는 고리타분한 이야기가 아니라 우리만이 갖고 있는 독특함이기 때문에 세계에 어필할 수 있다는 것이다.

현대 문화산업은 개성과 이미지가 중시된다. 개성 있는 이미지를 갖춘 상품은 엄청난 고부가가치를 가져오며 현대의 대량생산품 만으로는 이러한 이미지를 만들어낼 수 없다.
 

2018년 대한민국 관광기념품 공모전에서 대상을 수상한 '경복궁 단청 연필' @전태진, 전태인作

전통 공예 장인은 요즘 현대의 트렌드와 자신의 공예 기술을 결합시킨 새로운 상품을 내놓고 있다. 옻칠장과 금박장은 금박 기술과 옻칠 기술을 적용한 휴대폰 케이스 및 액세서리를 내놓아 주목을 받고 있다. 합죽선, 태극선 등의 전통 부채도 해외 관광객이 애용하는 관광상품이 되었다.

이렇듯 전통 장인에게는 현대와 끊임없이 소통하면서 대중에게 어필할 수 있어야 한다는 의무가 생겼다. 하지만 그것만으로는 부족한다. 국가 역시 다양한 상품개발 및 교육 등을 지원해주어야 전통 공예의 현대화가 빛을 발할 수 있다.

전통 공예가 당시 민중의 삶에서 함께 했던 것처럼 오늘에도 죽은 것이 아닌 살아 움직이는 것이 되기 위해서는 이처럼 다각도의 노력이 필요하다. 그리고 그 가능성은 충분하다.

김강호 기자  cpzm78@handmk.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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