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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무형문화재 전통 장인] 더위야 물렀거라~ 부채 만드는 장인 -선자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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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무형문화재 전통 장인] 더위야 물렀거라~ 부채 만드는 장인 -선자장
  • 김강호 기자
  • 승인 2018.11.01 15:51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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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핸드메이커 김강호 기자] 요즘은 미니 선풍기 같은 전자기기가 개발됐기에 한여름에는 그것을 들고 다니며 더위를 견디는 사람들을 볼 수가 있다. 하지만 본 기자를 비롯해서 미니 선풍기보다는 부채를 더 선호하는 사람들도 많다. 부채가 일으키는 자연바람이 더 시원하게 느껴진다. 특히 플라스틱 부채보다는 나무와 한지로 만든 전통 수공예 부채가 더 가볍고 시원하다.

하지만 우리 전통 부채 역시 산업화 시대를 맞아 많이 쇠퇴할 수밖에 없었다. 이에 정부는 2015년 부채를 만드는 전통 장인인 선자장(扇子匠)을 중요무형문화재에 지정하고 보존에 힘쓰고 있다.

부채에 관한 기록은 후삼국시대부터 찾아볼 수 있다. 우리나라의 전통 부채는 크고 둥근 모양의 단선 부채와 접고 펼 수 있는 접선 부채로 나눌 수 있는데 합죽선과 태극선이 특히 유명한 특산품이었다. 고려와 조선 초까지는 주로 단선을 사용했고 중기부터는 간편함 덕분에 접선의 수요가 늘었다고 한다.

합죽선(合竹扇)은 대나무를 합친 부채라는 뜻이다. 고려 시대 담양에서 처음 만들어진 것으로 추정된다. 접고 펴는 방식으로 휴대가 간편하고 180도로 펼쳐져 바람의 양도 뛰어나며 곡선의 아름다움도 있어 실용성과 미적 감각을 두루 갖춘 고급 부채였다. 양반들의 장신구로 애용됐으며 합죽선이 없는 양반은 무시를 당하는 일도 있을 정도라고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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만드는 방법은 대나무의 겉껍질을 얇게 깎아내고 각 겉면이 바깥을 향하도록 맞붙여서 살대를 만들고 40개의 한지 부챗살을 붙이고 묶은 다음 다양한 민화를 아름답게 그려 넣어서 완성한다.

태극선은 조선시대 단오 때 전주에서 진상한 특산품 중 하나이다. 대나무를 일정한 굵기로 쪼개 납작하게 만드는 절죽과정 다음에는 종이 위에 풀을 칠하고 살을 알맞게 배열하는 살놓기를 하고 다음엔 살과 종이, 비단 헝겊 들을 붙이고 재단하는 방법으로 마무리했다.

조선 조정에서는 전국에 부채를 만드는 장인들을 파견하여 부채를 생산하게 했는데 각 지역 별로 다양한 부채가 발달해왔다. 특히 전주 감영에는 선자청을 두어 선자장들에게 부채를 생산하고 관리하도록 한 것이 유명하다. 오늘날에도 전라도에 부채박물관이 전주를 중심으로 여러군데 설립됐고 전주에는 합죽선을 만드는 선자장 엄재수 장인, 태극선을 만드는 조충익 장인 등이 시도무형문화재 전라북도 선자장에 등록되어 있다.
 

또한 담양도 전통적인 대나무 부채를 생산하고 진상한 곳이었다. 일제시대인 1937년의 통계에는 약 130만 자루의 부채를 생산해 전주 43만 자루를 능가할 정도이다. 현대에 들어서는 김대석 장인을 전라남도 무형문화재 접선장으로 지정하여 담양 부채를 보존하고 있다.

국가지정 중요무형문화재 장인으로는 2015년 지정된 김동식 선사장이 있다. 1943년 태어난 김동식 장인은 전주에서 태어나 외조부를 스승으로 두어 합죽선을 만드는 방법을 배웠다. 65년부터 독자적으로 공방을 꾸며 지금까지 손수 부채를 만들고 있다고 한다.

비록 오늘날 에어컨, 선풍기, 값싼 플라스틱 부채 등이 쏟아져 나와 전통부채의 위상이 예전 같지 않다고 하지만 전통 부채의 가치가 완전히 없어지지 않을 것이라고 감히 장담하고 싶다. 한국을 방문한 외국인들도 한국적 특색과 아름다움이 뚜렷한 우리 부채에 관심을 많이 갖는다고 한다.

또 핸드메이드와 웰빙이 각광받는 시기와 더불어 자연친화적인 우리의 전통 부채는 여전히 대중에게 어필할 수 있는 잠재력이 있다. 앞으로 많은 사람들이 전통 부채에 관심을 갖고 정부도 선자장들의 기술 보존과 계승에 힘써 한국을 대표하는 특산품으로 다시 거듭나게 해야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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