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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무형문화재 전통 장인] '금을 입힌 아름다운 옷을 만든다.' -금박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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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무형문화재 전통 장인] '금을 입힌 아름다운 옷을 만든다.' -금박장
  • 김강호 기자
  • 승인 2018.10.25 17:15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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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핸드메이커 김강호 기자] 금은 사람들이 가장 진귀하게 여기는 보석 중에 하나이다. 현대에도 금은 화폐보다 가치가 높은 자산이다. 또 일상에서 금수저, 아침 사과는 금사과, 침묵은 금 등의 말들을 쓴다. 이는 가장 높은·좋은 등의 의미로 사용되는 것이다. 이쯤 되면 금의 위상이 어떤지 알 수 있을 것이다.

지금도 진귀한 금속인데 옛날에는 또 오죽했을까 싶다. 오랜 세월 동안 금은 부의 척도였으며 귀족이나 왕은 부와 권력을 과시하기 위해 금을 건물에 입히기도 하고 다양한 공예품을 만들어 달고 다니기도 했다.

옛 우리 장인 중에는 이렇게 금을 이용해 문양을 찍는 금박장(金箔匠)이 있었다. 금박장은 주로 직물 위에 얇은 금박을 이용해서 문양을 찍는다. 물론 이러한 금박은 왕실에서 주로 사용된 귀한 것이었다. 특히 여성의 혼례복에 많이 사용했다고 한다.

직물에 다는 금박은 다양하다. 삼국시대에는 극세한 금은 가루를 접착제와 섞어서 그림을 그리거나 찍어서 직물에 표현하는 금은니가 등장했고 고려 시대에는 금가루를 개어 만든 금니를 비단에 사용했다. 금박장이란 명칭은 고려 시대에 처음 등장하며 조선시대의 관공서에는 니금장, 부금장, 금박장 등을 두었는데 이들은 금박을 하는 세부 공정을 각각 맡아서 작업을 했다고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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금박을 만드는 방법을 보면 금을 두드리고 제련하는 과정을 통해 아주 얇은 금판을 만들어 낸다. 그리고 접착제인 아교를 바른 문양판을 의복에 찍고 묻어난 접착제가 마르기 전에 그 위에 금박지를 붙이고 문양 바깥의 금박지를 다시 떼어내면서 완성한다. 보통 옷 한 벌을 완성하는데 2주의 시간이 걸린다.

풀에는 주로 민어부레를 오래도록 끓여 만든 민어부레풀을 사용했다고 한다. 하지만 섬유의 종류와 금박의 크기에 따라 풀도 달라진다.

금박장은 문양판을 조각하는 목공예 기술도 함께 요구되며 오랜 경험과 숙련도 그리고 다양한 섬유와 접착제 등 재료의 이해 및 미적감각 등이 필요한 직종이었다.

금박 문양은 단순한 화려함만을 나타낸 것은 아니었다. 신분과 복식에 따라서도 문양은 다양했으며 종교적인 기원을 담는 의미로도 문양을 남겼다. 그리하여 금박은 시대상을 알 수 있는 중요한 문화재이기도 하다.

하지만 아쉽게도 금박장과 관련되어 남아있는 유물은 많이 있지 않다. 대표적인 유물은 중요민속문화재 제211호인 순조의 3녀 덕온공주 의복과 제613호인 녹원삼이 있다.

단절될 위기에 처한 금박장을 오늘날 정부는 적극적으로 지원하고 있다. 오늘날 남아있는 금박장 장인으로는 국가무형문화재 제119호 김덕환 선생이 있다. 1935년생인 김덕환 장인은 철종 때부터 대를 이어 금박일을 하는 집안에서 태어나 자연스레 일을 전수받게 됐다.

1973년 부친인 김경용 선생이 중요무형문화재로 지정됐으나 이른 시기에 타계했고 2006년에 들어서 김덕환 장인이 119호 금박장 기능보유자로 인정받았다. 또 최근에는 아들 김기호 씨와 함께 명예보유자, 보유자로 각각 인정이 예고됐다. 현재 부자는 북촌에 있는 공방에서 작업을 하고 있다.

요즘은 금박을 휴대폰 케이스, 엽서, 액세서리 등에도 적용하려는 시도가 있다고 한다. 금박을 단순히 옛 전통의 틀에 가두기보다는 현대에 소통하며 새롭게 적용할 수 있는 공예로서 나아가려는 것이다. 정통 왕실 금박공예가 어떻게 대중에게 맞춰 다가갈 수 있을지 기대가 되는 부분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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