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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무형문화재 전통 장인] 불을 다루는 화가 '낙화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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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무형문화재 전통 장인] 불을 다루는 화가 '낙화장'
  • 김강호 기자
  • 승인 2018.12.05 14:43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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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핸드메이커 김강호 기자] 사극의 영향 때문일까? 인두라고 하면 고문용으로 쓰는 도구를 떠올리는 사람들이 많다. 하지만 조선시대의 인두는 주로 불에 달구어 천의 구깃살을 눌러 펴는 오늘날의 다리미의 역할을 했다. 철제의 삼각뿔을 옆으로 누인 것 같은 형태로 만들고 나무 손잡이를 달았다.

또한 인두는 이러한 생활용품 만이 아닌 예술 작품을 만드는 도구로도 활용할 수 있다. 불에 달궈 지질 수 있기 때문에 종이, 나무, 섬유, 가죽 등 다양한 재료에 문양을 새겨 그림이나 글씨를 표현할 수 있었던 것이다. 이렇게 인두로 작품을 만드는 장인을 '낙화장'이라고 한다.

낙화(烙畫)는 한자로 풀이하면 지질 낙과 그림 화, 즉 지지는 그림을 의미한다. 중국에서 유래됐으며 우리나라에서는 19세기 전라도에서 크게 성행했다고 한다. 서양에서는 우드버닝 또는 Pyrography이라고 한다. 또한 비슷한 장인으로 대나무와 나무에 인두를 지지는 '낙죽장'도 있는데 낙화의 한 분야에 포함된다.

낙화에 대한 정확한 시작과 유래를 찾기는 힘들지만 기록을 통해 어느 정도 추정은 가능하다. 우리나라에서는 오세창이 지은 역대 한국 서화가의 평전을 수록한 근역서화징이라는 책에서는 1598년생인 안동장씨가 낙화에 능했다는 기록이 있어 조선 중기 이전부터 널리 퍼졌음을 확인할 수 있다. 또한 조선 후기 실학자 이규경(1788~1863)이 쓴 낙화변증설에도 낙화에 대한 기록을 확인할 수가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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낙화는 붓으로 표현하는 수묵화와도 비슷하지만 불과 인두를 다루는 실력과 함께 섬세한 농담을 표현할 수 있는 특유의 기술이 요구된다.

현대에 들어 낙죽장은 국가무형문화재 제31호로 지정됐고 낙화장의 경우, 올해 김영조 장인을 국가 무형문화재 보유자로 지정 예고하였다. 김영조 장인은 충청북도 무형문화재 제22호 낙화장 보유자이며 1972년 입문하여 46년간 낙화를 해왔다. 그동안 낙화 유물을 포함한 다양한 동양화 다수를 모사했고 또한 전승공예대전을 비롯한 공모전에서도 수차례 수상했다.

김영조 장인은 한지와 비단을 주재료로 사용하며 전통적으로 사용했던 평인두, 앵무부리 인두 등의 인두만을 사용해 숯불에 달구어 사용한다. 김영조 장인은 낙화 공예가 수백 년 만에 다시 한 장르로서 인정받는 것이 기쁘다고 한다.

그런데 서양에서는 이미 우드버닝이 꽤 발달해있다. 일반인들도 쉽게 할 수 있도록 전기로 달구는 우드버닝펜 전자제품도 개발됐다. 우리 전통 낙화는 이에 비교하면 겨우 명맥을 잇고 있는 형편이라고 할 수 있을 것이다.

우리 낙화 역시 미술과 공예의 한 장르로서 인정받고 저변을 확대하기 위해서는 우드버닝처럼 현대 미술과 여러 공예와 함께 소통하고 더 다양한 세계를 표현할 수 있어야 하지 않을까 싶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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