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세계로 뻗어나가는 전주 한지, 문화재복원 시장 안착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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세계로 뻗어나가는 전주 한지, 문화재복원 시장 안착한다
  • 김강호 기자
  • 승인 2019.11.20 17:26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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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랜 노력 끝에 세계화의 결실을 보려는 전주 한지··· 루브르박물관에서도 전주한지의 가능성 확인 위해 전주찾아

[핸드메이커 김강호 기자] 이번 21일부터 23일까지 세계 3대 박물관인 프랑스 루브르박물관의 문화재복원가와 제지장, 학예사 및 프랑스박물관 연합 복원연구소 관계자, (사)미래에서 온 종이협회 관계자 등 25명으로 구성된 방문단이 전주한지의 문화재 복원용지 가능성을 재확인하기 위해 전주를 찾는다.

루브르 방문단은 이번 전주 방문에서 ▲유배근 전라북도 한지발 장인 ▲한국전통문화전당 한지산업지원센터 ▲천일한지, 용인한지, 성일한지 등 팔복동 한지제조업체 등을 차례로 방문해 전주한지장을 만나고 전주한지 생산현장을 직접 눈으로 확인하게 된다. 또, 천년을 견뎌온 전주한지가 만들어지는 과정을 직접 체험하는 기회도 가질 예정이다.

아울러 전통한지생산시설 건립예정지인 흑석골 일대를 찾아 이곳에 지어질 생산시설의 설명을 듣고, 전주한지 전문가들과 함께 한지의 문화유산 복원용지로서의 활용 가능성과 미래지향적인 발전 방안을 논의할 계획이다. 시는 전주를 찾은 방문단에게 품질 좋은 전주산 닥나무, 전주천의 깨끗한 물, 전통방식을 고수하는 장인 등 전주한지만의 품질 우수성을 어필하기로 했다.
 

지류문화재 보존처리용 전통한지 [문화재청 제공]
지류문화재 보존처리용 전통한지 [문화재청 제공]

우수한 전주 한지의 역사와 쇠퇴

전라남도 전주는 오랫동안 우수한 한지를 만들어온 한지의 본고장이었다. 이미 고려시대부터 외교문서 및 국가의 문서 대부분이 전주 한지로 제작되었다고 하며 전주 한지는 오랜 왕실의 진상품이었다. '동국여지승람'에는 전주를 한지 상품지의 산지라고 했으며, ‘여지도서’와 ‘대동지지’에도 전주의 한지가 최상품이었다고 전한다.

전주는 한지의 재료인 닥나무가 많이 자라는 곳인데, 전주천의 수질도 좋아 원재료와 생산조건에서 유리하다. 아울러 제조기술면에서도 전통적으로 숙련된 기술을 계승해온 장인과 수공업 집단이 형성되어 있다.

전주 한지는 전주와 완주 일대에서 생산되다가, 19세기에는 현재 전주한옥마을이 있는 풍남동에서 주로 만들어졌으며 1940년대부터는 도시화로 인해 수질이 나빠지면서 많은 업체들이 서학동 흑석골로 옮겨왔다. 하지만 하천이 오염되어, 1990년대부터 지하수를 사용했고 한지 수요 감소에 따라 닥나무 생산량도 감소하여 외국산 닥나무를 사용하면서 한지의 품질이 크게 나빠졌다.

아울러 현재 손으로 만드는 한지인 수록한지 업체가 국내 22개인데, 이중에서 전주의 업체가 7개에 달한다. 하지만 문화재청이 지정한 무형문화재 한지 장인이 경기 가평과 전북 임실에 1명씩 있고 각 시·도가 지정한 한지 장인은 경북 청송과 문경, 경남 의령, 충북 괴산과 단양에 1명씩 있는 것에 비해 전주에는 지정 장인이 전무하다.

그 원인으로는 대부분 업체가 한지 생산 방법을 전통적인 '외발뜨기'가 아닌 일본에서 유입된 '쌍발뜨기'를 사용하는 것에 있다. 전통 외발뜨기는 두 개의 발을 얹어 물을 가두고 흔드는 쌍발뜨기와 달리 발틀 하나를 물을 흘리면서 전후좌우로 흔들면서 만드는데, 섬유결이 우물정(井)자 모양으로 얽히면서 종이가 더 튼튼하고 수명도 길어진다. 하지만 쌍발뜨기보다 생산성이 떨어져 점차 외면받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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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주 한지 제작 작업 [출처- 플리커, theaucitron]

전주 한지를 활성화하기 위한 노력

김승수 전주 시장은 2014년 시장 취임 이후, 전주 한지 활성화를 위한 전주한지산업 육성 로드맵을 발표했다. 이 로드맵은 22대 전략으로 구성되는데, 전통계승 로드맵(12개), 산업화로드맵(10개) 분야로 나누어 추진된다.

구체적으로 전통계승 로드맵에는 한지장인 지정, 후계자양성, 창업지원 프로젝트, 한지산업진흥 법제화, 닥인프라구축, 전통한지 제조기반조성, K-Paper 도시프로젝트, 전통한지제조기술 구축, 전통한지 품질인증제, 전통한지 수매제도, 장인+작가 콜라보사업 기반조성, 문화재 복원시스템 구축 등이 있다.

산업화 로드맵은 청년고용정책, 창업지원 프로젝트, K-Paper 스타기업 육성, 산업화 제조기반 조성, R&D 시스템구축, 한지산업군 솔루션, 블루슈머 제품군 도출, 국내외 마케팅 시스템 구축, 타산업군 연계시스템 구축, 기업간 제휴시스템 구축 등 10개가 있다.

아울러 흑석골 일대에 약 100억원을 투입해 전통한지제조시설과 체험관, 전시실, 판매장, 역사관 등을 갖춘 한지테마시설을 건립하여 이를 바탕으로 전통한지산업을 미래 고부가가치 산업으로의 발전시키고자 한다.

이외에도 전주시와 한지산업지원센터는 국가기록원이 보존하고 있는 '조선왕조실록 태백산본 복원 사업(2008~2016)을 추진해 전통 외발뜨기 방식으로 복본하였다. 이 사업에는 전주의 6개 업체를 포함한 전국 22개 한지 업체가 참여했으며 이를 통해 전주 한지 업체들도 전통 외발뜨기 기술을 여전히 계승·보존하고 있으며 중요 국가 문화재를 복원하는 데에도 충분히 사용될 수 있음을 다시금 확인했다.
 

[전주시 제공]
지난 2017년 11월, 김승수 전주시장과 김혜봉 세계종교평화협의회 의장이 바티칸 교황청을 방문해 장 루이 브뤼게 대주교에게 전주한지를 이용해 원본과 똑같이 만든 ‘고종황제와 바티칸 교황 간 친서’ 복본본을 전달했다 [전주시 제공]

세계에서 인정받기 시작한 전주 한지

전주시는 세계적으로도 전주 한지의 우수성을 홍보하고 세계문화유산을 보호하기 위해 앞장서고 있다. 지난 2016년 전주시는 ‘1333년 바티칸시국이 고려에 보내 서신’을 전주한지로 복본화해 기증했다. 아울러 2017년에는 루브르박물관 소장 문화재인 '바이에른 막시앙2세 책상'을 한지로 복원했고 바티칸 고문서인 ‘1904년 고종황제와 바티칸 교황간 친서’ 한지 복본을 복원하여 각각 프란치스코 교황과 바티칸 비밀문서 책임자인 장 루이 브뤼게 대주교에게 각각 전달했다.

세계에서 제일 가는 기록문화유산의 보고인 바티칸교황청과 루브르박물관은 문화재 복원과 기록의 수록지로서 전주 한지의 쓰임새를 이렇듯 높이 평가하고 있다. 루브르 박물관 복원팀은 특히 전주한지의 접착력, 가벼움, 치수안정성, 강도, 상대적 투명도에서 모두 뛰어나 문화재 복원에 적합하다고 평가하기도 했다.

이외에도 전주시와 외교부‧전라북도는 2016년부터 주 시애틀총영사관‧주 프랑스대사관‧주 모로코대사관 등 재외공간의 접견실과 만찬장‧응접실‧민원실 등 핵심공간을 한지벽지와 한지조명‧한지공예품 등으로 꾸며 인테리어 분야에서도 전통한지의 아름다움을 입증했다. 아울러 다양한 전주 한지 핸드메이드 상품, 관광상품을 제작하여 전주를 찬는 외국 관광객의 눈길을 사로잡았고 다양한 해외 전시와 박람회에도 참가하고 있다.

현재 세계에서는 일본의 화지(和紙)가 60년 가까이 동양의 대표적인 종이로 알려져 있고 세계 지류문화재 복원에 독점적으로 활용되어 왔다. 하지만 전주 한지가 유럽에서 고문서와 문화재 복원에 있어 최상의 종이로 평가받기 시작하면서 한지 세계화에 높은 결실을 맺을 것으로 기대되고 있다.

전주한지국제문화패션쇼 [출처- 위키피디아, Jeonjuculture]
전주한지국제패션쇼 [출처- 위키피디아, Jeonjuculture]

한지관련 국제 컨퍼런스를 계기로 이뤄진 방문

이번 방문은 지난 18일 서울 역사박물관에서 전주시와 루브르박물관 복원실팀, (사)미래에서 온 종이협회가 마련한 ‘한지관련 국제 컨퍼런스’에서 전주한지가 주목을 받은데에 따른 것이다. 컨퍼런스에서는 ① 루브르박물관 소장 문화재의 한지복원 사례와 과정 ② 루브르박물관 복원용지에 일본화지 대신 한지를 선택한 이유 ③ 향후 한지 분야 발전방향 등에 대한 국내·외 저명한 종이전문가 13명(외국 9명, 국내 4명)의 열띤 발표와 토론이 이어졌다.

특히 ‘흑석골의 한지’를 주제로 발표에 나선 임현아 전주한지산업지원센터 연구개발실장은 “유럽 고문서와 문화재 복원에 맞는 최상의 종이를 만들기 위해 역사적으로나 문화적으로 가치 있는 전통한지 생산시설을 전주 흑석골에 구축해 전주산 닥나무와 황촉규, 천연잿물 등 전통의 원료를 사용해 전통방식으로 명품 전주전통한지를 만들겠다”라고 밝혀 참석자들의 호응을 이끌어내기도 했다.

황권주 전주시 문화관광체육국장은 “루브르박물관 복원실 관계자 등과 앞으로도 네트워크 협력체계를 유지해 지속적으로 한지보급 및 홍보사업을 진행하는 등 세계기록문화유산의 복본작업이 우수한 전주한지로 상용화될 수 있도록 최선을 다할 것”이라고 “방문단에게 아름답고 견고한 전주한지의 우수성을 실제로 현장에서 보여줌으로써 깊은 신뢰와 믿음을 쌓는다면 세계무대에서 전주한지 사용이 보다 널리 확산되는 데 든든한 지원군이 될 것으로 기대한다”고 말했다.

전주 한지는 분명 가장 뛰어난 한지의 본고장으로 오랫동안 활약해 왔다. 아울러 전주 역시 우리나라의 고유한 문화를 가장 잘 보존하고 있는 대표적인 전통문화 관광 도시이기도 하다. 하지만 급격한 산업화와 전통의 쇠퇴로 인해 전주 한지는 위기를 맞이하기도 했다. 이에 전주시에서는 적극적인 지원을 펼쳐 다시 전주 한지의 잠재력을 끌어올리고자 하였다.

이제 그러한 결실이 세계적으로 인정받으면서 전주한지도 다시 새로운 발돋움을 준비하고 있다. 천 년을 이어온 전주한지가 우리 한지의 우수함과 세계적인 문화 도시, 전주를 어떻게 다시 이끌어갈 수 있을지 주목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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