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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세계의 전통 의상 ⑥] 베트남의 전통 의상, '아오자이'와 '논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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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세계의 전통 의상 ⑥] 베트남의 전통 의상, '아오자이'와 '논라'
  • 최나래 기자
  • 승인 2020.06.25 16:01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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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핸드메이커 최나래 기자] 동남아시아의 대표 나라, 베트남은 동남아에서 제일 가는 휴양지·관광지들을 보유했으며, 경제적으로도 가장 빠르게 성장해나가는 나라이기도 하다. 또한 한국인에게 쌀국수, 월남쌈 등 문화적으로도 익숙한 요소가 많다.

베트남의 전통 의상에도 마찬가지로 익숙한 것들이 있다. 잘록한 라인을 드러내며 통으로 길게 내려오는 여성들의 옷과 세모 모양의 모자가 그것이다. 이 둘은 '아오자이(aodai)'와 '논라(non la)'로 베트남 전통 의상과 모자이다.

아오자이와 논라를 쓴 여학생들 / 픽사베이
아오자이를 입고 논라를 쓴 베트남 여학생들 / 픽사베이

베트남을 대표하는 전통의상, '아오자이'

아오자이는 상의인 ao와 길다라는 dai라는 베트남어 단어가 합쳐져 생겨났다. 오늘날에는 주로 여성용 옷으로 활용되는데, 여학생 교복으로 쓰이며 관공서, 은행, 관광지 등에서도 유니폼으로 입는 경우가 많다. 베트남 전역에서 아주 흔하게 볼 수 있다. 부드럽고 얇아서 베트남 기후에도 알맞다. 옷은 길게 내려오지만 몸에 꽉 맞게 디자인되어 신체의 굴곡이 그대로 드러난다.

아오자이의 디자인이 여성성을 강조하기 때문에 해외에서도 인기가 많다. 물론 그만큼 뚱뚱한 사람에게는 맞는 옷이 아닐 것이다. 하지만 베트남의 비만율은 세계에서 가장 낮은 수준이다. 그래서 이 옷의 디자인이 베트남 사람의 체형에 알맞다고 볼 수 있다. (물론 점점 베트남에서도 식생활의 서구화로 비만율이 높아지고 있다고 한다.)

원래 아오자이는 상류층만이 입는 옷이었으며 비단으로 만들었으나, 서민에게도 급격히 퍼져 저렴한 나일론 재질로도 많이 만든다. 하지만 좋은 원단을 쓰고 화려하게 장식한 맞춤형 수공예 아오자이도 여전히 인기가 많다. 결혼하지 않은 여성은 흰 옷을 입으나, 결혼한 이후에는 색깔 있는 옷을 입는다고 한다.

그런데 재밌는 것은 아오자이의 역사가 생각보다 그렇게 길지는 않다는 것이다. 아오자이는 청나라를 세운 만주족이 입는 전통의상인 치파오에서 기원한다. 얼핏 봐도 두 의상이 상당히 비슷하다는 것이 느껴진다. 베트남인들은 18세기에 이르러 치파오를 자신들에게 맞게 새로운 옷으로 개량하여 입게 된다.
 

'아오 뜨 턴' / 위키피디아
'아오 뜨 턴' / 위키피디아

오랜 변천을 겪은 베트남 전통 의상의 역사

그렇다면 베트남 전통의상은 어떤 변천 과정을 겪었던 것일까? 원래의 베트남 전통 의상은 아오 뜨 턴(Ao Tu Than)이라는 옷이다. 허리 아래가 네 갈래로 갈라졌으며, 따로 바지를 입지 않는다. 하지만 15세기 이후에는 베트남이 명나라의 지배를 받으면서 바지를 함께 입게 되었다.

명나라의 지배에서 벗어난 이후에도 베트남의 후 레 왕조는 유교에 입각한 통치로 인해 중국식 옷을 고수했다. 그러던 중에 18세기에 청나라의 치파오가 전래되었다. 이 치파오가 프랑스가 베트남을 정복한 이후에 서구식 교육을 받은 디자이너에 의해 개량되어 새롭게 선보여졌다.

아오자이는 1940년~50년 대부터 허리부터 양쪽으로 갈라지는 치마, 비대칭의 목깃, 과감한 곡선, 아래가 넉넉한 바지 등 지금과 같은 디자인이 완성되었다. 이 옷은 여성들에게 큰 인기를 끌었으나, 당시에는 큰 논란이 있었다. 보수계층에게서 전통이 훼손된다는 우려가 적지 않았고 공산주의 정권이 들어서면서 퇴폐적인 자본주의 옷이라는 비난에 시달렸다.

하지만 80년대 이후 개방과 함께 경제 교류가 활발해지자 자유로운 분위기가 강해지고 아오자이의 위상도 커졌다. 해외에서도 아름다운 옷이라며 아오자이에 관심을 가졌다. 그렇게 1989년에는 최초로 미스 아오자이 대회도 열렸으며, 1995년에는 도쿄에서 열린 국제미인대회에서 최고의 전통의상으로 선정되는 영예를 안았다.

해외에서 인정받게 되자 베트남 사람들 사이에서도 아오자이에 대한 자부심이 강해졌다. 전통을 훼손한다던 아오자이가 이제는 민족의 자랑스러운 옷으로 순식간에 탈바꿈한 것이다. 아오자이는 서서히 교복과 관광서 유니폼으로 지정되고, 베트남 전역에서 볼 수 있는 옷이 된다.

 

아오자이를 입은 여학생 / 위키피디아
아오자이를 입은 여학생 / 위키피디아
픽사베이
픽사베이

베트남 민속 모자 '논라', 다재다능한 베트남인의 필수품

논라는 베트남 전통 모자로 원뿔형의 삿갓 형태가 특징이다. 사실 논라와 비슷한 모자는 동남아시아의 다른 나라에서도 흔하게 찾아볼 수 있다. 물론 베트남에서는 베트남만의 고유한 모습으로 발전했다. 발음에 따라 농, 넝, 논, 농라 등 다양하게 불리는데, 논라의 non은 모자라는 뜻이며 la는 잎이라고 한다.

논라는 이미 기원전 수천 년 전부터 그 흔적이 확인된 유서 깊은 민속 모자이다. 뜨겁고 더운 베트남의 날씨에서 머리를 가리는 모자는 필수적이었을 것이다. 또한 우기에는 비를 막아주는 우산 역할을 하여 여러모로 유용하다. 또한 아오자이와도 디자인이 잘 어울린다.

논라는 먼저 대나무로 뼈대를 잡는다. 그리고 야자수, 파인애플 등 나뭇잎을 펴서 붙이고 엮은 다음에 실로 꿰매서 만든다. 야자수 잎은 말리면 아이보리색으로 변하는데, 이를 두 층으로 겹친다. 그리고 모자의 겉에 기름을 칠해 방수성을 강화한다. 또한 양쪽에 끈을 달아맬 수 있게 한다.

요즘은 대량생산되는 경우도 많지만 논라는 전통적으로 하나하나 꿰매는 수공예 방식으로 만들어져왔다. 현재도 많은 마을에서 주민들이 논라를 만들어 생계를 이어 간다. 특히 요즘은 모자에 아름다운 장식을 하거나 그림을 그려 더욱 멋진 예술품으로 만드는 경우도 많다.
 

픽사베이
픽사베이

베트남은 프랑스, 미국, 중국 등 세계의 강대국과 싸워 이긴 작지만 강한 나라이다. 하지만 베트남인들은 외국의 문화도 좋은 것은 적극적으로 받아들여 자신의 것으로 소화시켰다. 베트남에서도 아오자이는 처음에 보수적인 사람들에게 전통을 훼손한다는 비난을 들었지만, 결국 오늘날 세계인에게 베트남의 전통의상이라는 이미지를 깊게 각인시켰다.

낡은 전통에 얽매이지 않고 새로운 것에 재빨리 적응해온 베트남인의 실용적인 정신은 오랜 전란과 외부 교류에서 비롯된 것이 아닐까 싶다. 전통 문화를 어떻게 대중과 해외에 알릴 것인가 고민하고 있는 사람들이라면 이러한 베트남인의 자세가 한 가지 실마리를 줄 수 있지 않을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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