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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세계의 전통 의상 ⑦] 일본의 기모노가 백제의 영향을 받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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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세계의 전통 의상 ⑦] 일본의 기모노가 백제의 영향을 받았다?
  • 최나래 기자
  • 승인 2020.07.03 10:33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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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핸드메이커 최나래 기자] 이웃나라, 일본의 전통의상 기모노는 일본의 문화 하면 가장 먼저 떠올리는 것 중 하나이다. 기모노가 대표 문화가 된 이유는 무엇일까? 기모노는 그 이미지와 형태가 아주 독특하고 일본에서만 볼 수 있는 고유한 의상이어서가 아닐까 싶다.

사실 기모노 외에도 사무라이, 닌자, 일본도, 게이샤, 스시 등 일본은 다른 나라와 구분되는 독특한 문화가 많다. 동쪽 멀리 떨어져 있는 섬나라라는 점에서 다른 민족과 쉽게 뒤섞이지 않았기에 이질적인 문화를 발전시켜온 것이다.
 

기모노 / 픽사베이
기모노 / 픽사베이

백제의 영향을 받은 기모노?

그런데 기모노는 사실 일본 내에서만 폐쇄적으로 발전해온 것은 아니었다. 의외로 중국과 한국의 영향을 많이 받았다는 것을 일본 기모노의 변천과 역사를 실제로 잘 살펴보면 알 수 있다. 또한 오늘날의 기모노도 우리 한복과도 비슷한 부분을 발견할 수 있다.

심지어는 기모노가 백제에서 유래된 것이라는 놀라운 이야기도 있다. 실제로 일본의 역사서인 '일본서기'를 보면 475년 백제인들이 일본에 의복 제작 기술을 전래했다고 나오며, 일본의 대표적 기모노 연구가인 가와다 마치코는 기모노의 원류는 백제의 것이라고 말했다.

가와다 마치코의 설명에 따르면 일본은 한반도와 대륙의 문화를 받아들이고 모방했으며 특히 나라시대의 궁중의상은 한복과 많이 닮았다고 한다. 백제의 문화는 일본으로 전래되어 새롭게 소화되면서 헤이안 시대를 꽃피웠고, 1천 년을 내려왔다고 한다.

물론 이러한 이유로 기모노의 독자성과 고유성을 부정할 수는 없을 것이다. 만약 기모노가 단지 한복의 모방이라고 말한다면 한복 역시 중국과 북방민족의 복식을 받아들이면서 탄생했기 때문에 같은 논리가 적용될 수 있다.

또한 오늘날 일본의 기모노는 분명 한복과 비슷하면서도 확연히 다른 부분도 많다. 기모노는 도대체 어떤 양상으로 외래문화를 받아들였으며 이를 어떻게 소화하여 발전했고, 어떻게 오늘날에 이르게 된 것일까?
 

다카마쓰총 고분 벽화, 삼국시대 복식과 흡사하다 / 위키피디아
7세기 말~8세기 초 그려진 다카마쓰총 고분 벽화, 삼국시대 복식과 흡사하다 / 위키피디아

점차 독자적으로 발전해온 기모노의 역사

본격적인 일본 전통 의상의 시작은 4~5세기의 고훈 시대였다. 당시의 의상은 한반도와 북방민족 등 북방계 복식인 바지와 저고리 형식이었다. 이후 아스카 시대(538~710)까지도 일본 의상은 한반도의 영향을 크게 받았다. '부상략기'라는 문헌에서는 일본 최고의 권세가였던 소가노 우마코가 불사리 봉안식에서 100여 명과 함께 백제 옷을 입고 기뻐했다는 기록이 나온다.

이 기록은 그만큼 당시 백제 문화가 일본에 깊숙이 스며들었다는 것을 입증하고 있다. 실제로 소가노 우마코 역시 백제계였으며 당시 수많은 한반도 도래인이 일본으로 건너가 문화적으로 많은 영향을 미쳤다. 또한 나라 시대(710~794)에는 발해, 신라와 마찬가지로 당나라 복식이 유행하게 된다. 단령과 비치는 옷, 가슴까지 올라오는 치마 등이 당시 복식의 특징이었다.

한편 헤이안시대 (794~1185)에는 전기까지는 당나라 복식이 남았으나 차츰 이를 청산하고 일본의 독자적인 문화를 꽃피우게 된다. 이때 나타난 여성 궁중의상인 '주니히토에'는 열두겹의 옷을 겹쳐 입은 옷이라는 뜻인데, 우리가 알고 있는 화려한 일본 정장은 이렇게 여러 겹의 속옷과 겉옷을 입어야 했다.
 

주니히토에 / 위키피디아
주니히토에 / 위키피디아

무로마치 시대(1336~1573)에는 아름다움보다는 실용성을 강조하게 되면서 속옷으로 사용했던 소매가 좁은 고소데를 겉옷으로 착용하게 되는데 이 '고소데'가 기모노의 원형이 된다. 에도시대(1603~1867)부터는 또한 서민 문화가 발달하고 개성이 다양해지면서 다양한 기모노가 생겨나게 된다.

이후 메이지 시대(1868~1912)부터는 서양의 영향을 받게 되어 서양 의복을 입는 사람이 늘어났다. 또한 전통의상 중에는 '유카타(浴衣)'를 입게 된다. 원래 목욕 후 가운으로 입던 유카타는 면 또는 삼베 소재로 만든 남색 옷으로 소매가 넓어 시원하며 활동성이 좋았기에 금세 남녀가 모두 입는 일상복으로 자리 잡는다.

반면 다른 기모노는 굉장히 비쌌으며 입고 벗는 과정이 불편했다. 종류에 따라서는 혼자서는 입을 수 없어 도우미가 필요한 경우도 있었다.  도우미는 기모노를 입고 벗는 방법을 따로 공부해서 자격증을 취득해야할 정도였다. 그래서 사람들은 유카타 이외의 기모노를 점차 일상에서 입지 않게 되었다. 물론 행사나 의례 등 특별한 날에는 여전히 전통 기모노를 착용한다.

하지만 유카타 외의 기모노는 일상적으로 입는 것도 아니고 값도 비싼 것이 많았다. 그래서 대다수 기모노들은 오늘날에는 대부분 대를 이어 물려받거나 중고시장에서 구입하는 경우가 많다. 혹은 대여해서 입기도 한다.
 

유카타 / 위키피디아
유카타 / 위키피디아

한복과 같으면서도 다른 기모노의 특징

한복과 기모노는 직선을 기본으로 재단하여, 소매와 몸체가 모두 직선으로 연결된다는 공통점이 있다. 하지만 자유롭고 풍성한 한복과 달리 기모노는 절제와 각선미를 강조한다.

기모노는 제작할 때에 단이라는 옷감 한필을 이용해 만든다. 전통적으로 기모노는 장인이 직접 손작업으로 만드는데, 옷감을 통째로 소매와 몸을 만들고 바느질한다. 이 기모노를 착용하기 전에 바지와 다비라는 버선을 신으며 옷 위에는 '하오리'라는 겉옷을 입기도 한다.

특히 좋은 기모노일수록 비단 등 고급 직물을 사용하고 여기에 화려한 안료로 염색하거나, 자수 등으로 수놓아 만든다. 이럴수록 시간이 오래 걸리고 가격도 비싸진다. 요즘은 일반적인 기모노 재료였던 비단 대신 면이나 레이온, 폴리에스터 등 저렴한 직물을 사용하여 캐주얼하게 만드는 경우도 많아졌다.

허리에 감아 등에 마치 보따리같이 묶는 '오비(帶)'는 기모노의 대표적 특징이다. 그런데 이 오비가 일부 한국인들에게 일본이 오랜 전란으로 인구가 줄어들어 성관계를 용이하게 하려고 만든 것이라는 이야기가 퍼져있다. 하지만 앞서 살펴보았듯이 기모노는 오히려 벗기 불편한 옷이며, 오비가 풀어서 이불이 될 만큼 크지도 않았다. 오비는 처음에는 단순한 끈이었으며, 점차 넓적한 천 형태로 바뀌면서, 자수나 다양한 염색 천을 넣어 장식적인 요소가 발전했다.

여성 기모노는 결혼하지 않은 경우는 소매가 길며(후리소데) 결혼을 하면 소매가 짧아져(도메소데), 소매를 보고 결혼 유무를 판단할 수 있다. 이외에도 여성 기모노는 용도와 시대에 따라 그 종류가 다양하게 나누고 아주 화려하다. 하지만 남자는 비교적 종류가 몇 가지 없고 색상도 어둡고 단조롭다.

기모노는 옷을 통해 독특한 움직임과 태도를 보여준다. 또한 자연에 대한 감상과 아름다움도 느낄 수 있다. 특히 기모노의 색감과 문양은 자연의 조화를 잘 보여준다. 봄에는 나비와 벚꽃 무늬가 새겨진 것을 입고 여름에는 물과 관련된 디자인, 겨울에는 대나무, 소나무, 매화 등을 새긴 옷을 입는다. 이러한 기모노의 아름다움은 자연과의 조화를 잘 보여주는 것이다.
 

캐주얼한 기모노인 코몬 / 픽사베이
유카타 외에도 캐주얼한 기모노로 많이 입는 코몬 / 픽사베이

기모노의 대중화에서 배울 점

오늘날 유카타는 기모노 중에 가장 대중화된 전통의상으로 젊은 세대도 자연스럽게 착용한다. 스파 브랜드에서도 다양한 디자인으로 만들어 팔리고 있으며 가격도 저렴하다. 지금도 집집마다 유카타를 기본적으로 몇 벌씩은 갖고 있는다고 한다. 또한 일본 호텔은 대부분 유카타를 가운으로 구비해 외국인들도 자연스럽게 입어보게 한다.

유카타는 편안하고 내구성이 좋아 목욕 가운에서 자연스럽게 일상화되었다. 그리고 오히려 화려한 기모노는 잘 입지 않게 되었다. 이 부분에서 한복이 배울 점은 없을까? 유카타를 보면 전통의상 대중화에서 무조건 예쁜 것만을 고집하는 것이 중요한 것은 아닌 것 같다.

그것보다도 얼마나 현대 일상에 다른 현대 의복과 함께 자연스럽게 스며들 수 있느냐, 얼마나 편하게 입을 수 있느냐가 아닐까 싶다. 전통의복이 외면받는 이유 중에 실제로 가장 큰 이유는 불편함 때문이다. 화려함은 덜하더라도 다른 현대의상과 디자인이 자연스럽게 맞고 편하게 입을 수 있다면 현대인들도 거부감 없이 입을 수 있을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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