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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세계의 전통 의상 ③] '여성 억압의 상징?' 이슬람 의상의 역사와 종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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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세계의 전통 의상 ③] '여성 억압의 상징?' 이슬람 의상의 역사와 종류
  • 최나래 기자
  • 승인 2019.10.30 11:14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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중동의 극한 기후에 맞춰 발전해온 이슬람 전통의상, 현대에는 정치적 문제로 갈등

[핸드메이커 최나래 기자] 중동 사람들의 전통의상이라고 한다면 우리는 머리에 둘둘 감는 터번 혹은 몸과 얼굴을 가리는 여성 의류인 부르카, 히잡을 쉽게 떠올린다. 특히 무슬림 여성의 의상은 과도하게 여성의 노출을 제한하기에 여성 억압의 상징으로 언급되곤 한다.

실제로 프랑스와 독일 등 수많은 유럽 국가에서는 이러한 부르카 등의 이슬람 전통 의상을 정교분리 및 여권 신장을 명분으로 금지하여 아주 오랫동안 논란을 일으킨 적이 있었다. 현재까지도 유럽인과 유럽에 거주하는 무슬림 사이에서 이러한 의상 금지 문제는 감정의 골로 남아 있다.

이슬람 전통 의상이 여성 인권을 침해한다는 서구인들의 논리는 어느 정도 일리가 있다. 하지만 그러한 이야기 하나로 오랫동안 발전해온 이슬람 전통 의상을 모두 설명하기는 힘들다. 이슬람 복식은 다른 문화와 마찬가지로 각 다양한 환경에 맞춰 자연스럽게 발전했으며 중동뿐만 아니라 아프리카, 서남아시아, 동남아시아까지 퍼져 나갔다.
 

칸두라 [출처- 플리커, Mary Paulose from Muscat, Oman]
케피야와 깐두라 [출처- 플리커, Mary Paulose from Muscat, Oman]

이슬람 남성의 전통 복장

이슬람 남성 전통 복장 중 가장 대표적인 것으로는 깐두라(kandura)가 있다. 디쉬다쉬(Dishdash)라고도 부르는 이 깐두라는 상하 일체형의 길다란 원피스 형태로 목부터 가슴까지는 전면을 단추를 여밀 수 있다. 일반적으로는 흰색을 입고 그 재료는 아마포, 면직물, 견직물, 모직물 등 다양한 천을 사용한다.

깐두라는 가장 일반적으로 입는 아라비아 남성의 의상이지만 이 밖에도 지역에 따라 흰 셔츠인 카미스, 속바지 지르왈, 토브 등 아주 다양한 전통 의상들이 존재한다.
 

젤라바를 입은 남성들 [출처- 위키피디아, Bachounda]
젤라바를 입은 남성들 [출처- 위키피디아, Bachounda]

특히 모로코를 중심으로 하는 북아프리카 지역에서는 젤라바(Jellaba)라는 의상을 많이 착용했다. 남녀가 공용으로 입는 이 옷은 느슨하고 통이 넓은 가벼운 면직물로 만들었다. 겨울에는 산양털로 만든 모직물을 입기도 하는데, 헐렁하고 널찍한 두건을 함께 재봉한 후드티와 같은 형태이다.

뜨거운 사막의 태양 햇빛으로부터 머리를 보호하기 위해 중동 사람들은 모자를 필수적으로 착용했다. 남성들은 터번, 케피야라는 두건을 주로 착용했다. 케피야는 목을 휘감을 정도로 길다란 두건을 두르고 아갈이라는 띠를 정수리에 얹어 천을 고정시킨다.

터번은 다양한 종류의 얇은 천을 주름을 잡으면서 머리둘레에 감아 묶은 것이다. 이슬람교도뿐만 아니라 인도의 힌두교도와 시크교도 등도 터번을 착용한다. 터번은 묶는 방식과 색깔 등이 각 지역과 신분, 종교마다 조금씩 다르다.

케피야 등이 주로 시리아, 요르단, 레바논 등이 속한 레반트 지역과 사우디아라비아에서 착용했다면 터번은 인도 및 예멘, 오만, 터키, 이란 등에서 많이 착용했다.
 

페스 [퍼블릭 도매인]
페스와 카프탄을 입은 터키인 [퍼블릭 도매인]

오스만 튀르크의 전통 복장

터키의 전신이 되는 오스만 튀르크(1299~1922)에서는 페스(fes)라는 터키 전통 모자를 사용했는데, 빨간색의 원통형 모자에 긴 술이 달린 것이다. 모자 부분은 양털 등으로 만든 펠트를 붉게 만들어서 사용했고 모자에 다는 술은 말총(말 등 동물의 갈기, 꼬리털)으로 만든다.

원래는 오스만도 터번을 착용했으나, 점차 비단 혹은 화려한 천을 두르면서 사치가 조장된다고 하여 마흐무트 2세가 1826년 터번을 금지하고 페스를 공식적으로 쓰도록 했다. 하지만 1925년 터키 공화국을 건국한 무스타파 케말이 페스를 청산해야 할 옛 문화로 여겨 금지하면서 터키에서는 역사 속으로 사라졌다.

한편, 오스만에서는 카프탄(Kaftan)이라는 셔츠 모양의 길다린 상의를 입었다. 상류층 계급이 주로 입었던 이 옷은 견직물(비단) 또는 면직물로 만들었는데, 다른 이슬람 의상과는 다르게 기하학 문양 및 꽃무늬와 같은 화려한 장식을 금·은실로 수놓았다. 헐렁하고 긴 소매, 앞트임 등을 특징으로 한다.

이 카프탄은 이후, 유럽에도 건너가 유행하게 되었으며 이후 폴란드 기병대에서는 이 카프탄의 영향을 받아 오늘날의 코트와 정장으로 이어지는 프록코트를 새롭게 재탄생시켰다. 또한 1955년에는 프랑스의 의상 디자이너 디오르가 카프탄에 영감을 받아 양옆을 길게 터놓은 기다란 코트인 카프탄 코트를 만든다.
 

이슬람 여성의 전통 복장

히잡(Hijab)은 아랍어로 가리기를 의미한다. 히잡은 옷이라기보다는 머리 혹은 가슴 일부만을 감싸는 두건의 형태이지만 그 명칭과 의미는 지역마다 조금씩 다르다. 또한 넓은 의미에서는 이슬람 여성이 신체를 가리기 위해 착용하는 모든 형태의 베일 또는 의복을 상징하기도 한다. 이슬람 경전인 쿠란에서도 히잡과 관련해 여성의 의복과 관련된 근거를 제시하였다.

“믿는 여인들에게 일러 가로되, 눈을 아래로 뜨고, 정숙함을 지키며, 자연히 드러나는 부분을 제외하고 꾸밈새를 자랑하지 말며, 얼굴의 덮개를 가슴까지 내리고 … 다른 사람 앞에서 꾸밈새를 드러내지 말라.”(쿠란 제24장 31절)

히잡은 긴 스카프를 머리와 어깨를 두르고 핀으로 고정하는데, 어깨에 살짝 닿는 '샤일라'와 어깨까지 모두 내려오는 '알아미라', 둥근 천을 씌워 어깨와 가슴까지 가리고 가운데 얼굴만 보이게 하는 '키마르' 등이 있다.

하지만 다른 의상은 히잡보다 훨씬 더 신체를 가리는 것들이다. 특히 부르카(Burqa)는 눈을 포함한 몸 전체를 가린다. 눈 부위는 그물로 처리해서 앞을 볼 수 있도록 하기도 한다. 차도르(Chador)은 얼굴을 제외한 온몸을 감싸는 검은 옷이다. 니캅(Niqab)은 눈을 제외한 얼굴 전체를 덮는다. 눈 부분만 보이게 하거나 그물로 처리한다.

부르카는 아프가니스탄 이집트에서, 니캅은 파키스탄, 사우디아라비아에서, 차도르는 이란, 이라크에서, 히잡은 그나마 개방적인 터키와 레바논, 동남아시아 등에서 착용한다.
 

출처- pixabay
출처- pixabay

중동의 환경에 적응하기 위해 탄생한 이슬람 전통 의상

드넓은 사막이 펼쳐져 있는 중동 지역은 강렬한 햇볕과 극심한 일교차, 건조함 등을 특징으로 하는 극한 기후를 자랑한다. 따라서 이슬람의 전통 의상은 이러한 기후에서도 생활할 수 있는 적합한 형태로 만들어진 것이라고 할 수 있다.

또한 중동 지역은 전쟁이 굉장히 잦았던 곳이다. 때문에 수많은 남성들이 죽었고 이에 따라 남편을 잃거나 적에 의해 유린당하는 여성들도 늘어났다. 이러한 환경 속에서 차츰 여성 보호의 필요성이 생기게 되었고 이슬람에서는 일부다처제 문화와 이슬람 특유의 몸을 가리는 전통 의상이 탄생한 것이다.

하지만 차츰 이러한 취지도 시간이 지날수록 여성들에게 점점 폐쇄적이고 극단적인 문화로 변해갔다. 아프가니스탄에서는 탈레반이 1997년 정권을 장악한 이후, 여성들에게 부르카를 강요했으며, 사우디아라비아에서는 차도르 착용 강요는 물론이며 여성의 운전과 단독 외출을 금지하고 있다. 또한 이란에서는 국내의 외국인 여성에게까지 히잡을 쓰는 것을 강요하고 있다.

분명 이슬람 전통 의상은 중동 지역의 환경에서 적응하기 위해 나름대로의 지혜를 발휘하면서 만들어진 오랜 역사와 문화를 담고 있는 옷이다. 또한 히잡은 패션계에서는 현대의 감성에 맞춰 디자인해서 나름대로 아름답고 쓰임새 있는 의상으로 새롭게 만들어져 선보이기도 한다.

어쩌면 현재의 문제는 의상 자체의 문제가 아닌 그것을 규제하는 정치의 문제일 수도 있다. 옷은 죄가 없는 것이다. 히잡은 그 자체가 여성 억압도, 사라져야 할 옷도 아니며 훌륭하게 현대에도 이어갈 수 있다. 단지 내가 자유롭게 옷을 디자인하고 이용할 수 있는 민주적인 환경만 받쳐줄 수 있다면 말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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