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태풍에 날아간 쿠사마 ‘호박’…산불에 신음하는 그리스 ‘문화유산’ 위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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태풍에 날아간 쿠사마 ‘호박’…산불에 신음하는 그리스 ‘문화유산’ 위험
  • 윤미지 기자
  • 승인 2021.08.12 11:59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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각종 재해에 위협 받는 예술과 문화유산
우리 문화유산을 지키기 위한 노력은?

[핸드메이커 윤미지 기자] 재난에 의해 거장의 예술품이 날아가고 전례 없는 산불로 인해 그리스 세계문화유산이 위협을 받고 있다. 

지난 9일 일본 가가와현 나오시마 해안가에 설치되어 있던 쿠사마 야요이의 작품 ‘호박’이 9호 태풍 ‘루핏’에 의해 날아가 바다에 빠졌다. 
 

쿠사마 야요이의 작품 '호박' /Flickr
쿠사마 야요이의 작품 '호박' /Flickr

이는 갑작스러운 태풍의 진로 변경과 연관이 있다고 하며 현지 복수 매체에 의하면 작품을 소유 관리 중인 베넷 세 홀딩스 측은 “태풍 진로 예측에서 나오시마에 큰 영향이 없다고 판단해 작품을 철거하지 않았는데 파손된 것을 매우 유감스럽게 생각한다. 복구 여부를 판단할 예정이다”고 전했다. 

이번 태풍에 의해 손상을 입은 ‘호박’은 일본 예술 거장 쿠사마 야요이의 작품이다. 강화 플라스틱으로 만들어졌으며 높이 2미터, 폭 2.5미터의 설치예술작품으로 노란 호박 모양을 하고 있다. 본 작품은 쿠사마 야요이의 연작 중 가장 잘 알려진 조형물로서 베넷 세 홀딩스에 따르면 1994년 해당 해안가에 처음 설치되었다고 한다. 

교도통신이 현지 기준 지난 9일에 보도한 내용에 따르면 당일 오전 10시 반~11시쯤 강풍과 높은 파도에 의해서 작품을 고정하고 있던 브래킷이 분리되며 문제가 발생했다고 한다. 바다에 낙하한 작품 ‘호박’은 방파제에 부딪히며 손상을 입었으며 정오까지 회수 시설에서 보관했다고 한다. 
 

카가와 나오시마 섬, Flickr
카가와현 나오시마 섬의 모습, Flickr

쿠사마 야요이의 작품 ‘호박’은 가가와현 나오시마 섬의 명물로 통하며 지난 시간 관광객들에게 큰 사랑을 받은 바 있다. 한때 나오시마는 구리 제련소가 있었던 비교적 낙후된 섬이었다고 한다. 현재는 건축가 안도 다다오가 설계한 미술관을 만나볼 수 있으며 여러 예술가의 활동으로 인해 ‘예술 섬’으로 거듭나며 일본의 명소가 됐다.
 

카가와 나오시마 섬, Flickr
과거 쿠사마 야요이의 작품 '호박' 앞에서 사진 촬영을 하고 있는 관광객의 모습 /Flickr

그리스는 현재 지역 곳곳에서 발생하고 있는 대형 화재로 인해 어려움을 겪고 있다. 그리스 에비아섬에서 8일째 이어지고 있는 화재는 심각한 산림 훼손을 불러왔으며 AP‧AFP통신 등은 이번 화재로 현지 시각 10일까지 섬의 490㎢ 규모 산림이 피해를 입었다고 전했다. 

현재 자국을 중심으로 외국에서 파견된 소방관이 진화 작업에 나섰으나 섭씨 45도의 폭염이 지속하고 있으며 강한 바람 등 여러 가지 요인으로 인해 진화 작업에 어려움을 겪고 있다고 한다. 

에비아섬은 그리스에서 두 번째로 큰 섬이다. 그리스 수도 아테네의 북쪽에 위치하며 휴양지로도 잘 알려진 이 섬은 지난 3일 첫 화재 이후 수천 명의 주민이 불길을 피하고자 배를 타고 대피한 것으로 확인된다.
 

에비아섬, Flickr
에비아섬 /Flickr
2016년 화재진압을 위해 투입된 헬기, Flickr
사진은 2016년 화재진압을 위해 에비아섬에 투입된 헬기. 덥고 건조한 이유로 지중해 국가에서 산불이 수차례 있었다고 한다. /Flickr

그리스 여러 지역에서 동시다발로 발생하고 있는 화재에 대해 그리스 경찰은 현재 방화 등 인재의 가능성에 초점을 두고 수사 중에 있다고 한다. 키리아코스 미초타키스 총리는 TV를 통해 생중계된 대국민 담화에서 “전례 없는 규모의 자연재해와 맞서 싸우고 있다”라고 밝힌 바 있다. 현재 그리스는 국민의 생명 보호를 우선에 두고 대형 화재를 진압하기 위해 총력을 기울이고 있다. 

한편 지난 5일 로이터 통신 등에 따르면 그리스 전역에서 지난달 말부터 여러 차례의 산불이 이어졌다고 한다. 화재가 번지며 펠로폰네소스 반도에 있는 고대 올림픽 발상지 올림피아도 위험에 노출됐으며 올림픽 성화가 채화되는 헤라 신전 인근 산에서 발생한 화재는 큰 우려를 낳았다. 
 

헤라 신전, Flickr
헤라 신전 /Flickr

다행히 소방당국의 총력을 다한 진압으로 인해 유적지 및 고대 박물관은 피해를 입지 않았다고 한다. 영국 BBC 뉴스에 따르면 크리스토스 자호풀로스 문화부 사무총장은 박물관 앞에 다섯 대의 소방차가 배치됐으며 신전의 조각품과 고대 올림픽의 공예품을 소장하고 있는 박물관을 보호하고 있다고 한다. 또한 소방 시스템이 켜져 있다고 밝혔다. 


문화유산을 지키기 위한 각국의 노력 

지난 2008년 2월 10일 일어났던 숭례문 화재는 많은 시민의 기억 속에 강렬하게 자리 잡고 있다. 당시 국보 1호가 화염에 휩싸인 모습에 국민은 안타까움을 감추지 못했다. 또한 문화재 보호와 보존에 관한 대중의 관심이 커지며 국보급 문화재의 소방시설 및 방범시설 보완 필요성이 강조되기도 했다. 
 

1963년 새로 단장한 숭례문,한국정책방송원,공유마당,CC BY
1963년 새로 단장한 숭례문 /한국정책방송원, 공유마당, CC BY

현재도 모든 국보급 문화재에 대해 완벽한 소방시설과 방범시설을 갖췄다고 볼 수는 없다. 다만 숭례문 화재 이후 문화재에 소방시설을 설치해야 하는 법령이 개정됐으며 목조문화재는 자동화재 탐지 및 속보 설비를 갖추길 권고하고 있다. 

현재 우리나라는 매년 2월 10을 ‘문화재 방재의 날’로 지정하고 있다. 숭례문 화재를 계기로 제정된 문화재 방재의 날에는 전국 각지에서 재난 시 올바르게 대응할 수 있는 훈련을 진행한다. 

문화재청의 보도자료에 따르면 지난 2020년 문화재 방재의 날에는 미래세대가 문화재 안전을 생각하는 기회를 마련하기 위해 문화재 안전 글짓기 등 공모전을 열기도 했으며 공모전 입상자와 함께 평소 문화재 안전에 기여한 일반 국민, 유관기관 등에 대한 표창을 수여했다. 

해당 보도자료를 통해 문화재청은 차후 지방자치단체와 함께 문화재 분야 안전 점검을 시행할 계획이라고 밝혔다. 
 

2019년 문화재 방재의 날 계기 재난대응 훈련(경복궁) 문화재청
2019년 문화재 방재의 날 계기 재난대응 훈련(경복궁) /문화재청

지난 2020년 5월 25일 문화재청 보도자료에 의하면 문화재청과 소방청이 함께 문화재 화재 안전 현장 점검을 시행했다는 내용을 확인할 수 있다. 범어사(부산 금정)를 방문하여 보물인 대웅전(제434호), 조계문(제1461호), 범어사 삼층석탑(제250호) 등 문화재 화재 안전 현장 점검을 진행했으며 특히, 목조 문화재 주변에 설치된 옥외소화전과 방수총, 화재 발생을 조기에 감지할 수 있는 불꽃 감지기와 폐쇄회로 TV(CCTV), 이를 관제하는 종합상황실, 목조문화재 주변 화기 취급 여부 등 안전대책을 중점적으로 점검하겠다고 밝힌 바 있다. 

보도자료 내용에 따르면 범어사는 신라 문무왕 때 의상대사가 창건해 원효대사, 만해 한용운 등이 수행한 역사를 가진 사찰로 ▲ 국가지정문화재(보물) 8점, ▲ 지방유형문화재 58점, ▲천연기념물 1점 등을 소장하고 있다. 화재가 발생할 경우 되돌릴 수 없는 피해가 예상되어 각별한 화재 안전관리가 필요한 곳이라고 설명하고 있다. 

문화재 훼손이 심각한 사안임은 이처럼 모든 문화유산은 피해가 발생했을 때 이를 되돌릴 수 없거나 복구 작업이 매우 까다롭기 때문이다. 안타까운 점은 숭례문 화재로 인해 국가에서 문화재 보호에 대한 경각심을 가졌듯이, 세계 여러 나라 역시 문화유산을 잃고서야 그에 대한 대책을 세운다는 것이다. 

지리적으로 가까운 나라 일본 역시 1949년 화재로 인해 나라현에 위치한 사찰 호류지 금당 벽화가 훼손된 사건이 있었다. 호류지 금당벽화는 국내에서는 담징 스님이 그렸다고 전해지며 우리나라의 석굴암, 중국의 원강 석불과 함께 동양 3대 미술품으로 불리기도 할 정도로 높은 가치를 지니고 있다. 
 

일본 나라현에 위치한 사찰 호류지Flickr
일본 나라현에 위치한 사찰 호류지Flickr

우리나라가 숭례문 화재 이후 문화재 방재의 날을 지정한 것처럼 일본 역시 호류지 금당벽화 화재 후에 매년 1월 26일을 ‘문화재 화재 방지의 날’로 지정했다. 또한 매년 소방훈련을 시행하는 것은 물론 현재 일본은 호류지 금당 등에 화재 탐지 설비를 두었으며 마찬가지로 역사적 중요 문화유산의 경우 90% 이상이 이를 갖추고 있다고 한다. 

특히 일본은 화재에 취약한 목조 문화재를 보호하기 위해 까다롭게 관리를 거치고 있는 실정이다. 일본과 중국은 우리나라처럼 중요한 역사적 가치가 있는 문화재가 대부분 목조로 이뤄져 있다. 그런 이유로 화재 방지를 위한 대책을 철저하게 세우고 있다는 사실을 발견할 수 있는데 중국 역시 화재로 인한 문화재 소실에 대해 대비하고 있다. 

중국의 경우 더욱 눈에 띄는 것은 문화재 시설마다 자체 소방서를 갖추고 있다는 점이다. 국보급 문화재의 경우 자체적으로 관리하며 보호하고 있으며 1984년 이후 ‘고건축물 소방관리규칙’을 제정한 바 있다. 


훼손 위험으로부터 안전해야 할 세계문화유산

사실 중국과 일본의 경우 문화재 보호의 관점에서 봤을 때 세계적인 수준을 유지하고 있다. 일본은 뼈아픈 화재 사건을 통해 일찍이 화재에 대해 철저한 예방을 지키고 있으며 중국 자금성은 자체 소방서를 두고 있어 화재 시 1~2분이라는 짧은 시간 내에 출동이 가능하다고 한다. 
 

자금성, Flickr
자금성 /Flickr

그에 비해 우리나라의 문화재 보호는 비교적 열악한 시스템을 갖췄다는 평가가 많다. 물론 숭례문 화재 이후 지속적인 보완책이 이뤄지고 있는 것은 사실이나, 문화재 방재를 위해 실시되는 소방훈련도 문화재 화재를 대비하는 구체적인 방법을 제시하고 있지 않다는 의견도 있다. 또한 각종 공모전 등에 행사의 초점이 맞춰져 있다 보니 올바른 문화재 의식 고취에는 도움이 될 수 있으나 현실적인 대안을 마련하고 이를 훈련하는 기회는 비교적 부족하다는 관점도 존재한다. 

KBS가 2019년 보도한 내용에 따르면 우리나라 목조문화재 30%는 자동 소방 설비를 보유하고 있지 않다고 밝혔다. 또한 CCTV조차 없는 곳도 있다고 한다. 한 번 훼손되면 되돌릴 수조차 없거나 복구에 오랜 시간이 필요하다는 점을 생각하면 문화재 보호에 있어서 다소 경각심이 부족하다는 점을 지적할 수 있다. 

유럽 등 세계적으로 문화재 보호 선진국이라 불리는 국가들은 최대한 문화유산과 해당 지역을 보존할 수 있도록 총력을 다한다. 문화재에 문제가 발생하기 이전에 이를 점검하고 보호할 수 있는 각종 정책을 펼치고 있다. 

이탈리아의 경우 중요 문화재가 모여 있는 장소에는 대형 차량을 진입시키지 않고 있으며 중국의 한 고궁은 불이 나기 쉬운 형광등과 수은등 사용을 일체 금하여 관리하는 문화재도 있다. 

그럼에도 인류 유산으로 불리는 프랑스 파리 노트르담 대성당 등 세계 여러 나라에서 예기치 못한 화재로 인해 역사적 중요 건축물과 문화재가 피해를 입는 사례를 다수 발견할 수 있다. 이를 방지하기 위해서는 더욱더 철저한 보호와 관리가 이뤄져야 한다는 교훈을 얻을 수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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