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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탄생석과 명화] 11월 토파즈(Topaz), 오색찬란한 희망과 건강의 보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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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탄생석과 명화] 11월 토파즈(Topaz), 오색찬란한 희망과 건강의 보석
  • 전은지 기자
  • 승인 2020.11.27 10:02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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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핸드메이커 전은지 기자] MBTI부터 꽃 테스트까지, 요즘 사람들은 ‘나’에 대해 궁금해한다. 여러 가지 상황을 주고 그에 대해 자신이 어떻게 생각하는지 답을 하면 어떤 성격인지 분석한 결과가 나온다. 무엇인가에 의미를 두고 싶어 하는 심리가 반영된 결과다. 이 외에도 태어난 날과 관련된 것들도 많다. 별자리나 태어난 달마다 부여되는 탄생화, 탄생석도 있다.
 

여러 가지 색을 가진 토파즈 / 위키미디어
여러 가지 색을 가진 토파즈 / 위키미디어

그중에서도 탄생석은 원석이 가진 기운이 사람에게 좋은 영향을 준다는 속설이 전해지면서 오랜 시간 사람들에게 사랑받아왔다. 11월의 탄생석은 토파즈(Topaz)로, 희망과 건강을 상징한다.


‘불꽃’을 닮은 노란 보석

토파즈(Topaz)는 우리나라에서는 ‘황옥(黃玉)’이라고 부른다. 이름처럼 자연 상태의 천연 토파즈는 갈색에 가까운 노란빛을 띠는 경우가 가장 많지만, 투명하거나 붉은색, 푸른색, 분홍색, 보라색까지 다양하다. 또는 어떻게 가공하느냐에 따라 달라지기도 할 정도로 여러 색을 가진 보석이다.
 

위키미디어
위키미디어

이름의 어원에서도 토파즈가 왜 노란빛인지 추측할 수 있다. 불꽃을 의미하는 고대 산스크리트어인 ‘topas’에서 따왔거나, 1세기경 로마의 작가 플리니에 의하면 ‘찾는다’라는 의미의 희랍어 ‘topazos’라는 이름을 가진 홍해의 작은 섬에서 유래됐다고 보고 있다. 이 섬에서 토파즈를 발견했다고 전해진다. 토파즈라는 이름을 본격적으로 사용하기 시작할 때는 1737년 이후라고 한다.


색에 따라 이름 달라져

여러 가지 색을 가진 토파즈는 광물이기 때문에 모양에 따라 가루로 만들어 유리 연마재로 쓰이기도 하며, 보석으로 가공해 사용하기도 한다.
 

오렌지 토파즈 / 위키미디어
오렌지 토파즈 / 위키미디어

탄생석이라고 알려진 노란빛의 토파즈는 ‘오렌지’ 또는 ‘소중한’ 토파즈라고 불린다. 토파즈의 생산국 중의 하나인 미국 유타주에서 많이 발견된다.
 

임페리얼 토파즈 / 위키미디어
임페리얼 토파즈 / 위키미디어

가장 높은 가치를 가지는 임페리얼 토파즈는 오렌지 토파즈보다 더 짙은 황갈색을 띤다. 토파즈의 최대 생산국인 브라질에서 발견되는데, 굴절률이 높아 빛에 장시간 노출해도 변색되지 않는다.
 

블루 토파즈 / pixabay
블루 토파즈 / pixabay

블루 토파즈는 흔히 잘 알려진 푸른빛으로, 미국 텍사스주에서 주로 생산된다. 자연적으로 발생하는 것보다는 무색의 토파즈에 방사선을 쏘고, 열처리해서 만든다. 1970년대에 처음 등장했다.
 

미스틱 토파즈 / pixabay
미스틱 토파즈 / pixabay

2가지 이상의 색을 볼 수 있는 미스틱 토파즈도 블루 토파즈와 마찬가지로 가공을 통해 만들어진 원석이다. 무색 토파즈에 증기 증착 공정을 거쳐 코팅하면 마치 무지개가 보이는 듯한 오묘한 컬러가 보인다. 그 때문에 장시간 빛에 노출되면 색이 변하는 성질을 가지고 있다.
 

핑크, 보라 토파즈 / pixabay
핑크, 보라 토파즈 / pixabay

이 외에도 희귀한 분홍, 보라, 녹색 등 열처리 과정을 거쳐 여러 색의 토파즈를 만들어낼 수 있다. 이는 1750년 파리의 한 보석상이 황색 토파즈에 열을 쐬었더니 분홍색으로 변하는 것을 보고 발견했다고 한다.


건강의 상징, 종교적으로도 사용

희망과 건강을 상징하는 토파즈에는 그 의미처럼 여러 가지 속설이 전해진다. 여기에 부활을 상징하기도 해 종교에서는 부적처럼 사용하기도 했다.
 

여러 색의 토파즈 / 위키미디어
여러 색의 토파즈 / 위키미디어

‘불꽃’이라는 산스크리트어에서 따온 이름처럼 토파즈는 밤에도 빛을 잃지 않는다고 전해져 신성하게 여겨졌다. 그래서 고대 로마인들은 건강을 위해 토파즈를 사용했다. 토파즈를 담근 포도주에 눈을 씻으면 시력이 좋아지거나, 위장을 튼튼하게 해 식욕을 돋구는 효과가 있다고 믿었다. 토파즈를 몸에 착용하면 체온이 올라 감기를 낫게 했다고 한다.
 

pixabay
pixabay

중세 시대에는 신체적 건강뿐만 아니라 정신적 건강까지 보호해 주는 역할을 해준다고 생각했다. 광기 등 정신치료에도 토파즈를 사용했으며, 정신력을 높여주고, 정신장애를 막는 데에 썼다.

‘부활’이라는 의미가 더해져, 중세 시대에는 신체 부위별로 얻을 수 있는 효과가 달랐다. 왼팔에 토파즈를 붙이면 저주로부터 보호해 주며, 베개 밑에 두면 육체의 힘을 회복하고, 목에 착용하면 지혜, 손가락에 착용하면 갑작스러운 죽음도 막을 수 있다고 믿었다.
 

이집트 신화 속 태양신 '라' / pixabay
이집트 신화 속 태양신 '라' / pixabay

각 나라의 종교에서도 토파즈는 중요하게 사용됐다. 고대 이집트 신화에 등장하는 태양신 ‘라’의 상징이기도 했으며, 산스크리트어를 사용하는 인도의 힌두교에서는 ‘불의 돌’이라고 부르며, 수명을 연장하고 갈증을 막아주는 부적처럼 사용했다고 한다.


초상화 속 토파즈

토파즈는 중세 시대 유럽 왕족들의 장신구에서 빠지지 않았다. 그들의 초상화에서도 쉽게 발견할 수 있다. 많이 알려진 초상화 몇 가지를 살펴보자.
 

마리 루이스 / 위키미디어
마리 루이스 / 위키미디어
로버트 르페브르가 그린 다른 초상화에서도 비슷한 핑크 토파즈 목걸이를 하고 있다 / 위키미디어
로버트 르페브르가 그린 다른 초상화에서도 비슷한 핑크 토파즈 목걸이를 하고 있다 / 위키미디어

나폴레옹 1세의 두 번째 부인으로 알려진 마리 루이즈 황후의 초상화다. 프랑스 화가인 프랑수아 제라르가 그린 작품이다. 그림 속 마리 루이즈는 왕관과 목걸이 등 화려한 장신구를 하고 있는데, 그녀가 하는 장신구의 보석은 핑크 토파즈라고 한다. 나폴레옹은 나이 차이가 크게 나는 마리 루이즈에게 루비, 다이아몬드, 에메랄드 등 비싼 보석을 선물했다고 알려졌지만, 그녀는 핑크 토파즈를 가장 좋아했다고 알려졌다.

로마 제국의 황제 프란츠 2세의 딸로 태어나 ‘로열패밀리’로 자랐고, 나폴레옹의 아들까지 낳은 그녀이기에 토파즈와 같은 보석을 착용할 수 있었던 것이 아닐까 추측해본다.
 

제너드와 샬럿 보나파르트 자매 / 위키미디어
제너드와 샬럿 보나파르트 자매 / 위키미디어

까르띠에, 쇼메 등 명품 주얼리 브랜드를 가진 프랑스답게 토파즈를 사용한 장신구가 많았던 듯 보인다. 프랑스의 황제 나폴레옹의 형이자 나폴리의 왕이었던 조제프 보나파르트의 두 딸의 초상화에서도 찾아볼 수 있다. ‘마라의 죽음’으로 유명한 신고전주의 프랑스 화가인 자크 루이 다비드가 그린 이 초상화 속에서 왼쪽의 샬럿 보나파르트의 왕관에 사용된 것이 토파즈다.
 

아우구스트 3세 사스 / 위키미디어
아우구스트 3세 사스 / 위키미디어

왕실 초상화를 주로 그렸던 이탈리아의 화가 피에트로 로타리가 그린 폴란드의 마지막 왕인 아우구스트 3세다. 그는 초상화에서 화려한 배지를 하고 있는데, 이는 유럽 왕실이 선물로 주고받던 황금 양털 기사단 배지다. 여기에 사용된 것은 가치가 높은 브라질산 토파즈다.


알폰스 무하의 작품 ‘보석’ 중 토파즈

1980~1910년 유럽과 미국에서 유행한 미술 양식인 ‘아르누보’는 섬세한 꽃무늬와 반복적 패턴, 덩굴이나 담쟁이 등 식물을 연상시키는 선 등이 특징이다. 아르누보 하면 체코의 화가 알폰스 무하를 빼놓을 수 없다. 특히나 그가 유명한 이유는 예술, 계절, 시간, 꽃 등 주제를 여성으로 의인화시켜 표현한 그림 때문이다.
 

알폰스 무하 / 위키미디어
알폰스 무하 / 위키미디어

1900년에 그린 ‘원석(The Precious Stones)’ 시리즈는 4가지의 보석을 여성으로 의인화시켜 그린 장식 판넬이다. 각각 루비, 에메랄드, 자수정 그리고 토파즈다. 판넬의 상단은 여성들이 각각에 맞는 포즈를 취하고 있으며, 하단에는 보석의 색을 반영한 사실적인 꽃이 그려졌다. 전체적인 그림의 톤이 원석과 비슷하게 채색되어 있다. 흘러내리는 듯한 의상, 머리 장식, 모자이크 후광, 여성의 눈 색깔까지 세심하게 표현되어 있다.
 

The Precious Stones (1900) / 무하재단 홈페이지
The Precious Stones (1900) / 무하재단 홈페이지
보석 : 토파즈 (1900) / 위키미디어
보석 : 토파즈 (1900) / 위키미디어

토파즈를 형상화한 여인도 전체적인 톤이 토파즈를 대표하는 색인 노란색이다. 여성의 치마부터 머리색깔, 뒷배경까지 같은 톤을 이루고 있다. 노란색에서 짙은 주황색까지 여인의 치마 상단부터 밑단까지 그라데이션으로 색이 변하는 듯한 느낌도 인상적이다. 루비나 에메랄드, 자수정을 표현한 여인들은 모두 표정이 매혹적이지만, 토파즈 속 여인은 차분하면서도 고급스러운 느낌을 준다. ‘희망’, ‘건강’이라는 의미가 담긴 토파즈의 매력을 잘 표현한 듯하다.
 

그의 저서 ‘Documents Decoratifs’ 속 주얼리 디자인 / 위키미디어
그의 저서 ‘Documents Decoratifs’ 속 주얼리 디자인 / 위키미디어

알폰스 무하는 보석을 주제로 여인들의 모습을 그린 것처럼 평소 보석에 관심이 많았던 것으로 보인다. 그가 1902년 지은 ‘Documents Decoratifs’에는 여러 가지 주얼리 디자인이 그려져 있었는데, 소용돌이치는 아라베스크와 식물 형태, 컬러 스톤이 새겨진 디자인이었다. 1899년에는 보석상 조르주 푸케와 함께 프랑스 여배우 사라 베른하르트를 위한 뱀 형태의 팔찌를 만들기도 했다.
 

알폰스 무하가 인테리어에 참여한 조르주 푸케의 보석상 / 위키미디어
알폰스 무하가 인테리어에 참여한 조르주 푸케의 보석상 / 위키미디어

1901년에는 조르주 푸케가 무하에게 새로 여는 보석상의 인테리어 디자인을 맡겼다. 보석상 내부와 외부 디자인에는 아르누보 양식이 고스란히 적용됐다. 청동과 나무, 컬러 유리 장식으로 만든 공작 2마리와 그 옆에는 조개 모양의 분수가 있었다.

여인을 형상화한 무하답게 3개의 가고일이 물을 분지에 내뿜으며 둘러싼 누드 여성의 동상과 조각된 몰딩과 스테인드글라스, 식물을 닮은 디자인의 얇은 기둥, 꽃무늬와 식물이 몰딩 된 천장 등이 보석상을 더욱 화려하게 장식했다. 1923년 해체된 보석상은 전통적인 상점 디자인으로 바뀌었지만, 원래 내부 장식은 보존되어 1914년, 1949년에 파리의 카르나 발레 박물관에 기증됐다.


오늘날의 보석은 그저 값비싼 사치품이다. 하지만 그 옛날에는 사치품 이상의 의미를 담아 하나의 ‘문화’로 보석을 대했다. 건강의 상징인 토파즈를 여러 가지 방법을 신성시했다는 미신만 들어도 알 수 있다. 탄생석의 의미와 그가 담긴 명화를 통해 보석이 단순히 보기에 아름다운 것이 아닌, 그 안에 담긴 의미까지 헤아릴 수 있는 계기가 되었으면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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