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넷플릭스 드라마 ‘킹덤’이 쏘아 올린 작은 공, 조선시대 모자 갓의 해외 열풍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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넷플릭스 드라마 ‘킹덤’이 쏘아 올린 작은 공, 조선시대 모자 갓의 해외 열풍
  • 윤미지 기자
  • 승인 2020.01.29 18:38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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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핸드메이커 윤미지 기자] 넷플릭스 드라마 ‘킹덤’이 올해 3월 시즌 2 방영을 앞두고 있다. 킹덤은 미스터리 스릴러 장르로 조선 좀비를 다룬다는 점에서 대중의 관심을 받았다. 지난 2019년 1월 처음 시즌 1을 선보였고 이번이 그 두 번째 이야기다.

킹덤은 넷플릭스 오리지널 콘텐츠 한국 드라마로 꽤 색다른 두 가지 장르의 혼용을 보인다. 일단 외국인들에게는 익숙하지 않은 조선을 배경으로 하고 있다. 여기에 한국 영화에서는 불모지에 가까웠던 좀비물을 혼합하여 극을 이끌어 가니 색다른 시도가 아닐 수 없다.

익숙하면서도 익숙하지 않은 이 미스터리 스릴러는 국내 넷플릭스 이용자들은 물론 해외 이용자까지 무서운 기세로 흡수했다. 그 와중에 많은 해외 이용자들의 시선을 사로잡은 것이 조선시대의 아이템 중 하나라는 점은 특히 흥미롭다.
 

킹덤 공식 포스터, 극중 등장인물이 갓을 쓰고 있다/ 넷플릭스
킹덤 공식 포스터, 극중 등장인물이 갓을 쓰고 있다/ 넷플릭스
넷플릭스 드라마 '킹덤' 공개된 2차 스틸 /넷플릭스
넷플릭스 드라마 '킹덤' 공개된 2차 스틸 /넷플릭스

그들이 킹덤을 보는 내내 집중한 요소는 바로 ‘갓’이다. 갓은 킹덤의 극중 등장인물들이 쓰고 나오며 조선시대 한국 남성의 전통 착장 중 하나이다. 그렇기에 한국인들에게는 매우 익숙한 의관의 일부쯤으로 여겨졌다.

상황이 이렇게 되자 킹덤의 성공에서 최고 수혜를 입은 것은 다른 것도 아닌 갓이 아닌가 싶을 정도다. 미국의 인터넷 종합 쇼핑몰 아마존에서는 한국 드라마 킹덤 모자(Kingdom hat)라는 이름으로 갓이 판매되고 있다. 잘 만든 드라마 하나가 외국인들을 한국 전통문화로 쉽게 흡수한 것이다.

이 사례는 어쩌면 한국 문화를 가장 쉽게 알릴 수 있는 방법을 제시하고 있다. 킹덤이 쏘아 올린 작은 공. 화면에 보이는 여러 가지 조선시대 물품들이 외국인들에게 관심을 끌고 있지만 그중에서도 갓은 역시 으뜸이다. 그들이 갓에 집중하는 이유는 무엇일까.


가장 한국적인 아이템으로 조선을 보여주다

21세기에 접어들어 각국마다 자국의 문화를 알리고자 하는 시도를 계속하고 있다. 그 흐름에 한국 또한 팔을 걷어붙이고 나선 것은 꽤 오래전 일이다.

그 일환으로 과거 2012년 타임스퀘어에 비빔밥 광고가 게재되고 조금 시간이 흐른 2016년 프랑스 파리에서는 붕어빵과 몇 가지 한식 음식들이 함께 소개된 적이 있다. 물론 두 사례 모두 한국의 문화를 알리는 것에 성공적인 결과를 이끌어 내진 못했다는 평가를 받고 있으며 특히 프랑스 파리에서 소개된 붕어빵은 다 식고 아무 맛도 나지 않음에도 해당 한식 알리기 사업에는 7억 원이 투자됐다고 알려져 여론의 비판을 받기도 했다.

이처럼 한 국가의 문화를 전파한다는 것은 역시 쉬운 일이 아니다. 문화란 주입을 한다고 스며드는 것이 아니며 해당 문화에 대한 관심, 자연스러운 소통이 있어야만 성행이 가능하다.

넷플릭스 드라마 ‘킹덤’은 한국 문화를 알린다는 점에서 꽤 성공적 고지를 차지한 사례 중 하나다. 일단 넷플릭스 스트리밍 서비스 자체가 전 세계로 이뤄지고 있으며 2019년 전 세계 동영상 스트리밍 시장의 30% 점유율을 차지하고 있다는 점이 이를 뒷받침한다.

미국의 뉴스채널인 CNN은 미국 내 프라임타임 인터넷 트래픽의 3분의 1을 넷플릭스가 사용하고 있다고 보도했다. 넷플릭스에서의 성공은 어찌 보면 외국 이용자들에게 한국 문화가 담긴 드라마를 가장 효과적으로 전시할 수 있는 방법이다.

킹덤은 보통 우리가 흔히 시청하는 한국 드라마와는 차별점을 가지고 있다. 시대극이면서 무려 좀비물이다. 물론 한국에서도 드물게 좀비극을 내세운 영화가 개봉되긴 했다. 하지만 몇몇의 걸출한 작품을 제외하면 웰메이드란 평가를 받는 일은 극히 드물었다.

넷플릭스 오리지널 시리즈로 한국 드라마가 제작되는데 그것도 좀비극이라고 하니 굉장히 색다른 시도임에 분명하다. 처음 언급했듯이 킹덤은 여기에 외국인 넷플릭스 이용자로서는 전혀 예상치 못한 장르 하나를 더한다. 바로 조선을 배경으로 한 사극 드라마라는 점이다.

사극은 국내 관람객에게 익숙한 장르다. 특히 조선을 배경으로 다룬 영화나 드라마는 당장 머릿속에 몇 편 떠올려 보라고 하면 금방 꼽을 수도 있다. 그만큼 조선을 배경으로 한 드라마나 영화를 한국인이라면 쉽게 접할 수 있었다는 뜻이다.

보통 사극 장르를 시청할 때 한국인이 관심을 가지는 것은 무엇일까. 일단 역사적 배경과 지식을 활용한 극의 흐름 혹은 어떤 배우가 연기를 하는지, 한복의 아름다움, 고즈넉한 조선의 모습 등이 될 것이다. 그렇지만 보통 한국인이 사극을 본다고 해서 갓의 특별함에 반하는 일은 흔하게 일어나진 않는다.
 

선비의 상징인 갓 / pixabay
흑립/ 국립민속박물관

하지만 외국인들의 시선은 달랐다. 외국인들은 잘 만들어진 드라마의 전개, 연출 등의 요소에도 관심을 보였으나 그중 가장 큰 한류 아이템으로 자리 잡은 것은 의외의 갓이었다. 자국에서 생각지도 못한 아이템이 그들의 눈에 띈 것이다.

킹덤이 공개되고 긴장감 넘치는 전개와 전에 없던 웰메이드 한국형 좀비물 드라마에 대한 넷플릭스 이용자들의 관심은 수치상으로도 체감할 수 있다. 190개국 동시 공개와 평점 사이트에서는 10점 만점 중 8점 대의 높은 평가를 이룬 것은 물론 바로 다음 시즌의 제작을 확정 지었다. 잘 만든 드라마가 한국의 문화를 손쉽게 전시할 수 있도록 고지를 차지하고 이를 통해 전통에 대한 외국인의 관심을 이끌어 낸 것이다.

킹덤의 성공은 문화를 전파하는데 중요한 부분을 보여준다. 해당 문화의 관심을 자연스럽게 이끌어 낸 것이다. 가장 한국적인 아이템으로 전혀 예상치 못하게 그들의 시선을 사로잡고 전통 소품을 이해하게 했다. 이러한 사례를 통해 전통문화에 대한 관심을 지속적으로 이끌어내면서 한국 문화를 알릴 수 있는 방법은 무엇이 있을까.


전통문화를 대하는 태도

한번 이끈 문화에 대한 관심을 지속시키기 위해서는 전통문화의 보존이 가장 큰 역할을 한다. 당장 전 세계에서 이목을 집중한다 하더라도 본국에서 가치를 외면당하고 이미 없어진 문화라면 그것을 지속적으로 노출하기란 쉽지 않다.

그렇기 위해서는 우선 자국민 스스로 전통을 등한시하지 않아야 한다. 하지만 역사적으로 볼 때 뒤안길로 사라진 수많은 전통은 어찌 보면 당연한 것이기도 했으며 현실적으로 볼 때도 그것들을 지켜내기란 쉽지 않다.

현재 한국에서는 조선시대 의관의 일부인 갓을 직접 쓰고 다니는 사람은 볼 수 없다. 조선시대의 물건이니 당연하다. 하지만 줄어드는 수요에도 묵묵히 갓을 만드는 이들은 존재한다. 바로 중요무형문화재 제4호로 지정된 ‘갓일’ 장인들이다.
 

갓 제작도구, 인두 /국립민속박물관

갓일은 갓을 만드는 기술을 말한다. 생각보다 많은 공정을 거쳐야 하는데 각 과정에 따라 분업이 되어 해당 장인이 기술을 발휘한다. 갓의 아랫부분에 속하는 양태를 짓는 양태장, 윗 모자를 제작하는 총모자장 또 이 두 개를 합하는 입자장으로 나눠져 있다.

현대에 갓일을 이어가는 장인이 많지는 않지만 그들은 전통을 전승하기 위해 기술을 이어온다. 특히 세부적으로 나누면 더 다양한 공정이 존재하며 만드는데 시간도 오래 걸리기 때문에 한 번 기술을 익히는데 많은 투자가 필요하지만 전통을 이어가기 위한 노력은 보이지 않는 곳에서 지속되고 있다.

지금에 와서 우리가 갓을 쓰고 다닐 수는 없는 노릇이다. 하지만 전통의 가치를 되새기고 문화를 소중히 하는 것은 한국 문화를 세계로 알리는데 큰 역할을 한다. 문화를 알리는 것만큼이나 지키는 것도 한류에 또 다른 시작점이라 할 수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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