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종편집 : 2024-04-25 16:15 (목)
[공예의 발자취] 조선인의 갓의 재료, 말총공예의 매력
상태바
[공예의 발자취] 조선인의 갓의 재료, 말총공예의 매력
  • 김강호 기자
  • 승인 2019.03.11 17:16
  • 댓글 0
이 기사를 공유합니다

[핸드메이커 김강호 기자] 

조선 사람의 갓을 만드는 재료, 말총

조선시대의 성인 남자들은 머리에 갓을 썼다. 이 갓은 햇볕 또는 비바람을 가리는 실용적인 역할도 있었지만 시대가 흐름에 따라 만드는 방법과 종류도 다양해지면서 차츰 신분을 나타내는 용도가 강해졌다. 조정의 관리들도 관직의 등급에 따라 구별된 관모를 쓰곤 했다.

그렇다면 이 갓을 어떤 재료로 어떻게 만드는 것일까? 바로 말의 갈기와 꼬리털을 의미하는 '말총'으로 만든다.  말총은 조선시대에서는 아주 중요한 공예 재료였다. 조선인에게 필수였던 갓 뿐만 아니라 여러 가지 생활용품을 만들었다.

핸드메이커는 문화·예술·산업 현장을 발로 뛰며 독립적인 기사를 전달하고자 노력하고 있습니다.
모든 문화·예술 작품이 ‘기회의 순간’이 될 수 있도록 핸드메이커와 동행해 주세요.

후원하기

박지원이 18세기 후반에 쓴 '허생전'은 당시 조선 사회의 모습을 잘 보여주는 소설이다. 소설 속에서 주인공인 허생은 말총을 독점하여 조선 경제를 뒤흔들고 큰 부자가 된다. 그만큼 당시 경제와 생활에서 말총의 영향력이 컸던 것이다.
 

공예품으로서 말총의 특징

말총은 긴 단백질 섬유로 이루어져 있는데, 단백질 덩어리인 만큼 탄성과 강도가 아주 좋았다고 한다. 가벼우면서 마찰과 수분에 강하고 광택이 좋아 공예품의 재료로 안성맞춤이었다. 말총을 이용해 당시 관모, 망건, 탕건, 갓 등 머리 용품을 비롯하여 허리띠, 빗자루, 활시위 등 생활용품도 만들었다.

특히 말총공예는 말을 많이 길렀던 제주도에서 발달했다. 제주도에서는 갓일(갓 만드는 일)로 주민들이 지역 경제를 유지했을 정도였다.

제주도 외에도 갓은 경상남도 통영에서 만든 '통영갓'을 최고로 쳐주었다. 품질이 좋고 테가 넓은 통영갓은 당시 양반층이 애용하는 고급 특산품이었다.

말총은 털갈이를 하는 가을에는 좋지 않고 영양성분이 가장 좋은 봄에 주로 채취한다고 한다. 말총을 잘라도 2년 정도면 다시 자라난다. 채취한 말총은 여러 차례 빨아서 잡냄새를 제거했다. 또한 검은색이 아닌 말총은 먹 등을 칠해서 검은색으로 염색하여 사용했다.
 

말총공예의 가치와 잠재력

조선시대 거의 모든 남자들에게 필수품이었던 말총공예품도 구한말부터 급격히 수요가 줄어들었다. 특히 1895년 갑오개혁 때 실시된 '단발령'은 말총공예의 쇠퇴에 가장 결정적인 역할을 하였다. 단발령 이후, 머리를 아예 잘라버리는 사람이 늘면서 갓을 쓸 일도 자연스럽게 줄었기 때문이다. 

오늘날에는 갓을 만드는 일과 관련해 입자장, 탕건장, 양태장, 망건장 등 수많은 장인이 무형문화재로 지정되어 보호받고 있다.

말총으로 만든 제품을 쓸 일이 오늘날에는 없을 것 같지만 말총의 잠재력을 알아보는 사람들도 있다. 요즘은 말총으로 만든 브로치와 모자, 가방, 신발 그리고 커피 필터까지 아주 다양한 제품이 만들어지기도 했다. 갓일하는 장인과 디자이너가 협심해서 만든 이 작품들의 독특함과 아름다움에 관심을 갖는 사람이 많다.
 

...
  • 회원전용 기사입니다.
    로그인 후 기사를 확인 할 수 있습니다.
  • 로그인 회원가입

2017년 내내 뜨거운 감자였던 전안법은 현실과 다른 불합리함으로 수공예 작가들의 목을 죄어오는 올가미 같았습니다. 극적으로 개정안이 통과되면서 많은 작가들이 한숨 돌릴 수 있게 됐지만 아직 바뀌어야 할 부분이 많이 남아있습니다. 핸드메이커는 이러한 불합리에 ‘NO’를 외치기 위해 시작됐습니다.

손으로 무언가를 만든다는 것은 정말 매력적인 일입니다. 그들은 실을 꿰 엮기도, 펜과 물감 으로 그리기도, 흙을 빚어내기도, 금속을 녹여 두드리기도, 정성스런 요리를 만들어 내기도 하면서 작품 활동을 하고 있습니다. 우리는 그들이 만들고 있는 세상을 함께 들여다보려 합니다.

핸드메이커는 국내외 다양한 문화·예술·산업 현장을 발로 뛰며 취재하는 독립 매체로서 주체 적인 취재와 기사를 통해 여러 미디어·포털과 함께하고 있습니다. 기사의 가독성을 저해하는 광고 배너를 통해 수익을 얻을 수도 있겠지만 이는 독자를 위한 선택이 아니라고 생각합니다.

핸드메이커가 다양한 현장을 발로 뛰며 독립된 기사를 제공하기 위해서는 여러분의 후원이 필요합니다. 후원을 통해 핸드메이커는 보다 독자 중심으로 성장함과 동시에 미래를 관통하 는 시선으로, 독립적인 보도를 유지할 수 있습니다.

어떤 곳이든 ‘무언가’를 만들 수 있는 공간에는 항상 핸드메이커가 함께 하겠습니다. 작가들 의 작품이 누군가에게는 따뜻함으로, 또 다른 누군가에게는 기회의 순간이 되기를 희망합니 다. 앞으로 핸드메이커가 만들어갈 메이커스페이스에 동행해 주셨으면 합니다.

단 한차례라도 여러분의 후원은 큰 도움이 됩니다. 후원하기 링크를 통해 지금 바로 문화·예술·산업 현장을 응원해 주세요.

후원하기

관련기사

댓글삭제
삭제한 댓글은 다시 복구할 수 없습니다.
그래도 삭제하시겠습니까?
댓글 0
댓글쓰기
계정을 선택하시면 로그인·계정인증을 통해
댓글을 남기실 수 있습니다.
주요기사
  • 경기도 시흥시 은계로338번길 36 3층 301호(대야동)
  • 대표전화 : 070-7720-2181
  • 팩스 : 031-312-1014
  • 청소년보호책임자 : 최미리
  • 법인명 : (주)핸드메이커
  • 제호 : 핸드메이커(handmaker)
  • 등록번호 : 경기 아 51615
  • 등록일 : 2017-08-23
  • 발행일 : 2017-08-15
  • 발행·편집인 : 권희정
  • Copyright © 2024 핸드메이커(handmaker). All rights reserved. mail to pr@handmk.com
ND소프트