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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현장스케치] 붉은색으로 인간의 삶을 말하다, 심래정 개인전 《붉게 꿰맨 달(The moon)》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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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현장스케치] 붉은색으로 인간의 삶을 말하다, 심래정 개인전 《붉게 꿰맨 달(The moon)》
  • 전은지 기자
  • 승인 2024.03.05 09:00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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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핸드메이커 전은지 기자] 미국 색채 전문 기업인 팬톤에서 2024년 올해의 컬러로 ‘피치 퍼즈(Peach Fuzz)’를 선정했다. 따뜻한 복숭아 컬러를 선정한 이유로 서로를 배려하고 키우고자 하는 욕망을 담았으며, 마음, 몸, 그리고 영혼을 풍요롭게 만들어 주는 느낌을 전하고자 했다고 설명한다.

색으로 무언가를 이야기하는 일은 어려워 보인다. 시각이라는 한 가지 요소로 많은 것을 표현해야 하기 때문이다. 그러나 색을 통해 무언가를 느낄 수 있는 일은 신비롭기도 하다.
 

전시장 전경 / 전은지 기자
전시장 전경 / 전은지 기자

지난달 22일부터 서울 중구의 갤러리 마프에서는 심래정 작가의 개인전 《붉게 꿰맨 달(The moon)》이 열리고 있다. 심래정 작가는 ‘붉은색’이라는 강렬한 이미지를 통해 생명과 인간의 다양한 삶을 표현했다.

본 기자가 23일 방문한 갤러리는 보통의 전시와는 확연히 달랐다. 보통은 조용한 분위기 가운데, 하얀색 벽과 벽에 걸린 작품, 그 작품에 온전히 집중할 수 있도록 한 조명이 전부다. 그런데 이번 전시는 ‘레드’ 그 자체였다. 벽도 붉은색, 작품도 붉은색으로 표현했다. 입체적인 붉은 큐브 안으로 들어온 신비로운 느낌이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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심래정 작가가 고심 끝에 설치한 붉은 문으로 전시장과 문화공간으로 구분된다. 마치 다른 세상으로 나가는 분위기였다 / 전은지 기자
심래정 작가가 고심 끝에 설치한 붉은 문으로 전시장과 문화공간으로 구분된다. 마치 다른 세상으로 나가는 분위기였다 / 전은지 기자
문고리에도 작가의 아이덴티티가 그대로 담겼다 / 전은지 기자
문고리에도 작가의 아이덴티티가 그대로 담겼다 / 전은지 기자

또한, 층을 구분하거나 단층에서 끝나는 전시와 달리, 전시장과 문화공간으로 나뉘어 전시된 부분도 인상적이었다.

이번 전시를 기획한 로위랩코리아 보글맨션 정현아 큐레이터는 “이번 전시가 보글맨션의 첫 전시다. 갤러리 공간을 보면, 일반적인 갤러리와는 다르다”며 “공간이 다르다는 특징을 극대화해서 볼 수 있도록 프레젠테이션했다. 공간의 특별함을 봐주시면 좋겠다”고 설명했다.
 

심래정, 더 문(The Moon), 2024, 캔버스에 아크릴릭, 잉크, 91×91cm / 전은지 기자
심래정, 더 문(The Moon), 2024, 캔버스에 아크릴릭, 잉크, 91×91cm / 전은지 기자

강렬한 붉은색이 작품 전체를 아우르고 있다. ‘더 문(The Moon)’이라는 작품 이름과 연결 지어 본다면, 개기월식의 붉은 달을 보는 듯하다. 마치 달이 사람인 양, 어딘가 한 곳을 응시하는 눈동자가 만화 같다.

그 주변에는 검은 형태의 생명체가 소용돌이 속에서 점차 성장하는 ‘아트워크(ARTWORK)’와 공존하는 느낌의 삽화가 그려져 있다. 마치 한 편의 애니메이션처럼 이어지는 듯하면서도 그 내용을 쉽게 해석하기는 어렵다. 체커보드 무늬가 돋보이기도 하면서 붉은 이미지를 더욱 강조하는 듯하다. 어쩌면 붉은 달이 생명체의 성장을 지켜보는 것은 아닐까 생각된다.
 

심래정, 너클 샌드위치(Knuckle Sandwich), 2024, 캔버스에 아크릴릭, 잉크, 72.7×72.7cm / 전은지 기자
심래정, 너클 샌드위치(Knuckle Sandwich), 2024, 캔버스에 아크릴릭, 잉크, 72.7×72.7cm / 전은지 기자
너클 샌드위치(Knuckle Sandwich) 일부분 / 전은지 기자
너클 샌드위치(Knuckle Sandwich) 일부분 / 전은지 기자

‘너클 샌드위치(Knuckle Sandwich)’는 ‘(주먹으로) 아가리를 한 대 침’이라는 뜻이 있다. ‘더 문’의 달이 주먹으로 한 대 맞은 느낌이다. 날아오는 주먹에 눈을 감고 찡그린 듯하다. 눈 이미지가 튀어나온 듯 입체적으로 표현해 더욱 실감 난다. 주변 이미지 역시 돌부리에 걸려 넘어져 반으로 갈라졌다. 작품 상단의 제목을 더욱 돋보이게 한다.
 

심래정, 눈알 튀튀(Eyes Popping Out), 2024, 캔버스에 아크릴릭, 잉크, 72.7×72.7cm / 전은지 기자
심래정, 눈알 튀튀(Eyes Popping Out), 2024, 캔버스에 아크릴릭, 잉크, 72.7×72.7cm / 전은지 기자

이 작품은 검은색 원이 중심이지만, 작품 이름과 함께 작품을 잘 살펴보면, 작품 자체가 하나의 ‘눈’으로 보일 것이다. 길에 떨어진 돈을 보고 놀라워하며, 주웠다가 돌에 걸려 넘어졌고, 비극적인 결말을 맞이한 스토리가 보인다.

‘눈알 튀튀’는 돈을 보고 놀란 눈을 표현했지만, 어쩌면 인간의 욕심은 덧없이 허망하다는 것을 나타내는 것은 아닐까 싶다. 눈동자를 흘러내리듯 표현한 부분에서 허망함과 슬픔이 느껴진다.
 

심래정, 마스터 파일(The Master File), 2024, 판화지에 아크릴릭, 잉크, 76.2×111.8cm / 전은지 기자
심래정, 마스터 파일(The Master File), 2024, 판화지에 아크릴릭, 잉크, 76.2×111.8cm / 전은지 기자

‘마스터 파일’은 어떤 작업에 기본이 되는 파일이다. 그만큼 굉장히 중요한 것이다. 그런데 작품 내 문구를 보면 ‘Spill the beans’, ‘Keep it under one’s hat’이라고 적혀있는데, 이는 각각 ‘(비밀을) 무심코 말해 버리다’와 ‘비밀을 유지하다’는 뜻이 있다.

두 문구는 ‘마스터 파일’이라는 작품 제목과 연결되면서도, 서로 반대되는 의미가 있어 재미있기도 하고, 감추어져야 하는 비밀이 세상에 드러난 느낌이라 꺼림칙하기도 하다.

이외에도 작품은 소용돌이 같은 원과 직선이 혼란스럽게 배치되어 있는데, ‘비밀’을 말해버린 것과 유지하는 것 사이의 혼돈을 표현한 듯하다.
 

마스터 파일(The Master File) 일부분 / 전은지 기자
마스터 파일(The Master File) 일부분 / 전은지 기자

중간중간에는 다양한 문구가 작게 적혀있는데, 각각을 설명하는 듯한 삽화가 함께 있다. 심래정 작가는 이번 전시회를 준비하며, 좋아하는 책 2권을 읽었다고 한다. 아르튀르 랭보의 <지옥에서 보낸 한 철>과 기형도 시인의 <입 속의 검은 잎>인데, 그중 일부 문구가 보인다.

일본의 평론가 콘노 유키는 자신의 평론 <마치 하루와 같은 시간>에서 작품 속 격자나 소용돌이는 삶의 생기와 자유로운 움직임을 만들며, 일기장에 쓴 글처럼 들어간 문장과 어우러진다. 이를 통해 작가는 아무 일 없음의 감각에서 심리적 편안함을 획득한다고 설명했다. 이는 작가가 표현하고 싶은 다양한 삶의 모습이 아닐까 싶다.
 

심래정, 늦잠(Forty Winks), 2024, 종이에 잉크, 53×72.5cm / 전은지 기자
심래정, 늦잠(Forty Winks), 2024, 종이에 잉크, 53×72.5cm / 전은지 기자

‘늦잠(Forty Winks)’도 ‘마스터 파일’과 비슷한 분위기다. 소용돌이와 함께 그로테스크한 이미지, 작가가 표현한 ‘사람’의 이미지가 어우러진다. 계속 보고 있으면 최면에 걸리듯 잠이 들어버릴 것 같은 느낌이다. 작지 않은 캔버스에 세세하게 표현한 부분도 감상 포인트다.
 

늦잠(Forty Winks) 일부분 / 전은지 기자
늦잠(Forty Winks) 일부분 / 전은지 기자

이 작품에도 영국의 물리학자인 폴 데이비스가 쓴 ‘침묵하는 우주’의 한 부분이 적혀있다. 어쩌면 이 문구가 심래정 작가가 이번 전시를 통해 나타내고 싶은, ‘살아있는 인간들의 다양한 모습’을 제대로 보여주는 부분이 아닐지 추측해 본다.
 

심래정, 폭풍 속으로(In a Storm), 2024, 캔버스에 아크릴릭, 잉크, 60×60cm / 전은지 기자
심래정, 폭풍 속으로(In a Storm), 2024, 캔버스에 아크릴릭, 잉크, 60×60cm / 전은지 기자
심래정, Don’t Go There, 2024, 캔버스에 아크릴릭, 잉크, 60×60cm / 전은지 기자
심래정, Don’t Go There, 2024, 캔버스에 아크릴릭, 잉크, 60×60cm / 전은지 기자

‘폭풍 속으로(In a Storm)’와 ‘Don’t Go There’은 마치 닮지 않은 이란성 쌍둥이처럼 비슷하다. 한쪽은 소용돌이가 폭풍의 눈처럼 표현되어 있지만, 눈과 발이 있어 귀엽기도 하다.

반면 다른 쪽은 위험한 폭풍 속으로 가지 말라는 경고의 메시지를 던지듯, 강렬한 주황색이 작품의 전체적인 분위기를 지배하고 있다. 시선도 역시 서로를 경계하듯 쳐다보는 게 금방이라도 폭풍의 갈등이 일어날 듯하다.
 

심래정, 붉은 하늘, 2024, 핸드 드로잉 애니메이션, 반복 재생 / 전은지 기자
심래정, 붉은 하늘, 2024, 핸드 드로잉 애니메이션, 반복 재생 / 전은지 기자

이 작품은 전시장 전체에 흐르는 음악과 함께 즐길 수 있는 애니메이션이다. 붉은색 벽면을 배경으로 볼 수 있는 작품인데, 작가가 이번 전시를 기획하며 영감을 받았다는 ‘붉은 북’과 심장 박동 소리를 표현했다는 퍼커션 소리가 조화롭다.

애니메이션 속 검은 생명체는 자신의 일부를 떼어내어 돌에 붙이는가 하면, 다른 생명체를 자신의 내부로 흡수하기도 한다. 남성의 상반신만 보이는 부분에서는 통조림 캔 안에서 눈알을 꺼내 먹는 듯한 모습이 나오는데, 마치 약육강식의 사회를 그대로 보여주며 비판하는 듯하다.
 

심래정, 붉은 행성(The Red Planet), 2024, 판화지에 아크릴릭, 잉크, 56×65.3cm / 전은지 기자
심래정, 붉은 행성(The Red Planet), 2024, 판화지에 아크릴릭, 잉크, 56×65.3cm / 전은지 기자

‘붉은 행성(The Red Planet)’은 화성을 떠오르게 하는 작품이다. 화성에 물이 있었다는 흔적이 발견되면서, 생명체가 존재할지도 모른다는 가정하에 다양한 탐사가 진행됐다. ‘Breathe out(숨을 내쉬어라)’이나 ‘warm little pond(따뜻한 연못)’와 같은 문구를 보면, 생명체가 존재한다는 설을 토대로 만든 작품이 아닐까 짐작해본다.
 

심래정, 노래 좀 불러줘요(Sing Me a Song), 2023, 캔트지에 잉크, 79×110cm / 전은지 기자
심래정, 노래 좀 불러줘요(Sing Me a Song), 2023, 캔트지에 잉크, 79×110cm / 전은지 기자

만화처럼, 생명력 있는 의자가 노래를 부르는 듯한 느낌이다. 노래를 불러달라고 하지만, 정작 노래는 의자 자체가 부르고 있는, 편안한 느낌의 작품이다. 대체로 붉은색의 작품이 많지만, 이 작품은 노란색의 밝은 기운을 준다. 전시회와 대조되는 듯하다.
 

심래정, 무제, 2024, 세라믹, 26.5×16.5cm / 전은지 기자
심래정, 무제, 2024, 세라믹, 26.5×16.5cm / 전은지 기자
심래정, 무제, 2024, 세라믹, 지름 31.5cm / 전은지 기자
심래정, 무제, 2024, 세라믹, 지름 31.5cm / 전은지 기자
심래정, 무제, 2024, 세라믹, 지름 28.4cm / 전은지 기자
심래정, 무제, 2024, 세라믹, 지름 28.4cm / 전은지 기자

특별한 제목이 없는 세라믹 작품이 많다. 그러나 그 안에서 작가가 표현하고 싶은 재미있는 요소가 많아 보인다. 손잡이 달린 물병 같은 작품에는 ‘HOT WATER’라는 문구와 함께 물고기 한 마리가 있는데, 물고기는 뜨거운 물에서 살 수 없는 것처럼, 반전의 재미를 준다.

‘NO SWEAT’는 ‘걱정 말아요’라는 뜻의 문구이지만, 따로 떼어 보면 ‘SWEAT’이 땀이라는 뜻을 가지고 있어, 땀이 나지 않는다는 경고 표지판 느낌의 작품이다.
 

공간을 나누는 붉은 문 / 전은지 기자
공간을 나누는 붉은 문 / 전은지 기자

전시장과 문화공간을 나누는 붉은 문을 열고 나오면, 또 다른 세상이 펼쳐지는 듯하다. 이곳에는 심래정 작가의 세라믹 작품이 설치되어 있다. 마치 누군가를 초대하는 느낌의 식탁이 차려져 있다.
 

심래정, 너의 식탁 1, 2024, 세라믹 6점, 설치 / 전은지 기자
심래정, 너의 식탁 1, 2024, 세라믹 6점, 설치 / 전은지 기자
식탁 위 다양한 세라믹 오브제 / 전은지 기자
식탁 위 다양한 세라믹 오브제 / 전은지 기자

‘너의 식탁 1’는 귀여운 느낌의 세라믹 오브제가 설치되어 있었다. 두 사람이 사이좋게 앉아서 브런치를 먹을 것 같은 느낌이다. 그러나 여기에는 또 다른 반전이 숨어있다.
 

오브제를 모으면 ‘FUCK’이라는 단어가 완성된다 / 전은지 기자
오브제를 모으면 ‘FUCK’이라는 단어가 완성된다 / 전은지 기자

식탁 근처에 설치된 일부 오브제는 형태가 독특하거나, 글자가 새겨져 있는 것들이 있었는데, 이를 모으면 ‘FUCK’이라는 단어가 완성된다. 영어로 심한 욕이지만, 심래정 작가는 이를 두고 삶을 유머러스하게 표현하고 싶었다고 설명했다. 그저 하나의 재미있는 요소로 감상하면 될듯하다.
 

심래정, 런 오프 엣 더 마우스(Run Off at The Mouth), 2023, 캔트지에 잉크, 71.5×51.4cm / 전은지 기자
심래정, 런 오프 엣 더 마우스(Run Off at The Mouth), 2023, 캔트지에 잉크, 71.5×51.4cm / 전은지 기자

‘런 오프 엣 더 마우스(Run Off at The Mouth)’는 ‘쉴 새 없이 말하다’는 뜻이 있다. 그러나 의자를 의인화한 듯한 이 작품에 눈은 있지만, 입은 없다. 그래서일까 말을 하고 싶지만, 입이 없는 의자는 불만이 가득한 눈빛이다. 입을 그려준다면 무슨 말을 늘어놓을지, 벌써 귀마개를 하고 싶어지는 느낌의 재밌는 작품이다.
 

심래정, 너의 식탁 2, 2024, 세라믹 7점, 설치 / 전은지 기자
심래정, 너의 식탁 2, 2024, 세라믹 7점, 설치 / 전은지 기자
식탁 위 오브제들 / 전은지 기자
식탁 위 오브제들 / 전은지 기자

붉은 문 옆, 열린 공간으로 들어서면 어두운 회의실 한 곳이 등장하는데, 이곳에 ‘너의 식탁 2’가 설치되어 있다.

어두운 사이로 보이는 오브제들이 띄엄띄엄 보이는데, ‘너의 식탁 1’과는 분위기가 너무 다르다. 고독한 독거남의 식탁을 보는 느낌이다. 저녁을 먹으며, 술 한잔 곁들이는 모습이 상상된다. 그 고독함을 삼지창 촛대와 ‘LOVE’라고 적힌 커다란 오브제가 더해준다.
 

심래정, 감각, 2024, 핸드 드로잉 애니메이션, 반복 재생 / 전은지 기자
심래정, 감각, 2024, 핸드 드로잉 애니메이션, 반복 재생 / 전은지 기자
식탁에 똑같은 오브제가 설치되어 있어 실감 난다 / 전은지 기자
식탁에 똑같은 오브제가 설치되어 있어 실감 난다 / 전은지 기자

식탁 가장 끝부분에는 ‘감각’이라는 애니메이션과 함께 오브제가 놓여있는데, 영상 속에서 방금 튀어나온 듯한 느낌이다.

영상과 함께 보면 하얀색 그릇은 케이크이고, 그 옆은 와인처럼 보이는데, 영상을 보지 않고 본다면, 강아지 밥그릇과 그 안에 놓아둔 뼈다귀 간식처럼 보이기도 하다. 의자에는 아무도 앉아있지 않지만, 영상처럼 누군가가 앉아있는 듯한 느낌을 준다.
 

붉게 꿰맨 달 포스터 / 전은지 기자
붉게 꿰맨 달 포스터 / 전은지 기자

심래정 작가의 개인전 《붉게 꿰맨 달(The moon)》은 전시 형태 자체가 독특해 보는 즐거움도 있지만, 그 안에 작가가 표현하려는 삶의 모습은 절대 즐겁지만은 않았다. 우리가 주변에서 볼 수 있는 살아있음이 때로는 재밌게, 때로는 심오하게, 때로는 슬프게 느껴지는 전시였다.

무엇보다 전체적인 붉은 색 이미지와 심장 박동을 표현한 음악이 깊은 울림을 주며, ‘살아있음’이란 이런 느낌이라는 것을 와닿게 해주었다.

《붉게 꿰맨 달(The moon)》은 보글맨션의 갤러리 마프에서 오는 4월 4일까지 매주 수, 목, 금 오후 1시부터 오후 6시까지 전시가 진행된다. 붉은색으로 표현된 인간의 생명력과 삶을 엿보고 싶다면, 방문해 보기를 추천한다.

2017년 내내 뜨거운 감자였던 전안법은 현실과 다른 불합리함으로 수공예 작가들의 목을 죄어오는 올가미 같았습니다. 극적으로 개정안이 통과되면서 많은 작가들이 한숨 돌릴 수 있게 됐지만 아직 바뀌어야 할 부분이 많이 남아있습니다. 핸드메이커는 이러한 불합리에 ‘NO’를 외치기 위해 시작됐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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