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책 읽고, 술 익고, 사람이 있는 곳, 독립서점이자 술집 ‘책, 익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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책 읽고, 술 익고, 사람이 있는 곳, 독립서점이자 술집 ‘책, 익다’
  • 윤미지 기자
  • 승인 2021.05.25 13:56
  • 댓글 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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책과 술과 사람에 대한 이야기
책 읽는 술집 ‘책, 익다’의 전유겸 대표를 만나다

[핸드메이커 윤미지 기자] 보통 고즈넉한 독서에는 커피나 차가 어울린다고 생각할 것이다. 책을 읽을 때 차 한 잔의 여유를 즐기며 차분한 마음으로 읽어야 한다고 여길지 모르지만 의외의 마실 거리가 독서 시간을 더 흥미롭게 채워줄 수도 있다. 바로 ‘술’이다. 

책을 읽으면서 술을 마신다는 게 생경하게 느껴지는 이도 있을 수 있다. 게다가 술은 마시다 보면 취할 수 있어서 책 내용에 잘 집중할 수 있을지 의심을 하게 될지 모른다. 하지만 책에 술을 곁들이게 되면 상상하지도 못했던 장점을 만날 수 있다. 

독립서점이자 술집 ‘책, 익다’ /책, 익다 인스타그램 (@book.ikda)

독립서점이자 술집인 ‘책, 익다’는 독특하게도 책과 술을 함께 즐기는 공간이다. 그간 책과 커피의 조합만을 고집해왔다면 이 공간을 만나서 조금 생각이 달라질 수도 있다. 혼자만의 위로가 필요한 날, 천천히 술에 취하며 책을 읽어보는 것은 어떨까. 감정 이입을 끌어올리는 술이라는 도구는 의외로 책과 굉장히 잘 어울리는 요소일지도 모른다. 책 읽는 술집 ‘책, 익다’의 전유겸 대표를 만나서 책과 술에 관한 이야기를 나눠보았다. 
 

‘책, 익다’의 전유겸 대표 /윤미지 기자

독립서점 겸 북펍 ‘책, 익다’에 관해 소개해주세요

책, 익다는 말 그대로 ‘책 읽고, 술 익고, 사람 있는 곳’이라는 컨셉을 가지고 시작했어요. ‘책 읽는 술집’이라고 생각해주시면 되는데요. 제가 ‘익다’라는 표현을 굉장히 좋아하거든요. 개인적으로 책이나, 술이나, 사람도 저는 시간이 지나면서 점점 좋아진다는 것에서 긍정적인 이미지를 느낍니다. 그 ‘익다’라는 표현을 서점의 이름에 꼭 넣고 싶었고요. 어떤 관점에서 볼 때 술, 책, 사람에 대해서 공통적인 표현을 찾았다고 볼 수도 있겠네요. 그 세 가지가 중심이 되는 공간으로 만들고 싶었어요.

이 이야기는 뒤에서 연결이 좀 될 수 있을 것 같긴 한데요. 책도 보통 사람들의 이야기를 담은 책을 많이 선정하고 있어요. 이 공간에 왔을 때 옆에 누군가가 있을 것 같고 그 사람의 이야기가 내 얘기 같고 그런 부분을 고려하면서 책 익다를 운영하고 있습니다. 전체적으로 따뜻한 공간이 되기를 바라고 있습니다. 
 

편안하게 술 한 잔하며 책을 읽을 수 있는 공간이다. 책, 익다 내부 전경 /윤미지 기자
다양한 책을 만나볼 수 있다 /윤미지 기자

최근에 독립서점이나 북카페는 많이 접하기도 하는데요. ‘북펍’은 조금 생소하게 느껴집니다. ‘책’과 ‘술’이라는 소재를 연결하셔서 북펍을 운영하게 되신 계기는 무엇인가요

지극히 개인적인 계기이긴 하지만 말씀을 드리자면, 사실 제가 책을 읽으면서 술 먹는 시간을 좋아하거든요. 어렸을 적에는 책을 좋아하긴 했는데 많이 두드러질 정도는 아니었어요. 다만 서점을 좋아해서 산책 다녀오듯이 방문하기도 하고 자연스럽게 책과 가까워질 수는 있었는데요. 언젠가는 내가 운영하는 서점을 열고 싶다는 생각은 늘 마음 한편에 가지고 있었어요. 작년에 코로나19가 지속이 되면서 그 고민이 구체화되고 현실화 된 것 같아요. 

저 같은 경우에는 퇴근 후에 집에서 책을 읽으며 보내는 시간이 늘어나다 보니까 예전에 가졌던 생각들을 더 많이 하게 되더라고요. 그 과정에서 ‘내가 책을 좋아하고 술을 좋아하는데 그런 공간을 만들지 못할 이유가 있나’라는 생각을 했어요. 나 말고도 이런 공간을 찾는 사람이 또 있을까? 라는 고민도 해봤는데 그래도 일단 제가 좋아하는 공간을 만들어보자는 의지가 있었던 것 같아요. 

사실 최근에 코로나19로 사람들이 외출하더라도 어디 들어가는 게 힘들고 또 누군가와 같이 시간을 보내는 게 많이 어려워졌잖아요. 근데 어느 순간부터는 점점 혼자만의 시간을 보내는 게 조금은 익숙해지고 있는 것 같기도 해요. 그러면서 자연스럽게 그런 공간을 찾게 되고, 또 혼자서 있어도 불편하거나 이상하지 않은 공간이 필요하다는 생각이 들었어요. 그런 면에서 책과 술이라는 게 혼자만의 시간을 보낼 때 좋은 친구가 될 수 있겠더라고요. 
 

술과 책이 함께 어우러진 공간 /윤미지 기자
때로는 혼자, 때로는 둘이 책을 읽기에 좋은 공간 /윤미지 기자 

책과 술을 함께 즐길 때 얻을 수 있는 장점도 있을까요

그럼요. 사실 독서 할 때 술을 마시는 것이 엄청난 장점이 있지만, 이걸 진짜 느껴본 사람은 많지 않은 것 같아서 아쉽게 느껴질 때도 있거든요. 저는 책을 읽을 때 꼭 책 한 권을 다 읽어서 완독하는 것만이 정답이라고 생각하진 않아요. 책 안에 한 구절만이라도 개인에게 감동적이거나, 유익했거나, 기억에 남아 있다면 그 책은 좋은 책이고, 그 독서도 의미가 있다고 생각해요. 

술이 한 잔 들어갔을 때 책을 읽게 되면 평소에 쉽게 느끼지 못했던 여러 가지 감정이 극대화되고요. 아무래도 몰입이 잘 된다는 느낌을 받을 수 있죠. 보통 책을 읽을 때는 맨정신으로 읽는 것이 일반적이고 커피랑 책이 어울린다고 생각하는 분들이 많지만, 저는 의외로 술을 마시며 독서를 할 때 얻는 감상도 굉장히 특별한 점이 있다고 생각합니다.


책 소개도 해주시는 거로 알고 있는데요. 독특한 점은 책과 어울리는 술을 함께 추천해주시더라고요. 특별한 이유가 있는지 궁금합니다 

사실 어떤 책과 어떤 술이 반드시 어울린다는 공식은 존재하지 않는 것 같아요. 저는 그냥 책과 술을 좋아하는 사람일 뿐이기도 하고요. 다만 어떤 책을 읽는다고 할 때 어떤 분위기 속에서 읽으면 더 좋을지 정도는 권할 수 있다는 생각이 들어요. 하나의 책이 가지고 있는 분위기나 느낌이라는 게 있잖아요. 어떤 책을 사람들이 읽는다면 그 책을 중심으로 함께 공감할 수 있는 감정이라는 게 있는 것 같더라고요. 물론 세상에 정해진 건 없지만, 감정을 공유하는 하나의 방법으로 책과 어울리는 술을 추천하기도 합니다.
 

감정을 공유하는 방법 중 하나, 술 /윤미지 기자

그럼 최근에 추천해주신 책과 술은 무엇인가요

최근에는 고유 작가님의 ‘밤수성이 풍부해서요’라는 책을 추천했어요. 사실 이 책을 이야기하기 위해서는 작가님이 앞서 출간한 ‘1개월 : 우울증 극복 일기’라는 책을 먼저 언급할 수밖에 없을 것 같은데요. 독립서점 운영을 준비하면서 여러 가지 책들이 저에게 영향을 줬는데 고유 작가님의 책이 특히 많은 영향을 줬어요. 따뜻한 마음이 느껴지는 글이기도 했고요. 그런 부분에서 영향을 많이 받았어요. 우울증을 겪으시면서 글이라는 소재를 통해 마음을 표현하셨는데, 낮에 쓴 글하고 밤에 쓴 글이 조금씩 다르잖아요. 그래서 이걸 분류해서 묶어놓은 책이에요. 이 책을 읽으면서 정말 북마크를 많이 했던 것 같아요. 나에 관한 생각도 천천히 해볼 수 있었고요. 

책과 어울리는 술로 함께 추천했던 건 ‘메이커스 마크 Maker’s Mark’라는 위스키에요. 전반적인 맛을 설명하자면 씁쓸함이 느껴지는데 끝 맛에서 스파이시한 향과 맛이 느껴져요. 저는 이 술의 스파이시한 끝 맛이 책과 잘 어울린다는 생각이 들었어요. 뭔가 인생을 생각해 볼 때 달달한 화이트 와인보다는 조금 씁쓸하면서 스파이시한 이 술이 어울리는 것 같아 함께 묶어서 추천하게 됐습니다. 
 

책, 익다에서는 책과 어울리는 술을 함께 추천한다 /책, 익다 인스타그램 (@book.ikda)

책을 큐레이팅하실 때 가장 중점적으로 생각하시는 요소는 무엇일까요

가장 먼저 생각하는 부분은 ‘책, 익다’라는 공간에 오시는 분들을 위한 책을 선별하는 것이 중요하다고 느꼈거든요. 이곳을 방문하시는 분들이 책을 읽은 후에 어떤 생각을 할까라는 점을 많이 고려하게 되고요. 아까 앞에서 말씀드렸듯이 ‘보통 사람들의 이야기’라는 주제가 책, 익다의 북 큐레이팅에서 가장 중점적인 요소라는 생각이 들어요. 현재는 그 부분에 초점을 맞춰서 한 공간에 ‘직업’에 관한 책들을 쌓아가고 있어요.

오해를 이해로 만든다는 얘기도 있잖아요. 내가 그 사람이 어떤 사람이고 무엇을 하는 사람인 줄 알면 조금이라고 더 그 사람을 이해하려고 하지 오해가 더 심해지진 않더라고요. 약간 직업에 관한 이야기를 모으는 이유이기도 해요. 우리가 가진 다양한 직업군에 대해서 알 수 있는 책을 선별하고 있어요. 경비 업무를 하시거나, 미화 업무를 맡으신 분까지 정말 우리가 일상에서 많이 접하는 다양한 직업군이 있잖아요. 하지만 개인의 이야기를 하나하나 알지는 못하죠. 우리는 타인의 삶에 대해 그냥 내 옆을 스쳐 지나가는 사람 정도로만 생각하지만, 개인마다 자신의 사정과 삶이 있다는 점을 생각해서 직업에 관한 책을 많이 모아두고 있어요. 
 

다양한 사람들의 이야기가 모여있는 곳 /윤미지 기자
책은 개인에 관해 다양한 이야기를 담고 있다 /윤미지 기자

책, 익다에서는 책의 카테고리를 어떤 방식으로 구분하는지도 궁금해요

사실 책, 익다는 책의 카테고리 자체를 엄격하게 구분하고 있지는 않아요. 어느 정도 책을 분류하고 싶은 부분은 모아서 관리하긴 하는데요. 일반적으로 대형서점에 가면 테마에 따라서 분류하잖아요. 인생에 관한 서적이나, 정신적으로 위로를 받고 싶을 때 읽을 수 있는 책도 있고요. 근데 저는 뭔가 너무 책의 카테고리가 분류되어 있으면 불편하게 느껴지더라고요. 위로를 받기 위해서 어떤 책을 펼쳐보기까지 여러 가지 상황이 있을 수 있잖아요. 근데 너무 단정적으로 한 테마를 선별해서 나눠놓는 것은 조금 어려운 것 같아요. 그래서 저는 비슷한 분위기 정도로는 책을 분류하긴 하는데, 책에서 무엇인가 얻어가는 것은 독자의 몫인 것 같아서 제가 인위적으로 구분 짓고 싶다는 생각은 안 들었어요. 

완벽하게 섹션을 구분하지 않다 보니까 자연스럽게 우연히 자신의 취향에 맞는 재미있는 책을 발견할 수 있는 재미도 있겠죠. 
 

우연히 취향에 맞는 책을 발견할 수 있는 곳. 책, 익다에서는 책 분류를 엄격하게 구분하지 않는다 /윤미지 기자

바인드북과의 협업도 눈에 띄는 부분인데요. 어떤 활동을 기대해 볼 수 있을까요

바인드북에서 처음 제안을 주셨을 때 굉장히 기쁘게 받아드리고 준비를 했던 것 같아요. 인액터스라는 단체에서 여러 가지 프로젝트를 진행하고 있는데 그중의 하나가 바로 바인드북이에요. 바인드북은 동네 책방, 독립서점을 활성화하기 위한 프로젝트를 진행하고 있고요. 동네 책방들이 지금 겪고 있는 어려운 점들을 돌아보고, 또 어떻게 하면 대중이 동네 책방에 다시 방문할 수 있을까 하는 고민을 거쳤다고 볼 수 있는데요. 그 첫 시작으로 온라인몰을 만들어서, 여러 동네 서점의 책방지기들이 책을 큐레이션 해서 제안하기도 합니다. 지금은 협업하는 과정에서 몇 가지 아이디어를 주고받고 있어요. 전반적으로 중점을 두는 것은 어떻게 하면 동네 책방을 많은 분이 찾아주시고 가까이할 수 있을까를 같이 고민하고 있고 아직은 초창기 단계라고 말씀드릴 수 있겠네요. 

얼마 전에 협업을 통해서 큐레이션 요청을 받고 책 두 권을 추천하게 됐어요. 한 권은 원도 작가님의 책 ‘경찰관속으로’ 그리고 다른 한 권은 기사님이라는 필명의 작가님께서 출간한 책 ‘모두가 기다리는 사람’이라는 도서예요. 

큐레이션 한 두 가지 책 중에 ‘경찰관속으로’는 제가 이 공간을 만들 때 영향을 받았던 도서 중 가장 첫 번째로 꼽을 수 있는 책이에요. 제가 이 책을 읽고 독립작가님들의 책을 많이 다루는 서점을 만들고 싶다라고 생각을 했었거든요. 어떻게 보면 이 부분은 책, 익다의 정체성이라는 생각도 들어요. 이 책은 현직 경찰관께서 가명으로 글을 써서 출간하셨고요. 경찰관으로서 제복 안에 감춰진 이야기들을 누군가에게 편지 쓰듯이 편하게 쓴 책이에요. 사실 책 자체는 담담하게 쓰였다는 느낌이 있는데 저는 이 책을 읽다가 눈물이 나기도 했어요. 엄청 슬프게 쓰려고 쓴 책이 아님에도 담담한 표현에서 오히려 눈물이 났고, 그만큼 기억에도 많이 남는 책이라 추천을 하게 됐어요. 
 

책 '모두가 기다리는 사람' /책, 익다 인스타그램 (@book.ikda) 

5월에는 책, 익다에서 어떤 도서들을 만나볼 수 있을까요

정해져 있다기보다는 저도 책방지기로서 계속 찾고 있어요. 현재로서는 ‘직업’에 관한 책을 많이 찾고 있습니다. 처음부터 책을 완벽하게 입고하고 시작할 수도 있었지만, 천천히 찾아가는 것도 재미있는 경험이라는 생각이 들었어요. 또 그 과정에서 이곳을 방문하시는 분들이 읽고 싶은 책도 다양하게 입고할 수 있겠다 싶기도 했고요. 

또 요즘 현대 사회가 굉장히 바쁘고 빠르게 돌아가잖아요. 그 과정에서 피로도를 느끼는 분들도 계실 수 있는데, 쉽게 말해서 독서를 통해 위로를 받을 수 있도록 ‘괜찮아’라고 다독여주는 책들을 찾고 있어요. 아까 말씀드렸었는데 저는 이 공간을 찾는 분들이 따뜻한 곳이라는 느낌을 받았으면 좋겠거든요. 괜찮다는 이야기를 담은 책을 선별하고 싶고, 특히 ‘혼술’하러 오시는 분들이 많기도 하고요. 저는 그분들이 독서와 술을 함께 즐기면서 자연스럽게 위로를 받길 바라고 있어요. 

이런 이야기를 해도 괜찮을지 약간 고민이 되기도 했지만, 어떤 분이라고 특정하지 않고 말씀을 드리면 종종 오셔서 책을 읽다가 눈물을 흘리시는 분들도 계시거든요. 편하게 독서하실 수 있도록 가서 말을 걸거나 하진 않기 때문에 책이 슬퍼서 우시는지, 혹시 어떤 사정이 있으신지는 정확하게 알 수 없지만 구석 자리에서 책을 읽다가 우시는 분들도 계세요. 사실 성인이 되면 편하게 우는 기회가 흔치 않기 때문에 저는 그런 것도 감정의 해소에 도움이 된다는 생각이 들어 좋아 보였어요.
 

책 읽기 좋은 어두운 저녁. 독립서점 '책, 익다'의 모습 /책, 익다 인스타그램 (@book.ikda)

개인 취향에 따라 다르겠지만, 독서할 때 가장 맛있게 먹을 수 있는 술이 있다면 추천해 주실 수 있나요(이왕이면 도수가 낮은 술 중에 뭐가 있을까요)

사실 애주가와 애독자는 엄연히 다른 분야기 때문에 추천하는 게 어렵긴 한 거 같아요. 하지만 도수가 낮은 술 주에 제가 조심스럽게 추천을 드리자면, ‘와인’이 책과 함께 참 잘 어울리는 술이라는 생각이 들어요. 저는 개인적으로는 ‘위스키’를 독서할 때 즐겨 마시기는 해요. 근데 책과 가장 어울리는 술이라고 한다면 와인을 첫 번째로 꼽고 싶어요.

와인을 꼽은 이유는 일단 빨리 취하는 술은 아니에요. 와인이 가지는 느낌이 처음 한 모금이 입에 들어왔을 때, 머금었을 때, 넘겼을 때 그 느낌이 전부 다르거든요. 소주나 맥주를 가볍게 한 모금 먹는 것과도 비슷할 수 있지만, 와인은 조금 천천히 음미하면서 먹을 때 맛을 다양하게 느낄 수 있어요. 도수도 와인이 보통 13도 정도 되는데, 책을 읽어가는 속도에 맞춰서 천천히 취할 수 있다는 게 장점이라고 볼 수 있습니다. 
 

책과 어울리는 술, 와인 /책, 익다 인스타그램 (@book.ikda)

북 펍 ‘책, 익다’를 운영하시면서 대표님의 관심사는 최근 어떤 것에 집중되어 있는지 궁금합니다

사실 저는 다 같이 잘 살았으면 하는 바람이 있어요. 요즘 양극단에 있는 사람들끼리의 혐오 문제가 사회적으로 많이 대두되잖아요. 결국 사람과 사람끼리 만났을 때 따뜻함이 있었으면 좋겠다고 생각하거든요. 전반적으로 사회가 확증편향 되어가는 경향이 있다는 생각이 드는데 그런 부분이 불편하게 느껴지기도 하더라고요. 저 자체도 그런 사람이 될 수 있고 누구나 그런 사람일 수 있긴 하지만 그러지 않기 위해서 다 같이 노력하면 좋지 않을까. 이런 생각을 하고 있어요. 다 같이 싸우지 않고 잘 사는 세상에 대한 것들이요. 그래서 책도 개인에 관한 책을 많이 집중하게 되는 것 같아요. 서로 알게 되면 싸우지 않으니까요. 

내면에 어떤 것을 채우고 있는지에 따라서도 생각하는 것이 많이 달라진다고 봐요. 그래서 코로나19가 좀 끝나고 나면 이곳에서 책이나 글 관련해서 모임을 해도 좋을 것 같다는 생각이 들고요. 또 작가와 독자의 만남에 대해서도 계획해보면 좋겠다 싶었어요. 코로나19가 끝나면 책 익다에서 다양한 소모임이 계획될 예정이니 주목해주시면 유익한 정보를 얻으실 수 있지 않을까 싶어요.  


모든 책을 좋아하실 것 같지만, 가장 좋아하는 책과 여기에 어울리는 술이 있다면 소개 부탁드립니다

좋아하는 책을 하나만 꼽는다는 게 쉽지는 않지만, 지금 기준으로 말씀을 드리면 정세랑 작가님의 책 ‘피프티 피플’을 재미있게 읽었고요. 제가 서점을 통해 개인의 이야기를 수집하는 게 어떻게 보면 이 책의 영향이 좀 있어요. 이 책은 50명의 주인공이 들려주는 삶에 관한 이야기인데 우리 모두 인생의 주연이라는 생각을 이 책을 보고 했거든요. 

사실 우리는 항상 내 삶의 주인공이잖아요. 하지만 사회는 어떤 분야든 1등만 기억하게 돼요. 그 점이 좀 아쉽더라고요. 타인의 삶 속에서는 내가 조연처럼 느껴지는 건 당연하겠지만 본인 인생에서는 주연이잖아요. 개인의 삶마다 깊게 내재한 울림이 있다고 생각해요. 

여기에 어울리는 술을 하나 고르자면, 씁쓸한 ‘레드와인’을 추천하고 싶어요. 너무 달지 않은 술을 추천해 드리고 싶네요. 


개인마다 다른 방법의 독서 취향을 가지고 있는 것은 당연하지만, 대표님께서 추천하시는 독서 방법이 있다면 무엇인가요

아무래도 세상에 정답은 없고, 또 개인마다 독서량의 차이도 있다 보니까요. 독서 습관이 잡히지 않은 분께 초점을 맞춰서 추천을 드리자면 저는 하루에 시간을 정해서 책을 읽어보는 것을 권하고 싶어요. 저는 개인적으로 매일 아침 시간에 하루 30분 정도 독서 시간을 가지는 편이거든요. 그게 쉽지는 않지만 시간을 정해 놓으면 일 년간 독서량이 많이 늘게 되어 있어요. 꼭 아침이 아니어도 되고요. 독서할 때 음악을 틀게 된다면 책에 몰입할 수 있도록 조금 작은 소리로 들어보시면 좋을 것 같아요. 정리하자면 편한 시간대에 하루 30분 정도 독서를 추천해 드립니다. 만약 30분이 조금 길게 느껴지시면 처음엔 하루 10분 정도로 시작해서 천천히 늘려보셔도 좋을 거예요. 
 

 책과 술의 매력을 느낄 수 있는 곳 /윤미지 기자

마지막으로, 핸드메이커 독자분들에게 해주고 싶으신 말씀이 있다면 한 마디 부탁드립니다

핸드메이커라는 플랫폼이 문화 콘텐츠에 대한 깊이 있는 정보를 많이 주는 것 같아서 유익하다는 생각이 들어요. 문화적으로 다양한 관심사들을 접할 수 있는 것 같은데요. 독립서점에 대해서도 다룬다는 점이 신선하게 느껴졌어요. 사실 독립서점은 책방지기가 추구하는 방향에 따라 각각 고유의 매력을 가지고 있거든요. 그래서 독자분들이 살고 계신 동네, 자주 가는 동네에서 독립서점을 만난다면 주말에 어디든 한 번 방문해 보시는 것도 좋을 것 같고요. 각 독립서점만이 가진 느낌을 실제로 방문해서 꼭 느껴보셨으면 하는 바람입니다. 

 

<헬로우, 독립서점> 시리즈는 국내 다양한 독립서점을 소개하는 기사를 연재합니다. 우리는 종종 독서하고 싶어도 어떤 책을 읽어야 할지 모르기도 합니다. 대형서점에는 수많은 책을 보유하고 있지만 정작 우리 개인의 감성을 채워주는 책을 찾기란 어렵게 느껴질 때도 있습니다. 핸드메이커의 독립서점 시리즈는 그런 우리를 위한 이야기를 전합니다. 독립서점은 개인의 얼굴을 마주 보고 취향과 감성에 맞는 책을 만나기에 좋은 장소입니다. 때론 안목 있는 책방지기의 큐레이션은 독서자가 새로운 세상을 만날 수 있도록 돕기도 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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책돌이 2021-05-25 18:38:05
와... 가게가 정말 포근한 느낌이네요. 책과 술이 가게 분위기와 참 잘울려요. 꼭 가봐야겠네요. 멋집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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