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종편집 : 2021-10-23 23:55 (토)
그냥 ‘동네서점’이 전하는 행복한 로컬 라이프 ‘낫저스트북스’
상태바
그냥 ‘동네서점’이 전하는 행복한 로컬 라이프 ‘낫저스트북스’
  • 윤미지 기자
  • 승인 2021.04.21 10:18
  • 댓글 0
이 기사를 공유합니다

로컬 라이프를 통한 편안한 일상
독립서점 '낫저스트북스' 황은솔 책방 대표를 만나다

[핸드메이커 윤미지 기자] 종종 책을 읽고 싶어 찾은 독립서점에서 의외의 복병을 만나기도 한다. 쉴새 없이 사진을 찍는 사람들이 독서자를 방해할 때도 있지만 이것도 현대 사회의 작은 변화려니 생각하고 아쉬운 마음으로 다시 책의 페이지에 집중할 수밖에 없다.

중요한 것은, 독립서점 ‘낫저스트북스’에서는 있을 수 없는 일이라는 것이다. 이곳은 정중하게 사진 촬영 금지를 공지하고 있다. 책에 집중하고 싶은 이들을 배려하는 하나의 방법인 것이다.

독립서점 ‘낫저스트북스’를 찾아가는 길은 생각보다 여러 개의 골목길을 거쳐야 한다. 처음엔 가는 길이 복잡하다고 생각할 수 있으나 사실 어렵지 않다. 요즘엔 지도 애플리케이션이 있으니까 그대로 따라가기만 하면 된다. 천천히 걷다 보면 점차 주변이 조용해지고 한적한 길이 등장해 이내 이 보물 같은 ‘동네서점’을 발견할 수 있다.
 

독립서점 '낫저스트북스' 외부 전경 / 윤미지 기자
골목길에 위치하고 있는 동네 서점 '낫저스트북스'. 의자가 준비되어 있고, 서점 앞에서는 헌책을 저렴한 가격에 판매하고 있다 /윤미지 기자

흔히 자영업을 시작할 때 사람이 많이 지나다니는 대로변이나 번화가를 선택하는 경우가 많지만, 이곳은 조금 다르다. 오히려 책방이 관광지처럼 변해가는 것을 원치 않으며, 건강한 로컬라이프의 매력을 천천히 알아가고 있다는 독립서점 ‘낫저스트북스’의 황은솔 대표를 만나 이야기를 나눴다.


독립서점 ‘낫저스트북스’에 관해 소개해주세요

낫저스트북스(NOT JUST BOOKS)는 그냥 동네서점이라고 소개해 드리고 싶어요. 2018년부터 이곳 성수동에서 문을 열었고요. 제 취향을 담은 헌책방으로 시작을 했는데, 공간 역시 저의 취향을 담아서 꾸며봤어요.

성수동 새촌마을에 이사 온 지는 2년 정도 됐어요. 이사 오면서 서고가 조금 더 넓어졌다는 특징이 있고, 자연스럽게 책도 이전보다 더 많아진 것 같아요. 고즈넉하다, 평화로운 분위기가 좋다 이런 얘기를 많이 듣는데 처음부터 그걸 생각하고 꾸몄던 것은 아니고요. 단지 취향대로 만들어가다 보니 편안한 분위기의 동네서점이 된 것 같습니다.

동네 분들이 종종 왔다 갔다 하시면서 어떤 공간인지 궁금해하시는 분들이 있거든요. 알고 찾아오시는 분들도 많지만, 그냥 지나가다가 보고 물어보시는 때도 있어요. 그럼 저는 그냥 항상 ‘동네서점’이에요. 들어오셔서 책 보셔도 돼요. 이렇게 말해요. 뭔가 동네서점이 흔치는 않다 보니, 서점을 어려워하시는 분들도 의외로 있으시거든요. 저의 취향을 오롯이 담은 편안한 동네서점이라고 말씀드리고 싶어요.
 

독립서점 '낫저스트북스' 내부 전경 /윤미지 기자
책방 대표의 취향이 오롯이 담겨 있다 /윤미지 기자
계획적이지 않지만 그래서 더 정감가는 분위기다 /윤미지 기자

 

독립서점을 운영하시게 된 계기가 궁금합니다

제가 원래 회사에 다니면서 코로나19 이전부터도 재택근무를 했었어요. 친하게 지내던 동네 식물 가게가 있었거든요. 아무래도 근무지가 자유롭다 보니까 식물 가게에 가서 일도 하고 같이 놀기도 하고, 마침 제가 키우고 있는 강아지와 그 식물 가게 강아지가 친구였어요. 그래서 같이 놀라고 자주 방문도 하고 그러던 중이었는데, 그때 식물 가게가 아주 컸어요. 그 공간 한편에 달마다 브랜드를 바꿔가면서 전시하는 공간이 있었거든요. 근데 전시하기로 예정했던 작가분께서 임신하게 되시면서 취소가 된 거예요. 그래서 한 2주 정도 남아 있는 상황에서 펑크가 나서 사장님이 저한테 제안을 해주셨어요. 책을 좋아하는 것을 아니까 제가 가지고 있는 책 중에 200권 정도를 추려서 그 공간에 진열하고 판매할 수 있게 해주신 거죠. 그 부분이 계기가 됐던 것 같고요.

그때는 사실 책이 200권밖에 안 되니까 포스트잇에 메모를 써서 책에 하나씩 다 붙여놨었어요. 책을 소개하는 내용이나, 저에게 어떤 의미가 있는 책인지 등을 써서 다 붙여놨었거든요. 그때 전시 타이틀이 ‘낫저스트북스’라는 이름으로 진행됐고, 생각보다 반응이 좋았어요. 책이 팔리면 또 제가 가진 책을 가져와서 판매하고 하다 보니 한 달 예정이었던 것이 두 달, 석 달 되다가 나중에는 신간도 받게 되었어요. 그때는 한 3평 정도의 공간이었는데 그다음으로 이곳으로 이사를 와서 낫저스트북스를 운영하고 있답니다.
 

다양한 책들이 선별되어 있다 /윤미지 기자
책장 곳곳 붙어 있는 포스트잇. 책방 대표의 짤막한 메모가 붙어 있다. /윤미지 기자 

 

종종 지나가다가 동네서점을 보면 참 반갑다는 기분이 들더라고요. 대표님이 생각하시는 동네서점의 매력은 무엇인가요

일단 제가 생각했을 때 요즘 사람들이 인터넷으로 뭔가를 많이 사잖아요. 근데 저는 뭘 고르는 걸 아주 싫어하는 타입이에요. 이걸 좀 자세하게 말씀드리면 너무 많은 정보가 쏟아지면 갈피를 잘 못 찾겠다는 뜻이기도 한데요. 그래서 저도 사실 셀렉샵을 자주 이용하는 편이거든요. 제가 처음부터 고르기보다는, 어떤 관점에서 한 번 필터를 거쳐서, 저에게 진짜로 필요한 물건을 추천받을 수 있는 상점을 주로 이용해요. 동네서점이 책에 관련해서는 그런 셀렉샵의 역할을 하고 있지 않나, 이런 생각이 들더라고요. 책방지기의 추천이 있으니, 어떤 책을 읽어야 할지 고민할 시간을 단축할 수 있고요. 판매되고 있는 수많은 책 중에 동네서점은 어떤 기준에 의해서든지 한 번 선별이 되어서 들어왔기 때문에 그중에 한 권을 고르면 되는 거거든요. 어느 부분으로 봤을 때 독서에 있어서 실패의 확률을 줄여주는 경제적인 효과도 있을 것으로 생각해요.

한 가지 더 말씀을 드리자면, 뒤에 보면 뜨개용 실을 진열한 공간이 있는데요. 사실 단골손님 중에 뜨개질을 취미로 하시는 분이 계시거든요. 저도 배워보니까 재미있더라고요. 코로나19 전에는 동네 분들과 모여서 뜨개질 모임도 하고 그랬어요. 그 과정에서 실을 굉장히 많이 샀는데요. 그래서 진열해두고 판매도 해보자 싶더라고요. 동네서점의 매력이 참 다양하지만 저는 이런 점도 매력이라고 생각해요. 편안하게 동네 네트워크를 형성하고 로컬 라이프를 즐길 수 있는 점이요.
 

동네서점의 매력은 누군가의 시선과 취향에 따라 선별된 책을 만나볼 수 있다는 점이다 / 윤미지 기자
다양한 주제에 따라 책을 추천한다 /윤미지 기자
책 뿐만 아니라 다양한 소품도 만나볼 수 있다 /윤미지 기자
핸드메이드 뜨개질 소품 /윤미지 기자


장소적인 특성을 또 여쭤보지 않을 수 없습니다. 성수동 골목을 선택하신 이유는 무엇인가요

저희가 원래는 서울숲 쪽에 있었는데요. 일단은 멀리는 가고 싶지 않았어요. 자본도 한정적인 상황이다 보니까 그런 부분을 고려해서 이 자리를 원하게 됐던 것 같아요. 사실 저희가 여기 온 지 얼마 안 됐기도 하지만, 그 전에 이 동네에 상점이 많지는 않았거든요. 근데 이사 오고 2년 만에 환경이 많이 변했어요.

사실 골목을 걸어서 찾아오셔야 하는데, 저는 처음에 책이 많이 팔리지 않더라도 상관없다는 생각도 어느 정도 했거든요. 오히려 우리 서점이 속한 공간이 너무 관광지처럼 느껴지지는 않았으면 좋겠다는 생각을 하던 참이었어요. 그런 점에서 골목이라는 점이 더 마음에 들었고요. 서점이 좋아서 오시는 분들이 점점 늘어나고, 단순히 사진만 찍기 위해서 오시는 분들은 줄어들지 않을까 하는 기대감도 생겼어요. 낫저스트북스는 책에 집중하고 싶으신 분들을 위해 사진 촬영을 금지하고 있습니다.
 

로컬 라이프가 담긴 동네 지도를 무료 배포하고 있다 /윤미지 기자
정중하게 사진 촬영 금지 내용이 안내되어 있다 /윤미지 기자


책을 큐레이팅하실 때 가장 중점적으로 생각하시는 요소는 무엇일까요

처음 이곳에 자리를 잡을 때부터 지금까지 온전히 제 취향으로 선별하고 있어요. 독립출판물 입고 요청이 늘어나고 있는데, 입고 요청을 수락하거나 거절하는 것에는 당연히 기준을 가지고 있습니다. 일단은 책의 ‘만듦새’를 중요한 요소 중의 하나로 생각하는 편이에요. 저희는 일반 단행본이랑 같이 책을 팔고 있거든요. 어느 정도 책들이 나란히 꽂혔을 때 위화감이 없길 바라요. 이 말의 의미가 어떤 수준에 의해 결정된다는 말이 아니라, 일종의 작가 스스로 자신감이 책에서 나타난다고 생각하거든요. 작가분들께서 모든 부분을 집중해서 만든 책인 만큼 어느 정도 독자의 선택을 받을 수 있는 모습이길 바라고 있습니다.

두 번째는 ‘작가만이 가진 메시지’를 꼭 확인하게 되는 것 같아요. ‘왜 이 이야기는 책으로 만들어져야 하는가?’ 혹은 ‘누구나 할 수 있는 이야기라면 왜 이 책이어야 하는가’를 고려하는 편입니다.


4월에는 낫저스트북스에서 어떤 책들을 만나볼 수 있을까요

저희가 매달 추천 도서가 있거든요. ‘이달의 책’이라고 도서를 선정해서 추천해 드리고 있습니다. 계절이나 시기 등 다른 요소에 크게 상관없이 제가 추천해드리고 싶은 책을 선정하고요. 4월 ‘이달의 책’으로는 ‘시크THICK’라는 도서를 소개하고 있어요. 인권 문제를 다룬 책이고, 사실 제가 요즘 가장 많이 생각하고 있는 주제거든요. 최근 ‘미얀마 사태’ 등을 접하면서 인권 문제에 관심을 많이 가지게 됐고요. 시크는 비교적 신간이에요. 여러 가지 이론들을 담고 있으면서 페미니즘이나 인종차별, 사회적 계층에 대한 차별 이야기까지 우리 사회에서 접할 수 있는 문제에 관한 이야기를 해요. 미국에 사는 여성 흑인 작가로서 복잡하게 얽혀 있는 문제들을 개인적인 경험과 학술적인 근거를 종합해서 사회에 고발하는 듯한 책이고요.

제가 이달의 도서는 추천의 말을 항상 적는데요. 프란츠 카프카의 말 중에 ‘책은 마음에 얼어붙은 빙산을 깨는 도끼다’라는 말이 있잖아요. 제가 최근 몇 년 동안 읽은 책 중에 가장 큰 도끼가 아니었나 싶게, 좋은 의미로 충격을 받은 책이었다고 적었거든요.

저희가 북클럽을 운영하고 있어요. 홈페이지를 통해서 회원 모집을 받고요. 4개월 동안 매달 2~3권의 책을 보내드리고 있어요. 일종의 책 구독 서비스라고 생각하시면 이해하기가 쉬우실 텐데요. 독서 습관을 잡고 싶으시거나 책을 고르는 것에 어려움을 느끼시는 분들이 주로 신청하시더라고요.
 

낫저스트북스의 4월의 도서 '시크. 그리고 곳곳에 적힌 메모들의 모습 /윤미지 기자


반려견 순돌이는 또 다른 책방지기로서 역할을 하는 것 같아요. 순돌이 소개도 좀 해주세요

‘순돌이’는 제가 회사에 다니고 있을 때 양양에서 구조가 되어서 임시 보호를 하다가 입양 오게 된 강아지예요. 처음 순돌이가 왔을 때 회사에 1년 정도를 데리고 같이 출퇴근했었거든요. 재택근무로 전환을 했고 사실 그 이유는 순돌이와 보내는 시간을 늘리고 싶었던 요인이 커요. 아무리 사무실에 같이 간다고 해도 업무를 보기 때문에 순돌이와 교감하는 시간이 길지는 않았거든요. 더 같이 있고 싶은 마음에 일을 줄이고 재택근무를 하다가, 서점을 하게 된 것도 어느 정도 순돌이의 영향이 있었던 거 같아요. 오시는 분 중 순돌이를 귀여워하시는 손님들도 많아서 즐거운 하루하루를 보내고 있습니다.

지금 낫저스트북스에 오시면 한 마리의 강아지를 더 보실 수 있는데 이 아이는 이름은 ‘샘’이고요. 임시 보호 중인 강아지인데 샘을 가족으로 맞아주실 분께서 나타나시기 전까지 제가 돌보고 있어요. 샘은 3개월 된 강아지이고 온 지는 며칠 되지 않았지만 순돌이랑 잘 지내고 있어요. 서점을 하면서 세 번째 임시 보호하게 된 강아지인데 좋은 가족을 찾길 바라고 있습니다.
 

귀여운 강아지 '순돌이'. 낫저스트북스의 마스코트다 /윤미지 기자
낫저스트북스만의 특별한 책방지기 강아지 '순돌이' /윤미지 기자
임시 보호 중인 강아지 '샘' /윤미지 기자
귀여운 강아지와 책이 공존하는 공간 /윤미지 기자


‘서점’이란 대표님께 어떤 의미인가요

사실 저는 제가 서점을 운영하게 될 줄은 정말 몰랐어요. 학창 시절부터 책을 좋아했고, 사실 책에 관련한 직업은 정말 많잖아요. 그중에서 서점 운영을 하게 된 건 어찌 보면 순돌이의 역할이 커요.

그리고 사실 제가 책을 읽는 것, 수집하는 것 모두 좋아하는 편이지만 그중에서도 책을 구매할 때 굉장히 행복하다는 감정을 느끼거든요. 새로운 책을 구매하고, 읽고 그런 것에서 매력을 크게 느끼는 편이에요. 그런 점을 생각하면 저에게 서점 운영은 천직이다 싶은 게, 책을 꾸준히 사입 해야 하잖아요. 여러모로 저에게 잘 맞는 일 같아요.
 

황은솔 대표가 서점을 운영하게 된 계기이기도 한 강아지 순돌이 /윤미지 기자


독립서점 ‘낫저스트북스’를 운영하시면서 최근 들어 어떤 생각을 많이 하시는지 궁금합니다

사실 최근에 특별히 새로 생긴 관심사는 없지만, 3월 말부터 낫저스트북스가 후암동에 있는 ‘Sustainable habits’라고 하는 편집숍 겸 카페에 들어가게 됐어요. 이름부터 ‘지속가능한 습관들’로, 모든 제품이 지속가능성이라는 초점에 맞춰서 선별되어 있거든요. 저희도 역시 지속가능성이라는 주제로 서가를 채웠어요. 현재 저도 채식 지향을 하고 있고, 동물이나 환경 문제에 관심이 높다 보니 지속가능성이라는 키워드에 관해서 생각할 일이 많거든요. 대학원에서도 이와 관련한 공부를 했고요. 마침 이러한 프로젝트에 참여하게 되어서 지금도 관련 서적도 읽고 하면서 공부를 많이 하고 있어요. 공부할 수록 저한테도 참 재미있는 학문이고 현대 사회를 살아가는 우리한테도 필요한 학문이라는 생각이 들더라고요.

또 다른 관심사로는 아까 앞에서 언급했듯이, ‘인권’이라는 주제에 관해 많이 생각하고 있어요. 인간의 존엄성, 생명의 문제... 마침 오늘이 4월 16일인데요. (인터뷰 당일은 4월 16일로 세월호 참사 7주기였다) 생명과 인권에 관한 크고 작은 사건은 예전부터 있었던 일이지만 제가 나이를 먹으면서 그 부분을 더 심각하게 생각하게 되는 것 같더라고요. 미얀마 사건을 접하면서 내가 그들을 위해 직접적으로 할 수 있는 것은 없더라도 이제 그냥 지나치는 건 잘 안 되는 것 같고, 그런 책도 많이 읽으면서 적어도 관심을 기울이고 싶다는 생각을 많이 해요.
 

황은솔 대표는 다양한 생명 문제에 관심을 가지고 있다. '차별 없이 사랑하자'는 취지를 담고 있는 '러브 쌤쌤'프로젝트. '사지말고 입양하세요' 메시지를 담는다. /윤미지 기자 


모든 책을 좋아하실 것 같지만, 가장 좋아하는 책이 있다면 소개 부탁드립니다.

책을 좋아하시는 분 중에 종종 한 권을 꼽는 게 어렵다고 하시는 분들도 많지만, 저는 인생 책이 정해져 있거든요. 그래서 어렵지 않게 대답을 드릴 수 있어요. ‘장식과 범죄’라는 책인데요. 저 책은 지금은 절판이 되어서 구하는 게 쉽지는 않아요. 최근에 복간이 되어서 판매되기도 했었더라고요. 오스트리아의 건축가이자 비평가인 아돌프 로스의 책인데요. 제가 건축을 전공해서 학교 다닐 때 읽었던 책이에요. 제목에서 알 수 있듯이 허례허식이나 의미 없는 장식은 범죄나 마찬가지라는 주제에 관해 얘기하는 책이에요. 진실이라거나 본질에 관해서 이야기한다고 볼 수도 있고요. 정말 좋아하는 책이라서 많이 추천도 하는 편이고, 책을 빌려주기도 했거든요.

제가 처음 식물 가게에서 헌책방을 시작했을 때 미디어버스라는 곳에서 이 책이 복간해서 나왔어요. 운명이다 싶어서 여러 번 들여왔는데 이제는 절판이 되어서 아쉽게 생각하고 있습니다.

황은솔 대표의 인생 책 '장식과 범죄', 선반 위 제일 오른 쪽 끝에 있는 책이다 /윤미지 기자


개인마다 다른 방법의 독서 취향을 가지고 있는 것은 당연하지만, 대표님께서 추천하시는 독서 방법이 궁금합니다

추천한다고 하기는 좀 그렇고요. 제가 독서하는 방법을 그냥 말씀드려 보자면 저는 한 번에 여러 권을 읽는 습관이 있거든요. 이 책, 저 책 섞어서 읽는 편이에요. 자세히 설명해 드리자면 지금 제가 읽고 있는 책이 한 열 권 정도 책장에 꽂혀 있는데요. 어떤 책은 6개월 전에 펼친 책도 있고, 어떤 책은 지난주에 펼친 책도 있어요. 그때그때 읽고 싶은 책을 읽고요. 이를테면, 4월의 도서인 ‘시크’ 같은 책은 비교적 무거운 주제임에도 불구하고 객관적인 시선에서 쓰여진 책이기 때문에 이틀 만에 다 읽을 수 있었어요. 근데 가끔 너무 동화되는 책들이 있잖아요. 그 슬픔이나 주제에 너무 몰입하다 보면 지치게 될 때가 있는데 그래서 종종 마음을 환기 시킬 수 있는 가볍거나, 밝은 주제의 책을 번갈아 가면서 읽는 것이 제 독서법이에요.

한 가지 더 말씀을 드린다면, 번역서나 한국 작가의 책을 균형을 맞춰서 읽으려고 하는 부분도 있어요. 너무 단편적인 정보만 얻는 것보다 저는 독서를 통해서 다양한 세상을 보는 것에 초점을 맞추고 있어요.
 

취향이 오롯이 담긴 공간 /윤미지 기자


마지막으로, 핸드메이커 독자분들에게 해주고 싶으신 말씀이 있다면 한 마디 부탁드립니다

저도 성수동에서 처음 자리를 잡게 되면서 알게 된 게 ‘로컬 라이프’가 굉장히 좋다는 것을 느꼈거든요. 동네에 다른 가게를 하시는 사장님들과 친구가 되기도 하고, 어떨 땐 가족 같은 관계가 되기도 하고요. 그래서 안정적으로 잘 지내고 있는데, 자연스럽게 의식주를 성수동 안에서 해결하고 있어요. 가까운 위치의 아는 가게에서 옷을 입고, 아는 가게에서 맛있는 것을 먹고, 아는 가게에서 커피도 마시고 하거든요. 이게 생각보다 삶의 질을 많이 높여줬다는 것을 체감하고 있고, 로컬 소비가 참 괜찮다는 것을 많이 느껴요. 이게 꼭 트렌드에 국한된 부분이 아니라, 물건을 사는 것에서 사람과의 관계까지 얻는다고 생각이 들었어요. 핸드메이커 독자분들도 동네에 있는 재미나고 소소한 가게를 접해보시면 어떨까 하는 마음입니다.

 

<헬로우, 독립서점> 시리즈는 국내 다양한 독립서점을 소개하는 기사를 연재합니다. 우리는 종종 독서하고 싶어도 어떤 책을 읽어야 할지 모르기도 합니다. 대형서점에는 수많은 책을 보유하고 있지만 정작 우리 개인의 감성을 채워주는 책을 찾기란 어렵게 느껴질 때도 있습니다. 핸드메이커의 독립서점 시리즈는 그런 우리를 위한 이야기를 전합니다. 독립서점은 개인의 얼굴을 마주 보고 취향과 감성에 맞는 책을 만나기에 좋은 장소입니다. 때론 안목 있는 책방지기의 큐레이션은 독서자가 새로운 세상을 만날 수 있도록 돕기도 합니다.



댓글삭제
삭제한 댓글은 다시 복구할 수 없습니다.
그래도 삭제하시겠습니까?
댓글 0
댓글쓰기
계정을 선택하시면 로그인·계정인증을 통해
댓글을 남기실 수 있습니다.
주요기사