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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매일매일 특별한 OOTD] 2021 패션 트렌드② - 우아하고 화려한 복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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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매일매일 특별한 OOTD] 2021 패션 트렌드② - 우아하고 화려한 복고
  • 전은지 기자
  • 승인 2021.01.20 13:00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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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핸드메이커 전은지 기자] 옷을 좋아하고, 패션에 관심이 많은 사람은 쉽게 옷을 버리지 못한다. 유행은 다시 돌아오기 때문에 그때마다 트렌드에 맞게 코디를 해야 하기 때문이다. 패션 크리에이터, 유튜버 ‘옆집언니 최실장’으로 유명한 최희승 스타일리스트도 2021년 패션 트렌드 콘텐츠 영상에서 “유행을 하다가 극으로 가면 완전 다시 반대로 간다”고 말했다. 그래서인지 패션 전문가들이 추천하는 올해 트렌드에도 과거의 느낌이 살아있는 복고풍 디자인이 많았다.


패션은 돌고 돌아 과거로 간다

지난해 액세서리로 곱창 밴드나 비즈 반지 등 고전적인 아이템이 유행한 모습만 봐도 알 수 있듯이 복고 트렌드가 꾸준히 이어지고 있다. 특히나 Z세대가 복고를 바라보는 시각이 남다르다는 점에서 올해도 돌고 돌아온 패션의 순환이 지속될 것으로 보인다.
 

올해도 새로운 느낌의 복고가 유행할 것으로 보인다. 브랜드별 컬렉션을 보면 길이가 긴 형태의 바지나 치마, 상의가 많았다 / pixabay
올해도 새로운 느낌의 복고가 유행할 것으로 보인다. 브랜드별 컬렉션을 보면 길이가 긴 형태의 바지나 치마, 상의가 많았다 / pixabay

옛날에 유행했던 것들을 ‘힙’하게 바라보는 Z세대의 레트로 동경을 ‘뉴트로(New-Tro)’라는 신조어로 설명하는 것만 봐도 알 수 있다. 뉴트로는 복고를 뜻하는 레트로(retro)와 새로움의 뉴(new)가 합친 말로, 복고를 새롭게 즐기는 것을 의미한다.

올해 유행할 패션 트렌드를 보면 바지의 허리선이 골반까지 내려간 로우라이즈나, 통이 넓은 와이드 팬츠, 어깨 디자인이 강조된 상의나 재킷, 몸에 딱 붙지 않고 자연스럽게 떨어지는 긴 기장의 상의나 원피스, 바지 등이다. 모두 과거에 유행했던 스타일이지만, 지금 디자인은 그때와 달리 고급스럽다. 청출어람이라는 말처럼 뉴트로 감성을 입은 복고는 촌스럽기보다는 세련미를 갖추고 있다.


상의와 하의, 길고 우아하다

최근 이슈가 되며 인기를 끌었던 드라마 ‘펜트하우스’를 보면, 부유층에 속하는 주인공들의 의상에도 시선이 집중된다. 그중에서도 선한 역할이면서, 죽은 딸의 복수를 위해 고군분투했던 심수련(이지아 분)의 스타일은 우아하면서도 고혹적인 매력이 넘친다.
 

배우 이지아 인스타그램 @e.jiah
드라마 펜트하우스에서 배우 이지아는 배역의 느낌을 살리기 위해 우아한 느낌의 의상을 자주 입었다 / 배우 이지아 인스타그램 @e.jiah

극 중 심수련이 입는 스타일은 긴 치마나 바지다. 특히나 바지는 통이 넓은 와이드 팬츠다. 와이드 팬츠는 와이드 레그 모델이라고도 하며, 위, 아래 모두 폭이 똑같이 직선으로 넓게 이어지는 슬랙스를 말한다. 그 때문에 걸을 때마다 치맛자락처럼 움직이는 모습을 보면, 우아한 느낌을 더한다.
 

와이드 팬츠나 긴 스커트 형태가 유행할 것으로 보인다 / pixabay
와이드 팬츠나 긴 스커트 형태가 유행할 것으로 보인다. 레트로 외에도 미니멀리즘이나 집콕 패션도 영향을 준듯하다 / pixabay

무엇보다 와이드 팬츠가 긴 스커트는 날씬하거나 키가 커 보이는 등 체형 커버에도 효과적이며, 통이 넓으므로 편안하게 입을 수 있다는 장점이 있다. 자칫하면 촌스러워 보일 수 있지만, 컬러나 소재 등으로 충분히 보완할 수 있으며, 와이드 팬츠의 한 종류라고 할 수 있는 테이퍼드나 부츠컷과 같이 변형된 디자인도 색다른 연출을 하도록 돕는다.

상의가 긴 스타일도 올해 컬렉션에서 보인 트렌드 중 하나인데, 길고 넉넉한 상의나 재킷에 와이드 팬츠나 긴 스커트를 입는 모습도 많았다. 이는 고대 그리스, 로마 시대에 입었던 튜닉 스타일과 비슷하다.

튜닉(Tunic)은 T자 모양으로 허리와 엉덩이를 덮는 옷으로 라틴어로 속옷을 뜻하는 튜니카(tunica)에서 유래했다. 통이 넓은 것이 특징이며, 이름처럼 속옷이나 외투 역할을 했다고 한다.
 

6세기 비잔틴 어린이가 입었던 튜닉 / 위키미디어
6세기 비잔틴 어린이가 입었던 튜닉 / 위키미디어

지역마다 튜닉의 모양이 조금씩 달랐는데, 인도에서는 튜닉을 ‘쿠르타(kurta)’라고 불렀다. 옷깃이 없이 네크라인, 소매 등에 화려한 자수를 놓는 경우가 많았다. 인더스 문명을 담은 테라코타 조형물인 ‘Lady of the spiked throne’에서는 원뿔 형태의 가운처럼 생긴 튜닉이 묘사되어 있으며, 뉴델리의 어머니 여신상은 짧고 타이트한 튜닉을 입고 있다고 한다.

유럽의 켈트족은 그리스 역사가인 디오도로스의 기록에 의하면, 망토 형태로 된 튜닉을 입은 것으로 보인다. 계절에 따라 겨울에는 무겁고, 여름에는 가벼웠다고 하며, 스트라이프나 체크무늬 디자인이 많았다고 한다.

고대 그리스의 튜닉은 그 사람이 사는 도시를 알 수 있는 장식을 했으며, 빨간색, 보라색, 녹색 등으로 염색했다고 한다. 형태는 로마의 튜닉과 거의 유사했다고 한다.
 

승마클래스에서 입는 앵거스티클라비아, 짧은 튜닉을 입은 로마의 인부 / 위키미디어
승마클래스에서 입는 앵거스티클라비아, 짧은 튜닉을 입은 로마의 인부 / 위키미디어

로마의 튜닉은 입은 사람의 지위를 나타냈다고 한다. 기원전 3세기부터 시민들이 입었는데, 튜닉의 길이, 무늬나 장식, 폭이 어떤 직업을 가졌느냐에 따라 달랐다. 원로원 의원들은 튜닉에 보라색 줄무늬나 보라색 꽃이 수 놓여있는 라티클라부스라는 띠를 둘러 입었으며, 승마 클래스 구성원들은 길게 두르는 토가 아래에 세로로 긴 줄무늬가 있는 앵거스티클라비아라는 튜닉을 입었다. 군인이나 육체노동자, 노예 등은 무릎 위까지 올라오는 짧은 형태의 튜닉을 입었다. 아마도 활동적인 측면에서 편리하게 했던 것이 아닐까 한다.
 

튜닉은 점점 발전해 긴 원피스 형태이거나 상의와 하의를 겹쳐입은 듯한 스타일로 변형됐다 / pixabay
튜닉은 점점 발전해 긴 원피스 형태이거나 상의와 하의를 겹쳐입은 듯한 스타일로 변형됐다 / pixabay

현대로 갈수록 튜닉은 긴 원피스 형태로 발전했다. 가톨릭에서는 미사 때 신부가 착용하는 제례복을 말하기도 하며, 허리나 무릎까지 내려오는 통형의 재킷이나 블라우스 또는 그와 비슷한 형태의 옷이 됐다. 또는 상의와 치마가 이어진 형태나 긴 재킷과 치마를 입어 겹쳐 입은 듯한 느낌도 볼 수 있다. 튜닉과 같이 통이 넓은 형태의 옷이 유행하는 것과 트레이닝복이 패션 트렌드에 일부가 된 모습을 보면, 요즘 사람들은 편한 옷을 추구한다는 것을 짐작할 수 있다.


은은하게 비치는 시스루

1960년대 후반부터 유행했다는 시스루 역시 복고 바람을 타고 올해 트렌드로 선정됐다. 말 그대로 비치는 형태의 옷이며, 누디룩, 베어룩이라고도 한다. 레이스, 망사, 오건디처럼 얇게 비치는 천을 사용한다.
 

흔하게 볼 수 있는 시스루 패션이지만, 주변의 시선 때문에 쉽게 도전하기는 어렵다 / pixabay
흔하게 볼 수 있는 시스루 패션이지만, 주변의 시선 때문에 쉽게 도전하기는 어렵다 / pixabay

요즘 볼 수 있는 시스루 패션은 18, 19세기 유럽으로 거슬러 올라간다. 당시 여배우 중 동양 역할을 맡은 이들이 랩 오버 드레스 패션을 입었는데, 그 모양이 목욕 가운처럼 얇아 몸매가 드러나는 등의 이유로 비판을 받았다고 한다.
 

엘리자베스 비제 르 브룬이 그린 ‘슈미즈를 입은 마리 앙투아네트’. 그 당시의 시스루 패션의 시작이라고 할 수 있는 슈미즈를 앙투아네트 왕비가 유행시켰다고 한다 / 위키미디어
엘리자베스 비제 르 브룬이 그린 ‘슈미즈를 입은 마리 앙투아네트’. 그 당시의 시스루 패션의 시작이라고 할 수 있는 슈미즈를 앙투아네트 왕비가 유행시켰다고 한다 / 위키미디어

여러 비판에도 불구하고, 패션에 대한 감각이 뛰어났던 프랑스 여성들을 중심으로 얇게 비치는 드레스가 유행했던 것으로 보인다. 프랑스의 왕비로 이름을 떨친 마리 앙투아네트는 프랑스의 초상화가로 유명한 엘리자베스 비제 르 브룬이 그린 초상화에서 슈미즈를 입고 있다.

슈미즈(chemise)는 당시 유럽 여성들이 속옷처럼 입었을 정도로 리넨으로 만든 얇은 원피스 형태의 옷이다. 속옷이기 때문에 헐렁하고 얇았으며, 팔꿈치도 길지 않았고, 드레스를 입기 전 코르셋, 페티코트 아래에 받쳐 입는 용도였다. 이런 속옷을 유행시킨 것이 마리 앙투아네트다. 현대 의상으로 따지면 슬립이나 민소매 러닝 등의 이너웨어라고 생각하면 된다.
 

스코틀랜드 풍자만화가 이삭 크룩생크가 1799년 그린 캐리커처. 당시 프랑스 여성들이 착용한 의상을 풍자했다 / 위키미디어
스코틀랜드 풍자만화가 이삭 크룩생크가 1799년 그린 캐리커처. 당시 프랑스 여성들이 착용한 의상을 풍자했다 / 위키미디어

속옷을 겉옷처럼 입기 시작하면서 점차 시스루 패션은 거리로 나왔다. 18세기 후반부터 모슬린으로 만든 신고전주의 가운이 유행했다. 평직물로 얇게 짠 형태이기 때문에 몸에 달라붙고, 몸매가 훤히 비칠 정도였다고 한다. 풍자와 비판이 일자, 19세기에는 속옷을 불투명한 색으로 입는 등 몸매가 비치지 않도록 해 품위를 유지했다고 한다.

20세기에는 더욱 과감해졌다. 1913년 미국에서 속살이 비칠 정도로 노출이 심한 드레스가 ‘X-ray 드레스’라는 이름이 붙어 유행하자, 경찰은 X-ray 드레스를 금지할 것을 권고했으며, 포틀랜드 시장이었던 러셀 앨비는 X-ray 드레스를 입은 여성을 체포하라고 명령을 내렸다고 한다.
 

부분적으로 비치는 형태의 시스루 패션이 많다 / pixabay
부분적으로 비치는 형태의 시스루 패션이 많다 / pixabay

본격적으로 시스루룩의 유행이 시작된 1960년대에는 입생로랑에서 시스루룩을 만드는가 하면, 런던에서는 속옷을 입지 않은 채 입는 쉬폰 드레스가 등장했다. 보석디자이너 다니엘 스토네스쿠는 시스루 블라우스에 브래지어처럼 착용할 수 있는 바디 주얼리를 등장시키기도 했다.

요즘의 시스루는 속옷을 과감히 드러낼 정도로 발전해, 속옷을 비슷한 색으로 입거나, 다른 색으로 입어 개성을 표현하기도 한다. 형태도 다양해서 속옷이 드러나기도 하지만, 소재를 부분적으로 사용해 팔이나 어깨 등만 비치기도 한다. 때로는 눈살을 찌푸리게 만들 수 있으니 적당히 입는 것도 좋겠다.


어깨에 강한 포인트를 주다

상의와 하의가 길고 통이 넓어진 것처럼, 시스루룩이 등장하는 것처럼 올해 패션에는 ‘이래도 되나?’ 싶을 정도의 과감하고 과장된 디자인이 트렌드가 되는 듯하다. 어깨에도 남다른 포인트가 들어가는데, 과거 유행했던 파워숄더와 퍼프 슬리브다. 두 가지 디자인은 상반된 이미지를 가지고 있다.
 

pixabay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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파워숄더는 이름처럼 어깨 부분에 패드 등을 넣거나 화려한 장식을 달아 어깨 부분을 과장되게 표현한다. 실험적인 디자인이기도 하지만, 도시적인 이미지를 부각하고 세련되어 보이게 한다. 파워숄더는 보통 재킷에서 많이 발견할 수 있는데, 1980년대 사회에 진출한 여성들이 주로 입었다고 한다.

여러 패션 관련 논문을 살펴보면, 파워숄더 디자인이 들어간 옷은 단순한 옷일 수 있지만, 이를 통해 여성들도 남성만큼 능력을 발휘할 수 있으며, 사회의 일원으로 성공적으로 진출했다고 표현하는 도구였음을 알 수 있다.
 

pixabay
여성스러운 퍼프 슬리브 / pixabay
1938년 스포츠 경기를 지켜보는 여성들의 옷에서도 퍼프 슬리브를 쉽게 발견할 수 있다 / 위키미디어
1938년 스포츠 경기를 지켜보는 여성들의 옷에서도 퍼프 슬리브를 쉽게 발견할 수 있다 / 위키미디어

퍼프 슬리브(Puff sleeve)는 중세 시대 왕족이나 귀족 여성들의 드레스를 떠오르게 할 만큼 여성적인 느낌이 강하다. 어깨가 봉긋 솟아오른 듯한 느낌의 퍼프 슬리브에 허리를 날씬하게 보이기 위해 착용한 코르셋, 엉덩이 등 하체를 풍성하게 보이게 만드는 페티코트 등 모두 여성의 신체적인 아름다움을 강조한 디자인이기 때문이다. 여성적인 이미지가 강한 동시에 신분을 나타내기도 했다. 중세 시대 초상화를 봐도 알 수 있지만, 고귀한 여성일수록 퍼프 슬리브 외에도 옷깃이 넓게 과장된 드레스를 입었다.
 

퍼프 슬리브가 들어간 의상은 레트로 느낌을 그대로 살려준다 / pixabay
퍼프 슬리브가 들어간 의상은 레트로 느낌을 그대로 살려준다 / pixabay
중세 여인들 초상화에 등장하는 퍼프 슬리브, 줄리엣 슬리브, 비라고 슬리브 / 위키미디어
중세 여인들 초상화에 등장하는 퍼프 슬리브, 줄리엣 슬리브, 비라고 슬리브 / 위키미디어

퍼프 슬리브 보다 길이가 길어지면 풍선과 비슷하다고 해서 벌룬슬리브(balloon sleeve), 어깨의 퍼프 디자인은 그대로인 채, 팔길이만 길어진 형태는 줄리엣 슬리브(Juliet sleeve), 소매를 리본 등으로 묶어 퍼프 슬리브가 여러 개 연달아 이어진 듯한 디자인을 비라고 슬리브(virago sleeve)라고 한다. 퍼프 슬리브는 여성복에서 주로 발견되는 디자인이지만, 귀여워 보이는 느낌도 강해 아동복에 사용하기도 한다.


캔버스에서 옷으로 간 그림, 다양한 프린트들

복고 디자인에서 빠질 수 없는 것이 촌스러우면서도 화려한 프린트다. 투박하고 강렬한 디자인, 네온 등의 화려한 색채, 옷 위에 그림을 그린 듯한 느낌의 프린트 등 종류는 매우 다양하다.
 

/ pixabay
프린팅 패션에는 플라워 패턴이나 직접 그림을 그린듯한 프린팅이 유행할 것으로 보인다 / pixabay
이국적인 느낌을 살리는 타이다이 패션 / flickr
이국적인 느낌을 살리는 타이다이 패션 / flickr

특히나 프린트는 계절적 느낌을 살리기 좋다는 장점이 있다. 봄에는 플라워 패턴이 가장 인기를 얻으며, 여름에는 타이 다이처럼 이국적인 느낌을 주거나 식물, 레터링 등 톡톡 튀는 느낌의 패턴이 많다. 옷으로 입기 부담스럽다면, 다양한 무늬가 프린팅된 스카프로 포인트를 주어도 좋겠다.


항상 해가 바뀌고 처음 시작되는 1월은 그해에 무엇이 달라지고 유행할 것인지 기대하게 된다. 특히나 2021년은 코로나에서 벗어날 수 있다는 희망 때문에 더욱 궁금했다. 지난해와 비슷하게 레트로에 대한 갈망이 여전히 이어지는 것을 보면, 아마도 지난해 뽐내지 못한 개성을 올해는 보여줄 수 있을 것이라는 패피들의 기대감이 아닐까 싶다. 편안함과 복고, 그 사이에서 유행은 돌고 돈다는 진리를 다시 한번 깨닫게 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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