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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자생각] 한국인은 왜 결혼을 꺼리게 됐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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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자생각] 한국인은 왜 결혼을 꺼리게 됐나
  • 박정민 기자
  • 승인 2023.04.03 10:42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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왜 한국인은 결혼하지 않을까/ pexels
왜 한국인은 결혼을 꺼리게 됐나 / pexels

[핸드메이커 박정민 기자] 혹자는 요즈음 한국 사회의 가장 큰 문제점에 대해 '출산율 감소'라고 콕 집어 말한다. 실제로 그럴지도 모른다. 출산율이 감소해 인구절벽의 위기가 오고 있고, 생산 가능 인구는 줄어드는데 노년층은 늘어나면서 한국 인구구조가 기형적으로 변해가고 있는 것은 주지의 사실이다. 

통계청에 따르면 한국은 지난 2016년 생산가능인구가 3,704만명으로 정점을 찍은 뒤 급속히 감소하고 있다. 인구절벽 현상이 발생하면 생산과 소비가 줄어드는 등 경제활동이 위축돼 심각한 경제위기가 발생할 수 있는 것으로 전해진다. 

예를 들어 우리나라를 한 가족이라고 가정하면 부양해야 할 가족은 많은데 돈을 벌 수 있는 가족 구성원이 현저히 줄어들어 종국에는 큰 위기가 닥칠 수도 있다는 것이다.

소득이 있는 국민이라면 의무적으로 내고 있는 국민연금도 저출산으로 가입 기준 나이인 18세 이상 60세 미만의 인구수가 줄어들면서 가입자가 감소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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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문가들은 국민연금 적립금은 약 30년 후인 2055년~ 2057년이면 고갈될 것이라고 예상한다. 때문에 2055년 즉 현 33세(90년대생)이 되면 수령 연금이 0원이 될 것이라는 것. 때문에 윤석열 정부의 가장 시급한 과제 중 하나가 '연금 개혁'이 됐다. 

"결혼해야 한다"는 인구 절반에 불과

최근 통계청이 발표한 바에 따르면 결혼해야 한다고 생각한 이들의 비중은 인구의 절반에 불과한 것으로 나타났다. 

지난달 23일 통계청이 발표한 '2022 한국의 사회지표'에 따르면 지난해 기준 만 13세 이상 인구 가운데 결혼을 해야 한다고 생각한 사람의 비중은 50.0%로 집계됐다.

성별로 보면 남자는 절반 이상(55.8%)이 결혼을 해야 한다고 생각했지만 여자는 44.3%만이 결혼을 해야 한다고 답했다.

남자보다 여자가 결혼을 해야 한다고 생각하는 비중이 낮은 것을 보면 여성들은 육아와 직장일을 병행하기가 힘든 상황 때문인 영향도 있는 것으로 분석된다.
 

많은 여성들이 일과 육아의 병행을 힘들어 한다/ pexels
많은 여성들이 일과 육아의 병행을 힘들어 한다/ pexels

결혼 후 자녀가 필요하다고 생각하는 사람의 비중은 65.3%로 나타났는데 이는 2년 전과 비교했을 때 2.7% 감소한 수치다.

10대의 경우에는 결혼 후 자녀가 필요하다고 생각한 사람이 41.1%에 불과했고 20대 역시 자녀가 필요하다고 생각하는 비율은 44.0%로 나타나 10~20대 과반은 결혼을 하더라도 자녀를 갖지 않아도 된다고 여기는 것으로 나타났다.

30대에서도 결혼 후 자녀가 필요하다고 생각한 사람은 54.7%에 그쳤다. 

결혼 말고 동거?

그렇다고 해서 연애를 하지 않거나 동거를 하지 않는 것은 아니다. '동거'에 대한 인식도 가부장적 제도 하의 '절대 해선 안되는' 그런 보수적인 개념이기 보다는 최근에는 50~60대 일부 장년층에서도 '동거를 해보고 결혼을 하는 게 낫다'는 말이 나오기도 한다. 

채널A 프로그램 '결혼 말고 동거'에는 실제로 결혼식이나 혼인신고를 하지 않고 같이 살기만 하는 일반인 부부 여럿이 나와 자유로운 연애관과 동거관에 대한 의견을 개진해 주목을 끌기도 했다. 

실제로 최근에는 '결혼'이라는 제도권 안에 들어가기 보다는 보다 자유롭게 연애하고 동거하는 커플들이 늘고 있는 것으로 알려져 있다. 

결혼 꺼린다면 그 이유는

예전에 N포세대라는 말이 한창 유행한 적이 있다. N포세대는 지금으로부터 7~8년 전께 나온 취업시장 관련 신조어로, 어려운 사회적 상황으로 인해 취업이나 결혼 등 여러 가지를 포기해야 하는 세대를 뜻하는 말이다. 

결국에는 취업이 안돼서, 경제적인 이유로 결혼을 꺼리게 된 것일까. 실제로 이를 뒷받침해 줄 수 있는 설문조사 결과가 있다. 

지난 해 인구보건복지협회가 19세~34세 비혼 청년 1047명을 대상으로 결혼 의향에 대해 조사한 결과 49%는 부정적(하고 싶지 않은 편+절대 하지 않을 것)으로 답했고 51%는 하고 싶지 않은 편, 꼭 할 것이라고 다소 긍정적으로 답했다.

결혼 계획이 없는 이유에 대해서는 남성의 71.4%는 '경제적 여유가 없어서'라고 답했고 여성은 가장 큰 이유로 '혼자 사는 게 행복해서'(37.5%)라고 꼽은 것으로 나타났다. 

남성의 과반이 경제적 이유로 결혼하지 않으려 한다는 것.
 

여전한 취업난/ pixabay
여전한 취업난/ pixabay

여성은 '육아 병행'이 힘들어서 결혼 꺼리나

실제로 결혼 적령기의 여성들과 대화를 통해 그들의 이야기를 들어보면 결혼을 여자에게 상당히 불리한 제도라도 생각하는 이들이 많았다. 

여자들은 결혼하면 출산, 육아를 해야 하는 경우가 많기 때문에 그럴 경우 일반적으로 꾸준히 경력을 쌓아온 남성들 보다는 '경력 단절'이 될 가능성이 농후한 것은 사실이다. 

흔히 '경단녀'라고 불리는 경력 단절 여성은 아이가 어느 정도는 자립할 수 있을 만큼 키워 놓고 다시 사회에 나가서 일을 구했을 때 그 경력 단절의 기간 때문에 구직이 막히게 되는 경우가 많은 것.

가끔 나이 지극한 어르신들 중에 '여자는 집에서 살림을 하는 것이 순리다'라는 식으로 얘기하는 분들을 몇 번 본 적이 있다. 신체 구조상 혹은 자연의 법칙 상 어쩌면 그게 맞을 수도 있다. 

또 다른 이들은 지금의 인구 위기도 여성들이 사회생활을 활발하게 하면서 생긴 현상이라고 주장하기도 한다. 개인의 생각과 주장은 자유이니까 굳이 말리지 않겠다. 

다만, 젠더 갈등이 많은 세대인 MZ세대들 앞에서 그런 주장을 펼치다간 밤길에 뒤통수 조심해야 할 지도 모를 일이다. 

여성도 자아실현해야

매슬로우의 '인간의 욕구 5단계'에 따르면 인간의 욕구는 생리적 욕구, 안전의 욕구, 사회적 욕구, 존경의 욕구, 자아실현의 욕구가 순차적으로 이뤄진다. 그러니까 자아실현의 욕구는 인간의 욕구 중 가장 최상위 단계의 욕구다.

그렇다면 이 자아실현을 남자만 하라는 법이 있을까? 꿈을 갖고 꿈을 키우고 그것을 위해 노력하고 또 그것을 이루고 난 뒤의 보람을 남자만 느껴라? 어불성설인 것 같다. 

개인적인 생각으로는 이혼율도 영향을 미치지 않았을까 싶다. 갈수록 높아지는 이혼율과 이제는 주변에서 흔히 볼 수 있는 '돌싱'들을 보면서 결혼에 대해 부정적 관념을 가질 수도 있는 가능성도 높아보인다. 

또 경우에 따라 다르겠지만 결혼을 한 사람들은 대체로 '혼자 살고 싶다'는 생각을 하게 되고 그 생각을 미혼자들에게 전파하게 되면 미혼자들은 알게 모르게 그런 주변인들의 말에 귀 기울이게 되기도 하는 것 같다. 

 

여성도 자아실현 해야/ flicker
여성도 자아실현 해야/ flicker

결혼 기피 현상 막을 수 있을까

그렇다면 어떻게 해야 결혼 꺼림 현상으로 인한 인구 절벽의 심각한 문제를 막을 수 있을까. 

정치권에서는 하루가 멀다하고 저출생 대책을 내놓고 있다. 정부는 만 0~1세 아동을 둔 가구가 지급되는 부모급여를 내년부터 100만 원으로 올린다는 계획이다. 현재 부모들이 받고 있는 부모급여는 매달 70만 원. 

또 만 1세 아동에게는 월 35만 원에서 50만 원으로 부모 급여를 늘여간다는 방침이다. 또 최근 국민의힘에서는 자녀를 셋 이상 출산한 남성에게는 군대를 면제해 준다는 식의 정책적 아이디어를 내놓기도 했다. 물론 이는 여성 단체 등으로부터 심한 반발을 사기는 했다. 

그렇다면 수많은 N포 세대를 양성했던 취업난 그리고 취업난을 불러일으킨 사회 구조적인 문제가 해결되면 결혼, 출산율이 늘어날까? 그렇지는 않을 것 같다. 

수많은 사회학자들, 정치학자들이 연구를 거듭하고 있지만 비혼, 비자녀는 거스를 수 없는 시대적 흐름이 된 것은 아닐까. 농경사회에서는 노동력을 얻기 위한 방법 중 하나로 많은 자녀를 출산했지만 산업화, 기계화가 이루어지면서 인간의 노동력은 그 필요성이 줄게 됐다.  

그리고 사람들의 가치관도 가족 중심에서 개인 중심으로 옮겨가면서 결혼에 대한 개념이 예전과는 확연히 많이 바뀌어가고 있는 분위기다. 
 

가족의 모습/ fixabay
흔히 생각하는 안정적인 가족의 모습/ fixabay

일전에 애국심이 투철한(?) 어르신이 '결혼해서 자식 넷쯤 낳으라고 그게 나라를 위하는 길'이라고 독려하신 적이 있다. 솔직히 그 말을 새겨 들었다기 보다는 한 귀로 듣고 한 귀로 흘렸지만. 

애국심이 남달라서 나라 걱정해서 연애를 하고 결혼을 하고 자녀를 출산하는 경우는 극히 드물 것이다. 그렇다고 해서 이렇게 큰 사회적 문제를 그냥 간과하기에는 조금 찝찝하다고 표현하는 것이 맞을까. 

결혼과 출산은 개개인 선택의 문제이기 때문에 누군가 떠민다고 될 일은 아니다. 하지만 만약 나라 사랑이 지극하다면 지금이라도 늦지 않았으니 한번 전향적인 생각으로 노력해 보는 건 어떨까. 아울러 급변하는 사회 환경과 가족 형태의 변화, 이에 따른 제도적 지원과 '결혼'을 받아들이는 가치관에 대한 고민은 계속될 것 같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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