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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자생각] 노인들에게는 키오스크도, 영어 범벅인 화장품도 여전히 어렵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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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자생각] 노인들에게는 키오스크도, 영어 범벅인 화장품도 여전히 어렵다
  • 김서진 기자
  • 승인 2023.03.14 09:00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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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울특별시와 롯데GRS 간 업무협약서 /서울시

[핸드메이커 김서진 기자] 최근 서울시는 시민들이 많이 이용하는 롯데리아, 엔제리너스, 크리스피크림도넛 등을 보유한 대표 외식기업인 롯데GRS와 9일(목) 서울시청에서 「디지털 약자와의 동행」을 위한 업무협약을 체결했다고 밝혔다. 

이번 협약을 통해 서울시와 롯데GRS는 우리 사회에서 어르신 등 디지털 약자에 대한 관심과 배려가 지속적으로 확산될 수 있도록 디지털 약자 친화형 키오스크 사용 환경 조성을 위한 프로그램 개발 및 롯데GRS 매장 내 선도적 설치, 롯데리아 매장 내 어르신 키오스크 교육 및 현장체험 지원, ‘서울시 디지털 약자와의 동행’ 캠페인 동참 및 디지털 안내사 활동지원 등을 상호 협력하기로 약속했다.

서울시는 디지털 배움터와 연계해 연간 500명의 디지털 약자 대상 교육 지원 및 현장 체험을 지원하기로 했다. 또한 지난해 공공부문에서 성공적으로 추진된 ‘디지털 약자와의 동행’ 캠페인에 외식기업 최초로 참여하게 되었다. 이와 함께 매장 내 키오스크를 이용하는 디지털 약자를 도울 수 있도록 디지털 안내사의 활동도 지원한다. 

김진만 서울시 디지털정책관은 “롯데GRS와의 업무협약은 디지털 약자와 더욱 폭넓게 동행하는 계기가 될 것”이라며, “그간 패스트푸드점 등 일상생활에서 키오스크 사용이 부담스러웠던 분들께는 편안하게 키오스크를 이용할 수 있는 경험을 제공하는 한편, 일반 시민분들께는 디지털 배려 문화를 확산시킬 수 있는 좋은 기회가 될 것이다”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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KFC의 키오스크 /김서진 기자

현대 사회는 기계를 다루는 것에 익숙하지 않으면, 한글보다 깨알 같은 영어를 잘 읽지 못하면 원하는 물건이나 음식 하나도 쉬이 구매하지 못하는 시대로 가고 있다고 해도 과언이 아니다.

챗GPT가 대신 논문과 소설을 써 주고, AI가 대신 만화와 웹툰을 그려 주는 시대다. 기계가 사람을 대체하면서 자연스럽게 사람들의 일자리도 기계가 대신하고 있다. 사람을 응대하는 것도 사람이었지만 이제 로봇이 사람을 응대하고, 로봇이 원두를 갈고 따끈따끈한 치킨을 튀겨 내놓는다. 카운터에서 손님들을 응대하던 직원들은 없고 손님들은 사람이 아닌 기계를 마주하며 음식을 주문한다.

패스트푸드점과 카페에서 많이 보이던 키오스크는 이제 식당, 편의점, 병원, 서비스 센터 등 어디서나 흔히 볼 수 있게 됐다. 인터넷과 핸드폰, 컴퓨터가 익숙한 젊은 세대들은 키오스크에 나오는 순서대로 음식을 주문하고 나오면 그만이지만, 키오스크는커녕 핸드폰 카톡으로 사진 한 장 보내는 것도 어려워하는 노인층이나 장애인 등 디지털 취약계층은 이 모든 게 여전히 어려울 뿐이다.

본 기자의 부모님은 흔한 60-70대이며, 핸드폰이나 컴퓨터를 잘 다루지 못하는 취약계층에 속한다. 카톡의 사진 한 장을 보내는 것, 사진 몇 장을 어떻게 보내는지 매번 알려 드려도 돌아보면 잊어버려 매번 다시 알려 드려야 하는 전형적인 디지털에 약한 사람들이다. 부모님을 모시고 밖에 나가면 이들은 키오스크를 직접 이용하지 못한다. 이들에게 키오스크는 그저 글씨와 음식 사진으로 이루어진 기계에 불과하다. 흔히 어른들이 키오스크를 이용하지 못하면 자녀들이 대신 음식을 주문한다. 젊은 층들이 키오스크를 능숙하게 다루는 것을 이들은 신기하면서, 또는 조금 부러운 눈빛으로 바라본다.
 

키오스크 이용에 문제가 있어 애를 먹는 손님과, 달려나온 직원 /김서진 기자

젊은 자녀들이 없을 때, 노인들은 대개 혼자 키오스크로 주문해야 하는데 이때 옆에서 도와주는 직원이 있거나 아니면 직접 카운터에 가서 대면 주문을 해야 하지만 두 경우 모두 없는 곳이 허다하다. 카운터에 있는 직원들은 대개 키오스크를 이용하는 사람들을 보고 있거나, 또는 음식 제조와 포장에 바빠 신경을 쓰지 못한다. 문제는 카페나 식당 카운터에서 직원이 있음에도 불구하고 자신들이 응대하는 것이 아닌 키오스크에서 주문을 하라고 안내하는 일이 비일비재하다는 것이다. 

2022년 한국소비자원에 따르면 최근 4년 7개월간(2018.1∼2022.7) 1372소비자상담센터에 접수된 키오스크 관련 소비자 불만 건수는 총 96건으로 업종 유형을 보면 ‘유통점포’가 35.4%(34건)로 가장 많았고, 이어 ‘주차장’ 22.9%(22건), ‘외식업’ 15.6%(15건) 순이었다. 키오스크 이용이 어려운 이유(중복응답)로는 ‘주문이 늦어서 뒷사람 눈치가 보임’이 52.8%로 가장 많았다. 이어 ‘조작 어려움’(46.8%), ‘기기 오류(39.1%) 순이다. 60대 이상의 경우는 ‘조작 어려움(53.6%)’의 비중이 컸고 다른 연령대에 비해 ‘주문화면의 작은 글씨로 인한 불편’(23.2%)도 비율이 높았다.

업종별 피해 경험(중복응답)으로는 외식업의 경우 ‘주문 실수를 인지하지 못해 다른 상품을 받은 경우’(93.9%)가 가장 많았고, 유통점포는 ‘상품 변경 불가’(30.4%), 주차장은 ‘할인 등 미적용’(28.6%) 등이 빈번하다고 집계됐다. 응답자 84.8%는 키오스크 조작 방법, 주문 순서 등 기능의 표준화가 필요하다고 답했다. 또한 기기 이용에 도움을 줄 수 있는 직원을 근처에 배치하거나 호출벨을 설치하는 등 편의성 개선이 필요하다고 응답한 소비자가 88.2%(441명)로 많았다. 
 

한 커피점의 키오스크 /김서진 기자

젊은층은 키오스크에 호의적인 편이다. 비대면을 좋아하는 젊은층 특성상 직원을 만나지 않고 혼자 키오스크로 주문해도 되니 남의 눈치를 보지 않아도 되고 편하다는 것이다. 그러나 키오스크는 마땅히 모든 연령층의 사람들이 이용할 수 있어야 하는 기계다. 특정층에게만 편한 기계는 오직 그들에게만 편리한 기계일 뿐이다. 노인층은 평생 기계보다 사람이 친숙했으니, 빠르게 변화하는 디지털 시대에 적응하지 못하는 건 어찌 보면 당연한 일이다. 물론 컴퓨터와 핸드폰, 키오스크를 젊은층들처럼 능히 다룰 수 있는 노인들도 많겠지만 그렇지 않은 노인층들이 어쨌든 더 많은 것도 사실이다.

현재 소비자24는 키오스크 표면에 이용 방법을 안내하고 폰트 크기를 12mm 이상, 대체 콘텐츠 제공 등을 하도록 권고하고 있지만 법적 의무사항이 아니어서 KS 표준대로 설치된 키오스크는 거의 없다. 한국소비자원 관계자는 “개정된 키오스크 한국산업표준(KS) ‘무인정보 단말기 접근성 지침’을 지키지 않은 경우가 많아 장애인·고령자 등 디지털 취약층의 접근성이 낮다”고 전했다.

2022년 소비자원이 서울‧경기 소재 공공‧민간분야 키오스크 20대를 대상으로 한 디지털 약자층 접근성 실태조사를 한 결과, 60.0%(12대)는 키오스크 기기 자체 또는 첫 화면에 이용 방법을 표시하지 않는 등 해당 지침에 부합하지 않았다. 또한 70.0%(14대)는 KS 표준에 규정된 글씨 크기(12mm)보다 작았다. 2022년 2월 과학기술정보통신부 산하 한국지능정보사회진흥원(NIA)은 키오스크 국가 표준인 ‘무인정보 단말기 접근성 지침’을 만들었다.

키오스크 검증 제도를 통해 정부에서 정한 일정 기준을 통과한 키오스크에 한해 검증 마크를 부여하고, 공공기관은 검증 마크를 받은 키오스크를 우선으로 구매해 보급하는 제도지만 국가 표준은 강제성이 없고 우선구매제도 또한 공공기관에만 적용된다는 문제가 있다. 키오스크의 종류가 너무 많고 모든 상점의 키오스크를 동일한 디자인으로 만들 수도 없다는 한계도 있다. 공공보다 훨씬 많이 키오스크를 사용하는 민간에서는 키오스크의 인터페이스가 제각각이고 키오스크를 만드는 업체들도 영세해 지속적인 투자나 개발이 적다는 단점도 존재한다. 편해서 쓰고는 있다지만, 여전히 이용하지 못하는 계층에겐 문제점이 많은 것도 사실이다. 
 

한 KFC 매장, 카운터지만 직원은 보이지 않는다 /김서진 기자

키오스크를 두면 가게 입장에서는 인건비를 아낄 수 있고, 손님을 응대하면서 일어날 문제들이 적어지니 편할 수 있다. 그러나 이들의 편안함이 키오스크를 어려워하는 사람들에게는 그저 불친절한 서비스일 뿐이다. 최소한 키오스크 옆에 상주하면서 어려움을 겪는 사람들에게 도움을 주는 성의를 보인다면 좋겠지만, 그 또한 돈이 들어가는 일이니 그게 귀찮은 사람들에게는 이런 문제 또한 고려 대상이 아닐 것이다. 심지어 카운터에 있는 직원에게 직접 주문하겠다고 말을 해도 키오스크로 가서 주문하라는 말을 듣는 것도 일상이 된 요즘이다. 키오스크를 쓰는 측의 게으름과 나태함은 더 넓게 퍼져 있는 노인층들의 소외와 불공평을 가져온다. 
 

새롭게 바뀐 설화수 디자인 /아모레퍼시픽

아모레퍼시픽은 최근 해피바스, 설화수, 이니스프리 등 자사 브랜드의 BI와 제품 디자인을 새롭게 디자인했다. 설화수 특유의 한자와 붓칠로 그린 듯한 로고를 없애고 주황색 영문 로고를 제품 용기에 적용했다. 아모레퍼시픽그룹에 따르면 설화수는 2022년부터 글로벌 20~30대 타깃의 리브랜딩(설화수 리블룸 캠페인)이 한창이다. 브랜드 모델로 블랙 핑크 '로제'에 이어 젊은 층 모델을 적극 기용하면서 K 뷰티 대표 브랜드 젊은 감성으로의 도약을 꾀하고 있다.

설화수라고 하면 특유의 한방화장품 느낌으로 어머니 세대가 즐겨 쓰거나 선물용으로 적합했던 느낌이 컸지만, 이번에 새롭게 바뀐 디자인은 그런 느낌이 없어지고 영어 폰트와 주황색이 주 이미지가 됐다.
 

리뉴얼된 해피바스의 새 용기 /아모레퍼시픽

해피바스 또한 특유의 노란색, 보라색 등 형형색색과 과일이나 꽃 같은 이미지로 유명했지만 이번에 바뀐 디자인은 영어 폰트에 단색이 주를 이뤄 용기만 봤을 땐 이게 해피바스 제품인지 바로 알아차리지 못할 정도다.

아모레퍼시픽 관계자는 이번 디자인들을 두고 "지난해부터 진행해 온 '리브랜딩'의 일환"이라며 "트렌드에 민감한 화장품 시장에서 소비자에게 매력도를 제고하기 위해 리브랜딩을 단행했다"고 전했지만 디자인은 그렇다 치고, 이전 제품에서는 그나마 조금씩 보이던 한글이 이번 제품들에서는 앞면에 아예 보이지도 않게 된 것이 아이러니하다. 
 

이전의 설화수 순행클렌징오일 제품, 이때는 한글이 보인다 /아모레퍼시픽

요즘 화장품들의 용기 디자인은 갈수록 단순해지면서 소비자들은 제품에 씌어 있는 이름으로 어떤 제품인지를 구별해야 하는데, 스킨이나 로션 등 어떤 제품인지조차 다 영어로 씌어 있다. 이번 아모레퍼시픽의 설화수나, 해피바스 같은 경우도 차라리 옛날이 더 낫다고 평하는 소비자들의 의견은 옛 설화수나 해피바스의 디자인이 훨씬 직관적이고 브랜드의 정체성을 보여줬다는 얘기다.

누군가에게는 물론 옛날 디자인이 촌스럽고 옛날 느낌이 날 수 있다. 그러나 그 촌스러움이 어쩌면 브랜드를 더 튀게 할 수도 있고, 그들만이 갖고 있던 특색조차 없어지게 만든 것일 수도 있다. 한자와 한글, 붓으로 그린 듯한 폰트로 고급스러움을 풍겼던 설화수는 제품 앞면에 씌어 있는 한글로 어떤 제품인지 최소한 알 수는 있었지만 영어 표기로 다 바뀐 이상 젊은 층이 아닌 노인층들은 마트에서 린스나 로션을 사도 어떤 게 린스고 로션인지를 한 번에 알 수가 없다.
 

새롭게 바뀐 설화수 디자인 /아모레퍼시픽

원래 설화수는 기존의 고급스러움과 화려함, 고전적이면서도 우아한 느낌이 정체성 그 자체였다. 어르신들에게 선물을 드린다든지, 제품들 또한 고가 라인으로 효도하는 아이템의 느낌이 강했다면 이번 디자인은 타깃층을 낮춰 젊은 감성을 노렸다는 얘기다. 그러나 이번 제품은 젊고 심플한 느낌으로는 성공했을지 몰라도 '설화수'라는 한국적인 이름과는 달리 한글 또한 찾아볼 수 없다. 
 

이전 해피바스의 제품들 /아모레퍼시픽
같은 제품이라고 생각하기엔 확실히 어렵긴 하다 /아모레퍼시픽

해피바스 또한 목욕탕에서, 자취방에서 사람들이 흔히 쓰는 물건으로 알려져 왔다. 글씨를 잘 읽지 못하는 노인들에게 이전의 해비바스 제품들은 색색별로 있어 노란 거, 빨간 것이라고만 해도 그나마 편하게 살 수 있었을 테다. 꽃과 과일의 화사한 이미지가 대표적이었던 해피바스의 이전 제품들은 최소한, 앞에 한글 표기라도 해 두었지만 새로 바뀐 디자인엔 한글 표기도 없이 아예 영어로만 씌어 있어 영어를 모르는 노인들은 어떤 걸 사야 할지 몰라 물어봐야 한다. 이전 제품들이 해당 제품의 향과, 어떤 성분이 들어갔는지에 대한 그림을 같이 넣어 제품 이름을 굳이 찾지 않아도 디자인으로만 편리하게 알려 주었었기에 더 아쉬운 부분이다. 
 

일반적인 화장품의 뒷면에는 한글이 보이긴 한다 /김서진 기자

제품 뒷면에 한글이 쓰여있다고는 하지만 정말 눈을 부릅뜨고 봐야 할 정도로 작아 노인층들에게는 읽기도 힘들다. 실제로 마트 직원들은 노인들이 물건을 사러 왔다가 어떤 게 샴푸고 로션이고 스킨인지를 묻는 일도 허다하며, 자녀들 또한 부모님이나 할머니, 할아버지가 읽기 쉽도록 제품에 일일이 어떤 건 로션이고 스킨인지를 크게 써서 붙여 놓는 일도 많다고.
 

나뉘어 있는 구역도, 제품 소개도 모두 영어다 /김서진 기자
화장품에는 영어밖에 보이지 않는다 /김서진 기자
영어 글자 크기도 심지어 너무 작아 보기 힘들 정도 /김서진 기자

소비자들은 뷰티나 생건 파트 관련 제품에 한글을 쓰면 무슨 문제라도 생기냐며 의아해하고 있다. 실제로 헬스&뷰티 스토어 CJ올리브영에서 판매하는 화장품들을 보면 거의 모든 브랜드들은 제품에 영어를 쓰고 있다. 로션이나 스킨, 폼클렌징 등 분야를 나누는 것도 죄다 영어다.
 

한글로 표기한 화장품도 있다 /김서진 기자
한글과 영어 병기를 표기한 화장품 /김서진 기자
이것 역시 한글과 영어를 병기했지만, 이런 제품은 일부다 /김서진 기자

정말 간혹, 제품에 한글을 쓰거나 영어와 한글을 병기해 쓰는 제품들도 있지만 극소수다. 그래서 소비자들은 알 수가 없다. 국내에서 판매되는 국내 제품들인데 왜 정작 제품에 씌어 있는 건 죄다 영어인지를 말이다. 혹자는 한글을 쓰면 디자인이 예쁘지 않아 안 팔린다는 말을 한다. 모든 글을 한글로 쓰라는 것도 아니고, 최소한 이게 어떤 제품인지는 알아야 할 것이 아닌가.

그런 점에서 한글을 이름이라도 표기를 하는 게 그렇게 디자인을 망치고 제품 외관을 방해할 정도가 되는 것이라고 한다면, 말이 안 되는 얘기다. 해피바스도, 설화수도 한글로 썼을 때 예쁜 것도 아니고 고급스러운 것도 아니며 세련된 것도 아니라면 문제겠지만 한글로 표기해도 충분히 예쁜 단어들이다.

영어로 써야 세련되고, 고급스럽고, 많이 팔린다고 어쩔 수 없다는 앵무새 같은 말이 소비자들에게 얼마나 와닿을지도 미지수다. 어쩌면 디자인 업계에서는 하나같이 다 비슷한 단순한 디자인과 한글 없는 통일된 폰트의 영어만이 대중들에게 먹힌다고 생각하는 것인지도 모른다. 언제부터인가 디자인계는 한글에 너무 박하다는 소리가 절로 나올 정도다. 한글로 된 디자인은 정말 예쁘지도, 세련되지도, 구매 욕구를 불러일으키지 않기에 안 하는 것인가.
 

영어 없이 한글로만 되어 있는 제품 /김서진 기자

디지털에, 영어에 취약한 노인 계층들은 힘들다. 키오스크 하나 못 다뤄서 주위 눈총을 받는 일이 생기고, 마트에 가서도 이게 로션인지 바디워시인지 샴푸인지를 몰라 쩔쩔매야 한다. 젊은층들에게는 상상이 잘 안 되는 일일 테니 공감조차 가지 않을 수도 있다.

어쩌면 귀찮아서, 게을러서, 또는 누군가를 배려하는 게 부족해 편리하게 쓰라고 놔 둔 키오스크를 어려워하고 디자인을 예쁘게 해 내놓았다는 제품들의 이름을 읽지 못해 어려워하는 사람들이 존재한다는 걸 잊지 않았으면 한다.

 

2017년 내내 뜨거운 감자였던 전안법은 현실과 다른 불합리함으로 수공예 작가들의 목을 죄어오는 올가미 같았습니다. 극적으로 개정안이 통과되면서 많은 작가들이 한숨 돌릴 수 있게 됐지만 아직 바뀌어야 할 부분이 많이 남아있습니다. 핸드메이커는 이러한 불합리에 ‘NO’를 외치기 위해 시작됐습니다.

손으로 무언가를 만든다는 것은 정말 매력적인 일입니다. 그들은 실을 꿰 엮기도, 펜과 물감 으로 그리기도, 흙을 빚어내기도, 금속을 녹여 두드리기도, 정성스런 요리를 만들어 내기도 하면서 작품 활동을 하고 있습니다. 우리는 그들이 만들고 있는 세상을 함께 들여다보려 합니다.

핸드메이커는 국내외 다양한 문화·예술·산업 현장을 발로 뛰며 취재하는 독립 매체로서 주체 적인 취재와 기사를 통해 여러 미디어·포털과 함께하고 있습니다. 기사의 가독성을 저해하는 광고 배너를 통해 수익을 얻을 수도 있겠지만 이는 독자를 위한 선택이 아니라고 생각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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