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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로'에 열광하는 사람들, 가까워지는 '제로'의 시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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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로'에 열광하는 사람들, 가까워지는 '제로'의 시대
  • 김서진 기자
  • 승인 2023.03.07 09:00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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칠성몰에 첫 등장한 밀키스 제로 /칠성몰 홈페이지
칠성몰에 첫 등장한 밀키스 제로 /칠성몰 홈페이지

[핸드메이커 김서진 기자] 바야흐로 뭐든지 '제로'의 시대다. 롯데칠성음료에서 밀키스 제로가 나온다는 소식이 처음 들렸을 때 대중들은 소위 '오매불망' 밀키스 제로가 나오기만을 기다렸던 듯 보였다. 그전까진 코카콜라 제로, 펩시 제로, 스프라이트 제로 등 콜라와 사이다 관련으로도 이미 여러 제로 음료가 나왔던 터였다. 

다만 콜라나 사이다 외에 밀키스는 유성탄산음료 특유의 달달한 우유 풍미와 톡 쏘는 탄산으로 유독 인기가 많았다. 밀키스 제로가 나온다는 소식은 우유나 당으로 부담이 있었던 사람들에게는 더할 나위 없는 기쁜 소식이었을 것이다. 

그리고 지난 2월 13일 10시, 롯데칠성음료 공식 직영몰인 '칠성몰'에서 최초 공개되기 이전 실물 사진이 떴을 때 사람들은 신상품을 빨리 접하고 싶은 마음에 30개가 든 박스라도 상관이 없었는지 너도나도 예약했다는 글을 인터넷 커뮤니티에 올렸다. 유당이 있어 아예 0㎉도 아니고, '제로'라는 타이틀이 있는 만큼 탄산이 원래 제품보다 세진 않아도 이들에겐 상관없어 보였다.
 

펩시제로슈거망고 /롯데칠성음료

언제부터인가 사람들은 밖에서 밥을 먹을 때, 집에서 배달을 시킬 때에도 일반 콜라나 사이다보다는 제로 콜라, 제로 사이다 등을 찾게 됐다. 패스트푸드점이나 뷔페를 가도 일반 콜라와 사이다 외에 제로 콜라, 제로 사이다 등을 구비해 두고 사람들이 선택할 수 있도록 한다. 코로나19가 오랜 시간 지속되면서 2022년 헬시 플레저(Healthy Pleasure) 트렌드가 퍼지고, 기업들은 액상과당을 대표했던 콜라나 사이다 등에서 점점 당을 빼기 시작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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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 분야에서는 롯데칠성음료가 순항 중으로, 밀키스 제로를 비롯해 제로 칼로리 음료들을 적극적으로 내고 있다. 2021년 롯데칠성음료가 낸 펩시콜라 제로와 칠성사이다 제로는 당이 부담스러운 사람들 사이에서 인기를 끌었다. 제로 음료의 인기는 실적에도 영향을 미쳤다. 지난해 연결 기준 매출과 영업이익이 각각 2조 8417억 원, 2229억 원으로 전년 대비 각각 13.4%, 22.3% 개선됐다. 특히 탄산 제품들이 독보적으로, 전년 동기 대비 18% 증가한 1266억 원을 기록했다. 음료 부문의 별도 기준 매출액은 전년 동기대비 11.6% 증가한 1조8678억 원을 기록했고 영업이익은 10.6% 늘어난 1659억 원을 기록했다.

탄산뿐만이 아닌, 주류 부문에서도 영업이익은 늘었다. 지난해 9월 처음 선보인 '처음처럼 새로'는 누적 판매량 5천만 병을 돌파했다. '처음처럼 새로'는 과당을 사용하지 않은 제로 슈거로, 롯데칠성 측에서 올해 주력 제품으로 신경 쓰고 있는 제품이다. 주류 부문도 지난해 별도 기준 매출은 전년 동기 대비 15.2% 증가한 7745억 원을, 영업이익은 50.3% 늘어난 369억 원을 기록했다. 
 

탐스제로 청포도석류향 /롯데칠성음료

롯데칠성음료는 음료 사업 영업이익은 8~13%, 매출은 3~4% 성장할 것으로 전망하며, 주류 사업은 영업이익 40~50%, 매출 8~10% 증가할 것으로 본다. 관계자 측은 "신제품의 약진과 와인 시장의 지속적 성장에 힘입어 매출이 늘었다"며 매출 증대에 앞으로도 신경 쓸 것이라 밝혔다. 

2월 출시된 밀키스 제로는 두 차례 진행된 선판매 모두 매진을 기록했고, 2차 선판매에서는 20여 분 만에 물량이 소진됐다. 이미 출시한 펩시 제로와 칠성사이다 제로는 마니아층이 탄탄한 상태로, 롯데칠성은 올해에는 '칸타타 제로', '2% 아쿠아 제로'와 델몬트 음료에도 당을 줄이는 등 제로 음료 관련 신제품을 낼 계획이다. 
 

쿨피스톡 제로 /동원F&B

현재 추세만 보면 세상에 존재하는 모든 음료가 '제로'라는 이름을 달고 나올 기세다. 롯데칠성음료의 제로 음료로 인한 영업이익 증대와 소비사들의 선호를 다른 기업들 또한 놓칠 리 없을 것이다. 동원F&B는 1일 유산균 음료 ‘쿨피스톡’을 제로 칼로리로 리뉴얼해 ‘쿨피스톡 제로’로 선보였다. 부드럽고 달달한 맛은 유지하되 당과 칼로리를 낮췄다.

동원F&B는 2021년 ‘보성홍차 아이스티 제로’를 출시한 데 이어 지난해 제로 칼로리 이온음료 ‘투명이온’을 선보이며 지난해 음료 부문 매출은 전년 대비 50% 가까이 성장했다. 동원F&B 관계자는 "건강과 체중에 대한 소비자들의 관심이 높아지면서 제로 칼로리 음료 트렌드는 지속될 것으로 보인다"며, "다양한 형태의 마케팅 활동을 늘려나가는 동시에 차별화된 기술력을 바탕으로 소비자들의 니즈에 부합하는 다양한 신제품을 선보일 것이다"라고 밝혔다. 
 

제로 맥콜 /일화

일화는 '맥콜 제로'를 선보였다. 제로 음료의 인기가 높아지면서 소비자들이 지속적으로 제로 라인 출시를 요청했고, 일화 측은 헬시 트레저 트렌드를 반영해 맥콜의 제로 슈거 버전인 '맥콜 제로'를 출시했다는 후문이다.

기존 맥콜의 구수한 보리 맛과 영양을 그대로 담았지만 건강을 중시하는 소비 트렌드에 따라 설탕 대신 수크랄로스, 아세설팜칼륨 등 대체 감미료를 사용해 당과 칼로리를 모두 낮췄다. 일화 관계자 측은 “최근 ‘제로’ 제품에 대한 소비자 수요가 크게 늘어남에 따라, 오랫동안 사랑을 받아온 스테디셀러인 맥콜 역시 제로 슈거 버전을 새롭게 선보이게 되었다”고 전했다. 
 

하이트제로0.00 /하이트진로음료

주류 업계에도 제로 바람은 강하게 불고 있다. 하이트진로음료는 무알코올 맥주 맛 음료 '하이트 제로0.00'의 500mL 캔 제품을 새롭게 출시했다. 500mL 대용량으로 용량은 늘리고 오리지널 하이트 제로0.00와 동일하게 알코올, 칼로리, 당류 모두 제로인 '올프리' 콘셉트를 유지했다.
 

'처음처럼 새로'의 모델로 선정된 배우 이도현 /롯데칠성음료

롯데칠성음료가 작년 9월 첫 선을 보인 '처음처럼 새로'는 서울, 수도권 중심 상권을 시작으로 지방 상권으로의 입점률을 지속적으로 높이고 있으며 공식 유튜브 계정에서는 한국 전래동화에 나오는 캐릭터 '새로구미(새로+구미호)'를 내세운 '새로 탄생 스토리'를 공개해 한 달 만에 약 1500만 뷰를 달성하기도 했다. 또 오비맥주의 카스제로는 2022년 4분기 논알콜 음료 시장에서 33.2% 점유율로 1위를 차지했다고 밝혔다. 
 

코카콜라제로 /unsplash

대중들이 제로 슈거 음료에 열광하는 이유는 간단하다. 액상과당이라고 하면 대표적으로 몸에 좋지 않은 것으로, 많이 섭취하면 안 좋다는 인식이 강하다. 자연히 콜라나 사이다 외에 대중들이 사랑하는 음료들엔 액상과당이 필수로 들어가고, 어쩌면 상상하는 것보다 더 많은 양의 설탕이 들어간다고 하니 마시는 입장에서는 부담이 될 수밖에 없다. 당과 탄산이 합쳐져 더 맛있는 음료수들이지만, 이전까지만 해도 음료수에서 당을 뺀다는 건 상상도 못했던 일이었다.

그러나 코로나19로 인해 사람들이 건강을 신경 쓰기 시작하고, 음료수에 필수로 들어 있던 당도 슬슬 신경쓰게 되면서 기업들 또한 자연스럽게 '그렇다면 당을 빼 볼까'라는 생각도 하게 됐을 것이다. 당을 빼도 원래 음료수 맛을 구현하는 것은 대중들을 충분히 만족시켰다. 다만 제로 음료 특유의 단 끝 맛에는 여전히 호불호가 갈리는 상황이라 제로 음료에 탄산수를 섞어 마시는 등 여러 방면으로 즐기는 사람들도 있다. 
 

제로라고는 하지만 신경써야 할 것들이 있다 /unsplash

제로 음료라고는 하지만, 질환이나 체질에 따라 많이 마시면 좋지 않다는 점도 여전히 대중들이 알아야 할 문제다. 2월 27일 미국 클리블랜드 클리닉 러너 연구소의 스탠리 헤이즌 박사는 국제학술지 ‘네이처 메디신’(Nature Medicine)에서 심장질환 위험 요소가 있는 사람의 혈중 에리스리톨 수치가 높으면 심장마비나 뇌졸중 위험도 2배 증가한다는 연구 결과를 내놓았다.

연구진은 미국인 2100명과 2018년까지 유럽에서 수집된 833명의 혈액을 분석한 결과 모든 집단에서 높은 혈중 에리스리톨 수치가 심장마비나 뇌졸중, 3년 내 사망 위험과 관련이 있다는 사실을 확인했다. 연구진 측은 "혈중 에리스리톨 수치가 상위 25%인 사람들은 심장마비나 뇌졸중 위험이 하위 25%보다 2배 높았다"며, "심장질환이나 당뇨가 있는 사람들처럼 혈액 응고나 심장마비, 뇌졸중 위험이 있는 사람들은 추가 연구 결과가 나올 때까지 에리트리톨을 멀리하라고 말할 수 있는 충분한 데이터가 있다"고 설명했다.

다만 이 연구 결과를 맹신하지는 않아야 한다는 지적도 있다. 저열량 식품 산업을 대표하는 국제협회 칼로리 관리 위원회(CCC)의 로버트 랜킨 상임이사는 "에리스리톨 같은 저열량 감미료가 안전하다는 수십 년간의 연구와 상반된 연구 내용"이라며, "연구 참가자들이 이미 심혈관질환 위험 요소를 가진 사람들이기 때문에 이 결과를 일반인들에게 확대 적용해서는 안 된다"는 말과 함께 에리스리톨 같은 대체 감미료는 국제 규제 허가에 의해 입증된 것처럼 안전하다고 밝혔다. CNN은 이번 연구가 에리스리톨과 심장마비·뇌졸중 간의 인과관계가 아닌 상관관계를 밝혀낸 수준이라 추가 연구가 필요하다고 덧붙였다. 
 

제로 초콜릿칩쿠키 /롯데제과

에리스리톨은 자연 탄수화물인 당 알코올의 일종으로 설탕을 대체할 수 있는 대체 감미료로 알려져 있다. 대체 감미료에는 스테비아, 자일리톨, 알룰로스 등 여러 가지가 있으며 에리스리톨은 칼로리가 낮고 몸에서 대사되는 것이 아닌 소변을 통해 배출되기 때문에 몸에 영향을 거의 주지 않는 것으로 알려졌다. 때문에 여러 식음료 업계에서는 대체 감미료를 사용해 단맛은 유지하면서도 칼로리를 낮추고 있고, 대체 감미료 시장 또한 빠르게 커 가고 있다.

롯데제과의 제로 초콜릿칩쿠키에도 에리스리톨이 들어가며, 롯데칠성음료의 '처음처럼 새로'에도 스테비아와 에리스리톨이 들어간다. '제로'라고는 쓰여있지만 실제로 음료들은 아예 0㎉는 아니다. 국내 식품위생법상 100㎖ 당 4㎉ 미만일 경우 0㎉로 표기할 수 있다. 어쨌든 조금이나마 열량은 존재하지만 수치가 낮아 0으로 표시된다는 것이다. 식품 영양성분 표기에 제품 내 함유량 표기의 의무도 없는 상태다. 

대체 감미료는 설탕을 대체한다고는 하지만, 장기적으로는 사람들이 단맛에 중독이 될 수 있다는 위험성이 있다. 설탕보다야 낫겠지만, 결과적으로 설탕보다 낫다고 해서 많이 먹는다면 그 또한 몸에 좋을 리는 없다. 특히 콜라나 사이다 같은 탄산음료는 제로라고는 해도 탄산이 함유되어 있어 쉽게 충치가 생길 수 있다. 무엇보다 제로 음료를 먹는다는 것에 안심해 음료와 같이 먹는 고칼로리의 음식에 죄책감이 없어질 수 있다는 것이 위험하다. 제로라고 해 냉장고에, 박스에 쌓아두고 물처럼 마시는 것 또한 좋지 않다. 어쨌든 물과 제로 음료는 엄연히 다르니 말이다. 
 

아무튼, 냉장고에 제로 음료 하나쯤은 있지 않나요 /김서진 기자

제로 음료 시장은 갈수록 성장하고 있으며, 여러 기업들이 앞다투어 제로 시장에 뛰어들고 있다. 대중들 입장에서는 어쨌든 먹는 음식이니 맛있게 먹고는 싶고, 당이 적은 음식을 죄책감은 덜 들면서 먹고는 싶을 테다. 당이 적다고 하면 건강 관리에도 도움이 되니 '헬시 플레저'라는 트렌드는 앞으로도 지속될 것이다.

2021년 국내 제로·저칼로리 탄산음료 시장은 2,189억 원으로 성장했다. 당을 적게 먹는 것도, 건강을 생각하는 것도 좋다. 먹고 싶을 때 하루에 밀키스 제로 하나 정도만 먹는 건 상관없다. 매일매일 마시거나 하루에 꾸준히 5개 이상 마시거나 하는 것만 아니라면 제로 음료는 충분히 즐겨도 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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