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느려서 더 좋아, MZ 사로잡은 아날로그 감성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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느려서 더 좋아, MZ 사로잡은 아날로그 감성
  • 윤미지 기자
  • 승인 2023.02.24 09:00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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LP 플레이어, 카세트 플레이어, 필름 카메라를 사용하는 MZ 세대 /윤미지 기자

[핸드메이커 윤미지 기자] 인공지능의 시대가 도래했다고 하지만 여전히 아날로그 감성을 추구하는 이들이 있다. 현재 아날로그 시절의 문화를 향유하는 건 놀랍게도 7080의 이야기가 아니다. 힙하고 트렌디한 세대라 불리는 MZ를 중심으로 아날로그적 문화가 스며들고 있다.

아날로그의 의미부터 짚어보자면 ‘연속적으로 변화하는 물리량을 표현하는 것’이 핵심 내용이다. 디지털 데이터는 0과 1의 조합으로 정보를 처리하지만 아날로그 데이터는 무수한 변화와 증강하는 신호를 물리적인 수치로 나타내며 처리한다. 그래서 디지털과 아날로그는 서로 반대되는 성격을 가진다.

대표적 디지털 세대라 불리는 MZ는 왜 아날로그 감성을 추구하게 됐을까. 일반적으로 아날로그를 떠올리면 오래됐고, 낡고, 투박하다고 생각하는 경향이 있다. 뭐든 간편하고 빠르게 처리하는 세상에 아날로그는 느리고 한편으로 불편함을 부르기도 한다. 하지만 MZ에겐 오히려 그 점이 개성으로 작용한다. 조금 느리고 불편해도 오히려 좋다. 모든 게 빠르고 정확한 현대에서 느리고 모호한 것이 그들에게 특별함으로 인식되는 것으로 보인다.

로파이가 주는 아날로그 감성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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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로파이(Lo-Fi)’는 ‘Low Fidelity’의 약자로 음악의 한 장르다. 말 그대로 저음질을 의미하는 음향 용어인데 1980년대 후반부터 1990년대 초반까지 인기를 끌었다. 원음에 충실하며 사운드가 균일하고 깨끗한 고음질 음악을 나타내는 ‘하이파이(Hi-Fi)와는 반대되는 개념이다.

물론 로파이라고 해서 완성도가 떨어지진 않는다. 사운드가 정리되지 않아 묘하게 거칠고 모호한 느낌을 준다는 점에서 하이파이 보다 결과물이 떨어진다고 생각할 수도 있다. 하지만 로파이만의 감성을 덧입히기 위해 작업 과정에서 일부러 원하는 형태의 잡음을 섞기도 하며 녹음된 사운드에서 잡음을 제거하지 않는 경우도 있다. 한 마디로 로파이는 특정 감성을 추구하기 위해 존재하는 하나의 음악 장르이다.
 

홈레코딩 작업에서 두드러지는 로파이 감성. 작업 과정을 통해 로파이만의 감성을 덧입힐 수도 있다. /픽사베이 

미국의 전설적인 록 밴드인 비치 보이스도 홈레코딩을 통한 로파이 작업을 한 적이 있다. ‘스마일리 스마일(Smiley Smile)’ 앨범은 로파이 장르의 시초라고 불리는데, 어떤 이유로 음반 제작이 취소되고, 전문 스튜디오가 아닌 비치 보이스의 멤버 브라이언 윌슨의 자택에서 앨범을 녹음하게 된 것이다. 다듬어지지 않은 소리가 자연스럽고 평화로운 느낌을 준다.

로파이를 아날로그 감성의 대표 주자로 꼽는 이유는 특유의 반복되는 잡음이나 소음이 과거 카세트테이프나 LP를 플레이할 때 나는 소리와 비슷하기 때문이다. ‘지지직’거리는 잡음 혹은 정제되지 않은 음원 소리가 옛날 문화만의 향수를 자극한다고 볼 수 있다.

로파이 들으면서 일하고 공부하는 MZ들

무슨 이유에선지, 국내에서 이 로파이에 대한 관심이 높아지고 있다. 정확한 시점을 짚기는 어렵지만 불과 2~3년 사이 로파이 음악을 듣는 MZ 세대 리스너가 늘기 시작했다. 레코딩 산업이 발전하면서 풍성하고 고음질의 사운드가 각광을 받는 상황을 역행하는 모습이다.

로파이가 인기를 끌게 된 이유는 다양하게 분석된다. 우선 저음질 특유의 아날로그한 사운드가 젊은 세대에겐 오히려 신선한 음악 장르로 인식됐다는 생각이 든다. 특히 하이파이 음악을 듣고 자란 Z세대에게는 로파이가 뉴트로 문화로 다가올 수 있다. 오래된 문화지만 이를 새로 접하는 특정 세대에서 새로운 개성으로 추구되는 현상이다.

또 플레이리스트 위주로 음악을 재생하는 MZ 세대의 특성도 눈길을 끈다. 특정 주제나 가수, 장르 등에서 인기 있는 음악을 모아 만든 플레이리스트 재생이 늘면서 MZ세대가 새로운 음악을 찾고 듣는 것이 어렵지 않게 됐다.

동영상 플랫폼인 유튜브에는 다양한 콘셉트의 플레이리스트들이 올라와 있는 것을 확인할 수 있는데 로파이 플레이리스트 역시 많은 마니아층을 확보하고 있다. 특히 MZ세대에서 업무나 공부에 집중할 때 로파이 플레이리스트를 재생하는 사례가 눈에 띈다. 펜데믹 사태로 인한 재택근무가 늘어나면서 직장인들 사이에서는 로파이 플레이리스트를 ‘노동요’라고 부르는 밈도 생겼다.

성동구에서 근무하는 30대 직장인 여성 김 씨는 로파이를 듣는 이유에 대해 “반복되는 잡음이나 소음이 집중에 도움을 주는 기분이다”라고 설명했다. 김 씨가 재직 중인 회사는 팬데믹 이후로 일주일에 세 번 재택근무를 시행하고 있으며, 주로 집에서 근무할 때 로파이 플레이리스트를 재생한다고 설명했다.
 

LP 재생 시 들리는 작은 잡은이
LP 재생 시 들리는 반복되는 잡음과 닮아 있는 로파이 감성 /윤미지 기자

이외에도 인디 가수부터 작곡 지망생까지 자유롭게 자신의 작업물을 업로드할 수 있는 사운드 클라우드 등의 플랫폼이 적극적으로 사용되는 점도 이유가 될 수 있다. 이는 누구나 음악을 만들어 공유할 수 있는 서비스다. 이를 통해 저음질이지만 감성적이고 개성 있는 로파이 음악의 접근성이 높아졌다고 볼 수 있다.

로파이 들으면서 운동을? 게임 OST 로파이 버전 발매도

학창 시절 체육 시간에 들었던 국민건강제조 음악을 로파이 버전으로 들을 수 있다. 국민체육진흥공단이 국민건강체조 로파이 리메이크 음원을 발매했는데, 기본 체조 음원과 함께 초기 제작된 전자음, 실로폰 버전과 함께 로파이 리믹스 곡이 수록되어 있다. 프로듀서 OVN이 재편곡하고 프로듀싱했다고 한다.
 

국민건강체조 로파이 버전 앨범아트 일러스트. 플레이 영상 갈무리. 국민체육진흥공단에서 운영하는 유튜브 채널 '백호돌이TV' 영상 갈무리
국민건강체조 로파이 버전 앨범아트 일러스트. 플레이 영상 갈무리 /국민체육진흥공단에서 운영하는 유튜브 채널 '백호돌이TV' 영상 갈무리

리니지를 상징하는 OST 10곡이 로파이 음악으로 재해석 된 리믹스 앨범도 발매됐다. ㈜엔씨소프트(이하 엔씨)의 멀티플랫폼 MMORPG ‘리니지W’가 OST 로파이(Lo-fi) 리믹스 앨범 ‘The Playlist’를 지난 15일 공식 발매했다.

‘The Playlist’는 리니지W의 감성을 담은 OST를 로파이 음악으로 재해석한 앨범이다. ▲리니지W – 메인 테마 ▲영원 ▲은둔자 ▲별을 쫓아서 등 리니지를 대표하는 10곡을 아날로그풍의 차분하고 편안한 분위기인 로파이 음악으로 감상할 수 있다.
 

리니지W 앨범 ‘The Playlist’ /엔씨소프트

또 리니지W는 ‘The Playlist’ 발매 기념 이벤트를 28일까지 진행한다고 전했다. 게임 내 삽입된 로파이 음원을 감상하고 공식 홈페이지에서 음원의 제목을 맞히는 퀴즈 이벤트다. 참여한 모든 이용자는 ‘리니지W Lo-fi 상자’를 받을 수 있고, 정답을 맞히면 추가로 ‘리니지W Lo-fi 상급 상자’도 얻게 된다. 이용자는 상자를 열어 ‘아데나, 일반 변신/마법인형 스킨 카드, 고급 체력 회복제’ 등 다양한 아이템 획득이 가능하다.

한 땀 한 땀 손으로 만든 스톱 모션 애니메이션

애니메이션 산업이 발전하면서 컴퓨터 그래픽을 활용한 완성도 있는 작품이 대거 쏟아지고 있다. 최근 개봉되는 애니메이션 영화의 경우 연출 기법이 얼마나 자연스러운 지, 애니메이션이지만 거의 실제 움직임과 다를 바 없는 화면을 통해 놀라운 몰입감을 가져다준다.

유려한 움직임의 애니메이션이 보편화된 세상에 조금 독특한 애니메이션 제작 기법도 눈에 띈다. 바로 스톱 모션 애니메이션이다. 스톱 모션 애니메이션은 수작업을 통해 완성된다. 모형이 등장하고 한 프레임 씩 모형의 움직임을 사진 촬영해 이를 이어 붙여 만드는 기법이다. 손이 많이 가고 한 장면을 완성하는데 시간이 오래 걸리는 것 또한 당연하다. 컴퓨터 그래픽을 이용한 기법보다 움직임 면에서도 매끄럽지 못하다.

유년 시절 향수를 추억하게 하는 〈패트와 매트〉 시리즈나 아드만 스튜디오의 〈월레스와 그로밋〉 시리즈 등이 이 기법을 활용한 작품이며, 유명한 애니메이션 〈보거스는 내 친구〉에도 이 기법이 일정 부분 사용됐다.

오래되고 낡은 촬영 기법이라는 편견에도 불구하고 생각보다 스톱 모션 애니메이션의 명맥은 오래 유지되고 있는 상황이다. 비교적 최근 작 중 〈크리스마스의 악몽〉, 〈코렐라인 : 비밀의 문〉 등 스톱 모션 기법을 활용해 독특한 영상미를 선보여 큰 사랑을 받은 작품도 다수다.

최근 이 스톱 모션 애니메이션을 시청하는 이들이 늘고 있다. 요즘같이 빠르고 편리한 것을 추구하는 세상에 한 컷, 한 컷 찍어 이어 붙이는 촬영 기법은 효율적이지 않다고 생각할 법도 한데, 오히려 스톱 모션 애니메이션만이 가진 감성을 선호하는 현상은 신기하게 느껴진다.

동영상 공유 플랫폼인 유튜브에서도 이 스톱 모션 애니메이션 콘텐츠가 관심을 끌기도 했다. 주로 음식을 만드는 상황을 담은 짧은 길이의 영상이 많다. 모형은 클레이나 레고 등을 소재로 제작된다. 한 프레임 씩 직접 모형을 움직여 가며 사진을 촬영하고 이를 이어 붙여 독특한 감성을 완성한다.

정교한 움직임 속에 아날로그 감성을 엿볼 수 있는 스톱 모션 애니메이션을 보면서 대부분의 시청자는 편안함과 힐링을 느낀다고 말한다. 정성 들여 만든 영상을 보며 제작 과정을 궁금해하는 구독자도 많다. 또 스톱 모션 특유의 화면 움직임과 어우러지는 잔잔한 효과음에서도 마음의 안정을 얻는 경우가 많다고 한다. 화려하기보단 고요하고 단순한 연출이 편안한 감성을 전달한다는 분석이 가능하다.

스톱 모션으로 표현한 이국적인 설원… 국내에서 선보이는 스톱 모션 애니메이션 등장

스톱 모션 기법을 활용한 애니메이션인 〈엄마의 땅-그리샤와 숲의 주인〉이 지난달 25일 개봉했다. 박재범 감독이 제작했고 러닝타임은 69분이다. 눈과 얼음의 땅에서 살아가는 설원의 소녀 ‘그리샤’가 아픈 엄마를 위해 전설로 전해오는 숲의 주인을 찾아 나서는 여정을 담고 있다.
 

엄마의 땅 그리샤와 숲의 주인 포스터
스톱 모션 애니메이션 '엄마의 땅 그리샤와 숲의 주인' 포스터

스톱 모션 기법이 적용된 장편 애니메이션의 경우 주로 국외 작품이 많다. 박재범 감독의 도전으로 국내에서는 〈콩쥐팥쥐〉 이후 45년 만에 특별한 작품이 탄생했다.

작품은 자연의 경이로운 아름다움을 한 소녀의 여정과 함께 표현된다. 러닝타임이 길지 않음에도 3년 3개월이란 시간이 투입된 제작 기간에서 얼마나 큰 정성이 담긴 작품인지 간접적으로 느껴진다. 한 장면을 촬영하는데 평균 8시간이 필요했다고.

광활한 자연을 배경으로 특별한 메시지를 담은 작품인 만큼 아날로그적 기법인 스톱 모션의 적용이 더욱 잘 어우러진다는 평가를 받고 있다.

스마트폰 대신 필름 카메라를 들다

지난 1일(미국 현지시간) 열린 삼성전자 갤럭시 언팩 2023에서 최신 갤럭시S23 시리즈를 공개했다. 무려 2억 화소 카메라가 탑재되어 있다고 알려진 해당 제품은 사전 예약 신기록을 세우며 소비자들의 관심을 끌었다.

2억 화소라는 것은 카메라에서 눈 역할을 하는 이미지 센서가 2억 개의 픽셀로 구성되어 있다는 것을 의미한다. 이로써 사용자는 선명하게 구현된 이미지를 얻게 된다. ‘천체 사진’ 모드를 사용하면 밤하늘의 은하까지 찍을 수 있다고 하니 실로 대단하다.

하지만 스마트폰 카메라 성능이 이렇게까지 고도화되는 가운데서 아날로그 방식의 필름 카메라(이하 필카)에 집중하는 이들이 있다. 놀랍게도 필카 세대가 아닌 MZ세대가 그 주인공이다. 최근 2030세대에서 아날로그 감성에 매력을 느끼고 필카를 사용하는 비율이 높아지고 있다.
 

오래된 빈티지 필름카메라 /윤미지 기자
오래된 빈티지 필름카메라 /윤미지 기자

현대엔 추억을 기록하는 방식이 대단히 간단하다. 항상 손에 들고 있는 스마트폰을 켜고 카메라 앱을 실행하면 다양한 모드로 사진을 남길 수 있다. 화질도 워낙 좋고 촬영 후 화면을 통해 바로바로 사진 확인도 가능하다. 또 이를 직접 출력하는 기기나 서비스도 많다.

필카 사용 방식은 이와 완전히 반대다. 일단 사진을 찍기 위해서는 필름을 준비해야 하고 이를 카메라에 넣어야 한다. 셔터를 누르기 전엔 카메라 레버를 감아야 하며, 필름을 다 사용한 후 이를 빼기 위해선 리와인드 트랭크를 감아야 하는 번거로움도 있다.
 

왼쪽 동그란 형태의 리와인드 트랭크, 오른쪽 톱니 모양의 레버. /윤미지 기자

또 결과물을 얻기 위해서는 사진 현상을 맡겨야 하는데 이 과정에서 드는 지출도 꽤 높다. 사진관에 따라 차이가 있지만 일반적으로 현상을 맡기는 데는 36장 기준으로 1만 3천 원에서 1만 6천 원 정도의 비용이 책정되어 있다.

필름을 뺐으니 또 넣어야 하는데 필름 가격도 만만치 않다. 필름에 따라 가격이 달라지는데, 기본 1만 3천 원에서 시작하며, 필름 인화 느낌에 따라 다양한 가격대가 책정되어 있다.
 

다양한 필름 종류. 종류별로 가격이 다르다 /윤미지 기자
다양한 필름 종류. 종류별로 가격이 다르다 /윤미지 기자

과거와 대표적인 차이점은 현상 시간이 꽤 빨라졌다는 점이다. 현상 시간은 역시 사진관에 따라 차이점이 있지만 사진을 손에 받아들기까지 3시간 이내에서 하루 정도가 소요된다고 생각하면 된다. 최소 시간으로 3시간을 안내받지만, 본 기자의 경우 2시간 내에 현상된 사진을 받아본 사례도 있다. 또 예전엔 현상된 사진만 받았다면 최근에는 디지털 파일도 함께 제공된다는 점이 특징이다.

현상 시간이 빨라졌다고는 하나, 현대 사진 촬영이 스마트폰을 사용해서 간단하게 이뤄지고 무엇보다 선명도 역시 뒤처지지 않는 점을 고려하면 필카 사용은 그리 효율적이지 만은 않다. 그럼에도 필카를 쓰는 이유는 사진 촬영, 인화 과정에서 느껴지는 아날로그 방식의 감성을 느낄 수 있다는 점에서 기인한 것으로 보인다. 

평소 필카를 애용하는 서울 연남동에 거주하는 이 모 씨(28)는 선호 이유에 대해 "디지털 사진은 선명한 화질이 특징적이라면 필카의 경우 이와 다르게 자연스러운 질감이 매력적이다"라고 전했다. 
 

'어노니머스 프로젝트' 전시 중 /윤미지 기자

감성 가득 필름 카메라 사진전

필카 특유의 감성을 선호하는 이들이 늘면서 이를 감상할 수 있는 사진전에 대한 관심도 높아졌다.

그라운드시소 서촌에서는 현재 ‘어노니머스 프로젝트’ 전시가 진행 중이다. 지난달 25일부터 오는 4월 2일까지 열리는 해당 전시는 디렉터 ‘리 슐만’이 수집한 80만 장의 컬러 필름 슬라이드 컬렉션을 선보인다.

전시 속 만나보게 될 사진은 주로 미국과 영국에서 촬영된 것들로 누군가의 필름 속에 담긴 특별한 일상 모습이다. 따뜻하고 행복한 시간들이 특유의 필카 감성으로 기록되어 있으며, 본 전시는 추억과 기억이 사소한 순간들을 통해 이뤄진다는 특별한 의미를 깨닫게 한다.
 

‘5인 아날로그 사진전’ 포스터 /춘천문화재단

춘천문화재단에서도 아날로그 사진전을 개최했다. 춘천문화재단은 예술공간 활성화 사업의 일환으로 (사)강원민예총 춘천지부와 함께 ‘5인 아날로그 사진전’을 ‘갤러리 공간제로’에서 개최했으며 지난 22일까지 총 3주간 진행됐다.

사진전에서는 다양한 종류의 필카로 활동하는 권영걸, 김하정, 박민호, 이수환, 최조룡 5인의 작가들이 참여했다. 작품 수는 총 32점으로 필카가 가지는 아날로그 감성과 종류별로 다른 특징을 자아내는 카메라를 활용한 작품들을 만나 볼 수 있었다.

느리고 자연스러운 아날로그가 현대 사회에 주는 위로

디지털 문화가 익숙해진 MZ세대는 간편하고 빠른 것을 추구할 것이라 생각하는 경향이 있지만, 이처럼 의외로 아날로그에 집중하고 있다. 특히 Z세대는 카세트 플레이어의 재생 버튼과 녹음 버튼을 동시에 눌러 라디오를 녹음해 본 적이 없거나 드물며, 추억을 기록하는 수단이 꼭 필름에 한정되지 않은 세대다. 오히려 듣고 싶은 노래를 간편하게 플레이리스트로 재생하고 순간의 기록은 스마트폰 카메라로 빠르게 남긴다. 하지만 그럼에도 그들은 아날로그에 스며들고 있다.

경험해 본 적 없는 문화에 매력을 느끼고 새로운 트렌드로서 받아들인다는 점에서 뉴트로(신복고, 복고를 새롭게 즐기는 현상)문화가 여전히 강세하다는 걸 보여준다. 그러나 지금까지 아날로그 감성이 많은 세대로 이어지며 공감을 얻는 것은 뉴트로 그 이상의 힘을 가지고 있다는 생각이 든다. 느리고 자연스러운 아날로그가 현대 사회에 하나의 위로로 작용한다고 볼 수도 있다.

단순한 멜로디의 로파이를 들으며 집중도를 높이고, 매끄럽지 않은 스톱 모션 애니메이션이나 복잡한 필카 사용이 도리어 마음의 평안을 얻는 현상은 당분간 지속 될 것으로 보인다.

2017년 내내 뜨거운 감자였던 전안법은 현실과 다른 불합리함으로 수공예 작가들의 목을 죄어오는 올가미 같았습니다. 극적으로 개정안이 통과되면서 많은 작가들이 한숨 돌릴 수 있게 됐지만 아직 바뀌어야 할 부분이 많이 남아있습니다. 핸드메이커는 이러한 불합리에 ‘NO’를 외치기 위해 시작됐습니다.

손으로 무언가를 만든다는 것은 정말 매력적인 일입니다. 그들은 실을 꿰 엮기도, 펜과 물감 으로 그리기도, 흙을 빚어내기도, 금속을 녹여 두드리기도, 정성스런 요리를 만들어 내기도 하면서 작품 활동을 하고 있습니다. 우리는 그들이 만들고 있는 세상을 함께 들여다보려 합니다.

핸드메이커는 국내외 다양한 문화·예술·산업 현장을 발로 뛰며 취재하는 독립 매체로서 주체 적인 취재와 기사를 통해 여러 미디어·포털과 함께하고 있습니다. 기사의 가독성을 저해하는 광고 배너를 통해 수익을 얻을 수도 있겠지만 이는 독자를 위한 선택이 아니라고 생각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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