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메타버스 날개를 달고 점점 커져 가는 버추얼 시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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메타버스 날개를 달고 점점 커져 가는 버추얼 시장
  • 김서진 기자
  • 승인 2023.02.01 09:00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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가상인간 루시 /롯데홈쇼핑

[핸드메이커 김서진 기자] TV를 틀면 수많은 아이돌과 모델이 어느 곳이든 나오는 시대다. 쇼핑 호스트, 예능에 나오는 모델이나 방송인, 춤을 추고 노래를 부르는 사랑스러운 아이돌이라 하면 현실에 존재하는 인물을 당연히 생각할 테지만, 요즘은 실제 존재하는 사람이 아닌 가상의 인물이 TV와 유튜브에 어느새부터 등장해 사람들의 이목을 끌고 있다.

단순히 가상 인간이 TV광고에 나와 뭔가를 홍보하거나 노래를 부르는 것에 그치지 않고 실제 음악 프로그램에 나와 공연을 하는 버추얼 아티스트나 사람이 직접 가상 인간 뒤에 숨어 있지만 캐릭터 자체로 활동하는 버추얼 유튜버(버튜버)등 다양하게 활동하고 있다. 
 

우리나라 최초의 가상인간 아담과 가수 박성철 /JTBC Entertainment 유튜브

옛날의 가상 인간이라고 하면 한 번쯤 노래를 들으며 설렜을 그 사람, '아담'이 있었다. 당시 사이버 가수였던 아담은 1998년 처음 등장했고, 2018년 '아담'이라는 이름 뒤 노래를 불렀던 가수 박성철이 비화를 알리면서 옛날보다는 조금 더 그의 존재 또한 알려졌다. 지금 모든 가상 인간의 시초라 할 수 있었던 아담은 생각해 보면 혁신적인 소재 그 자체였다. 그리고 현재 그 가상 인간이 너무나도 익숙한 시대가 왔다.

가상 인간, 가상의 여자 아이돌이 악기를 연주하고 안무를 연습한다. 팀워크를 다지며 미션을 수행하고, 무대를 준비하던 중 다툼이 일어나 싸우기도 한다. 흔한 아이돌 오디션 프로그램 같은 느낌이 들지만 영상에 등장하는 사람은 진짜가 아닌 버추얼 아이돌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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소녀 리버스 /카카오엔터테인먼트

카카오엔터테인먼트가 30일 카카오페이지와 유튜브를 통해 공개한 '소녀 리버스(RE:VERSE)'의 버추얼 캐릭터 '소녀V'의 모습도 이러하다. 마치 오디션 프로그램처럼 본선에 오른 17명의 버추얼 아이돌이 팀 대결 전, 팀 미션을 통해 실제 아이돌처럼 자신의 개성을 마음것 드러낸다. 버추얼 아이돌은 진짜 존재하는 아이돌처럼 세계관, 캐릭터를 반영하고 있으며 서바이벌 프로그램처럼 팀 연습복도 입고 예능감을 표출한다.

매주 월요일 오후 9시 카카오페이지에서 공개되는 '소녀 리버스'는 현실 세계 K팝 걸그룹 멤버 30명이 가상의 세계에서 아이돌 데뷔 기회를 차지하기 위해 경쟁을 펼치는 서바이벌 예능으로, 참가자들은 현실 세계에서의 정체를 완벽히 숨긴 채 새로운 버추얼 캐릭터를 통해 춤과 노래 실력은 물론 스타로서의 끼와 매력을 선보이며 최종 5명의 데뷔 멤버가 되기 위한 치열한 경쟁을 펼친다. 모든 시스템은 사람들이 많이 봐 왔던 아이돌 서바이벌 프로그램과 비슷하다. 다른 것이라고는 인간이 아닌, 애니메이션 캐릭터처럼 움직이는 버추얼 캐릭터라는 점이다. 
 

버추얼 걸그룹 '메이브' /넷마블

넷마블에프앤씨의 자회사 메타버스엔터테인먼트가 카카오엔터테인먼트와 협업한 버추얼 걸그룹 '메이브'(MAVE:)'가 지난 25일 데뷔했다. 이미 여러 곳에서 가상 인간을 만들었지만 이번 경우는 뮤직비디오와 앨범도 공개했으며 28일 MBC 음악프로그램 '쇼! 음악중심'에 출연해 첫 번째 싱글 앨범 ‘PANDORA'S BOX’(판도라의 상자) 타이틀곡 ‘PANDORA'(판도라)’ 무대를 최초로 공개했다.

이들이 공개한 '판도라' 뮤직비디오는 하루 만에 조회수 100만을 돌파했고, 26일 멜론 최신곡 차트에서는 '판도라'가 인기 5위에 진입하기도 했다. 이들은 실제 아이돌처럼, 감정의 자유를 찾아 미래에서 온 4명의 아이들이 2023년 지구에 불시착했다는 세계관을 만들었다. 각각 한국, 미국, 프랑스, 인도네시아에 불시착했다는 설정으로 공식 데뷔 이전 각 멤버들이 지구에 도착했을 때의 감정을 해당 지역의 언어로 표현한 보이스 메시지를 공개하기도 했다.
 

음악 방송에 출연한 메이브 /MBC

'쇼! 음악중심'의 노시용 PD는 "새로운 시도를 해보고자 지난해 8월부터 함께 준비했다. 메타 아이돌의 신비로운 매력은 살리면서도, 다른 아이돌들과 다름없이 자연스럽게 출연하는 모습을 보여드리고 싶었다"고 전했다.

메이브를 제작한 메타버스엔터테인먼트는 “버추얼 휴먼 제작에 있어 자체 소프트웨어 개발을 통한 차별화된 기술력을 보유하고 있으며 800여 가지 미세한 표정 등 자연스러운 액션이 실시간으로 나올 수 있도록 많은 R&D를 진행했고 그 결과물 중 하나가 메이브다"라고 밝혔다. 실제 아이돌들처럼 벌써부터 탄탄하고 굳은 팬층이 생긴 건 아니지만, 가상과 현실 사이에서 존재하는 애매함은 일단 지운 듯한 기술 구현으로 사람들의 흥미를 끈 듯 하다. 
 

한화생명이 공개한 버추얼 휴먼 ‘한나(Hannah)’ /한화생명

업계에서 가상 인간 '버추얼 휴먼'을 내놓는 이유는 다양하다. 메타버스가 본격적으로 MZ세대에게 먹히고 있다는 점, 비용이 실제 사람을 연습시켜 내보내는 것보다 저렴하다는 점, 실제 사람에게 발생할 수 있는 리스크를 줄일 수 있어 대중의 반발이 적다는 점 등이다. 메타버스 안에서는 죽은 사람도 실제처럼 존재할 수 있고, 얼마든지 개성 있는 캐릭터를 새롭게 만날 수 있다.

일반 방송 프로그램이나 콘서트와 메타버스 세계는 완전히 다르기 때문에, 기업들은 일반적인 방송 프로그램에서의 인간 모델을 쓰는 대신 메타버스 속 가상 인간을 만들어 씀으로써 더 많은 소비자들을 끌어들일 수 있다. 팬덤이 형성되면 새로운 수익 창출의 길 또한 생긴다. 이미 신한은행의 가상 인간 '로지'나 롯데홈쇼핑의 '루시'는 광고나 라이브커머스 방송에 등장해 대중들의 주목을 받고 있다.

일반 사람이 아닌 가상 인간이라는 점이 사람들에겐 신기하면서도, 예전보다 발전한 기술력으로 인해 사람들이 이질적으로만 보지 않기 때문이다. 일반적으로 실제 사람을 쓸 때 나오는 광고비보다 버추얼 관련 마케팅은 상대적으로 낮은 가격으로 가능하며, 특히 메타버스 시스템이라면 시공간의 제약도 없고 관련 비용 또한 적게 홍보가 가능하기 때문이라고.
 

 '바이링구얼 AI 토익스피킹 강사' /이스트소프트

무엇보다 버추얼 휴먼은 인간이 필연적으로 저지를 수 있는 실수나 범죄에서 상대적으로 자유롭다는 점이 크다. 인간의 손에 의해 만들어진 가상 인간인 만큼, 흔히 연예인들에게 문제가 생겼을 때 생기는 리스크를 없앨 수 있다. 실제 사람은 언젠가는 늙거나, 때로는 연예인 생활에 힘겨워하거나, 소속사와 싸우기도 하거나, 팬들과의 마찰이 있거나 하지만 버추얼 인간은 그런 문제 자체가 전혀 없다.

버추얼 휴먼은 언제나 대중들을 향해 웃어 주며, 언제나 반듯하며 예쁜 아이돌로 남아 준다. 일반적으로 팬들은 자신이 좋아하는 사람이 완전무결하길 원하지 않는다. 애초에 실제 인간은 그러는 게 불가능하기 때문이지만, 가상 인간은 가능하다. 그래서 버추얼 휴먼은 일반 대중이나, 팬덤이 형성되었을 때 팬들의 막연한 소망을 충족시킬 수 있기도 하다. 
 

버튜버 키즈나 아이의 라이브 모습 /A.I.Channel 유튜브

버추얼 아티스트만큼 뜨고 있는 소재가 유튜브에도 흔히 볼 수 있다. '버튜버'는 '버추얼 유튜버'의 준말로, 스트리머는 3D 애니메이션 캐릭터의 모습으로 시청자들과 소통한다. 대개 개인 방송을 하는 이들은 TV가 아닌 유튜브라는 SNS로 굳건한 팬층을 자랑하며, 라이브나 게임 실황 등 새 콘텐츠를 생산한다.

버튜버의 시초는 2016년 12월 활동을 시작한 일본의 '키즈나 아이'로, 버튜버라는 단어를 만들어낸 사람이기도 하다. 주로 게임 방송을 하며 시청자들과 잡담이나 농담을 하는 식으로 운영되며 채널 구독자 수만 450만 명이 넘는다. 키즈나 아이 이후 일본에서의 버튜버 시장은 크게 성장 한다.
 

니지산지 소속 버튜버 복스 아쿠마 /Vox Akuma【NIJISANJI EN】 유튜브

키즈나 아이를 이어, 버튜버 그룹 '니지산지'에 소속된 복스 아쿠마는 2022년 1월부터 2023년 1월 매출 순위권 1위(13.7억)를 차지하기도 했다. 탑텐 순위권에 니지산지 소속 버튜버는 4명, 11위~20위 중에서도 7명이 니지산지 소속일 정도로 많은 매출을 내고 있다. 니지산지를 운영하는 'ANYCOLOR'는 2022년 5월 상장해 상장 4개월 만에 주가가 2.7배가 뛰기도. 그 외에도 버튜버 그룹 '홀로라이브'도 넨도로이드 등의 굿즈가 따로 나올 정도로 버튜버 시장은 활발히 돌아가고 있다.  
 

이세계아이돌 (ISEGYE IDOL) - 리와인드 (REWIND) Official MV /왁타버스 WAKTAVERSE 유튜브

니지산지나 홀로라이브처럼 우리나라에도 6인조 버추얼 그룹 또는 개인 버튜버들이 있다. '이세계 아이돌'(이세돌)은 2021년 12월 데뷔했는데, 이들은 특정 캐릭터를 연기하는 것이 아니라 캐릭터 뒤에 숨어 있는 6명 모두가 자신을 솔직하게 드러내며, 다양한 모습으로 팬들과 만난다. 또한 개인이 만든 것이라고는 믿을 수 없을 정도의 질 높은 영상과 디자인을 구성하고 있다.

버튜버에 나오는 캐릭터는 모션트레커와 페이셜트레킹을 이용해 가상 세계에서 활동하기 때문에 '버튜버' 활동에는 생각보다 많은 비용이 든다. 보통 일러스트레이터에게 캐릭터 디자인을 그리게 하고, 라이브 2D의 모델링을 맡겨 움직이는 캐릭터를 만드는데, 거기에 모션캡쳐, 페이스트레킹으로 캐릭터의 화려하고 다양한 옷들까지 구현하려면 금액은 더 커질 수밖에 없다. 특히 의뢰를 맡기는 일러스트레이터가 유명인이거나, 모델링의 디테일이 높이고 자연스럽게 구사하려면 더 큰 비용은 필수적이다.
 

버튜버 릴파의 라이브 모습 /릴파 lilpa 유튜브

버튜버는 트위치 라이브 방송을 통해 시청자와 소통하거나, 유튜브 채널에 방송 하이라이트 또는 노래 커버나 콘서트 풀버전을 업로드 등으로 활동한다. TV에서 팬들이 진짜 아이돌을 보며 환호할 때, 누군가는 유튜브에서 버튜버들이 커버하는 노래나 콘서트를 보며 댓글로 소통하고 환호한다. 캐릭터라는 점에서 다르지만 이들의 '덕질' 형태는 현실 아이돌이나 배우를 덕질하는 방식과 비슷하다.
 

버튜버 고세구의 콘서트 장면 /고세구 GOSEGU 유튜브

버추얼 아티스트나 버튜버는 일반 가수나 유튜버와 또 다른 '재미있는' 요소가 많다. 기업 입장에서는 실제 인물이 아닌 캐릭터로 대체되어, 이 캐릭터라는 IP를 유용하게 쓸 수 있다는 게 제일 크다. 이미 일본에서는 버튜버 시장이 안정적으로 자리 잡았고 버튜버들 또한 엄청난 수익을 올리고 있다. 

어쩌면 모르는 사람들이 더 많은 분야일지도 모르지만, 이 분야의 팬에게 버추얼 아티스트나 버튜버가 더 이상 '가짜'가 아닌 '실존'하는 현실의 사랑스러운 사람이다. 컴퓨터와 TV, 시간과 공간을 초월해 자유롭게 드나드는 버추얼 휴먼을 여러 영역으로 활용할 수 있는 가능성은 더 커질 것으로 보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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