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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울공예박물관, 유형문화재 ‘자수 연화당초문 현우경 표지’ 원형 재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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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울공예박물관, 유형문화재 ‘자수 연화당초문 현우경 표지’ 원형 재현
  • 곽혜인 기자
  • 승인 2022.11.01 16:06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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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자수 연화당초문 현우경 표지」 유물(좌) 및 재현작품(우) /서울공예박물관

[핸드메이커 곽혜인 기자] 서울공예박물관은 직조·염색·자수·제책 등 각 분야 전문가와의 협업으로 서울시유형문화재인 「자수 연화당초문 현우경 표지」의 원형을 재현했다고 1일 밝혔다.

「자수 연화당초문 현우경 표지」는 불교 경전인 ‘현우경’을 자수 직물로 감싸 만든 조선 후기 유물로 당시 유행한 연꽃, 복숭아, 석류 등의 길상 무늬를 섬세한 자수 기법으로 표현했다. 꽃과 과일 문양은 극락왕생, 자손번성, 장수 등을 상징해 여러 공예품 장식에 사용됐는데, 「자수 연화당초문 현우경 표지」에는 평면적인 책표지임에도 문양의 변화와 입체감이 살아있는 것이 특징이다. 자련수와 자릿수로 색의 부드러운 농담을, 가름수로 잎사귀를 표현했으며 매듭수로는 알알이 박힌 꽃술과 석류알을 부각시켰다.

「자수 연화당초문 현우경 표지」는 박물관의 대표 소장자료로써 현재 서울공예박물관 전시3동 2층에 전시 중이나, 자수유물의 특성상 빛과 열에 취약해 장기간 전시는 어려운 상황이며 시간에 따른 변색과 손상으로 제작 당시의 모습이 궁금하다는 관람객의 의견도 제기되고 있었다.

이에 박물관은 유물 손상을 방지하고 제작 당시의 모습을 구현하고자 지난 4월 전통공예 전문가와 함께 해당 문화재에 대한 재현사업을 시작했다. 재현사업은 크게 자문회의, 유물조사, 직조, 염색, 자수, 제책의 순서로 진행됐으며 각 분야의 전문가와 3명의 장인이 참여했다. 전체 제작방향은 이주원 위원과 김영재 위원의 자문을 받았으며, 유물조사와 직조 분야는 한국전통문화대학교 전통섬유복원연구소가 참여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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유물조사, 직조, 염색, 자수 재현과정 /서울공예박물관

직조 단계에서는 유물조사 결과를 토대로 앞·뒷면 바탕과 테두리, 귀퉁이 총 4가지의 옷감을 새로 제작한 것으로 알려졌다. 각각의 문양과 조직을 설계하고 직조기를 가동하는 복잡한 작업이었지만, 직물 문화재 재현을 위한 기본 재료를 만드는 필수 과정이었다.

염색 분야는 전통염색연구소 이종남 소장이 나섰다. 앞바탕은 쪽염을 기본으로 황색과 복합염색을 한 청록색, 테두리는 황백·괴화·치자·대황을 함께 사용한 황색, 뒷바탕은 꼭두서니를 사용한 적색으로 재현했다.

자수 분야는 국가무형문화재 제80호 자수장 전승교육사 김태자 장인이, 제책 분야는 국가무형문화재 제102호 배첩장 이수자 강성찬 장인이 협업했다. 제책은 한국의 전통 제본방법인 오침선장법을 따랐으며, 표지는 배접과 건조과정을 세 차례 반복해 튼튼하면서도 뒤틀리지 않도록 작업했다. 가장자리는 밀랍을 바른 명주실로 묶어 고정했다.

재현작업의 주요 과정인 자수 단계는 원본 유물의 섬세한 기법과 색감 보존이 관건이었다. 특히 매듭수로 표현된 빼곡한 석류알은 자수 경력 50년이 넘은 김태자 장인에게도 쉽지 않은 작업이었다. 자수실의 굵기와 바늘에 돌리는 횟수를 달리하면서 유물과 동일한 형태가 나오도록 고민한 결과, 최소 20년 전에 염색해 보관하던 실을 사용함으로써 유물의 깊은 색감을 표현했다.

김수정 서울공예박물관장은 "재현작업은 박물관과 장인에게는 우수한 직물 문화재의 제작기법을 연구하는 기회이고 관람객들에게는 변색 전의 원형이 구현되는 사업"이라며 "원형 문화재는 재현작품 대체를 통해 안정화를 위한 휴식기간을 가질 수 있기 때문에 서울공예박물관에서는 앞으로도 우수한 직물 문화재의 보존을 위해서 의미 있는 재현작업을 지속적으로 추진할 계획"이라고 말했다.

「자수 연화당초문 현우경 표지」 재현작품은 이달 8일 서울공예박물관 전시를 통해 공개될 예정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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