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AI가 만들어낸 결과물이 미술전에서 우승 차지해 논란....AI의 한계란 정말 없을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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AI가 만들어낸 결과물이 미술전에서 우승 차지해 논란....AI의 한계란 정말 없을까
  • 김서진 기자
  • 승인 2022.09.06 09:00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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AI가 제작한 '스페이스 오페라 극장' 작품 /제이슨 엘런 디스코드

[핸드메이커 김서진 기자] 최근 미국에서 열린 미술전에서 인공지능(AI)으로 생성한 그림이 우승을 차지하며 'AI 예술성'에 대한 논란이 일고 있다고 CNN, 뉴욕타임스 등 현지 언론들이 3일 보도를 했다.

보도에 따르면 지난달 '미국 콜로라도 주립 박람회 미술대회’에서 게임 기획자인 제이슨 M. 앨런이 AI로 제작한 작품 ‘스페이스 오페라 극장’이 디지털 아트 부문에서 1위를 차지했다.

그는 텍스트로 된 설명문 또는 설명 구로부터 이미지를 생성하는 인공 지능 프로그램 ’미드저니‘라는 AI 프로그램을 사용했다. 앨런은 미드저니로 생성한 3개의 작품을 골라 대회에 제출했고 그 가운데 1개가 1위에 당선됐다.

해당 미술전의 '디지털 아트' 부문 규정은 창작 과정에서 디지털 기술을 활용하거나 색깔을 조정하는 등 디지털 방식으로 이미지를 편집하는 행위를 인정하고 있어, 앨런처럼 AI 프로그램을 사용하는 것은 결격 사유는 아니지만 어느 정도의 변칙이라 한다면 또 할 말은 없는 셈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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문제는 앨런이 자신의 우승 소식을 SNS인 디스코드에 올리고, 이것이 다시 다른 SNS로 퍼지면서 논란이 커졌다. 네티즌들은 "예술가가 단 한 번의 붓질조차 하지 않은 작품이 우승을 차지하는 게 정당한가", "사람이 아닌 AI가 생성한 그림을 예술작품으로 볼 수 있는가"라며 논쟁을 펼쳤다.

논란이 커지자 앨런은 뉴욕타임스와의 인터뷰에서 "대회에 작품을 제출할 때 '미드저니를 거친 제이슨 M. 앨런'이라고 명시해 AI로 작품을 생성했다고 기재했다"며, "미드저니로 이미지를 생성한 후에 포토샵 작업도 하고 기가픽셀로 업스케일링까지 했다. AI만 사용한 것이 아닌 사람의 노력도 추가되었다"라고 반박했다.

박람회를 감독한 콜로라도 농업부 측도 앨런이 작품을 제출할 때 AI 프로그램을 활용했다는 사실을 밝혔고, 해당 부문 규정도 창작 과정에서 디지털 기술을 활용한 그 어떤 예술 행위도 용인한다고 밝혀 문제가 없다는 입장이다.
 

한 SNS유저가 '프랑스 혁명'을 키워드로 AI 프로그램을 돌려 나온 작품 /트위터

AI가 생성한 이미지에 사람의 노력이 들어갔다고 해서 이것을 예술로 볼 수 있느냐에 대한 논쟁은 지금도 뜨겁다. 미드저니와 같은 AI 프로그램이 계속 출시되고 있는 요즘, AI 프로그램에 텍스트만 입력해도 AI가 알아서 텍스트에 해당하는 이미지를 활용해 새로운 그림을 만들어내고 있다. 

문제는 AI가 그리는 그림 자체가 기존에 존재한 이미지를 활용한다는 점이다. 미드저니 같은 프로그램도 인터넷에 깔린 셀 수 없는 레퍼런스 이미지를 수집해 이번에 논란이 된 작품을 만들었다. 여기서 AI가 만든 것이 표절인지, 표절이 아닌지가 애매해진다. AI는 처음부터 창작을 하는 것이 아닌, 누군가가 그려낸 것을 수집하고 만들어 자신이 학습한 결과물을 만들어낸다. 
 

'미녀와 야수' 포스터 /robomojo
'트랜스포머' 포스터 /robomojo

AI가 수집한 데이터들을 짜깁기해 만든 것이니, 극단적으로 말한다면 인터넷에서 수집한 그림을 무단으로 합성한 것과 똑같다고 해도 할 말이 없다는 것이다. 만일 인간이 똑같이 했다면 많은 욕을 먹었겠지만 AI라서 유하다는 반응도 있다.

물론 완전히 표절이라 말하기도 어렵다. 결과물이 완전히 똑같은 것도 아니고, 사람들 또한 다른 사람들의 레퍼런스와 결과물을 보며 영감을 받고 자신의 작품을 창작하니 AI 또한 그 과정을 거쳐 작품을 만들어내는 것이라 하는 의견도 많다.

다만 AI가 만들어내는 결과물이 인간의 레퍼런스에서 나오는 만큼 그 데이터베이스에 깔려 있는 다른 사람들의 그림과 작품들이 빅데이터로 쓰인다는 것이 지금으로써는 제일 큰 문제일 것이다. 이미 공개되어 있는 수많은 작품들, 그림들을 AI가 무한으로, 무단으로 학습하게 된다는 얘기다. 
 

AI 프로그램 '미드저니'로 그림을 제작하는 과정 /Gleb Alexandrov 유투브
미드저니로 완성된 작품들 /Gleb Alexandrov 유투브

미드저니 같은 경우는 일종의 커다란 팔레트와도 같은데, 문제는 어떤 그림에서 어떤 부분과 어떤 색을 가져와 쓰는지도 모른다는 점이다. 창작자들 같은 경우라면 내 그림이 저 작품에 어떤 한 부분으로 쓰였는지도 모를 것이고, AI가 만들어낸 그림 자체의 출처를 알 수 없으니 창작자들이 상업 이용물로 작품을 공개하는 것도 꺼릴 수밖에 없다. 자신의 창작물이 무단으로 AI가 학습하는 데이터에 쓰이는 것을 좋아할 사람은 아마 없을 것이다.

기존 작가들의 작품들이 자신도 모르는 사이에 무단 도용을 당하고 AI가 만들어내는 작품들에 기본 소스로 쓰이는 것이 만연해진다면 어떻게 되겠는가. AI가 만드는 결과물은 지금보다 더 발전하고, 좋아질 것이다. 오리지널 데이터들을 조합하고, AI가 학습해 리터칭하고 재조합한 창작물들이 만들어지며 AI는 더욱더 똑똑해질 것이다. 대신 사람들이 수십 시간, 몇 개월을 걸려 밤을 새워가며 작품을 만들어낼 이유도 없어질 테다. 

앨런은 뉴욕타임스와의 인터뷰에서 “대회에 제출한 작품 3개를 얻으려고 80시간이 넘게 걸렸다. 기술을 미워하기보다 이제 그것(AI)이 강력한 도구라는 것을 인정하고 사용할 때다. 그래야, 우리 모두 앞으로 나아갈 수 있다”고 전했다. 확실히 AI와 인간이 주물러 나온 결과물은 인간 혼자가 만든 것보다 대단할 수도 있고, 월등할 수도 있다. 그러나 AI가 만든 결과물의 데이터베이스 자체는 AI가 아닌 사람들이 만들어낸 그림들이다. 거꾸로 생각하면 인간이 만들어낸 레퍼런스 데이터가 없다면 AI가 지금 만들어내는 작품도 나올 수 없다는 얘기다.

대개 현대미술이라고 하면 어렵고, 추상적이어서 흔히 일반 사람들은 잘 모를 수 있다는 말이 있다. 네티즌들은 이번 AI가 만든 미술작품이 1위에 올랐다는 현상 자체가 현대미술이라고 평한다. AI가 인간의 데이터들을 학습해 만든 결과물과 1등이 되기까지의 여로, 그리고 이 일에 신기해하거나 이해를 하지 못하는 사람들까지. 과연 작업자였던 앨런이라는 사람은 어쩌면 지금 이 상황까지도 예견한 것은 아닐까. 
 

2017년 내내 뜨거운 감자였던 전안법은 현실과 다른 불합리함으로 수공예 작가들의 목을 죄어오는 올가미 같았습니다. 극적으로 개정안이 통과되면서 많은 작가들이 한숨 돌릴 수 있게 됐지만 아직 바뀌어야 할 부분이 많이 남아있습니다. 핸드메이커는 이러한 불합리에 ‘NO’를 외치기 위해 시작됐습니다.

손으로 무언가를 만든다는 것은 정말 매력적인 일입니다. 그들은 실을 꿰 엮기도, 펜과 물감 으로 그리기도, 흙을 빚어내기도, 금속을 녹여 두드리기도, 정성스런 요리를 만들어 내기도 하면서 작품 활동을 하고 있습니다. 우리는 그들이 만들고 있는 세상을 함께 들여다보려 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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