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다른 나라는 추석을 어떻게 보낼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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다른 나라는 추석을 어떻게 보낼까
  • 전은지 기자
  • 승인 2021.09.18 23:24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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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핸드메이커 전은지 기자] 명절은 우리나라 문화에서 빼놓을 수 없는 풍습이다. 그래서인지 여느 때보다도 들뜨게 된다. 요즘처럼 코로나로 상황이 어렵다 해도 말이다. 올 추석에는 예방접종자를 포함하면 최대 8명까지 모일 수 있어, 서로의 얼굴을 보며 안부 인사를 건넬 수 있을 듯하다.

다른 나라의 모습은 어떨까. 중국이나 일본 등 우리와 가까운 나라는 중추절, 오봉절, 미국은 추수감사절이라고 해서 가을의 풍족함을 가족이나 이웃과 나눈다. 이들 외에도 다른 나라는 어떻게 추석을 지낼까 문득 궁금해졌다.


한국 – 추석, 한가위에 펼쳐지는 '길쌈 내기'

우리나라는 음력 8월 15일을 기준으로 3일 정도의 추석 연휴를 보낸다. 연초 음력 1월 1일 설날과 함께 최대 명절이다. 이 시기에는 봄, 여름을 지나 가을에 거둬들인 곡식이나 과일 등으로 조상에게 감사한 마음을 담아 차례상을 차린다.
 

송편 / flickr (travel oriented)
송편 / flickr (travel oriented)

이때만 먹는 전통음식이라고 하면, 송편이 있다. 보통 보름에는 둥그런 보름달이 뜨지만 송편은 반달 형태로 만들게 된다. 그 형태는 삼국 시대인 백제, 신라로 거슬러 올라간다.

백제 의자왕이 백제가 망한다는 도깨비불을 발견한 땅을 팠는데 ‘백제는 만월, 신라는 반달’이라는 글자가 쓰여진 거북이가 나왔다고 한다. 이는 백제는 곧 기울어질 것이고, 신라는 보름달처럼 가득 차올라 발전할 것이라는 뜻이다.

이 이야기가 퍼져 신라에서 반달 모양으로 떡을 만들게 됐고, 이것이 지금의 송편의 형태로 전해졌다고 한다. 일본의 역사책인 ‘일본서기’에서는 신라가 삼국을 통일한 날을 기념해 즐겁게 보낸 날이 추석이라고도 하니, 송편이 유래된 이야기가 어느정도 맞는 듯하다.
 

강강술래 / 문화재청
강강술래 / 문화재청

전통 놀이라고 하면, 보름달이 뜬 밤에 한복을 곱게 차려입은 여성들이 둥글게 원을 그리며 도는 ‘강강술래’가 대표적이다. 국가무형문화재 제8호로 지정되었을 정도로 우리 고유의 문화다. 지금은 해남, 무안, 진도, 완도 등에 남아 전해지고 있다.

처음에는 느린 장단에 맞춰 천천히 돌다가 점점 분위기가 고조되면 노래가 빨라진다. 보통은 큰 원을 그려 둥글게 뛰며 돌지만, 한 사람이 여러 사람의 등을 밟는 기와밟기, 어깨나 손을 잡고 엇갈려 도는 청어엮기, 꼬리따기, 문지기 놀이 등이 있다.
 

김홍도 풍속도 중 길쌈 / 위키미디어
김홍도 풍속도 중 길쌈 / 위키미디어

전통 놀이 외에도 삼국시대부터 전해지는 수공예 대결이 있었으니, ‘길쌈’이다. 누에고치, 삼, 모시, 목화 등으로 명주, 삼베, 무명 등을 만드는 것을 길쌈이라고 하는데, 삼국 시대 중 신라에서는 7월 15일부터 한가위인 8월 15일까지 편을 갈라 길쌈 내기를 했다고 한다.

당시 여성들에게 길쌈은 집안일의 하나이며, 가계를 꾸리는 수입원으로 중요한 일이었다. 그러니 빠르고 정확하게 옷감을 짜는 것 또한 필요한 능력이었을 것이다. 아마도 길쌈내기는 당시 여성들이 스트레스를 해소할 수 있는 유일한 놀이이자 풍습이지 않았을까 싶다.

길쌈을 하던 여성들은 베틀가, 물레노래, 상사기노래 등을 부르며 마음을 표현했다고도 하는데, 대부분 힘든 노동을 버티는 내용을 담고 있는 듯하다.

경상남도 무형문화재인 거창삼베일소리를 보면, 삼베의 지루함을 달래기 위해 불려지던 노동요라고 한다. 밭매기소리, 삼잎치기소리, 삼곳소리, 물레소리, 삼삼기소리, 베메기소리, 베짜리소리 등 7개로 구성되어 있다고 하니, 옷감을 만들기 위해 삼 씨앗을 뿌리고 베를 짜기까지의 과정이 당시 여성들이 느끼기에 얼마나 고단했을지 느껴진다.


중국 – 중추절(中秋節)에 만드는 토끼인형 '투얼예'

중추절, 추석, 중추, 십오야라고 부르는 중국의 중추절은 우리나라와 비슷하다. ‘가을의 중간’이라는 의미로 중추절이라고 하는데, 중국은 2008년 법정공휴일로 지정했을 정도로 오래되지는 않았다.

중국의 중추절에는 전해지는 전설이 있다. 호우이와 창어 부부에 관련된 이야기다. 이야기는 조금씩 다르지만, 태양이 10개이던 시절, 사람들이 더위와 가뭄에 힘들어하자 하늘의 신이 활을 가장 잘 쏘았던 호우이를 불러 태양 9개를 쏘도록 시켰다.

호우이는 신의 명령대로 9개를 쏘아 인간 세상을 구했다. 그후 청어를 아내로 맞았다고 한다. 어느날 사냥에 나섰던 호우이는 신화 속 여신이던 서왕모를 만나 신선이 될 수 있는 약을 얻었다고 한다. 그러나 아내 청어와 헤어질 수 없었던 호우이는 그 약을 청어에게 주고 보과하도록 했다.
 

중국의 추석 풍경 / pixabay
중국의 추석 풍경 / pixabay

그러나 이를 알게 된 호우이의 한 부하가 약을 빼앗으려 했고, 청어는 이를 막기 위해 스스로 약을 먹고 신선이 되어 하늘로 올라갔다고 한다.

호우이는 아내 청어가 떠난 것을 슬퍼하며 아내가 좋아하던 정원에 제사상을 차리며 그리워했다고 한다. 달에서 아내가 자신을 보고 있을 거라고 생각했기 때문이다. 이것이 지금의 중추절의 유래가 되어 음력 8월 15일이 되면 기도하고 제사를 지낸다고 한다.
 

중추절에 먹는 중국 전통과자인 월병 / pixabay
중추절에 먹는 중국 전통과자인 월병 / pixabay

이런 모습을 보면 우리나라와 매우 비슷하다. 먹는 음식도 보름달을 닮은 월병을 먹는다. 이름부터 ‘달 모양을 닮은 떡(月餠)’이다. 동그랗고 납작한 형태의 과자인데, 밀가루와 돼지기름, 설탕, 달걀을 섞어 반죽을 만들고, 피를 만들어 견과류 등을 넣고 나무틀에 넣어 모양을 만들고 구워낸다고 한다.

넓은 대륙답게 지역에 따라 재료가 다른데, 윈난성은 소시지를, 장시성은 양파, 고추를, 후난성은 바삭하게 만든다고 한다. 여러 먹거리가 들어가는 만큼 ‘단결’과 ‘화합’을 뜻하기도 한다고.

추석에만 만드는 중국의 공예품이 있는데, 토끼를 닮은 인형인 ‘투얼예(兔兒爺)’다.

달에 토끼가 산다는 이야기처럼, 그 토끼를 형상화해서 만든다. 토끼처럼 긴 귀를 가진 얼굴에 몸은 사람을 닮았으며, 장군처럼 갑옷을 입고 있다. 진흙으로 빚어내거나 나무로 깎는다고 한다. 중추절이 되면 아이들이 가지고 노는 장난감 중 하나다.
 

토끼 형상을 한 중국 전통인형 투얼예 / 위키미디어(用心阁, Yongxinge)
토끼 형상을 한 중국 전통인형 투얼예 / 위키미디어(用心阁, Yongxinge)

투얼예에 관련된 이야기도 전해진다. 옛날 베이징에 전염병이 돌자, 달에 사는 선녀가 이를 안타까워 해서 달에 있는 옥토끼를 내려 보냈다고 한다. 옥토끼는 소녀로 변장해 거리를 돌아다니며 사람들을 치료해주었다고 한다. 처음에는 소녀였지만, 이곳저곳을 다니며 남자로 분장하거나 말, 호랑이, 사자 등을 타고 다녔다고 한다.


일본 – 오봉절(お盆)에 피우는 불, '무에카비, 오쿠리비'

일본은 우리나라, 중국과 다르게 양력 8월 15일을 추석으로 지낸다. 메이지 시대에는 양력 7월 15일로 정했지만, 농번기와 겹치면서 지금처럼 8월 15일로 보내는 경우가 많다고 한다.
 

막부시대 일본 오봉절 모습 / 위키미디어
막부시대 일본 오봉절 모습 / 위키미디어

일본의 오봉절은 일본의 고유신앙과 불교가 융합한 행사다. 우리나라가 차례를 지내는 것처럼 재단을 만들어 음식을 올리는 모습은 같지만, 일본 오봉절만의 독특함이라면 ‘불’을 피운다는 것이다.

8월 15일 즈음이 되면, 솥뚜껑 초하룻날이라고 해서 조상이 집으로 잘 오도록 길가의 불을 벤다. 지옥의 가마솥이 열려 조상이 온다는 의미에서 ‘솥뚜껑 초하룻날’이라고 부른다. 이때는 연못, 강, 바다 등에 함부로 접근하면 안 된다는 풍습이 전해진다고 한다.
 

무에카비를 피운 모습 / 위키미디어 (katorisi)
무에카비를 피운 모습 / 위키미디어 (katorisi)
교토 산에 만든 대형 오쿠리비 / 위키미디어 (佐野宇久井)
교토 산에 만든 대형 오쿠리비 / 위키미디어 (佐野宇久井)

13일이나 15일 명절 당일, 집이나 절의 대문에는 ‘무에카비’라는 이름으로 불을 붙이는데, 이는 조상이 오는 것을 맞이하는 의미가 담겨있다. 무에카비를 피운 동안에는 ‘봉오도리’라는 춤을 추며 즐겁게 보낸다고 한다.

16일에는 조상의 혼을 보내는 불이라고 해서 ‘오쿠리비’라는 불을 피워 배웅한다. 교토에서는 매년 8월 16일에 글씨나 대형 바구니 모양으로 오쿠리비를 만들어 점화하는데, 교토의 명물이며 전통행사로 통한다.
 

츠키미 당고 / 위키미디어(evan p. cordes)
츠키미 당고 / 위키미디어(evan p. cordes)

우리나라에서 송편을, 중국에서 월병을 먹는 것처럼 일본도 츠키미 당고를 먹는다. 달맞이 당고라는 의미인데, 보름달처럼 하얗고 둥근 형태다. 음력 8월의 보름, 추석을 ‘십오야’라고 부르는 것처럼 15개의 당고를 쌓은 형태이지만, 적게는 5개를 먹기도 한다.
 

정령 말 / 위키미디어 (katorisi)
정령 말 / 위키미디어 (katorisi)
정령 선 / 위키미디어 (katorisi)
정령 선 / 위키미디어 (katorisi)

지역에 따라서는 오봉절 기간 동안 영혼이 이승과 저승을 다녀갈 수 있도록 오이나 가지 등에 나무 막대기를 꽂은 정령 말, 배 모양을 만들어 그 안에 사과나 배 등의 과일과 채소를 넣은 정령 선을 만들어 놓아두기도 한다.


베트남 – 뗏쭝투(Tet Trung thu)는 어린이가 즐거운 날

아시아 국가 중 하나인 베트남에서도 음력 8월 15일을 ‘뗏쭝투’라고 부르며 명절로 보낸다. 중추절을 베트남어로 발음한 것인데, 여러 가족이 모여 음식을 나눠먹는 모습은 같지만, 독특한 점이라면 바쁜 일상에 챙겨주지 못한 아이들에게 미안함을 표시하며 선물하는 ‘어린이날’에 가깝다.

정확히 언제 시작된 것인지는 알 수 없으나, 중국에서 들여온 문화라고 전해진다. 그래서 부르는 이름부터 길거리에서 보내는 중추절 모습까지 유사하다.
 

/ pixabay
뗏중투 때 베트남의 풍경. 등을 화려하게 켜놓는다고 한다 / pixabay
베트남 뗏쭝투 때는 부모가 아이들에게 등이나 별모양 장식, 장난감 등을 사준다 / pixabay
베트남 뗏쭝투 때는 부모가 아이들에게 등이나 별모양 장식, 장난감 등을 사준다 / pixabay

우리나라의 5월 5일 어린이날처럼, 뗏쭝투가 되면 베트남 어린이들은 부모에게 선물을 받으며 즐겁게 보내서 이 날을 기다린다고 한다. 길거리에는 화려한 등불을 밝히며, 베트남 국기의 별을 형상화한 반짝이는 장식의 장난감 등 아이들이 좋아하는 것을 부모가 사준다.
 

베트남의 / pixabay
베트남의 '반쭝투'. 중국의 월병과 매우 비슷하다 / pixabay

이때, 전통음식을 먹는데 중국의 월병과 매우 흡사한 ‘반쭝투(Banh Trung Thu)’를 먹는다. 복을 전하는 의미로 선물을 하기도 한다. 지역에 따라 안에 넣는 재료가 다르긴 하지만 보통은 견과류를 넣으며, 연꽃씨나 녹두, 찹쌀, 돼지고기가 들어가기도 한다.

조상에게도 반쭝투를 올리는데, 찹쌀로 만들어 쫄깃한 형태나 구운 형태 2가지로 만들어진다고 한다. 둥글거나 네모난 사각형 모양으로 만드는데 이는 각각 하늘과 땅을 상징한다. 먹는 사람에게 복을 주며, 특히 어린이들이 잘 자라는 마음이 담긴다고 한다.


캄보디아 – 주먹밥을 절에 뿌리는 프춤번(Pchum Ben)

캄보디아의 추석인 ‘프춤 번’은 15일 동안 진행된다. 음력 8월 15일부터 그믐까지 15일간 진행되는데 종교적인 색채가 강한 명절이다. 보름달이 떠서 밝은 날부터 그믐달이 뜨는 어두운 날까지 조상들이 밥을 먹으러 이승에 올라온다고 믿는다.
 

절에서 공양 드리는 모습 / 위키미디어(Maharaja45)
절에서 공양 드리는 모습 / 위키미디어(Maharaja45)

‘프춤 번’에서 ‘번’은 쌀을 의미한다. 그래서 이 기간에 둥글게 만든 ‘바이번’이라는 주먹밥을 만들어 절에 뿌린다. 15일 동안 7개의 절을 다니며 주먹밥을 뿌리며 걷는 의식을 진행한다. 이 의식을 행하지 않으면, 조상신이 굶게 되어 안 좋은 일이 생긴다고 한다.
 

놈안섬은 바나나잎으로 감싸서 삶아 만든 떡이다 / pixabay
놈안섬은 바나나잎으로 감싸서 삶아 만든 떡이다 / pixabay

7개의 절을 다니며, 조상에게 음식을 공양하고 스님에게 법문을 듣는 것도 이 시기의 풍습이다. ‘바이번’ 외에도 놈안섬, 놈언썸쯔룩이라는 떡을 나눠 먹는다. 찹쌀과 녹두로 반죽을 하고, 돼기고기를 안에 넣어 바나나 잎으로 감싸 삶는다.


필리핀 - 촛불을 밤새도록 밝히는 만성절(All saint‘s day)

필리핀의 만성절은 11월 1일이다. 날짜는 다르지만, 모든 성인 대축일이라는 필리핀 최대 명절이다. 보통은 천주교 국가에서 보내는 기념일인데, 필리핀이 과거 스페인에 의해 220년간 식민지배를 받은 영향 때문인지, 천주교를 믿는 이들이 80% 이상이다.
 

촛불을 켜놓은 필리핀의 한 거리 / pixabay
촛불을 켜놓은 필리핀의 한 거리 / pixabay

이날 필리핀 사람들은 가족이 모여 음식을 나눠먹거나 조상의 묘를 찾는다. 명절로 보내는 모습은 우리나라의 추석과 비슷하다. 독특한 점은 초를 오래도록 켜놓는다는 것이다. 성묘를 가서 초를 밤새도록 켜고 오는데, 녹은 촛농으로 아이들이 장난감처럼 가지고 놀 정도라고 한다.
 

수만 / 위키미디어(Lawrence Ruiz)
만성절에 먹는 찹쌀밥 수만 / 위키미디어(Lawrence Ruiz)

먹는 음식도 찹쌀이 들어간다는 점에서 송편과 비슷하다. 찹쌀로 만든 라이스 케이크, 바나나 잎으로 감싼 찹쌀밥인 ‘수만(Suman)’을 먹는다.

우리나라와 같은 아시아 국가에서 보내는 명절 풍경을 보니, 비슷한 점이 많다. 떡을 만드는 찹쌀을 주로 사용한다는 점이나 보름에 뜨는 ‘달’을 형상화한 음식을 만들어 먹는다는 점이다. 또, 가족끼리 모여 음식을 나눠먹으며 즐겁게 보낸다는 것도 비슷하다. ‘사람 사는 모습은 어디나 똑같다’는 말을 실감하게 된다.

명절이 코앞으로 다가왔다. 예전과 같은 모습일지 모르겠지만, 백신을 맞았다면 안전하고 즐겁게 가족을 만나는 휴일이 되었으면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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