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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돌아올 프리마켓을 기다리며①] 프리마켓, 남다른 개성으로 ‘힙’한 공간이 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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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돌아올 프리마켓을 기다리며①] 프리마켓, 남다른 개성으로 ‘힙’한 공간이 되다
  • 전은지 기자
  • 승인 2021.07.09 15:12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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환경을 생각해 장바구니, 다회용품 사용
계절이나 지역 특색 강조한 점 특징

[핸드메이커 전은지 기자] 공예인들의 하루를 다룬 다큐멘터리를 보면, 하나의 공예품을 만들기 위해 오랜 시간을 쏟게 된다. 어떤 디자인으로, 어떤 재료를 사용할지 고민을 거듭한다. 그렇게 탄생한 작품은 작품에서만 멈출 수 없다.

더 좋은 가치로 평가해 줄 소비자를 찾아야 한다. 공예인들이 작품 활동만큼이나 필요하다고 느끼는 것이 바로 판매다. 수익이 생겨야 더 좋은 작품을 만들 수 있기 때문이다.

영등포문화재단이 문래창작촌 작가들을 대상으로 진행한 설문조사에 따르면, 예술가 대부분은 창작물 판매를 위해 아트페어나 아트마켓 등 오프라인 형태의 행사가 필요하다고 응답하기도 했다. 공예인에게 작품 활동만큼이나 필요한 것이 바로 판매이며, 수익이 생겨야 더 좋은 작품을 만들 수 있기 때문이다.
 

직접 만든 농산물이나 핸드메이드 제품부터 친환경 생활용품까지 특색 갖춘 프리마켓이 많다 / pixabay
직접 만든 농산물이나 핸드메이드 제품부터 친환경 생활용품까지 특색 갖춘 프리마켓이 많다 / pixabay

그런 점에서 오프라인 형태로 진행되는 프리마켓은 창작자와 창작자, 창작자와 대중이 소통할 수 있는 가장 좋은 수단이다. 아직은 코로나라는 사회적 상황으로 여러 사람이 모여 즐기고 소통하기도 어려워졌지만, 언젠가는 다시 사람과 사람이 모여 소통할 수 있는 다양한 기회가 찾아올 것이다.

각 지역이나 명소에서는 각각의 특별함을 가지고 프리마켓이 운영되고 있다. 그중에서도 MZ세대처럼 개성을 뿜어내며 사람들의 관심을 이끌며 ‘힙’한 장소가 되고 있는 프리마켓을 소개하고자 한다.

환경을 생각해 장바구니를 사용하지 않거나, 우리 땅에서 직접 기른 농산물을 판매하는 프리마켓, 특정 계절에만 운영하거나 공예라는 콘셉트에 집중해 운영되는 곳, 지역 특색이 두드러지는 마켓 등이 많았다.


제로 웨이스트를 꿈꾸는 불모지장

지난해부터 ‘환경’이 트렌드로 떠올랐는데, 그에 적합한 프리마켓이 바로 ‘불모지장’이다. ‘불편한 모험을 통해 지속 가능한 지구를 만들어가는 장’의 줄임말인 불모지장은 ‘제로 웨이스트’를 중점으로 한다.
 

5월 열렸던 두 번째 불모지장 모습 / 불모지장 공식 인스타그램 @bulmoji.jang
5월 열렸던 두 번째 불모지장 모습 / 불모지장 공식 인스타그램 @bulmoji.jang

지난 2020년 전주 모악산의 아침에서 처음 열렸으며, 올해 5월, 같은 장소에서 두 번째 불모지장이 진행되었다. 1998년 등장한 ‘아나바다 운동’을 재해석해서 판매하는 제품을 분류했다는 점도 특징이다.

물건을 소중히 쓰자는 의미의 ‘아끼다’, 환경을 생각하며 요리하고 농사짓는 가치를 전하는 ‘나누다’, 쓰레기의 올바른 배출법을 알리는 ‘바꾸다(캠페인)’, 쓸모가 그친 것을 재사용하도록 하는 ‘다시 쓰다’로 나뉜다.
 

각 부스의 모습. 아끼다, 나누다, 다시쓰다 등의 표지판이 걸려있다 / 불모지장 공식 인스타그램 @bulmoji.jang
각 부스의 모습. 아끼다, 나누다, 다시쓰다 등의 표지판이 걸려있다 / 불모지장 공식 인스타그램 @bulmoji.jang

각 부스에는 해당되는 표지판이 걸린다. 기존의 기성 제품이 아닌 환경을 생각한 대안 용품에는 ‘아끼다’, 자연 그대로 재배된 농산물과 비건 음식, 식품에는 ‘나누다’, 입지 않는 옷이나 책 등 중고물품을 판매하는 부스는 ‘다시 쓰다’ 등이 걸리는 것이다. 그래서 어떤 것을 중점으로 판매하는 셀러인지 소비자들이 파악하기가 쉽다는 장점이 있다.

제로 웨이스트를 추구하기 때문에 장바구니나 개인 다회용기를 필수로 지참해야 한다. 일회용기를 사용하지 않기 때문에 셀러는 더 합리적인 가격으로 소비자에게 품질이 좋은 제품을 제공하게 된다.
 

버려진 종이팩을 모아 기부하는 ‘바꾸다 캠페인’ / 불모지장 공식 인스타그램 @bulmoji.jang
버려진 종이팩을 모아 기부하는 ‘바꾸다 캠페인’ / 불모지장 공식 인스타그램 @bulmoji.jang

불모지장은 환경을 생각한 남다른 캠페인도 진행하는데 ‘바꾸다 캠페인’이다. 첫 번째 품목으로 정한 것은 종이팩이다. 버리는 것부터 올바르게 분리해서 배출한다면, 더 쓸모 있는 것으로 재탄생 할 수 있다는 것이 취지다.

우유나 주스 등이 담기는 종이팩은 이름처럼 ‘종이’로 알고 있지만, 일반 종이류와 같이 버리면 안 된다. 식품을 담기 때문에 질 좋은 천연펄프로 만들어져서 재활용에 도움이 되기 때문이다.

이런 취지에 동감하는 카페와 단체 등과 함께 캠페인을 진행했다. 카페에서도 음료를 만들기 위해 종이팩을 많이 사용하기 때문이다. 내용물을 다 마신 종이팩은 씻어서 자르고, 펼쳐서 말리는 등 올바르게 버리는 방법도 함께 안내한다. 이런 종이팩을 모아 전북대학교 구정문 앞 광장에 설치한 대형 수거함이나 수거함이 있는 카페에 버린다. 지난 5월 열린 불모지장에서도 종이팩을 수거했었다.

지난 5월 10일부터 25일까지 진행한 이 캠페인에는 약 3천여 개의 종이팩이 모였다고 한다. 모은 종이팩은 은 종이팩은 전주아이쿱생활협동조합의 지원을 통해 우유팩으로 만든 자연드림 화장지로 교환했으며, 사회복지시설에 기부할 계획이라고 한다.

세 번째 불모지장은 올해 10월 말쯤에 열릴 예정이라고 하니, 불모지장의 인스타그램을 참고하면 좋겠다.


부산을 중심으로 성장한 마켓움

2015년 부산 기장군 동백리 바닷가에서 텐트를 치고 열린 것이 마켓움(Market Ooom)이다. 대부분의 프리마켓이 소규모로 시작해 발전한 것처럼 마켓움도 점차 발전해 지금은 부산을 대표하는 프리마켓이 되었다. 즐거움의 ‘움’, 새싹이 돋는 ‘움’의 의미를 담고 있는 마켓움은 부산에 재미있는 마켓을 열고 싶다는 손지민 대표의 바람에서 시작되었다.

SNS 후기 사진을 중심으로 입소문을 타게 된 마켓움은 날씨를 피할 수 있는 장소를 고르게 되었고, 인근의 창고를 ‘창곶’이라는 이름을 지어 창고형 프리마켓으로 재탄생했으며, 그 후에는 대룡마을, 부산 문화의 전당, 복합문화시설 f1963(고려제강 공장부지) 등 부산 이곳저곳의 명소를 돌며 열렸다. 2020년까지 4년간 방문한 관람객 수만 20만 명일 정도다.
 

2019년 노들섬에서 열린 마켓움 전경 / 근화동 396 청년창업지원센터 제공
2019년 노들섬에서 열린 마켓움 전경 / 근화동 396 청년창업지원센터 제공

아마도 마켓움을 이렇게 성장시킨 것은 자유로운 분위기에서 즐길 수 있는 문화, 그에 맞는 독특한 장소에 있는 듯하다. 바닷가에 텐트를 치며 시작한 것은 물론, 도심과 멀리 외진 곳에 있는 창고, 대룡마을 아트인오리 등 일상 속에서는 쉽게 갈 수 없는 여행지 같은 곳에서 진행했기 때문이다.

또한, 현재는 어렵지만, 활발하게 운영할 당시에는 DJ 등이 공연을 펼치며, 바비큐 파티, 음악회 등 보고, 듣고, 즐길 수 있는 행사도 함께 열렸다는 점에서 관람객들을 사로잡았을 것이다. 일상을 벗어나 즐기는 축제라는 느낌으로 말이다.

점차 성장한 마켓움은 부산에서 서울로 범위를 넓히게 된다. 2018년 5월에는 옛 서울역 역사인 ‘문화역 서울284’에서 마켓유랑과 함께 마켓움을 열었으며, 2019년 9월에는 노들섬 스케이트장 오픈과 함께 마켓움을 진행했으며, 느린 물건상점 ‘차츰’을 오픈했다.
 

2019년 노들섬에서 열린 마켓움. 다양한 생활용품을 판매했다 / 근화동 396 청년창업지원센터 제공
2019년 노들섬에서 열린 마켓움. 다양한 생활용품을 판매했다 / 근화동 396 청년창업지원센터 제공

‘차츰’에서는 오랜 시간이 걸려 탄생하는 작가의 공예품이나 빈티지 가구나 소품 등을 판매한다. 현재는 부산 기장군 아트인오리로 무대를 옮겨 유랑 중이다. 오래된 것을 아끼는 이들이나 자연 그대로의 소품을 좋아하는 마니아 층에게 인기가 있는 상점이기도 하다.

이와 함께 포장 판매 전문 과자점인 ‘모루비’도 문을 열었다. 37년의 역사를 가진 우일맨션에 문을 연 모루비는 파운드케이크부터 다양한 과자를 판매한다고 한다. 우일맨션은 지금으로부터 6년 전인 2015년 모루비만 입점했을 정도로 소외된 낡은 건물이었다. 그러나 그 후 초밥 전문점, 책방, 꽃집, 디저트 가게, 카페 등 다양한 상점이 입점하면서 ‘해리단길’에서 유명한 건물이 되었다. 마치 건물형 ‘마켓움’의 발전을 보는 느낌이다.

친구들과 여행하듯 즐기고 싶어 시작한 마켓움은, 여행하듯 이곳저곳을 유랑하며 자연과 어우러지는 슬로우 마켓으로 점차 변화하고 있다. 무엇이든 빠르게 진행되는 패스트 사회에 지친 사람들에게 적합한 프리마켓이 아닐까 싶다.


대화로 농민과 소비자를 연결하는 마르쉐 농부시장

마르쉐는 ‘장터, 시장’이라는 뜻의 프랑스어(marché)에 장소 앞에 붙는 전치사 at(@)을 더해 어디에서든 열릴 수 있는 시장이라는 의미를 가지는 프리마켓이다. 2012년 10월 대학로 마로니에 공원에서 시작된 마르쉐 농부시장은 ‘대화하는 시장’이라는 콘셉트를 가지고 있다. 삶에서 중요한 부분을 차지하는 먹거리를 생산하는 농부와 소비자가 직접 만나 이야기를 하며 소통하고 농산물의 중요성을 알리는 것이다. 지금도 남아있는 전통 오일장의 느낌이다.
 

6월 혜화에서 열린 마르쉐 농부시장 / 마르쉐 농부시장 인스타그램 @marchefriends
6월 혜화에서 열린 마르쉐 농부시장 / 마르쉐 농부시장 인스타그램 @marchefriends

마르쉐에는 3개의 직업을 가진 이들이 모여있다. 지속 가능한 환경을 중시하고 다품종 소량생산을 하는 농부, 그들의 농산물을 직접 조리하는 요리사, 식문화와 관계된 제품을 만드는 수공예가로 구성됐다. 이들의 공통점은 환경, 지구를 생각하는 라이프 스타일을 추구한다는 점이다. 약 100여 팀이 모여 농부시장 마르쉐를 지금까지 번창시킨 셈이다. 인디뮤지션의 ‘제철 공연’이 열리는 축제의 장에는 이들의 취지에 공감한 방문객도 매회 6천여 명에 달한다.
 

마르쉐 농부시장에서는 집에 있던 종이봉투나 신문지를 재사용해 포장한다. 모두 환경을 생각한 시도다 / 마르쉐 농부시장 인스타그램 @marchefriends
마르쉐 농부시장에서는 집에 있던 종이봉투나 신문지를 재사용해 포장한다. 모두 환경을 생각한 시도다 / 마르쉐 농부시장 인스타그램 @marchefriends

환경과 농산물을 중시하는 만큼, 마켓을 진행하는 데 쓰이는 물품에도 신경 쓴다. 현재는 시음이나 시식 등은 운영하지 않으나, 코로나 이전에는 일회용품 사용을 줄이기 위해 친환경 재질의 그릇을 대여해주며, 설거지해서 재사용해왔다. 

물건을 담는 봉투도 비닐이 아닌 종이봉투를 사용하는데 그 형태나 모양이 제각각이다. 시민들이 집에 모아두었던 종이가방을 받았기 때문이다. 이뿐만 아니라 방문객들이 장바구니나 다회용기, 텀블러 등을 가지고 올 수 있도록 홍보한다.
 

5월 진행된 마르쉐 농부시장 혜화 지구장 / 마르쉐 농부시장 인스타그램 @marchefriends
5월 진행된 마르쉐 농부시장 혜화 지구장 / 마르쉐 농부시장 인스타그램 @marchefriends

환경 보호를 대표적으로 보여주는 다양한 프로젝트와 캠페인을 진행한다. 지난 5월 혜화에서 열린 마르쉐 농부시장은 ‘지구장’이라는 이름으로 진행됐다. 기후변화나 질병으로부터 지속가능한 지구를 만들어가자는 것이 취지다. 종이가방, 신문지, 보냉백, 은박봉투 등 집에 있는 것들을 가져와 ‘다시 살림 부스’에 놓으면 시장에서 다시 사용하고, 채소 생쓰레기를 말려서 가져오면 퇴비로 만들며, 지렁이를 분양하는 ‘everyday earthday 캠페인’을 진행했다.
 

락앤락과 함께하는 자원순환 캠페인 ‘러브 포 플래닛’ / 마르쉐 농부시장 인스타그램 @marchefriends
락앤락과 함께하는 자원순환 캠페인 ‘러브 포 플래닛’ / 마르쉐 농부시장 인스타그램 @marchefriends

또한, 락앤락과 함께하는 자원순환 캠페인 ‘러브 포 플래닛’을 8월까지 진행 중이다. 집에서 사용하던 다회용 플라스틱 용기를 업사이클링 제품으로 다시 만들자는 취지로 마련됐다. 가장 문제가 되고 있는 플라스틱 사용을 줄이겠다는 마르쉐의 실천적인 태도가 돋보이는 이벤트다.

셀러들도 환경과 지구를 중요하게 여기는 마르쉐의 생각에 동참한다. 채소를 포장하는 끈도 자연에서 분해되는 마끈을 사용하고, 포장을 최소화했다. 그래서 바구니 등에 담겨있는 농산물을 쉽게 발견할 수 있다. 현수막이나 플라스틱 배너 대신 칠판 배너를 사용해, 손으로 직접 쓰고 지워 또 사용하기도 했다. 마켓 진행 후 나오는 쓰레기는 자원활동가와 함께 분리수거 하며, 음식물 쓰레기는 퇴비로 재사용한다.
 

7월 5일 서교에서 열린 채소시장. 싱싱한 제철 채소들의 모습이 인상적이다 / 마르쉐 농부시장 인스타그램 @marchefriends
7월 5일 서교에서 열린 채소시장. 싱싱한 제철 채소들의 모습이 인상적이다 / 마르쉐 농부시장 인스타그램 @marchefriends

2014년 하반기부터는 매달 2번 열리며 발전한 마르쉐는 2019년 4월 ‘마르쉐 채소시장’이라는 또 다른 브랜드를 론칭하게 된다. 농부시장보다 30팀으로 규모는 작지만, 작은 만큼 소비자를 더 가까이 만날 수 있다는 장점이 있다.

현재는 코로나로 운영이 중단된 상태지만, 이전에는 농부들이 지금 먹으면 가장 맛있는 채소를 추천하는 ‘지금채소’와 이를 활용한 채소점심을 운영했었다. 이 외에도 다양한 브랜드와 기관, 장소와 협업해 이벤트 시장도 열어왔다.

농산물이 중심이 되는 프리마켓, 체계를 갖춰 정기적으로 운영하는 프리마켓이라는 점이 마르쉐의 강점이다. 농민이 직접 생산한 농산물을 들고나와 소비자와 이야기하며 소통하면서 농업의 중요성을 깨닫게 하는 마르쉐는 앞으로도 지속되어야 할 프리마켓 중 하나다.

마르쉐 농부시장, 채소시장은 혜화, 서교, 명동 등에서 열리고 있으나 상황에 따라 열리는 장소나 일정이 변경될 수 있어, 자세한 일정은 마르쉐 홈페이지, 블로그, 인스타그램 등 공식 계정에서 확인하는 것이 좋다.


봄‧가을의 감성을 담은 춘우장/만추장

춘우장, 만추장은 TWL에서 계절마다 운영하는 프리마켓이다. 현재는 코로나 상황으로 인해 잠시 멈춘 상황이지만, 그 콘셉트만큼은 독보적이다. TWL은 ‘Things We Love’의 약자로, 좋은 일용품, 사용하고픈 마음을 불러일으키는 생활용품을 판매하고 있다.

판매하는 물품은 스태프들이 필요성을 느껴 직접 기획, 제작한 것들과 국내에서 생산된 공예품이나 가치 있는 공산품, 잘 알려지지 않은 해외 제품이다. 현재 이들과 함께하는 브랜드만 120여 개에 달한다.

춘우장, 만추장의 시초가 된 TWL 마켓은 2013년 처음 선보였다. 온라인, 편집숍에서만 판매하던 제품을 오프라인으로 만날 수 있었으며, 브랜드 제품 중 품질이 떨어지지만 사용하기에 문제없는 B급 제품, 스태프가 개인적으로 소장한 제품이나 샘플을 판매하는 방식이었다. 다음 해인 2014년 7월 두 번째 마켓을 운영한 뒤, 2015년 봄 춘우장이 시작되었다.

2019년 열린 만추장 모습 / 근화동 396 청년창업지원센터 제공
2019년 열린 만추장 모습 / 근화동 396 청년창업지원센터 제공

TWL이 종로구 연건동 토토빌딩에 자리를 잡게 되면서 시작된 춘우장(春友場)은 좋은 친구들의 봄날 장터라는 주제로 열렸다. 야외 장터를 운영해보고 싶다는 바람을 현실화한 것이다.

그렇게 빌딩 옆 주차장은 춘우장과 만추장이 열리는 랜드마크가 되었다. 판매되는 품목도 늘어났다. 앞치마, 가방 등의 생활용품부터 과일차, 농산물, 건강주스, 감태 주먹밥 등의 식품, 카드, 포스터, 책, 편지지 등의 문구류까지 다양했다.

같은 해 10월에 처음 열린 만추장(晩秋場)은 더욱 풍성해졌다. 가을의 분위기를 만끽할 수 있도록 책과 음악도 준비했다는 주최 측의 멘트가 인상적이다. 그야말로 ‘감성’에 죽고 사는 젊은 세대에게 적합한 프리마켓이다. 후기 사진을 보면, 정돈되지 않은 프리마켓의 투박함이 느껴졌으며, 그 안에서 방문객과 소통하려는 셀러들의 정성이 전달되었다.
 

2019년 열린 만추장에서 판매된 다양한 물품 / 근화동 396 청년창업지원센터 제공
2019년 열린 만추장에서 판매된 다양한 물품 / 근화동 396 청년창업지원센터 제공

지난해 가을에는 프리마켓을 기다리는 이들의 마음을 달래기라도 하듯 ‘TWL Saturday Market’이 열렸다. 현대카드와 함께 진행한 쿠킹 라이브러리도 함께 열린 마켓에서는 주방용품과 식품, 디저트 등 업체가 소규모로 참여했으며, 사전 예약을 통해 이탈리안 쿠킹 클래스, 다르질링, 홈밀 레시피, 플라워 클래스 등 다양한 클래스가 진행되었다.

매년 열리던 춘우장과 만추장은 현재 코로나 방역 방침에 따라 열리지 못하는 상태이지만, 상황이 진정되어 열린다면 SNS를 뜨겁게 달굴 수 있을 정도의 가치를 가진 프리마켓이다.


공방 수공예품을 가까이 보다, 양림동 펭귄마을 공예거리

2013년 폐허가 된 양림동의 한 집이 화재가 나면서 쓰레기가 쌓이자, 지역 주민 김동균 씨를 중심으로 마을의 물건을 텃밭에 전시하던 것이 양림동 펭귄마을의 시작이다.

이후 2020년 광주광역시와 남구, 광주디자인진흥원이 전통가옥 20여 채를 리모델링해 오픈한 것이 공예거리다. 이곳에는 현재 10여 개의 공방이 입주해있으며, 주말 시간을 이용해 프리마켓이 운영 중이다. 비정기적으로 운영되고 있지만, 작가들이 직접 만든 수공예품과 함께 체험할 수 있는 원데이 클래스가 진행된다는 점에서 지역 사회에서 주목받고 있다.

양림동 펭귄마을은 과거 100여 년의 역사를 가진 곳으로, 마을 공동체에서 정원을 일구어 놓았으며, 정크아트로 골목을 꾸며 레트로 감성을 그대로 느낄 수 있는 곳이기도 하다.

우수한 도시재생 사례이면서 관광 자원화의 새로운 방향을 제시했다는 점에서 높은 평가를 받아, 국토교통부 2020 대한민국 국토 대전에서 ‘공공·문화건축물 부문 대한건축학회장상’을 수상하기도 한 곳이다.
 

지난 6월 열린 펭귄마을 공예거리 주말장터 프리마켓 / 양림동 펭귄마을 공예거리 홈페이지(http://craftst.or.kr/)
지난 6월 열린 펭귄마을 공예거리 주말장터 프리마켓 / 양림동 펭귄마을 공예거리 홈페이지(http://craftst.or.kr/)

이곳에서 프리마켓이 처음 열린 것은 지난해 10월이다. ‘양림 달빛놀이 프리마켓’이라는 이름으로 개최되었는데 펭귄마을 공예거리에 있는 공방 11곳 외에 핸드메이드 작가로 활동 중인 업체 15곳이 참여했다. 이름에서도 풍기는 것처럼 오후 3시부터 7시까지 진행되어 아름다운 조명으로 수놓아진 펭귄마을을 감상하는 즐거움도 느낄 수 있었다.

함께 진행된 원데이 클래스도 다양했다. 인기 패션 아이템이 되어버린 마스크 스트랩부터 은팔찌‧은반지, 핑거니팅백, 도자풍경, 도자인형 등 평소 경험하기 어려운 것들을 공방에서 직접 체험할 수 있었다.
 

지난 6월 열린 펭귄마을 공예거리 주말장터 프리마켓 / 양림동 펭귄마을 공예거리 홈페이지(http://craftst.or.kr/)
지난 6월 열린 펭귄마을 공예거리 주말장터 프리마켓 / 양림동 펭귄마을 공예거리 홈페이지(http://craftst.or.kr/)

이후 올해 6월 ‘양림동 펭귄마을 공예거리 주말장터’라는 이름으로 열린 것이 두 번째다. 첫 번째보다 많이 체계화되었다. 참여하는 공예가들에게는 매대, 의자, 파라솔을 1개씩 제공했으며, 6월 19~20일, 26~27일 2주간 주말 동안 진행되었다.

금속공예, 섬유공예, 가죽공예, 목공예 공방 21곳이 참여해 직접 만든 제품을 전시, 판매했다. 아직은 운영 초기라는 점에서 발전을 통해 나아질 것으로 보인다. 이번 6월 주말장터에 이어 일정 변동이 없다면, 9월과 11월에도 열릴 예정이다.

다른 지역 프리마켓에서도 핸드메이드 제품이 판매되기도 하고, 공예품만 모인 프리마켓이 열리기도 하지만, 양림동 펭귄마을처럼 공예거리가 형성된 곳은 드물어 보인다.

공방 외에도 공예미술관, 펭귄미술관 등 다양한 작품을 관람할 기회도 있어 문화생활을 즐기려는 지역주민이나 관광객의 발길이 이어질 것으로 보인다. 문화 프리마켓으로 성장할 가능성이 점쳐진다.


제주의 특색을 담은 벨롱장, 야몬딱털장

코로나로 인해 해외여행을 가기 어려운 요즘, 우리나라에서 가장 많이 방문하는 관광지가 된 제주도. 맑은 에메랄드빛 바다와 이국적인 정취가 매력이다. 단순 관광지 외에도 독특한 주제로 전시를 진행하는 박물관, 미술관이 다수 등장해 문화 덕후들에게 안성맞춤이다. 이런 제주도에도 프리마켓이 열리는데 벨롱장과 야몬딱털장이다.

코로나 이전까지는 활발하게 진행된 듯하지만, 현재는 모두 휴장 중이다.
 

2019년 해녀박물관에서 마지막으로 열린 벨롱장 / 벨롱장 공식 인스타그램 @bellongjang
2019년 해녀박물관에서 마지막으로 열린 벨롱장 / 벨롱장 공식 인스타그램 @bellongjang

두 프리마켓은 각각의 특징이 있다. 벨롱장은 세화포구에서 한 달에 2번 열리는 반짝 장터다. ‘벨롱’은 제주도 방언으로 ‘불빛이 멀리서 번쩍이는 모양’이라고 할 정도로 운영시간도 길지 않다. 때마다 다르지만, 오전 11시에서 오후 1시, 오후 5시에서 7시, 오후 6시에서 8시 정도로 매우 짧은 편이다. 야외에서 열리기 때문에 날씨에 민감해 자주 취소되기도 했다.
 

2018년 세화포구에서 진행되는 벨롱장 / 벨롱장 공식 인스타그램 @bellongjang
2018년 세화포구에서 진행된 벨롱장 / 벨롱장 공식 인스타그램 @bellongjang

포구에 길게 줄지어 열리는 작은 프리마켓은 여행지의 자유로움과 뒤섞여 운영되었다. 누구나 셀러가 될 수 있으며, 예술가들의 라이브 공연이 펼쳐지기도 한다. 2019년 마지막으로 진행된 벨롱장은 세화포구가 아닌 해녀박물관 관장에서 진행되었는데, 그 규모가 매우 커진 느낌이었으며 방문객들도 많아 보였다.
 

2019년 열린 야몬딱털장 / 야몬딱털장 공식 인스타그램 @monddak_market
2019년 열린 야몬딱털장 / 야몬딱털장 공식 인스타그램 @monddak_market

야몬딱털장은 제주도 방언으로 ‘몽땅’이라는 뜻의 몬딱과 야간에 진행된다는 의미의 ‘야(夜)’가 붙은 이름이다. 4월부터 8월, 저녁 6시 30분부터 밤 10시까지 열렸다. 이곳에서 판매되는 품목은 중고물품이다. 그래서 프리마켓이기보다는 플리마켓의 성격이 강하다. 마켓 운영 취지도 플리마켓이라 불리던 벼룩시장의 의미를 되살리자는 데에 있다. 물론 중고물품 외에도 특색있는 수공예품과 음식을 판매하는 푸드트럭도 함께 만날 수 있다.
 

2019년 열린 마지막 야몬딱털장의 야간콘서트 / 야몬딱털장 공식 인스타그램 @monddak_market
2019년 열린 마지막 야몬딱털장의 야간콘서트 / 야몬딱털장 공식 인스타그램 @monddak_market

무엇보다 야몬딱털장의 특색은 제주 도심 한가운데인 삼다공원에서 야간에 진행되었으며, 야간콘서트로 시민들의 귀와 눈까지 즐겁게 했다는 점이다. 제주도청, 제주경찰청, 제주교육청 등 주요 관청이 모여있는 중심지 중의 중심지인 삼다공원 야간콘서트에는 내로라하는 뮤지션들이 초대되어 공연을 펼쳤다. 밴드 잔나비, 가수 폴킴, 스텔라장, 양다일, 카더가든, JK김동욱, 비와이, 민경욱, 하동균까지 라인업이 어마어마했다. 그래서 야몬딱털장보다 야간콘서트를 보러오는 이들이 더 많은 듯했다.

야몬딱털장에 이어 이호테우해변의 랜드마크인 말 등대를 중심으로 한 프리마켓 ‘말등대마트’가 열렸지만, 이 역시도 길게 이어지지는 못했다. 제주도의 봄과 여름밤을 책임지던 야몬딱털장도 2019년 이후로 열리지 못했지만, 추후 코로나 상황이 나아지면 재개되지 않을까 추측해본다. 여행지의 설렘과 프리마켓의 즐거움, 야간콘서트의 감동은 어디서도 느낄 수 없는 제주도만의 감성이기 때문이다.


프리마켓은 판매자와 구매자, 그 중간에 제3자가 개입하지 않고 자유롭게 직접적으로 거래할 수 있는 형태를 말한다. 그래서 핸드메이드 공예품과 같이 일정한 판매 가격을 매기기 어려운 물품을 판매하는 데에 제격이다.

여기에 특별한 콘셉트가 있다면, 개성 넘치는 소비자를 붙잡기도 좋다. 불모지장이나 마르쉐 농부시장처럼 환경을 생각해 장바구니와 다회용품을 사용하도록 하거나, 마켓움처럼 한적한 장소에서 자연 속을 여행하듯 열린다.

또는, 춘우장이나 만추장처럼 봄, 가을의 감성을 느낄 수 있게 하고, 직접 만든 공예품을 감상하거나 만들 수 있는 양림동 펭귄마을 공예거리도 있다. 몇 시간 반짝 열리는 제주도의 벨롱장, 물품 판매와 함께 문화생활을 즐길 수 있는 콘서트가 유명해진 야몬딱털장처럼 말이다.

혹시나 프리마켓 방문을 계획 중이라면, SNS를 주목하길 바란다. 대부분의 마켓은 인스타그램 등 SNS를 통해 행사 일정 등을 공지하며 대중들과 소통하기 때문이다. 코로나 방역수칙을 지키며 열리고 있으니 일정에 맞춰 한 번쯤 방문해도 좋겠다. 센스 넘치고 완성도 높은 핸드메이드 제품에 지갑이 텅텅 비어버릴 수 있으니 주의해야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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