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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돌아올 프리마켓을 기다리며②] 그날, 그 장소에서 셀러와 대중을 사로잡은 프리마켓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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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돌아올 프리마켓을 기다리며②] 그날, 그 장소에서 셀러와 대중을 사로잡은 프리마켓
  • 전은지 기자
  • 승인 2021.07.19 09:39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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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핸드메이커 전은지 기자] 프리마켓은 과거 전통시장의 오일장 같은 느낌과 젊은 세대의 개성이 결합하면서 하나의 문화가 되었다. 특정한 날에만 찾아온다는 희소성과 백화점이나 마트 등의 전문적인 유통체계에서는 발견할 수 없는 독특함이 그 매력이다.

지금이야 프리마켓이라는 단어 자체가 보편화되었지만, 과거에는 질 낮은 물건을 판매한다는 이미지가 강했다. 그러나 요즘은 그 인식이 달라졌다. 좋은 재료로 직접 만든 것이나 여러 사람이 사용해 그 품질을 인정받은 소품부터 생활용품 등을 합리적으로 구매할 수 있기 때문이다.
 

전통 5일장 느낌의 프리마켓은 점차 발전해 정기적인 행사가 되었다 / 위키미디어 (Janne Hellsten)
전통 5일장 느낌의 프리마켓은 점차 발전해 정기적인 행사가 되었다 / 위키미디어 (Janne Hellsten)

시대가 발전하고, 대중들로부터 호응을 얻게 되면서 프리마켓의 형태도 점차 달라졌다. 장소를 대관해 오일장처럼 간이 매대를 설치하고, 셀러들이 소규모로 모여 주말 시간을 이용해 반짝 판매하는 형식으로 운영되던 것이 과거의 형태다.

점점 프리마켓은 열리는 장소부터 커졌다. 프리마켓이 열리는 그 장소가 하나의 시그니처 포인트가 되거나 누구나 아는 명소, 대형 쇼핑몰, 공원, 박람회 등 다양하다. 또한, 마켓 주최자가 셀러를 위해 매대 설치부터 제품 판매까지 정형화된 프로세스를 만들어 일회성이 아닌 주기적인 행사로 재탄생했다.

이렇게 달라진 프리마켓은 소비자는 물론 셀러에게도 긍정적인 영향을 주었다. 셀러 대부분은 공예품을 만드는 핸드메이드 작가나 농산물을 재배하고 수확해 판매하는 농민들이다. ‘직접’ 손으로 만드는 사람들이기 때문에 체계화된 판로를 확보하기란 쉽지 않다.

그런데 프리마켓은 꾸미지 않은 맨 얼굴로 소비자를 만날 기회를 준다. 사람들과 만나서 직접 자신의 작품과 브랜드를 알리고, 입소문이 퍼지면 한 단계 발전할 수 있는 계기가 된다. 쉽게 말해, 아무도 몰랐던 브랜드가 누구나 아는 브랜드가 되는 셈이다. 과연, 어떤 프리마켓이 유명해졌고, 어떤 체계를 갖추어 운영되는지 장점을 들여다봐야겠다.


프리마켓의 대명사, 띵굴시장

프리마켓 좀 다녀본 사람이라면 ‘띵굴시장’을 모를 수 없다. 그만큼 체계적인 프리마켓의 대명사가 되었다. 비정기적으로 열리는데, 보통 금, 토, 일 등 많은 사람이 휴식하는 주말 시간을 이용해 오전 11시부터 오후 6~7시까지 진행된다.

띵굴시장의 출발은 2015년 9월. ‘띵굴마님’이라는 닉네임의 파워블로거 이혜선 씨가 당시 25명의 셀러를 모아 연 것이 시초다. 언론 인터뷰 등을 통해 알려진 히스토리를 보면, 파워블로거였던 그녀는 자신이 평소 관심 있는 인테리어나 살림 도구를 공유했는데 어디서 샀는지를 묻는 사람이 많아지자, 더 많은 이들이 구매할 수 있도록 연결해주자는 생각에서 진행된 프리마켓이라고 한다.

현재는 ODT 코퍼레이션에서 띵굴시장을 운영 중이다.
 

지난 5월 열린 띵굴시장 / 아이파크몰 인스타그램 @iparkmall
지난 5월 열린 띵굴시장 / 아이파크몰 인스타그램 @iparkmall

시작이 반이라고 했던가. 첫 번째 띵굴시장에는 25명의 셀러가 참여했지만, 올해 5월 용산 아이파크몰에서 열린 32번째 띵굴시장에는 부스가 100여 개가 될 정도로 성장했다.

띵굴시장의 가장 큰 특징은 매번 장소를 옮겨 열린다는 점이다. 해당 장소는 사람들이 많이 모일 수 있는 쇼핑몰이나 복합문화공간이다. 장소 자체가 소비자들에게 유명하기도 하지만, 띵굴시장이 열린다고 하면 더 많은 이들이 몰릴 정도로 명성이 높아졌다.

띵굴마님이 주최해 열릴 당시에는 직접 사용해보고 좋은 브랜드만 모집했다는 점도 차별성이다. 그래서 처음에는 생활용품이 중심이었지만, 지금은 키즈, 패션뷰티, 리빙, 푸드 등 카테고리 범위가 넓어졌다. 마켓 주최자가 직접 검증한 브랜드의 제품이 판매되다 보니 소비자들은 자연스럽게 ‘띵굴시장’이라는 브랜드 자체에 신뢰성을 갖게 되는 것이다.

셀러 입장에서 띵굴시장의 장점을 살펴본다면, 잘 알려지지 않았던 브랜드도 소비자들에게 좋은 브랜드로 각인될 수 있다는 점이다. 이는 셀러들이 가장 어려움을 겪는 부분이다. 경쟁력 있는 제품이 있지만, 판로를 확보하기 어렵다는 점 말이다.

그런데 띵굴시장은 좋은 브랜드를 발굴하고 함께 상생하면서 ‘가족 브랜드’가 될 수 있도록 한다. 현재도 더 많은 이들에게 기회를 주기 위해 인스타그램 DM으로 셀러를 추가 모집하는 등 다양한 방법을 강구하고 있다. 띵굴시장에 참여하는 브랜드는 SNS를 통해 이미지를 중심으로 홍보도 된다.

좋은 이미지의 프리마켓이 좋은 일까지 한다. 판매 수익금의 일부는 홀트아동복지회, 한국소아암재단 등으로 전달되는데, 지난해까지 누적된 기부금은 약 4억 9백만 원 정도다.
 

​​​​​​​온라인으로 식료품, 먹거리, 생활용품 등을 주문할 수 있는 띵굴마켓 / 띵굴마켓 홈페이지 캡처
온라인으로 식료품, 먹거리, 생활용품 등을 주문할 수 있는 띵굴마켓 / 띵굴마켓 홈페이지 캡처

 

이런 띵굴시장은 2017년 또 한 번의 변신을 꾀한다. 바로 온라인 브랜드라고 할 수 있는 ‘띵굴마켓’을 오픈하고 홈페이지를 통해 브랜드 제품을 올려 판매하는 방식이다. 이는 OTD 코퍼레이션이 띵굴시장과 협업하게 되면서 시도한 것이다. 이 때문에 감염병 상황에도 발 빠르게 대처할 수 있었다.

코로나로 인해 대규모로 열리는 행사가 중단되어 띵굴시장도 개최되지 못했다. 그러자 띵굴시장 측은 온라인으로 전환해 진행했다. 코로나 이전부터 약 10번에 걸쳐 온라인 띵굴시장이 열렸다.

띵굴시장의 온라인 판매, 그리고 온라인 마켓인 띵굴마켓에 이어 프리마켓과 같은 비정기적 형태가 아닌 상설된 매장인 ‘띵굴스토어’, 2019년 문을 연 컬처 앤 소사이어티 플랫폼 ‘성수연방’을 오픈했다. 이렇게 프리마켓의 대표주자인 띵굴시장은 오프라인을 넘어 온라인, 그리고 다시 오프라인 매장으로 범위를 넓히며 성장하고 있다.


여행 분위기를 만끽하는 문호리 리버마켓

문호리 리버마켓은 2014년 4월 핸드메이드 작가 20여 명이 모여 북한강이 흐르는 한적한 강가에서 시작된 프리마켓이다. 매주 토, 일요일 오전 10시부터 오후 7시까지 진행된다. 서울 근교인 양평이라는 점에서 주말에 나들이하듯 구경할 수 있는 프리마켓이다.

문호리 리버마켓은 직접 만든 것을 판매할 수 있다는 철칙이 있다고 한다. 핸드메이드 작가들이 만든 프리마켓인 만큼 ‘수공예’의 중요성을 강조하는 듯하다. 마켓을 방문한 여러 후기를 보면, 다른 프리마켓에서는 보기 어려운 독창적인 작품이 많다고 한다.
 

작가, 농부들의 다양한 핸드메이드 제품을 만날 수 있는 문호리 리버마켓 / 문호리 리버마켓 제공
작가, 농부들의 다양한 핸드메이드 제품을 만날 수 있는 문호리 리버마켓 / 문호리 리버마켓 제공
문호리 리버마켓의 낮과 밤 전경 / 문호리 리버마켓 제공
문호리 리버마켓의 낮과 밤 전경 / 문호리 리버마켓 제공

참여 비율을 보면, 작가 60%, 농부 30%, 어린이 및 사회적 약자 10% 등으로 작가 중심 마켓이다. 도자기부터 목공예, 퀼트, 금속공예, 홈메이드 의류 등 다양한 핸드메이드 작품을 만날 수 있다는 장점 때문에 전국적으로 400여 팀이 참여하고 있다고 한다.

리버마켓이 지속되는 이유에는 7가지가 있다고 한다. ▲소박하고 정감있는 핸드메이드 공예품, 수제음식 등이 있는 다양성과 예술성 ▲고객과 동료 셀러, 어린이와 사회적 약자, 반려동물에 대한 배려 ▲방문객과 셀러가 만들어가는 환대와 즐거움 ▲셀러는 자신을 표현하면서, 방문객은 셀러의 작품을 보면 이룰 수 있는 꿈의 실현 ▲참가신청을 하고 기다리며 느끼는 긴장감과 마켓에 참여하며 체감하는 성장 ▲비가 오나 눈이 오나 열리는 꿋꿋함 ▲일방적인 운영이 아닌 셀러들과 함께 소통하는 합리적 리더십이 그것이다.
 

문호리 리버마켓은 셀러가 서로 협력하는 가족적인 분위기의 프리마켓이다 / 문호리 리버마켓 제공
문호리 리버마켓은 셀러가 서로 협력하는 가족적인 분위기의 프리마켓이다 / 문호리 리버마켓 제공
양양 비치마켓이 열리는 몽돌소리길 리모델링 작업에도 적극적으로 참여하는 작가들 / 문호리 리버마켓 제공
양양 비치마켓이 열리는 몽돌소리길 리모델링 작업에도 적극적으로 참여하는 작가들 / 문호리 리버마켓 제공

이렇듯 한 사람이나 단체에 의해 만들어진 것이 아니라, 다수의 마음이 모여 만든 마켓이고, 가족 중심으로 참여하기 때문에 따뜻하고 단란한 분위기가 느껴진다. 모든 것을 셀러들이 ‘직접’ 한다. 마켓이 열리는 장소를 청소하고, 흙을 고르고, 잡초를 뽑는 것부터 주차관리까지 시작과 끝을 모두 담당한다.

이를 ‘역할과 참여’라고 설명해, 모두가 마켓의 주인이라는 의식도 심어주는 듯하다. 이런 마켓 운영 방식은 타 마켓에서 벤치마킹하려 한다는 글도 보았다.

또 하나 독특한 점은 마켓이 끝난 후, ‘끝장토론’으로 셀러들과 감독이 소통을 하며 더 나은 점을 찾는다는 점이다. 이는 다양한 품목으로 다양한 장소에서 열릴 수 있는 원동력이 아닐까 싶다.

마켓 참여는 한 달에 한번, 한나절만 리버마켓 네이버 카페를 중심으로 신청받고 있다. 텐트, 그늘막, 테이블, 의자부터 쓰레기통이나 앞치마, 화장지, 주차봉, 소화기 등 셀러들이 준비하는 개인물품이 많은 편이지만, 그만큼 마켓의 일원으로 책임감을 부여하면서 서로가 협력해 만들어간다는 취지가 느껴진다. 별도의 문호리 리버마켓 앱으로 체계적인 관리를 하기도 한다.
 

양양 후진항에서 열리는 양양 비치마켓 / 문호리 리버마켓 제공
양양 후진항에서 열리는 양양 비치마켓 / 문호리 리버마켓 제공

문호리 리버마켓은 인기를 업고, 지역 상생 활성화 프로그램의 일환으로 다양한 장소에서 열리고 있다. 강원도 양양 후진항에서 주말에 열리는 양양 비치마켓, 도자 공방이 있는 이천도자예술마을 예스파크에서 열리는 리버마켓 예스파크, 태백 철암 블랙마켓, 가평 자라섬, 광주 곤지암 등이다.
 

테라로사 서종점에서 열리는 리버마켓 매일상회 / 문호리 리버마켓 제공
테라로사 서종점에서 열리는 리버마켓 매일상회 / 문호리 리버마켓 제공

코로나 상황에도 발빠르게 대처했다. 문호리 강변에서 열리던 리버마켓의 진화형인 ‘리버마켓 매일상회’가 바로 그것이다. 대중들에게 널리 알려진 카페인 테라로사 서종점 내에 마련된 매일상회에서는 마켓에 참여하는 작가들의 작품과 가족 단위 체험 프로그램, 지역 농부들의 농산물을 만날 수 있다.

사회적 거리두기로 마켓이 열리지 못하는 상황에 대처하기 위한 리버마켓의 소통센터 역할을 하기도 한다. 매일 오전 10시부터 밤 8시까지 참여팀의 자율적인 참여로 운영된다.

마켓 운영과 관련된 자세한 내용은 리버마켓 카페나 인스타그램 등을 통해 알 수 있다. 코로나 19 확산방지를 위해 출입 사전등록, QR코드 본인인증, 발열 및 호흡기 증상 여부를 체크 중이라고 하니 안전하게 방문할 수 있을 듯하다.


핸드메이드 공예거리가 펼쳐지는 송도시장 플리마켓

2019년 시작되어 인천 송도의 복합쇼핑몰인 트리플스트리트에서 열리고 있는 ‘송도시장 플리마켓’은 매번 주제를 정하고, 그에 적합한 셀러를 모집하는 프리마켓이다. 그래서 특별한 날이나 계절에 어울리는 핸드메이드 공예품을 만날 수 있는 트렌디한 프리마켓이다. 매주 주말마다 오전 10시 30분부터 오후 8시 30분까지 열리는데, 프리마켓치고는 꽤 오랜 시간 운영되는 편이다.
 

송도시장 플리마켓 제공
송도시장 플리마켓 제공

무엇보다 송도시장의 장점은 장소에 있다. 쇼핑몰 인프라를 이용할 수 있어 쾌적한 환경이 장점이다. A~D동까지 길게 이어진 상가동을 중심으로 각 거리에 테이블을 펼치고 행사가 운영된다. 길게 이어진 거리이기 때문에 관람객들이 둘러보기에도 동선이 편하고, 쇼핑몰 자체에도 활력이 생긴다.

사전에 셀러들에게 행사장 위치를 알려준 뒤, 구역별로 참여 신청을 받는다. A동 광장, A~B동 지하통로, C동 우산거리와 소공원, D동 우산거리 등으로 나뉜다. 그래서 거리마다 느낌이 다르다.

두 번째 장점은 셀러를 위한 지원이 잘 마련되어 있다는 점이다. 보통의 프리마켓이 테이블 정도만 지원하거나 그 역시도 지원받기 어려운데, 기본적으로 테이블, 테이블보, 의자, 현수막 간판을 제공하고 그에 필요한 전기 시설을 제공한다.

또한, 판매를 위해 짐이 많아 차로 이동하는 셀러를 위해 실외 야외주차장을 무료로 이용할 수 있도록 했다. 관계자는 “트리플스트리트 쇼핑몰 내에 없는 다양한 MD를 보여주기 위해 열리는 만큼, 1인 기업과의 상생을 위해 노력하고 있다”고 설명했다.
 

한 장소에서 열리지만, 마켓의 다양한 모습을 느낄 수 있다 / 송도시장 인스타그램 @songdosijang
쇼핑몰이라는 한 장소에서 열리지만, 마켓의 다양한 모습을 느낄 수 있다 / 송도시장 인스타그램 @songdosijang

가장 민감한 사안이 될 수 있는 판매 품목에도 철저히 제한을 두었다. 간혹 셀러가 판매하는 제품이 중복되는 경우가 있다. ‘비슷한 제품이 중복되어 잘 팔리는 부스는 잘 팔리더라. 주최 측에서 품목을 사전에 철저히 점검했으면 좋겠다’는 후기가 종종 보인다.

송도시장 프리마켓은 이를 방지하기 위해 단일품목 판매만을 원칙으로 한다. 겹치지 않도록 품목 제한을 두면서, F&B, 악세서리, 반려동물, 키즈잡화, 패션잡화, 생활소품, 체험 등 다양한 카테고리를 마련해 판매 중이다. 그래서 시장 초기부터 함께한 셀러부터 신규 셀러까지 매우 다양하다. 최근에는 환경을 생각해 판매할 때 종이봉투만을 사용하도록 했다는 점도 세심하다.

매주 송도시장이 열리기 전, 인스타그램을 통해 어떤 주제로 어떤 상품이 판매되는지 홍보하기 때문에 처음 오프라인 판매에 나서는 핸드메이드 공예가에게는 좋은 프리마켓이 될 듯하다.


공간 맞춤형 프리마켓, 자투리 마켓

자투리 마켓도 마니아들 사이에서 잘 알려진 유명한 프리마켓 중 하나다. 공간 공유 플랫폼인 ‘자투리’에서 기획한 마켓 프로젝트 중의 하나로 진행되는 자투리 마켓은 이름처럼 박람회나 팝업 스토어 등 이벤트성 행사와 함께 진행하거나 마켓 운영을 위한 최적의 장소를 선택해 단독으로 열린다. 그래서 보통은 주말 시간을 이용해 개최되지만, 박람회, 백화점 이벤트와 협업해 열리게 되면 4~7일 비교적 오랜 시간 동안 소비자들을 만날 기회가 주어진다.
 

5월 광교 엘리웨이에서 열린 자투리 FFF 마켓 / 자투리마켓 인스타그램 @jaturi_market
5월 광교 엘리웨이에서 열린 자투리 FFF 마켓 / 자투리마켓 인스타그램 @jaturi_market

2019년 김포 글린공원에서 처음 선보인 자투리 마켓은 개최되는 공간과 시기에 맞춰 컨셉을 달리한다는 것이 특징이다. 정기적인 행사는 오래 지속되면 ‘매번 똑같다’, ‘뻔하다’, ‘새로운 것이 없다’는 평을 받게 되는데, 다른 장소에서 장소의 콘셉트에 맞게 셀러를 모아 진행하기 때문에 매번 새로움을 느낄 수 있다.

개최되었던 사례를 보면, 리빙 수요가 많은 롯데백화점 노원점에서는 고객 니즈에 맞게 ‘홈테리어 위크’라는 주제로 마켓을 진행했다. 그래서 셀러 모집도 홈데코, 조명, 패브릭, 라탄, 캔들, 식기류, 도자기 등 인테리어 소품으로 활용할 수 있는 분야를 모집하기도 했다.
 

먹거리 브랜드가 모인 자투리 고메 마켓 / 자투리마켓 인스타그램 @jaturi_market
먹거리 브랜드가 모인 자투리 고메 마켓 / 자투리마켓 인스타그램 @jaturi_market

부산 현대백화점 식품관에서 진행되는 자투리 마켓은 장소에 맞게 리빙, F&B 분야 셀러를 모집하며, 지난 2월 용산 아이파크몰에서는 ‘자투리 고메 마켓’이라는 이름으로 먹거리 브랜드만 모여 마켓을 진행했다.

올해 5월 광교 아브뉴프랑에서 진행된 자투리 마켓에는 ‘봉주르 마켓’이라는 별칭이 붙기도 했다. 아브뉴프랑이 프랑스의 길이라는 뜻이기도 하고, 아브뉴프랑 자체가 유럽의 분위기를 느낄 수 있도록 만들어졌기 때문인 듯하다. 트렌드에 발 빠르게 대처하는 자투리 마켓의 센스가 돋보이는 부분이다.
 

박람회 기간동안 함께 즐길 수 있다는 것은 자투리 마켓의 장점이다 / 자투리마켓 인스타그램 @jaturi_market
박람회 기간동안 함께 즐길 수 있다는 것은 자투리 마켓의 장점이다 / 자투리마켓 인스타그램 @jaturi_market

또는, 시기에 맞게 독특한 콘셉트를 정하는데, 지난 10월 파주 더티트렁크 카페에서 열린 자투리 마켓에서는 할로윈 분위기를 느낄 수 있도록 꾸며놓았으며, 올해 3월에는 용산 아이파크몰에서 제2회 자투리 고메 마켓과 함께 화이트데이를 겨냥한 ‘취향 존중 디저트 선물전’이 진행되기도 했다. 9월에는 여름이라는 계절에 맞게 용산 아이파크몰에서 ‘썸머비어가든’이라는 이름으로 로컬 수제 맥주 페스티벌을 진행될 예정이다.

물론 자투리 마켓 고유의 분위기는 유지한다. 맘앤베이비엑스포, 여행박람회, 리빙트렌드페어 등 굵직한 박람회와 함께 진행할 때, 그 주제에 맞게 셀러 제한을 두지 않고, 다양한 분야에서 개성 넘치는 제품을 만드는 이들을 모은다. 기본적으로 제공하는 목조 테이블도 자투리 마켓만의 시그니처다.

장소 선정에 매우 신중한 듯하다. 마켓 진행은 테이블 설치나 전기 사용, 방문객 동선 등 시설 문제 때문에 넓은 공간이나 야외 거리 등에서 진행하는데, 자투리 마켓은 카페나 유동 인구가 많은 문화 거리, 공원 등 다양한 곳을 섭외해 진행하는 게 특징이다. 그래서 여행하는 듯 즐기면서 프리마켓을 구경할 수 있다.
 

청년 브랜드 제품을 만날 수 있는 자투리 아르떼 마켓 / 자투리마켓 인스타그램 @jaturi_market
청년 예술가가 만든 브랜드와 작품을 만날 수 있는 자투리 아르떼 마켓 / 자투리마켓 인스타그램 @jaturi_market

이곳에 참여했던 셀러들은 만족스러운 후기를 전한다. 프리마켓 관련 카페나 블로그 포스팅을 보면, “여러 프리마켓에 참여했지만, 자투리 마켓은 규모 있게 진행되면서 일정 또한 잘 짜여서 도움이 된다”, “자투리 마켓에서 진행하는 프리마켓은 웬만하면 참여하려고 한다”, “장소 선정 안목도 좋고, 셀러들에게 잘해준다. 세세하게 신경을 써주는 편”이라는 이야기가 많다.

무엇보다도 자투리 마켓은 판매 외에도 문화 예술 공유 측면에도 정성을 기울인다는 특징이 있다. 셀러들 중 일부는 판매 외에도 관람객들이 즐길 수 있는 체험 프로그램을 마련하며, 버스킹, 마술쇼 등 보고 들을 수 있는 공연이 열린다.

문화 공유가 가능한 공간을 섭외해 마켓을 진행하기도 한다. 지난 6월에는 서울 성동구의 창조적 공익문화공간인 서울숲 언더스탠드 에비뉴와 건대 커먼그라운드 야외광장에서 청년 예술가들이 자신의 작품과 브랜드를 선보일 수 있도록 ‘자투리 아르떼 마켓’을 진행하기도 했다.

핸드메이드 공예가들이 판매 기회를 얻는 프리마켓을 넘어 하나의 문화를 공유할 수 있는 문화마켓을 만들어가는 자투리 마켓의 다양한 시도가 돋보이며, 추후 열리는 마켓에도 관심이 집중된다.


지역 마켓의 성공, 속초 여우 프리마켓

‘여러 사람들이 함께 어울려 만드는 우리들의 마켓’이라는 의미의 여우(與友) 프리마켓은 지난 6월까지 총 30회 진행된 속초 지역의 대표적인 프리마켓이다. 육아 지역 커뮤니티 네이버 카페인 속초 맘스홀릭이 주최해 진행하는 여우 프리마켓은 금~토요일, 오전 11시부터 오후 4시까지 한 달에 한 번, 속초 엑스포 타워 앞 광장에서 열린다.
 

속초 엑스포 타워 광장에서 열리는 여우 프리마켓 / 속초시 제공
속초 엑스포 타워 광장에서 열리는 여우 프리마켓 / 속초시 제공

지역 프리마켓으로는 체계적으로 진행되어 속초 지역민 외에도 속초를 여행하는 방문객들의 발길도 심심찮게 이어지고 있다. 판매 품목은 보통의 마켓과 비슷하다. 먹거리, 여성복, 잡화, 아동복 등 생활과 관련된 품목부터 핸드메이드, 농‧수산물 등 직접 생산하는 품목까지 다양하다.

깐깐한 엄마들이 주최하는 프리마켓이다 보니, 셀러 모집할 때부터 함께 받는 제출 서류가 많다. 기본적으로 사업자등록증은 필수이며, 품목 종류에 따라 영업허가증, 소분업신고증, 인증서 등을 내야 한다. 그만큼 검증되기 때문에 판매하는 제품의 품질이 좋다는 의미이기도 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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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역색을 느낄 수 있는 다양한 품목이 판매된다 / 속초시 제공
속초라는 지역을 느낄 수 있는 다양한 품목이 판매된다 / 속초시 제공

‘속초’라는 지역적 특색을 가장 잘 살렸다는 점이 여우 프리마켓의 또 다른 장점이다. 해당 지역에서 활동하는 상인, 농민, 핸드메이드 작가 등을 모집해 지역 상권 활성화나 경제적 수익 창출에 도움을 주기 때문이다.

보통 프리마켓에서는 볼 수 없는 오징어순대나 젓갈 등 속초에서만 볼 수 있는 것들을 판매하는 것만 봐도 알 수 있다. 또한, 일반인들도 집에서 사용하지 않지만 멀쩡한 제품을 갖고와 판매할 수 있는 벼룩시장도 함께 열려 쓸모있는 제품이 다시 사용될 수 있는 환경적 측면에서 장점이 느껴진다. 백화점이나 대형 쇼핑몰 등의 인프라가 부족한 속초에서 ‘여우 프리마켓’은 셀러나 소비자 모두에게 없어서는 안 될 중요한 행사 중 하나이다.


주말 시간을 이용해 열리는 프리마켓은 지역에도 몇 개씩 될 정도고, 그 규모도 매우 다양하다. 하지만 오래 지속되기란 쉽지 않다. 셀러 모집이나 장소 섭외 등의 어려움을 겪기 때문이다. 그런 단점을 극복하고 체계적으로 운영되는 프리마켓이 그 명맥을 오래 이어가 핸드메이드 작가나 소비자들에게 많은 도움이 되었으면 한다. 위에서 언급한 프리마켓 사례처럼 말이다.

띵굴시장처럼 다양한 카테고리를 모집해 잘 알려지지 않은 브랜드를 발굴해 내거나, 문호리 리버마켓처럼 셀러가 중심이 되어 즐겁게 이끌어가기도 한다. 자투리 마켓처럼 다양한 행사와 함께 열려 많은 소비자를 만날 수 있으며, 송도시장 프리마켓이나 여우프리마켓처럼 한 장소에서 고정적으로 열려 지역의 특색이 되기도 한다.

이들은 모두 셀러들을 위해 기본적인 물품과 장소를 제공하고, 방문객에게는 다양한 볼거리를 제공하는 등 체계를 갖추고 있으니 처음 시작하는 창작자들에게 안성맞춤이다.

당분간은 코로나 유행에 프리마켓이 주춤하겠지만, 더운 날씨에도 작가들은 언젠가 열릴 프리마켓을 준비할 것이다. 어려운 사회적인 상황 속에서도 자신이 정성스럽게 만든 물품을 선보이고, 그 물품에 좋은 가치를 매겨 구매하는 소비자가 존재한다면, 프리마켓은 계속 명맥을 이어갈 수 있을 듯하다.

​​​​​​​체계적으로 운영되는 프리마켓 외에도, 독특한 개성을 살려 운영되는 프리마켓도 많으니 나에게 맞는 프리마켓을 골라 참여해도 좋겠다. 창작자는 소비자를 만나 발전하고, 소비자는 그런 창작자를 만나 핸드메이드의 가치를 평가할 수 있는 기회를 얻게 될테니 말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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