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부처의 뜻이 담긴 장엄한 불교 목조각과 장인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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부처의 뜻이 담긴 장엄한 불교 목조각과 장인들
  • 김강호 기자
  • 승인 2020.02.10 17:12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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불교와 접목된 우리 고유의 전통 조각, 그 섬세함과 아름다움에 대해

[핸드메이커 김강호 기자] 조각은 인류가 표현했던 예술의 종류 중에서 역사적으로 가장 오래된 활동이다. 자연의 물질을 삼차원적인 새로운 형태로서 표현해내는 조각은 동서양을 막론하고 행해졌으며, 자연의 평범한 소재를 일상용품 또는 종교적 상징을 담아내 새롭게 재탄생시켰다.

특히 목재는 조각에서 가장 많이 활용된 재료 중 하나이다. 쉽게 썩어 없어지는 특징 때문에 오늘날에는 돌 혹은 금속 등에 비해서는 유물이 많이 남지 않았다. 그러나 가공이 훨씬 더 수월했기에 목공예품은 다른 재료보다 일상적으로 더 많이 제작되고 사용했을 것으로 추정된다.

우리나라에서는 주로 어떤 조각이 많이 만들어졌을까? 근대 이전의 조각은 종교적 의미를 담은 것이 많았다. 한국인에게 가장 오랫동안 영향을 미친 종교는 불교로 목조각 역시 불교를 중심으로 행해졌다. 삼국시대에 불교가 전래된 이후, 나무 조각은 주로 다양한 불상을 제작하는 데에 쓰였다.
 

불교 목조각 [문화재청 제공]
불교 목조각 [문화재청 제공]

우리나라에서 만들어진 다양한 불교 목조각

일본 호류사에 있는 백제관음상(百濟觀音像)은 삼국시대부터 이미 우리가 훌륭한 목조각 기술을 보유했으며, 이를 일본에 전해주었음을 알려주는 중요한 유물이다. 약 2.8m 높이의 이 목조 입상은 백제 귀화인이 만든 것으로 추정되며 좀이 쉽게 슬지 않는 녹나무로 만들어 원형이 잘 보존되어 있다. 수려한 미소와 옷주름, 자태 등을 굉장히 섬세하게 표현했다.
 

목조삼존불감 [문화재청 제공]
목조삼존불감 [문화재청 제공]

전라남도 순천의 송광사에 있는 국보 제42호, '목조삼존불감(木造三尊佛龕)'은 신라시대에 지눌이 당나라에서 가져온 유물로 추정된다. 불감이란 작은 불상을 모셔두는 곳을 말한다. 높이는 13.9m이며 가운데의 방과 양쪽의 작은 방이 삼면으로 되어있고 이를 닫으면 원통형이 된다.
 

남장사 보광전 목각탱 [문화재청 제공]
남장사 보광전 목각탱 [문화재청 제공]

경상북도 상주에 있는 보물 제922호, '남장사 보광전 목각탱(南長寺 普光殿 木刻幀)'은 조선 후기에 만들어졌다. 탱화는 천 혹은 종이에 부처, 보살 등을 그려 벽에 거는 불화인데, 이 작품은 탱화를 나무로 조각해서 표현한 것이다. 길쭉한 나무판 8장을 연결하여 중앙에 본존불인 아미타여래를 배치하고 상하 4단으로 사천왕, 8대보살, 범천, 제석천, 10대 제자를 좌우 대칭으로 구성했다.
 

목각아미타여래설법상 [문화재청 제공]
목각아미타여래설법상 [문화재청 제공]

서울 경국사에 있는 목각아미타여래설법상(木刻阿彌陀如來說法像)도 오늘날 남아있는 몇안되는 목각탱으로 나무 5장을 잇대어 중앙의 아미타불을 중심으로 13구의 보살을 새겼다. 조선의 목각탱은 전국에 7점이 남아있다.
 

목재조각 [문화재청 제공]
목재조각 [문화재청 제공]

고유한 불교의 의미를 담아 작품을 조각하는 목조각장

예로부터 만들어온 불교 목조각은 그것을 담당하는 장인이 있었다. 바로 오늘날 국가무형문화재 제108호로 지정된 목조각장(木彫刻匠)이다. 목조각장이 만드는 불상은 단순한 목공예품을 만드는 것과는 다르다. 종교적 의미가 담겨 있기 때문에 불상 고유의 장엄한 조형미와 비례미, 입체감을 이해하고 제대로 표현해낼 수 있어야 한다.

나무는 모든 종류가 재료가 될 수 있으며, 만들고 싶은 작품에 따라 알맞은 목재를 선택한다. 주로 향나무, 오동나무, 소나무, 은행나무, 느티나무 등을 사용하는데, 은행나무는 특히 조각도가 잘 먹히며 벌레에 강해 자주 쓰인다. 사용하는 목재는 보통 갈라짐을 막기 위해 벌채 후 2~3년을 건조해야 한다.

불상을 제작할 때 나무의 뿌리부분이 불상 머리가 되는데, 이는 나무가 거꾸로 서면 통풍이 더 잘되기 때문이다. 대형 작품을 만들때는 여러 나무를 사용해 조각한다.

조각 과정은 먼저 재목을 크게 쳐내는 걷목 과정을 거치고 재목을 거친 나무를 아교 등 접착제로 붙이고 조임틀을 이용하여 접목하거나 접착제 없이 이음과 촉으로 끼워 맞추는 결구법을 써서 맞춘다. 그다음에 조각도를 이용해 조각 과정을 거친다.

쓰이는 조각칼은 평칼, 창칼, 원칼, 반월칼 등이 있고 기법 또한 안으로 새기는 음각과 겉으로 나오게 새기는 양각, 둘을 섞은 음양각, 모든 방향에서 볼 수 있도록 입체적으로 새기는 환조, 앞에서만 감상할 수 있도록 반 입체로 새기는 부조 등 다양하다. 조각을 끝낸 후에는 안료를 입히는 채색 작업을 거친다. 그리고 마무리로 천연 도료인 옻칠을 하여 마무리한다.
 

목조각장 전기만의 작업 [문화재청 제공]
목조각장 전기만의 작업 [문화재청 제공]

현재 목조각장으로 활동하고 있는 장인은 박찬수(1996년 12월 인정), 전기만(2001년 12월 인정) 장인 및 부산 무형문화재 제20호 이희옥 장인 등이 있다. 이들 장인은 전통 목조각을 계승함과 동시에 현대적 감성으로 조형화하여 창의적으로 기술을 계승해나가고 있다.

한국산업인력공단 자격증 중에는 나무로 공예 제품을 만드는 '목공예기능사' 자격증이 있다. 현대에도 목조각품이 산업적으로 가치가 있음을 보여주는 것이다. 예전의 목조각이 주로 불교에 입각한 종교적 조각이라면 오늘날에는 더 다양한 컨셉의 작품이 만들어진다. 오랫동안 목재가 조각의 주용도로 사용된 만큼, 앞으로도 목조각은 중요한 공예로서 널리 활용될 것으로 보인다.

목조각장의 고유한 전통 기술이 계승되어가는 한편, 이제는 젊은 세대가 현대의 감성이 담긴 다양한 목조각도 만들고 있다. 이 둘이 잘 결합한다면 우리만의 고유성이 담기면서도 새로운 그런 작품이 만들어지지 않을까 기대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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