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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카페인은 없애고 커피 맛은 살리다', 국산 보리로 만든 디카페인 보리커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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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카페인은 없애고 커피 맛은 살리다', 국산 보리로 만든 디카페인 보리커피
  • 최미리 기자
  • 승인 2019.11.07 17:25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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맛과 향에서 좋은 평가받아··· 국산 보리 활성화 및 수입원두 대체 기대

[핸드메이커 최미리 기자] 농촌진흥청이 커피 원두를 국산 검정보리인 ‘흑누리’로 대체해 카페인 함량을 낮추고 베타글루칸 등 기능성분이 들어있는 건강한 디카페인 「보리커피」를 개발했다고 밝혔다.


카페인을 제거한 디카페인 커피

현대인에게 커피는 뗄레야 뗄 수 없는 기호품이다. 특히 한국인들에게 커피는 아주 짧은 시간 동안 급격하게 퍼져나갔다. 국내 커피산업 시장 규모는 2007년 3조 원에서 2017년 11조 7천억 원으로 4배 가까이 증가하였으며 원두 수입 역시 지난해에만 15만 9천 톤에 이른다.

하지만 과다한 커피 섭취는 다양한 부작용을 불러온다. 커피에 들어있는 카페인은 집중력을 향상시키며 피로를 회복하고 스트레스를 풀어준다. 하지만 과잉 섭취 시 불면증, 위궤양, 고혈압 등을 일으킬 수 있다. 특히 임산부나 폐경기 여성에게는 더욱 카페인이 민감할 수 있는데, 칼슘과 비타민D 등이 배출되어 간기능 등이 손상되고 뼈 건강이 악화되어 관절염을 유발할 수 있다.

카페인 섭취량은 하루 평균 성인은 400mg, 임산부는 300mg을 권장하고 있다. 또한 최근에는 카페인 성분을 제거한 커피인 디카페인(decaffeination)이 꾸준히 증가하고 있다. 디카페인은 관세청에 따르면 2017년 원두 수입이 258톤에서 458톤으로 78% 증가했으며 생두 수입은 1,055톤에서 1,267톤으로 20% 증가했다.
 

오르조 커피 ㄴㅇ
오르조 커피 [농촌진흥청 제공]
흑누리 [농촌진흥청 제공]
흑누리 [농촌진흥청 제공]

검정보리인 흑누리로 만든 '보리커피'

보리커피는 2차 세계대전 이탈리아에서 세관 봉쇄로 인해 커피를 구하기가 어려워지자 커피 대용차로서 개발되었다. 특히 이탈리아의 보리커피 브랜드인 크라스탄 오르조(crastan orzo)는 현재 미국, 일본, 캐나다, 호주, 한국 등에서도 수입하고 있다.

보리커피는 170~180도의 저온에서 보리가 진한 갈색이 될 때까지 장시간 볶아서 분쇄한다. 그다음 일반 에스프레소 추출과 같은 방법으로 추출한다. 오르조 제품의 경우에는 로스팅-> 분쇄-> 보리추출물 농축-> 건조-> 분말화 과정을 거치는데, 원두와 비슷한 씁쓸한 맛과 향 및 크레마가 떠있는 듯한 형태까지 모두 비슷하다.

흑누리는 2002년도에 교배되어 탄생한 보리 품종이다. 기존 보리에 비해 보리호위축병 및 흰가루병 등에 대해 저항성이 있고 가공이 쉬우며 과당 및 안토시아닌, 폴리페놀 등 항산화 성분이 많다. 2011년에 육성을 실시하여 세계 최초 검정쌀보리 품종으로서 고창의 150헥타르 면적에서 600톤을 계약재배하고 있다.
 

농촌진흥청 제공
농촌진흥청 제공
보리커피에 대한 평가 [농촌진흥청 제공]
보리커피에 대한 평가 [농촌진흥청 제공]

농촌진흥청에서 개발한 검정보리인 ‘흑누리’로 만드는 보리 커피는 디카페인 원두와 특정 비율로 배합하여 만든다. 만들어진 보리커피는 커피 맛은 유지하면서 카페인 함량을 90% 이상 줄였다. 디카페인 원두와 흑누리, 일반 원두를 6:3:1 비율로 배합하였을 때 카페인 함량은 0.95mg/g이었다. 또한 보리가 무카페인이기에 선호하는 일반 원두를 10% 정도 혼합하면 더욱 다양한 맛을 즐길 수 있다.

농촌진흥청에서는 20~50대 소비자 30명을 대상으로 설문 및 인터뷰를 통해 흑누리 보리 커피에 대한 평가를 진행하였는데, 조사 결과 색깔과 향, 맛 등 전체적인 기호도가 우수하였다. 대부분 소비자가 커피에서 구수하고 건강한 맛이 느껴져 좋았다고 답했다. 아울러 보리커피 제품에 대해 79%가 구매의향이 있으며, 임산부나 수유 산모에게 62%가 추천할 의향이 있다고 답하였다. 또한 더치 원액 등 다양한 포장과 형태로의 판매가 필요하며 보리커피의 인지도 향상을 위해 충분한 홍보가 필요하다는 의견도 있었다.

흑누리 보리커피는 드립 시간이 일반 커피 및 일반 보리커피와 비교했을 때 가장 짧았다. 흑누리는 다른 보리에 비해 전분 입도가 크고 곡실 경도가 높아 분쇄에 대한 저항성이 높아 여과 시간이 빠르다. 일반 커피에는 없는 보리의 성분인 베타글루칸이 88mg, 안토시아닌도 42mg 포함되어 있다. 베타글루칸은 변비를 개선하고 콜레스테롤을 낮추며 심장질환 개선에도 효과적이다. 안토시아닌은 눈의 피로를 풀어주며 항산화 작용이 뛰어나다.
 

보리밭 [출처- pixabay]
보리밭 [출처- pixabay]

국내 커피 및 보리 시장 활성화 기대

국내 커피 시장에서 사용하는 원두는 전량 수입에 의존하고 있다. 한편 국산 보리는 식문화의 변화와 수입산과의 가격 차이로 인해 소비량이 크게 줄어들고 있다. 1970년에는 1인당 37.3kg에 달했던 것이 산업화 이후 급격히 줄었들었으며 2007년 이후부터 지금까지 연간 1.3kg 정도에 머물고 있다. 이에 이번 보리커피 개발은 원두 수입량을 줄이고 국산 보리의 소비를 확대하는 데에 기여할 것으로 기대되고 있다.

또한 디카페인 원두가 kg당 23,000원, 일반 원두는 15,000~20,000원인 것에 반해 흑누리는 1,045원으로 20배 정도 가격이 저렴하여 가격경쟁력도 충분하다.

농촌진흥청은 산업체에 관련 기술을 이전하여 지속적인 산업화와 함께 보리커피 원료의 안정적 공급을 위한 단지를 조성하는 등, 보리 농가와 가공 판매자 간의 상생 협조 체계 마련에 노력할 방침이다.

농촌진흥청 국립식량과학원 김두호 원장은 “이번 연구 결과로 임산부 등 카페인에 민감한 소비자들이 건강하게 커피를 즐길 수 있으며, 원두 수입 절감과 보리의 부가가치 향상에 따른 새로운 수요 창출이 기대된다. 앞으로 검정보리인 ‘흑누리’를 이용하여 다양한 저카페인 커피도 개발하여 우리 보리와 커피와의 융합으로 다양하고 건강한 웰빙커피산업에 기여해 나가겠다.”라고 전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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