상단여백
HOME 핸드메이드 푸드
한국인들 사로잡은 달콤한 유혹, '흑당의 단맛에 빠지다'흑당 관련 제품 출시 및 판매량 폭발적 증가···열풍이 오랫동안 이어질 수 있을지는 미지수
  • 최미리 기자
  • 승인 2019.07.29 12:54
  • 댓글 0

[핸드메이커 최미리 기자] '흑당 열풍'이 대한민국을 휩쓸고 있다. 얼마 전까지만 해도 흑당이 무엇인지도 잘 모르는 사람이 많았다. 하지만 이제는 너도 나도 할 것 없이 흑당을 찾고 있다.

'흑당밀크티'는 쫄깃쫄깃한 검은 알갱이 모양의 타피오카펄과 홍차, 우유에 흑당을 섞어 만들었다. 짙은 갈색의 흑당이 우유와 섞이면서 마치 호랑이 무늬와 같은 독특한 비주얼을 내뿜는다. 이 밀크티를 마셔본 사람들은 '굉장히 독특한 단맛이다', '달고나를 마시는 것 같다', '극강의 단맛이다' 등 다양한 반응을 내놓고 있다.

이제는 흑당을 넣은 밀크티뿐만 아니라 흑당 커피, 흑당 아이스크림, 흑당 빙수, 흑당 크림빵, 흑당 샌드위치 등 각 업계에서 흑당을 적용한 식품을 내놓고 있다. 모든 식품업계에 흑당은 이제 필수 트렌드가 된 것이다. 현재 한국인의 흑당 사랑은 가히 '흑당민국'이라고도 불릴만하다.
 

대만 타이거슈가의 흑당밀크티

자연의 단맛이 살아있는 흑당

그렇다면 흑당과 기존 우리가 알고 있는 흑설탕은 어떤 차이일까? 실제로 카페 등에서도 브라운 슈가, 블랙 슈가, 흑설탕, 흑당을 혼동하여 사용하는 경우가 많다. 흑설탕과 흑당은 원래 '블랙 슈가(black sugar)'로 번역되며, 사전상 같은 단어이지만 분명 차이가 있다.

사탕수수에서 추출한 즙을 가마솥 등에 넣고 약간의 석회를 가하여 끓여가며 농축시킨다. 그다음 온도가 각기 다른 용기에 옮겨가며 휘젓고 졸이면 당밀과 설탕이 뒤섞인 검은 덩어리가 되는데 이것이 흑당이다.

우리가 가장 흔히 접하는 백설탕은 이 덩어리를 원심분리기 등으로 정제한 것이다. 가공을 통해 각종 불순물을 제거하여 당 성분인 자당(sucrose)만 남긴다. 그렇게 되면 완전히 순수한 흰색의 설탕이 된다. 한편, 흑설탕은 정제 과정을 조금 덜 거쳤거나, 백설탕에 다시 당밀 또는 캐러멜 색소를 넣어 가공한 것이다.

흑당은 불순물이 많지만 당밀이 제거되지 않아 독특한 자연의 단맛을 느낄 수 있다. 또한 정제된 흑설탕이나 백설탕에 비해 비타민과 칼슘, 미네랄 등도 그대로 들어있다. 그래서 업계에서는 흑당을 '건강한 설탕'이라고 선전하기도 한다. 하지만 흑당 또한 다른 설탕과 마찬가지로 당분이 상당히 높다. 주요 흑당 음료의 칼로리가 거의 300kcal로 밥한공기에 육박하며, 당분은 1일 당류 섭취 권고량을 넘어선다. 때문에 지나친 섭취는 좋지 않다.

흑당의 맛과 향은 산지에 따라, 제조과정에 따라 조금씩 다르다. 그런데 만드는 과정은 다른 설탕과는 달리 원시적인 수작업으로도 만들 수 있어서 예전부터 대만, 오키나와, 인도네시아 등지에서 만들어왔다. 대만의 '흑당버블티' 역시 오래전부터 대만 사람들이 즐겨 마신 음료이다.
 

사탕수수밭 [출처- pixabay]
흑당 덩어리 [출처- Moe Rubenzahl, 위키피디아]

대한민국을 사로잡은 흑당 열풍

우리나라에서도 대만에서 만드는 '흑당버블티' 등이 입소문을 타면서 인기를 끌기 시작했다. 특히 최근에는 한 예능 프로그램에서 대만 현지에서 만드는 흑당버블티를 직접 소개하면서 화제를 모았다. 이러한 인기에 힘입어 벌써 다양한 흑당 음료 관련 브랜드가 생겨났다.

대만의 흑당밀크티 브랜드인 '타이거슈가'는 올해 3월, 처음 국내에 상륙했다. 하지만 4개월이 지난 지금 벌써 7개 점포를 확대·운영하고 있다. 역시 또 다른 대만 브랜드인 '공차'는 ‘브라운슈가 쥬얼리 밀크티’와 ‘브라운슈가 치즈폼 스무디’, 두 가지 흑당 제품을 3월에 출시했다. 그런데 이 두 제품은 불과 40일 만에 130만 잔을 팔아치웠다. 

또한 지난해 12월에 처음 문을 열은 국내 프랜차이즈인 '흑화당'도 흑당 열풍을 함께 선도하고 있다. 흑화당은 이미 전국 34곳으로 가맹점을 확대할 정도로 폭발적인 인기를 이어가고 있다. SNS에서는 현재 이들 업체와 흑당에 대한 관련 태그가 수만 건을 넘어서고 있다.

흑당은 요즘 단순한 음료수만이 아닌 과자와 빵, 아이스크림 등 다른 음식에까지 확산되고 있다. 다양한 카페 프랜차이즈뿐만 아니라 파리바게뜨, 뚜레쥬르, 배스킨라빈스, 설빙과 같은 디저트·제과 브랜드와 CU와 GS25 등의 편의점 업계에서도 유사한 메뉴와 제품을 쏙쏙 쏟아내고 있다.

또한 그뿐만 아니라 직접 홈메이드 요리에 흑당을 활용하는 사람도 늘고 있다. 흑설탕을 물과 1:1 비율로 섞어 끓이고 저으면 검은 색깔의 흑당 시럽이 만들 수 있다. 물론 이런 경우는 이미 정제된 흑설탕을 사용하기 때문에 비정제 흑당과는 차이가 있을 수 있다.

소셜커머스와 인터넷 쇼핑몰 등에서는 오키나와 등지에서 전통적인 방법으로 만든 여러 비정제 흑당 시럽 제품이 판매되고 있다. 이러한 시럽 등도 흑당 열풍 속에서 높은 인기를 끌고 있으며, SNS와 블로그에서는 흑당 시럽을 이용해 직접 만든 요리를 올리기도 한다.
 

대만 타이거슈가 건대점

흑당 열풍, 오래갈 수 있을까?

이렇듯 흑당 열풍은 아주 뜨겁다. 하지만 일각에서는 이러한 흑당 열풍이 오래갈 수 있을지에 대해 의문을 제기한다. 왜냐하면 국내 소비 트렌드 변화 속도가 너무나 급격하기 때문이다. 선풍적인 인기를 끌다가 금세 시들어버린 2014년 '허니버터'와 '벌집아이스크림', 2016년 '대만 카스텔라' 등이 그 선례이다.

한 프랜차이즈 업계 관계자는 "처음에는 흑당에 대한 희소성과 생소함으로 많은 사람들이 흑당을 찾았다. 하지만 이제 너무나 수많은 업체에서 흑당을 표방한 식품을 내놓고 있다. 흑당이 흔해지면서 그 열풍도 곧 잦아들 가능성이 커지고 있다"라고 전했다.

특히 흑당은 여름 성수기에 다소 한정된 트렌드라는 점, 상당한 고칼로리라는 점 등으로 인해 올해 겨울을 넘길 수 있을지에 대해서도 회의적인 전망이 나오고 있다.

2016년 유행한 대만 카스테라는 여러 브랜드가 난립했고 급격히 가맹점도 늘어났다. 하지만 2017년 초, 한 방송에서 대만카스테라에 대한 문제점을 보도한 이후, 급격히 몰락했고 수많은 자영업자가 문을 닫은 바 있다. 이런 현상을 흑당도 겪지 말라는 법은 없다.

흑당이 그동안의 선례를 밟지 않고 좀 더 오래가기 위해서는 계절을 타지 않고 다른 곳에서는 쉽게 찾을 수 없는 독특하면서 다양한 메뉴를 개발할 필요가 있다. 유행만 보고 편승하는 것이 아닌 장기적인 관점에서의 사업을 생각해야 하는 것이다.

최미리 기자  myry92@naver.com

<저작권자 © 핸드메이커, 무단 전재 및 재배포 금지>

최미리 기자의 다른기사 보기
icon인기기사
기사 댓글 0
전체보기
첫번째 댓글을 남겨주세요.
여백
여백
오늘의 주요뉴스
[전통주의 구수한 매력 ①] '우리의 전통주란 무엇인가?'
[전통주의 구수한 매력 ①] '우리의 전통주란 무엇인가?'
장례식에 사용하는 '삼베수의', 일제의 잔재인 것을 아시나요?
장례식에 사용하는 '삼베수의', 일제의 잔재인 것을 아시나요?
여백
Back to Top