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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현장스케치] 이파리가 색채를 입고 춤추는 듯한 착각, 윤주원 개인전 《이파리의 왈츠 Waltz of the Foliage》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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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현장스케치] 이파리가 색채를 입고 춤추는 듯한 착각, 윤주원 개인전 《이파리의 왈츠 Waltz of the Foliage》
  • 전은지 기자
  • 승인 2024.03.30 09:00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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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핸드메이커 전은지 기자] 안도현 시인의 작품 중 ‘연탄재 함부로 발로 차지 마라, 너는 누구에게 한 번이라도 뜨거운 사람이었느냐’라는 시구는 모르는 사람이 없을 정도로 유명하다. 발로 차일 만큼 하찮은 것이지만, 분명 누군가에게 쓸모 있었던 물건이었기 때문이다. 그만큼 평소에는 그냥 아무것도 아니지만, 의미를 갖고 유심히 보면 ‘의미 있는 것’으로 다가오는 소중한 것들이 있다.

한 작가에게는 길거리에 수많은 나뭇잎이 남다르게 다가왔던 듯하다. 서초구 갤러리 컬러비트에서는 이달 26일부터 윤주원 작가의 개인전 《이파리의 왈츠 Waltz of the Foliage》가 펼쳐지고 있다.

윤주원 작가는 길거리의 나뭇잎에 꽃이 될 수 있는 ‘이파리’라는 새로운 자아를 부여해, 아름다운 색채의 조합과 독특한 패턴으로 흔한 나뭇잎을 새로운 시각으로 바라보게 만든다.
 

갤러리 전경 / 전은지 기자
갤러리 전경 / 전은지 기자

26일 개인전 시작과 함께 찾은 갤러리에는 평소 우리가 보던 나뭇잎과는 차원이 다른, 새로운 옷을 입은 화려한 ‘이파리’가 눈길을 사로잡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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갤러리에서 만난 윤주원 작가는 “평소 산책하며 보던 이파리에서 ‘나’의 모습을 발견했다. 누군가를 조력해서 새로운 결실을 맺는 모습이 20년 넘게 아이들을 키우며 육아에 전념했던 나의 모습 같았다”며 “이파리에게 아름다운 옷을 입혀 ‘꽃’이 될 수 있음을 알려주고 싶었다. 그만큼 자신 있는 전시이며 많은 분이 봐주길 바라는 전시”라고 설명했다.

이번 개인전은 사계절의 이파리를 볼 수 있도록 테마를 정하고, 색과 패턴을 통해 시지각적인 조형성에 집중했다고 한다. 이파리 자체로 보여줄 수 있는 조형성은 물론, 색의 조합을 통해 시각적인 입체감까지 느낄 수 있도록 한 것이다.
 

윤주원, 대왕참나무 이파리(FALLEN LEAVES), 22.5×22.5cm (3S), silkscreen, acrylic and collage on canvas, 2023 (2개 작품 모두 같음) / 전은지 기자
윤주원, 대왕참나무 이파리(FALLEN LEAVES), 22.5×22.5cm (3S), silkscreen, acrylic and collage on canvas, 2023 (2개 작품 모두 같음) / 전은지 기자

‘핀오크’라고 불리는 대왕참나무의 잎을 여러 개 잘라 겹쳐 놓은 후, 그 위에 화려한 패턴을 입혔다. 규칙 없이 놓여있는 이파리지만, 각각의 패턴을 보면 표현하고자 하는 것이 모두 다르다.

크리스마스 장식에서 볼 수 있는 호랑가시나무의 빨간 열매가 떠오르기도 하고, 이파리가 가득한 나무의 모습이 보이기도 한다. 도트 패턴부터 물결이 일렁이는 듯한 무늬까지 보는 재미가 있다. 아크릴 물감으로 입체적으로 표현한 점도 윤주원 작가의 조형성이 묻어나는 듯하다.
 

윤주원, 이파리(FOLIAGE B/W), 45.5×45.5cm (10S), 55×56×5.3cm(액자), silkscreen, acrylic and collage on canvas, 2023 / 전은지 기자
윤주원, 이파리(FOLIAGE B/W), 45.5×45.5cm (10S), 55×56×5.3cm(액자), silkscreen, acrylic and collage on canvas, 2023 / 전은지 기자

겨울의 느낌을 담은 검은색 이파리와 화이트 도트 패턴이 어우러졌다. 눈이 내린 어느 겨울날의 저녁 같은 느낌이다. 본격적인 입체감이 느껴지도록 이파리를 배치한 것도 눈길을 끈다.
 

윤주원, 이파리(FOLIAGE BRICK), 45.5×45.5cm (10S), 55×56×5.3cm(액자), silkscreen, acrylic and collage on canvas, 2023 / 전은지 기자
윤주원, 이파리(FOLIAGE BRICK), 45.5×45.5cm (10S), 55×56×5.3cm(액자), silkscreen, acrylic and collage on canvas, 2023 / 전은지 기자
윤주원, 이파리(FOLIAGE BLUE), 45.5×45.5cm (10S), 55×56×5.3cm(액자), silkscreen, acrylic and collage on canvas, 2023 / 전은지 기자
윤주원, 이파리(FOLIAGE BLUE), 45.5×45.5cm (10S), 55×56×5.3cm(액자), silkscreen, acrylic and collage on canvas, 2023 / 전은지 기자

윤주원 작가의 또 다른 특징은 색을 통해 조형성을 보여준다는 점이다. 비슷한 구성의 작품이지만, 배경을 어떤 색으로 했는지, 이파리를 어떤 색으로 칠했는지에 따라 느낌이 다르다.

‘FOLIAGE BRICK’의 이파리는 붉은색 배경 위에 이파리들이 장식처럼 어지러이 놓여있다. 반면 ‘FOLIAGE BLUE’는 핫핑크 이파리가 주인공이 되고, 푸른색 배경은 그저 조력자 같은 느낌을 준다.

물론 여러 개의 이파리 중에 패턴이 같은 것은 없다. 여기에서도 얼마나 작가가 작품에 대한 애정이 있는지, 세심한 표현력이 있는지를 알려준다.
 

윤주원, 이파리의 왈츠(WALTZ of the FOLIAGE), 130.3×324.4cm (100F×2), silkscreen, acrylic and collage on canvas, 2023 / 전은지 기자
윤주원, 이파리의 왈츠(WALTZ of the FOLIAGE), 130.3×324.4cm (100F×2), silkscreen, acrylic and collage on canvas, 2023 / 전은지 기자

이번 전시의 제목이자 대표작인 ‘이파리의 왈츠’는 이파리가 춤을 추듯 표현됐다. 캔버스에 평면 그대로 부착된 것도 있지만, 꽃처럼 여러 개가 겹쳐져 입체감을 뽐내고 있다. 발레리나의 튜튜 드레스에서 영감을 얻어 리드미컬하게 돌아가는 걸 표현하고 싶었다고 한다.

무엇보다 이 작품이 신기하고 재미있는 포인트는 입체적으로 붙어있는 이파리들을 붙였다 떼었다 할 수 있다는 점이다. 자석을 이용해 부착한 작가의 아이디어가 돋보였다. 때문에 어디에 어떤 이파리를 붙이느냐에 따라 다른 작품이 될 수 있어 신선하다.

윤주원 작가는 “완전히 접착하지 않고, 자석을 이용해 부착이 가능하도록 했다. 쉽게 떼어낼 수 있어서 작품 보관도 편리하다”며 “작업을 하면서 떠오른 아이디어인데, 그때그때 다르게 옮겨 붙일 수도 있고, 왈츠를 추듯 빙글빙글 돌아가기도 한다. 위치에 따라 색다른 분위기를 연출할 수 있는 재미가 있다”고 설명했다.

또한, 이 작품에는 ‘엄마’가 담겨 있다. 엄마에서 예술가의 삶을 다시 찾게 된 작가처럼, ‘이파리’ 역시 소중한 생명력이 있는 주인공이며, 꽃처럼 아름다워질 수 있다는 것을 알게 해주고 싶었다고 한다. 아이를 키우며 엄마의 삶을 살고 있는 여성들도 나를 찾을 수 있다는 용기를 주는 듯해서 공감하고 감동할 만한 작품 같다.
 

윤주원, RED VELVET, 28×28×7cm (액자) each, silkscreen, acrylic and collage on canvas, 2024 / 전은지 기자
윤주원, RED VELVET, 28×28×7cm (액자) each, silkscreen, acrylic and collage on canvas, 2024 / 전은지 기자
'RED VELVET'이 설치된 모습 / 전은지 기자
'RED VELVET' 작품이 곳곳에 설치된 모습 / 전은지 기자

작품을 감상하다 보니, 이파리는 어떻게 만든 것일까 하는 의문점이 생겼다. 생김새와 모양이 다 다르기 때문이다. 판화를 전공한 작가는 수백 개의 각기 다른 이파리를 표현하고자, 실크 스크린 기법을 이용했다고 한다. 종이에 이파리를 찍어서, 가위로 일일이 자른 후 2~3장씩 짝을 맞춘 후, 패턴이나 색을 입힌다. 그 과정이 길게는 수개월이 걸렸다고 한다.

하나씩 단독으로 설치된 ‘RED VELVET’을 보면, 작가의 노고가 느껴진다. 뾰족뾰족한 이파리의 모양과 하나하나 그려진 잎맥도 인상적이다. 물감을 흩뿌린 듯한 화이트 도트 패턴, 조명을 받아 빛나는 큐빅, 여러 겹 겹쳐 놓아 꽃처럼 보이는 점도 아름다운 감상 포인트다.
 

윤주원, 호프셀렘 이파리(FOLIAGE PHILODENDRON SELLOUM), 91×91cm (50S), silkscreen, acrylic and collage on canvas, 2023 / 전은지 기자
윤주원, 호프셀렘 이파리(FOLIAGE PHILODENDRON SELLOUM), 91×91cm (50S), silkscreen, acrylic and collage on canvas, 2023 / 전은지 기자
윤주원, 호프셀렘 이파리(FOLIAGE PHILODENDRON SELLOUM), 91×91cm (50S), silkscreen, acrylic and collage on canvas, 2023 / 전은지 기자
윤주원, 호프셀렘 이파리(FOLIAGE PHILODENDRON SELLOUM), 91×91cm (50S), silkscreen, acrylic and collage on canvas, 2023 / 전은지 기자
나란히 놓인 ‘호프셀렘 이파리’ / 전은지 기자
나란히 놓인 ‘호프셀렘 이파리’ / 전은지 기자

색 조합에 진심인 작가의 작업을 엿볼 수 있는 작품이다. 공기정화식물로 실내 관상용 화분으로 많이 찾는 호프셀렘 이파리를 소재로 했다. 고유의 초록색과 은은한 광채의 이파리를 상상할 수 없게 한다. 앤디 워홀의 팝아트 느낌도 난다.

두 작품을 계속 바라보면, ‘매직아이’ 같은 입체감도 느낄 수 있다. 이파리는 같은 색이지만, 배경색을 어떻게 사용했느냐에 따라 이파리가 배경과 분리되어 떠 있는 듯하다.
 

윤주원, 플라타너스 이파리(FOLIAGE PLATANUS), 82×60cm, 89×65×10cm (아크릴 액자), silkscreen, acrylic and collage on canvas, 2023 / 전은지 기자
윤주원, 플라타너스 이파리(FOLIAGE PLATANUS), 82×60cm, 89×65×10cm (아크릴 액자), silkscreen, acrylic and collage on canvas, 2023 / 전은지 기자

가로수로 흔히 사용되는 플라타너스다. 가을이 되면 길거리에 떨어져 말라 부서지거나 환경미화원에 의해 포댓자루에 담겨 쓰레기로 버려진다. 그런 플라타너스 이파리가 아름다운 가을의 색을 입고 있다는 점이 아름답다. 단순히 1개의 이파리가 아니라 2개가 겹쳐져 각기 다른 아름다움을 보여주고 있다.
 

윤주원, 가을 이파리(AUTUMN FOLIAGE), 45.5×45.5cm (10S), silkscreen and acrylic on canvas, 2023 / 전은지 기자
윤주원, 가을 이파리(AUTUMN FOLIAGE), 45.5×45.5cm (10S), silkscreen and acrylic on canvas, 2023 / 전은지 기자
윤주원, 낙엽꽃(BLOOMING AUTUMN FOLIAGE), 80.3×100cm (40F), silkscreen, acrylic and magnetic collage on canvas, 2023 / 전은지 기자
윤주원, 낙엽꽃(BLOOMING AUTUMN FOLIAGE), 80.3×100cm (40F), silkscreen, acrylic and magnetic collage on canvas, 2023 / 전은지 기자

‘가을 이파리’와 ‘낙엽꽃’은 가을을 느낄 수 있는 작품이면서, ‘이파리의 왈츠’라는 대형 작품을 탄생하게 만든 발판이 되는 작품이다. 윤주원 작가는 이파리를 통해 조형미를 보여주고자 작품의 크기를 점차 키워가면서 연습했다고 한다.

점점 작품이 커질수록 이파리가 주는 입체감도 두드러진다. ‘가을 이파리’는 캔버스에 실크 스크린으로 찍어내어, 그 위에 아크릴 물감으로 패턴을 그려냈는데 그를 통한 마띠에르가 인상적이다. 한 단계 발전한 ‘낙엽꽃’은 ‘이파리의 왈츠’처럼 이파리를 여러 겹 겹쳐 꽃처럼 만들어 부착해 입체감을 더욱 드러냈다. 한 단계씩 발전하는 모습을 보는 재미도 있다.
 

윤주원, 이파리의 왈츠(SWIRLING FOLIAGE(Gloriosum)), 28×28×7cm (액자사이즈), silkscreen, acrylic collage on wood panel, 2024 / 전은지 기자
윤주원, 이파리의 왈츠(SWIRLING FOLIAGE(Gloriosum)), 28×28×7cm (액자사이즈), silkscreen, acrylic collage on wood panel, 2024 / 전은지 기자
가까이서 본 모습 / 윤주원 작가 인스타그램 @joany_yoon
가까이서 본 모습 / 윤주원 작가 인스타그램 @joany_yoon

작가가 자랑하는 신작이다. 식집사들이 많이 키우는 글로리어섬이라는 관엽식물의 이파리를 3개씩 겹쳐서 만들었다. 이 작품 역시 어떻게 배치하느냐에 따라 또 다른 느낌을 줄 수 있다는 점에서 독특하다.

마치 소용돌이로 빠져들어 가는 듯한 느낌도 들면서, 계속 보고 있으면 꽃이 빙글빙글 돌아간다는 시각적 착각을 불러일으킨다.

이 작품 역시 똑같은 패턴이 없다. 사람의 외모가 다 다르듯, 화려한 꽃이 된 이파리의 모습도 다 다르기 때문이다. 이파리의 소중한 생명력을 예쁘게 어루만지겠다는 작가의 마음이 담겼다. 패턴은 모두 다르지만, 일정한 규칙을 가지고 대칭되는 만다라 문양을 닮기도 했다.
 

개별 작품의 모습 / 윤주원 작가 인스타그램 @joany_yoon
개별 작품의 모습 / 윤주원 작가 인스타그램 @joany_yoon

패턴을 자세히 보면, 동물의 문양, 나무의 옹이, 식물의 줄기와 잎, 거미줄 등 자연이 담겨 있다. 윤주원 작가는 이 문양을 통해 꽃이 피고 지는 자연의 순환, 불교의 윤회와 같은 의미를 담고자 했다. 사람도, 식물도 탄생과 죽음을 맞이하지만, 언젠가는 다시 새롭게 태어날 때 더욱 아름답게 태어나기를 바라는 마음이 담기지 않았을까 추측해 본다.
 

윤주원, 점박 이파리(SPOTTED FOLIAGE), 55.5×55.5cm, silkscreen gold leaf on panel and frame, 2024 / 전은지 기자
윤주원, 점박 이파리(SPOTTED FOLIAGE), 55.5×55.5cm, silkscreen gold leaf on panel and frame, 2024 / 전은지 기자
윤주원, 금박 이파리(GOLDEN SPOTTED FOLIAGE), 55.5×55.5cm, silkscreen gold leaf on panel and frame, 2024 / 전은지 기자
윤주원, 금박 이파리(GOLDEN SPOTTED FOLIAGE), 55.5×55.5cm, silkscreen gold leaf on panel and frame, 2024 / 전은지 기자

‘점박 이파리’와 ‘금박 이파리’는 포도나무 이파리를 소재로 했다. 특별히 이 작품은 액자가 먼저 시작됐다고 한다. 윤주원 작가는 “액자를 활용해 공간 확장을 하는 작업을 해보고 싶었다”며 “판넬을 직접 제작해, 배경색을 다르게 했고, 패턴도 하나는 점박, 또 하나는 금박으로 마무리했다. 배경에 따라 두드러지는 느낌이 다르다”고 말했다.

‘점박 이파리’는 화려한 원색적인 느낌을, ‘금박 이파리’는 차분한 느낌이다. 또 다른 점은 한쪽은 단순한 화이트 패턴의 점박으로, 거친 포도나무 이파리의 질감을 표현했다면, 또 다른 작품은 실제 순금박을 입혔다는 점이다. 그래서 ‘점박 이파리’는 배경이, ‘금박 이파리’는 이파리가 주인공으로 보인다.
 

윤주원, 개화(BLOOMING FOLIAGE), 28×28×7cm (액자), silkscreen, acrylic and collage on wood panel, 2024 / 전은지 기자
윤주원, 개화(BLOOMING FOLIAGE), 28×28×7cm (액자), silkscreen, acrylic and collage on wood panel, 2024 / 전은지 기자
윤주원, 개화(BLOOMING FOLIAGE), 45.5×45.5cm (10S), silkscreen, acrylic and collage on canvas, 2024 / 전은지 기자
윤주원, 개화(BLOOMING FOLIAGE), 45.5×45.5cm (10S), silkscreen, acrylic and collage on canvas, 2024 / 전은지 기자

‘개화’라는 이름의 두 작품은 전시가 시작된 지금처럼 ‘봄’의 느낌을 그대로 안겨준다. 노란색 이파리는 봄에 가장 먼저 피는 개나리와 산수유를 떠오르게 하고, 여러 가지 색이 섞인 이파리는 진달래, 철쭉 등 다양한 봄꽃이 생각나게 한다. 무엇보다 이파리가 여러 겹 보인 그 자체가 꽃인 듯 아름답기만 하다.
 

윤주원, 눈꽃송이 이파리(SNOWFLAKE), 28×28×7cm (액자), silkscreen, acrylic and collage on wood panel, 2024 / 전은지 기자
윤주원, 눈꽃송이 이파리(SNOWFLAKE), 28×28×7cm (액자), silkscreen, acrylic and collage on wood panel, 2024 / 전은지 기자

전시실을 둘러보며 가장 마지막으로 만난 작품이다. 사계절의 이파리 중 작품 제목처럼 겨울을 떠오르게 한다. 눈꽃송이라는 이름처럼, 눈 결정을 묘사한 듯한 문양이 꽃의 수술처럼 가운데에서 뻗어나가고 있으며, 그 주변으로는 식물처럼 보이는 무늬가 자리하고 있다. 겨울이지만, 따뜻한 색감에서 눈이 녹고 만물이 소생하는 봄이 다가옴을 느끼게 한다.
 

갤러리 전경. 어두운 벽이 작품을 더욱 돋보이게 한다 / 전은지 기자
갤러리 전경. 어두운 벽이 작품을 더욱 돋보이게 한다 / 전은지 기자

윤주원 작가의 ‘이파리의 왈츠’는 우리가 평소에 흔하게 여겼던 이파리, 자연 그리고 생명에 대해 다시금 생각하게 만든다. 이파리가 모여 ‘꽃’이 될 수 있음을 생각하는 사람이 몇이 될까 싶을 정도로 마음에 깊은 울림을 주었다.

또한, 색채를 통해 입체감을 줄 수 있다는 것도 이번 전시의 가장 큰 매력이었다. ‘시지각적인 조형성’만을 수년간 연구한 작가의 노력이 빛을 발한 듯하다.

갤러리 컬러비트에서 열리는 전시는 오는 4월 6일까지 진행된다. 화요일부터 토요일까지 오전 11시부터 오후 6시까지 진행되며, 일요일과 월요일은 휴관한다.

작가가 손으로 하나하나 빚어낸 듯한 아름다운 이파리가 감상하고 싶다면, 소담한 갤러리 컬러비트로 향하길. 이파리가 들려주는 왈츠의 선율에 나도 모르게 동요하고 있을지도 모른다.

2017년 내내 뜨거운 감자였던 전안법은 현실과 다른 불합리함으로 수공예 작가들의 목을 죄어오는 올가미 같았습니다. 극적으로 개정안이 통과되면서 많은 작가들이 한숨 돌릴 수 있게 됐지만 아직 바뀌어야 할 부분이 많이 남아있습니다. 핸드메이커는 이러한 불합리에 ‘NO’를 외치기 위해 시작됐습니다.

손으로 무언가를 만든다는 것은 정말 매력적인 일입니다. 그들은 실을 꿰 엮기도, 펜과 물감 으로 그리기도, 흙을 빚어내기도, 금속을 녹여 두드리기도, 정성스런 요리를 만들어 내기도 하면서 작품 활동을 하고 있습니다. 우리는 그들이 만들고 있는 세상을 함께 들여다보려 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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