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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현장스케치] 세계적 가구 디자인 박람회 ‘살로네 델 모빌레’가 선보인 혁신에 대해 《제8회 이탈리아 디자인의 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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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현장스케치] 세계적 가구 디자인 박람회 ‘살로네 델 모빌레’가 선보인 혁신에 대해 《제8회 이탈리아 디자인의 날》
  • 윤미지 기자
  • 승인 2024.03.25 09:00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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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제8회 이탈리아 디자인의 날 첫째 날 행사가 현대카드 디자인 라이브러리에서 진행됐다 /윤미지 기자

[핸드메이커 윤미지 기자] 한국-이탈리아 수교 140주년을 맞아 ‘제8회 이탈리아 디자인의 날’ 행사가 열렸다. 올해는 다양한 토크 프로그램과 전시 등을 통해 양국의 디자인 트렌드를 돌아보고 이해할 수 있는 시간을 가졌다.

이탈리아 디자인의 날은 2017년부터 이어져 온 행사다. 이탈리아 디자인의 진흥을 위해 이탈리아 외교협력부가 기획했으며 이탈리아 디자이너들이 세계 주요 국가의 수도를 방문해 이탈리아 디자인과 가구 산업, 디자인 성공 요인과 최신 트렌드를 공유하는 자리다.

올해로 8회째인 2024 이탈리아 디자인의 날은 지난 20일과 21일 양일간 열렸다. 첫째 날인 지난 20일에는 고즈넉한 한옥의 정취와 현대적 디자인이 결합한 현대카드 디자인 라이브러리에서 진행됐다. 해당 장소의 중정이 내다 보이는 1층 라운지에서 행사가 열렸으며 이날 주요 발제자로는 이탈리아 밀라노 디자인 위크의 가구 박람회 ‘살로네 델 모빌레(Salone del Mobile)’ 회장 마리아 포로(Maria Porro)와 디자인 하우스 이영혜 대표가 나섰다.
 

현대카드 디자인 라이브러리 외부 전경 /윤미지 기자

행사의 둘째 날은 이탈리아 무역공사가 운영하는 하이스트리트 이탈리아에서 열렸다. 하이스트리트 이탈리아는 이탈리아의 브랜드와 문화를 체험할 수 있는 홍보관이다. 이날 행사에서도 주요 발제자로 마리아 포로 회장을 만나볼 수 있었으며 이어지는 강연에는 스튜디오 움직임 양재혁 대표가 등장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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고품질 선호도 높은 한국 소비자… ‘메이드 인 이탈리아’의 큰 시장

2024 이탈리아 디자인의 날 첫날 행사에는 에밀리아 가토(Emilia Gatto) 주한 이탈리아 대사와 안드레아 첼렌타노(Andrea Celentano) 주한 이탈리아 대사관 참사관이 참석해 자리를 빛냈다. 먼저 이들의 환영사와 함께 주요 발제자를 소개하는 시간이 이어졌다.

환영사에서 에밀리아 가토 대사는 “이탈리아 디자인의 날은 전세계 이탈리아 대사관 뿐만 아니라 이탈리아 무역관 그리고 문화원이 함께하는 중요한 연례 행사다”라며 “한국은 디자인의 선두주자로 아시아에서 1인당 이탈리아 소비가 가장 큰 시장이다”고 말했다.
 

에밀리아 가토 주한 이탈리아 대사가 환영사를 하고 있다 /윤미지 기자

이어 “한국 소비자들은 높은 미적 감각과 고품질을 추구하는 나라로 이는 이탈리아와 상응하는 지점이 있다”고 덧붙였다.

또 그는 이번 행사가 양국에게 있어 중요한 주제를 다룬다고 언급하기도 했으며 이런 교류를 활성화하기 위해 많은 노력을 기울인 관계자와 기업에도 감사의 뜻을 전했다.

전세계 디자인 커뮤니티 역할하는 ‘살로네 델 모빌레’

살로네 델 모빌레는 이탈리아 밀라노 디자인 위크의 가구 박람회로 긴 역사를 가진 행사다. 약 60여 년 전 창립되어 전세계 181개국, 30만 명의 방문객이 참여하고 있다. 마리아 포로 회장은 살로네 델 모빌레에 대해 초기에는 유럽 규모의 행사였으나 긴 시간이 지나면서 전세계 다양한 나라에서 관심을 가지고 이에 참여하고 있다고 설명했다. 그에 따르면 약 65%의 방문객이 해외 참가자이며 이중 한국은 약 13위의 규모를 자랑하고 있다고 한다.
 

마리아 포로 회장 /윤미지 기자

이어서 그는 살로네 델 모빌레가 처음 운영된 역사와 현재 박람회가 가진 의미에 대해서도 언급했다. 마리아 포로는 “이탈리아 가구 기업들이 매일 만드는 프로젝트를 선보일 수 있는 공간을 만들어 보자라는 아이디어에서 착안한 이 행사는 현재 최신 디자인 트렌드를 소개하고 있다”라며 “이 박람회는 단순히 제품을 대한 것이 아니며, 큰 규모를 자랑하는 농축되어진 전 세계 디자인 커뮤니티라고 할 수 있다”고 전했다.

실제로 살로네 델 모빌레에는 가구 산업에 해당하는 많은 기업과 바이어들이 참가하고 있다. 다양한 회사와 기업, 인테이러 디자이너, 제품 디자이너, 개발자, 디자인 미술관과 큐레이터 등이 행사 기간 동안 모여 커뮤니티를 형성한다.

마리아 포로 회장은 이날 강연에서 코로나19 펜데믹 동안 열리지 못했던 행사가 2021년 다시 재개된 이후의 변화에 대해서도 이야기했다. 그는 박람회의 형태를 진화해야 한다는 점을 깨달았으며 이를 위해 박람회가 이루어지는 공간을 변화시켰다고 한다.

그가 중요하게 여긴 것은 공간 내에 가시성을 높이고 관람객이 즐거움과 행복을 느낄 수 있도록 박람회를 구성하는 것이었다. 일반적으로 박람회는 가시성이 중요하다. 기업마다 분리된 공간을 통해 제품을 보여줄 수는 있지만, 모두 벽이 있고 미로처럼 되어 있으며 관람객에게 즐거운 공간이 될 수 없다.
 

이날 주요 연사로 나선 마리아 포로의 모습, 박람회 공간 혁신에 대해 설명하고 있다 /윤미지 기자

그는 박람회 내의 통로 수를 줄여서 걷는 시간을 단축하고 휴식과 공공 공간을 늘리는 변화를 통해 즐거움을 느낄 수 있도록 했다. 제품을 보다 많이 보고 또 이를 보러 다니는 공간이 지루하지 않도록 교차로의 숫자를 줄여 방문객들이 길을 쉽게 찾아 이동할 수 있도록 한 것이다.

또 박물관이 하나의 커뮤니티로서 다양한 토론을 하고 경험하며 디자인 이면에 무엇이 있는가 살펴보기 위한 공간으로 ‘스퀘어(광장)’을 떠올렸다. 그에 따르면 박람회에 위치한 스퀘어는 공공 프로젝트를 위한 공간이다. 이곳에서는 매일 오전 45분 정도의 강연을 나눌 수 있으며, 다양한 토론이 이어지고, 제품이 아닌 프로젝트 그 자체를 선보일 수 있다. 박람회 내에는 이런 공공 프로젝트를 위한 공간 외에도 큐레이팅 된 서적을 만날 수 있는 도서관도 마련됐다고 한다.

박람회는 이렇게 새롭게 도입한 방식에 대해 개막 첫 날 방문자들을 대상으로 1,200건의 인터뷰를 진행했다고 한다. 그 중 87%의 응답자가 만족감을 표했다는 전언이다. 이외에도 신경 과학 실험을 통한 증강현실(AR)테스트를 진행했다는 점도 언급했다. 실제로 구성된 박람회장에서 그들이 어떤 경험을 할 수 있는지를 확인한 것이다.

그는 “증강현실을 통해 실험 해본 결과 도보 이동 시간을 10% 단축할 수 있었고, 환경에 대한 적응력은 15% 증가시켰다”라며 “굉장히 중요한 부분인 기억력 또한 40% 증가한 것을 확인했다”라고 전했다.
 

실험을 통해 새롭게 도입한 시스템의 결과를 측정했다고 한다 /윤미지 기자

또 올해 박람회에서 선보이는 ‘씽킹룸(생각하는 방)’에 대한 소개도 이목을 끌었다. 이 공간은 영화감독 데이비드 린치가 기획했으며 다양한 색과 비율 그리고 빛 등에서 영감을 얻어 설치물을 제작했다고 한다.
 

감독 데이비드 린치에 대해 소개하는 모습 /윤미지 기자

마리아 포로 회장은 “씽킹룸은 인테리어 디자인에 있어서 어떤 규모나 크기는 상관 없고 우리 마음 속에 소리를 담아내는 것이 중요하다”라며 “또 이는 굉장히 작은 공간에서도 가능한 일로 디자인의 퀄리티가 중요하다는 강력한 메시지를 전한다”고 설명했다.

이어 그는 박람회가 보다 지속 가능한 방식을 가져갈 수 있을지에 대한 고민에 대해서도 이야기했다. 올해 주제관인 욕실 기업들 역시 물 소비를 줄일 수 있는 방법에 대한 해결 방안을 강구하고 있다는 점과 박람회 역시 큰 규모의 행사로서 책임감을 가지고 ISO 20121(이벤트 지속가능성 경영시스템)의 인증을 받은 것에 대해서도 전했다.

실제로 살로네 델 모빌레에서는 전시에서 발생하는 폐기물을 줄이고 이를 관리하기 위해 목재를 재활용하는 등의 방법을 사용하고 있다.

문화는 개개인이 가진 시간의 세계

이날 두 번째 연사로 나선 디자인 하우스 이영혜 대표는 짧지만 깊은 울림을 주는 내용으로 강연했다. 디자인하우스는 디자인 전문지 『월간 디자인』부터 『행복이 가득한 집』, 『럭셔리』, 『스타일H』 등 다양한 매거진을 발행하고 있는 기업이다. 이영혜 대표는 매거진을 통해 다양한 이탈리아의 문화를 소개하면서 2008년에 이탈리아 정부 최고문화훈장을 수상하기도 했다.

이영혜 대표는 디자인 하우스 뿐만 아니라 현재 많은 미디어 매체들이 이탈리아를 소개하고 주목하고 있다는 점을 언급했다. 그는 “밀라노 디자인 위크가 1961년부터 시작되면서 지금까지 이어져 오고 있는 것을 보고 많은 생각과 함께 배울 점도 다양하다고 여겼다”라며 “우리나라에서 최고라고 자부하는 서울리빙디자인페어도 내년에 30주년을 맞이한다”고 전했다.
 

디자인 하우스 이영혜 대표 /윤미지 기자

《서울리빙디자인페어》는 국내외 리빙 산업과 라이프 스타일 트렌드를 한 자리에서 만나 볼 수 있는 행사로 많은 기업과 브랜드 그리고 디자이너, 바이어 등이 참여하는 행사다. 이번 2024년에도 열린 해당 페어는 28일부터 5일간 코엑스에서 진행됐으며 국내외 450여 개 브랜드가 참여해 많은 방문객들이 관심을 가지고 다녀갔다.

이어 이영혜 대표는 《서울디자인페스티벌》에 대해서도 이야기했다. 그는 서울디자인페스티벌에 대해 ‘디자이너들의 프로모션의 장’이라고 말했다. 특히 이 중 영 디자이너 프로모션에 대해 설명하기도 했는데, 온라인을 통해 지원한 디자이너들이 스피치를 통해 자신의 프로젝트를 선보이고 평가를 거쳐 페스티벌에서 부스를 운영할 수 있는 자격을 얻게 되는 것이다. 이영혜 대표는 이에 대해 굉장히 미래지향적이고 중요한 섹션 중에 하나라고 전하기도 했다.

2006년에 설계된 페이퍼테이너 뮤지엄도 소개했다. 페이퍼테이너 뮤지엄은 종이와 컨테이너를 이용해서 만든 미술관으로 디자인 하우스의 30주년을 기념으로 올림픽공원에 설계됐다. 건죽가 시게루 반(Shigeru ban)의 작품인 노매딕 뮤지엄에서 모티브를 가져온 이 건물은 해체 시에 산업폐기물이 발생하지 않아 지속가능성에 대해 보여주는 좋은 사례가 된다.
 

이영혜 대표가 디자인 하우스를 소개하고 있다 /윤미지 기자

아울러 파트너로서 한국과 이탈리아 양국의 특이점 역시 짚었다. 그는 한국과 이탈리아가 많이 닮아 있다고 설명하며 라이프 스타일이나 생각, 선호도 등에서 유사한 부분이 있다고 언급했다. 또 다양한 상호 교류를 통해 이탈리아가 한국 대중에게도 익숙한 나라가 되어가도 있다는 점도 설명했다.

이어서 그는 “문화는 개개인의 시각의 세계라고 생각한다”라며 “특별한 개개인의 관점을 가지고 하나의 세계를 바라다볼 때, 그 안에 속하기를 열망하고 또 신봉하게 되는 것을 문화라고 본다”고 말했다.

아울러 낯선 것과 익숙한 것이 결합되어 새로움을 만들고 또 이는 새로운 디자인을 성장 시켜 나가는 방식이 될 것이라는 점도 주목했으며, 한국과 이탈리아 양국의 더 교류하면서 좋은 결과를 낼 수 있기를 희망한다는 의견을 제시했다.

‘하이스트리트 이탈리아’서 전시 《이탈리아 디자인 화병 100선》 선보이기도

제8회 이탈리아 디자인의 날 둘째 날 행사는 지난 21일 하이스트리트 이탈리아에서 진행됐다. 이날은 청년 인재 양성을 위한 세미나가 열렸으며 연사로 마리아 포로와 함께 ‘살로네 사텔리테(Salone Satellite)’에서 주목받은 스튜디오 움직임 양재혁 대표가 참석해 자리를 빛냈다.

강연에 앞서 하이스트리트 이탈리아에서 진행되고 있는 전시 《이탈리아 디자인 화병 100선》을 소개하는 자리가 마련됐다. 페르디난도 구엘리(Ferdinando Gueli) 주한 이탈리아 무역관장과 첫째 날에 이어 둘째 날에도 참여한 에밀리아 가토 주한 이탈리아 대사가 환영사와 함께 전시에 대해 잠시 이야기하는 시간을 가졌다.
 

페르디난도 구엘리 주한 이탈리아 무역관장 /윤미지 기자

페르디난도 구엘리 주한 이탈리아 무역관장은 “이탈리아 디자인의 성공 요소는 독특한 디자인과 소재, 고품질, 디자이너와 기업가 그리고 장인의 열정 등이 있다”라며 “좋은 물건을 만들기 위한 장인정신, 인간의 삶에 중심을 둔 디자인을 만들고 있다”고 언급했다.

이어 “3층 주요 전시장에서 진행되고 있는 전시는 이탈리아 디자인 역사 100년을 함축했다고 볼 수 있으며 역사에서 중요하고 오랫동안 가치 있었던 디자인에 대한 자리다”라고 설명했다.
 

이탈리아 디자인의 날 둘째 날 행사에서 주요 인사들이 기념 촬영을 하고 있다 /윤미지 기자

《이탈리아 디자인 화병 100선》 프로젝트는 2024 이탈리아 디자인의 날을 맞아 이탈리아 외무부가 구상했다. 전시 설명에 따르면 핵심 주제는 혁신, 지속가능성, 그리고 디자인 분야에서의 ‘이탈리아적 독자성’이다. 이는 아름다움과 형태의 개념이다.

프로젝트 큐레이터 Marco Menguzzo와 Enrico Morteo가 작품을 선별했으며, 선별기준은 원시원초적 화병을 우선적으로, 상업적으로 잘 알려져 있으나 본질적으로 이탈리아의 전통과 큰 연관성이 없는 작품보다 상위에 두었다는 전언이다.
 

《이탈리아 디자인 화병 100선》 전시 전경 /윤미지 기자

프로젝트 《이탈리아 디자인 화병 100선》은 QR코드를 통해 디지털 책자로 만나볼 수 있으며 현장에서는 프로젝트의 일환으로 선별된 작품 7점이 전시되어 있었다. 전시에는 리차드 지노리(Richard Ginori)의 Gio Ponti 디자이너의 화병 Orcio Prospettico(1925)부터 알레시(Alessi), 플러스트(Plust), 카르텔 (Kartell), 인테르노이탈리아노(Internoitaliano) 일 토르니토레 마토(Il Tornitore Matto)의 화병을 만나볼 수 있다.
 

Gio Ponti, Orcio Prospettico (1925, Richard Ginori) /윤미지 기자
Giulio lacchetti, Conca (2023, Il Tornitore Matto) /윤미지 기자
Mario Bellini, Vaso Shanghai (2012, Kartell) /윤미지 기자

해당 전시는 하이스트리트 이탈리아 3층에서 4월 5일까지 진행된다.

유의미한 디자인으로의 진화

첫째 날에 이어 둘째 날 역시 마리아 포로 회장이 첫번재 연사로 나서 살로네 델 모빌레 관련 소식과 청년 인재 양성에 관해 이야기했다. 살로네 델 모빌레에 관련된 내용은 큰 틀에서 첫째 날과 동일하게 박람회의 혁신적인 변화에 관해 설명했다.

먼저 언급한 키워드는 ‘유의미한 디자인’이다. 그는 “디자인은 단순한 기능에 대한 것이 아니다”라며 “기능은 잘 작동해야 하지만 디자인은 아름다움에 대한 것이다”라고 말했다. 이어 “아름다움도 충분치 않다 라며 의미가 깊어야 한다”고 덧붙였다. 또 단순하고 소소한 오브제들이 어떻게 우리의 삶에 도움이 되고 우리에게 유의미한 디자인이 되는지 설명했다.
 

마리아 포로 회장 /윤미지 기자

살로네 델 모빌레의 혁신적인 변화에 대해서도 전했다. 그는 관람객들은 짧은 시간 안에 가장 많은 것을 보고 싶어하기 때문에 유의미한 설계가 필요하다는 점을 명확히 했다. 관람객이 효율적으로 즐길 수 있는 공간을 만들기 위해 박람회를 하나의 도시로 구성했으며 공간을 최적화하고 스퀘어와 공공 프로젝트를 위한 장소 등을 마련했다고 강연했다.

이날 강연에서는 인공지능(AI)에 대한 언급도 있었다. 살로네 델 모빌레는 AI를 도입해 디자인 트렌드에 어떤 단어가 가장 많이 반복되는지 분석했다. 또 박람회 이후에 어떤 단어가 중요하게 반복되는 지 역시 AI를 통해 분석하고 트렌드를 확인할 수 있다.

마리아 포로 회장은 “AI는 창의적인 사람들에게 많은 것들을 효율적으로 사용할 수 있게 하고, 현명하게 사용한다는 좋은 시너지를 줄 수 있는 놀라운 기능이다”라고 견해를 밝혔다.

또 신진 디자인에 초점을 맞추면서 미래를 바라보고 있다는 점도 중요한 포인트로 강조했다. 사회적 지속 가능성을 위한 새로운 세대에 투자에 대해 이야기하며 살로네 사텔리테를 예로 들기도 했다.

살로네 사텔리테는 살로네 델 모빌레의 중요한 코너로 35새 이하 신진 디자이너들의 등용문으로 잘 알려져 있다. 25년 동안 만 명이 넘는 디자이너를 발굴했으며 그들 중 다수가 자신의 회사를 설립해 운영하고 있다는 전언이다.

그는 “신진 디자인에 초점을 맞춘 것은 단순히 지난 몇 년간이 아닌 25년 전부터 시작한 노력이다”라며 “이를 통해 미래를 바라봤던 시도들이 지금 이 자리에서 살로네가 무엇인지, 무엇이 될 수 있는지, 이탈리아 사람 뿐만이 아니라 글로벌 디자인에 중요한 것이라고 말할 수 있게 됐다”고 전했다.

디자인, 비즈니스이자 삶의 방법

이어서 스튜디오 움직임 양재혁 대표가 자신의 브랜드와 디자인 그리고 살로네 사텔리테에 대해 이야기했다. 양재혁 대표는 살로네 사텔리테에서 주목받은 디자이너로 국내외에서 다양하게 활동하고 있는 인물이다. 현재 디자인 크루 이즈잇을 이끌고 있으며 2년 전부터는 파이프를 생산하는 브랜드 플라튜버도 운영하고 있다.
 

양재혁 대표 /윤미지 기자

그는 살로네 사텔리테와 2년 동안 함께 했으며 그 이후에는 밀라노에서 유명 갤러리스트로 알려진 로사나 오를란디의 눈에 띄어 본격적으로 협업하는 기회를 얻었다. 그는 이 경험에 대해 자신이 살로네 사텔리테를 통해서 얻은 가장 큰 성과 중 하나라고 소개했다.

이어서 살로네 사텔리테에 대해 아마추어가 프로가 될 수 있는 무대이기도 하며, 이는 끝이 아닌 시작으로서 전시회를 통해 디자인을 파는 기회를 얻고 지속적인 활동을 선보일 수 있다는 점도 언급했다.

강연에서 양재혁 대표는 이탈리아와 한국의 디자인을 바라보는 관점의 차이를 설명하기도 했다. 그는 “디자인은 비즈니스이자 삶의 방법이지 예술이 아니다”라며 “디자인은 비즈니스이기 이전에 라이프 스타일이고, 라이프 스타일 그 자체가 비즈니스다”라고 덧붙였다.

그는 한국에서 디자인을 할 때 생산 방법을 고려하는 사람이 많지 않은 점을 지목하기도 했다. 디자이너는 인간의 삶을 윤택하게 하는 존재로서 디자인을 제작하고 만들고 유통해야 한다며 이는 예술과 디자인이 가진 큰 차이점에 속한다는 의견을 제시했다.

또 디자이너는 라이프 스타일을 디자인하는 사람이기 때문에 어떠한 라이프 스타일을 추구하고 살아가는지가 매우 중요하다고도 덧붙였다.

이날 두 연사의 발제가 끝나고 페르디난도 구엘리 주한 이탈리아 무역관장은 많은 영감을 주는 감동적인 내용에 대해 감사를 표했으며 한국-이탈리아 수교 140주년을 맞아 이틀간 진행된 제8회 이탈리아 디자인의 날 행사는 성황리에 마무리 됐다.

2017년 내내 뜨거운 감자였던 전안법은 현실과 다른 불합리함으로 수공예 작가들의 목을 죄어오는 올가미 같았습니다. 극적으로 개정안이 통과되면서 많은 작가들이 한숨 돌릴 수 있게 됐지만 아직 바뀌어야 할 부분이 많이 남아있습니다. 핸드메이커는 이러한 불합리에 ‘NO’를 외치기 위해 시작됐습니다.

손으로 무언가를 만든다는 것은 정말 매력적인 일입니다. 그들은 실을 꿰 엮기도, 펜과 물감 으로 그리기도, 흙을 빚어내기도, 금속을 녹여 두드리기도, 정성스런 요리를 만들어 내기도 하면서 작품 활동을 하고 있습니다. 우리는 그들이 만들고 있는 세상을 함께 들여다보려 합니다.

핸드메이커는 국내외 다양한 문화·예술·산업 현장을 발로 뛰며 취재하는 독립 매체로서 주체 적인 취재와 기사를 통해 여러 미디어·포털과 함께하고 있습니다. 기사의 가독성을 저해하는 광고 배너를 통해 수익을 얻을 수도 있겠지만 이는 독자를 위한 선택이 아니라고 생각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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