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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현장스케치] 아모레퍼시픽미술관 스티븐 해링턴의 작업 세계 총망라한 국내 최초 기획전 《스티븐 해링턴: 스테이 멜로》展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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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현장스케치] 아모레퍼시픽미술관 스티븐 해링턴의 작업 세계 총망라한 국내 최초 기획전 《스티븐 해링턴: 스테이 멜로》展
  • 김서진 기자
  • 승인 2024.03.15 20:00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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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스티븐 해링턴: 스테이 멜로(STEVEN HARRINGTON: STAY MELLO)》 /아모레퍼시픽미술관

[핸드메이커 김서진 기자] 아모레퍼시픽미술관이 2024년 상반기 첫 전시로 현대미술 기획전 《스티븐 해링턴: 스테이 멜로(STEVEN HARRINGTON: STAY MELLO)》를 개최한다. 이번 전시에서는 미국 로스앤젤레스를 중심으로 활동해 온 스티븐 해링턴(Steven Harrington)의 작업 세계를 국내 최초로 소개한다.

작가이자 디자이너인 스티븐 해링턴은 캘리포니아의 풍경과 문화가 스민 작업 세계로 주목을 받고 있다. 다채로운 색감으로 시각적 즐거움을 선사하는 작품의 이면에는 작가가 오랜 시간 고민했던 삶의 균형, 불안, 잠재의식 등에 대한 사색이 담겨 있다. 잠재의식을 상징하는 캐릭터인 ‘멜로’와 야자수를 모티프로 한 ‘룰루’가 작품에 반복적으로 등장하는 것이 특징이기도 하다.
 

전시 전경 /김서진 기자

대담한 색채에서는 사람이 햇빛으로 물든 캘리포니아의 온화한 기후를 검은 윤곽선이 도드라지는 평면적인 그림에서는 그가 어린 시절 섭렵했던 디자인, 스케이트보드 그래픽, 언더그라운드 만화의 영향을 확인할 수 있다.

해링턴은 미국 패서디나 아트센터에서 판화를 전공한 후 그래픽 디자인 회사를 공동 설립하여 작품 창작 활동과 디자인 작업을 병행하였다. 2018년 회사를 떠난 이후부터 현재까지도 세계 유수의 브랜드와 협업하며 감각적인 디자인 작업을 선보이고 있다.

개인의 불안감에서부터 지구온난화와 같은 환경문제까지 누구나 공감하고 관심을 기울여야 할 주제들을 친근하게 풀어내는 해링턴은 작가이자 디자이너로, 다양한 장르를 넘나들며 활동을 이어가고 있다.
 

전시 전경 /김서진 기자

1전시실은 해링턴의 주요 회화 및 조각 작업을 소개한다. 작가의 잠재의식을 상징하는 캐릭터 멜로의 시선을 따라가며 그의 작품 세계를 종합적으로 경험할 수 있다. 해링턴은 2014년부터 자신의 불안을 해소하고 여러 감정과 생각을 표출하기 위한 명상적 행위의 일환으로 회화 작업에 주력해 왔다.

2015년 처음 등장한 멜로는 물감을 흩뿌리고 자신의 초상화를 감상하는 등 작업 전반에 걸쳐 단순한 창작물 그 이상의 존재감을 드러낸다. 인종, 나이, 성별을 초월하는 '멜로'와 캘리포니아 야자수를 모티브로 삼은 '룰루' 등 다양한 캐릭터가 화려한 색채 안에 공존하는 작업들을 통해 삶의 균형, 일상의 소중함, 환경 문제 등의 주제들을 소통해 온 해링턴의 시도에 주목한다. 
 

<떠나는 중 연작> /김서진 기자

3점의 대형 회화로 구성된 <떠나는 중> 연작은 코로나19 봉쇄 초기 처음으로 구상된 작품이다. 해링턴은 격리와 사회적 거리두기가 일상이 된 시기, 작품을 통해 세상을 탐험할 자유를 모색했다. 보랏빛으로 물든 연작에서는 각종 캐릭터들이 상상에서 비롯된 미지의 세계 혹은 우주로 튀어나가는 장면이 이어진다. 작가는 화려한 색채를 화면 가득 담아내며 상상력으로 자유롭게 노니는 창의적인 여정으로 관객을 초대한다.
 

<꽃향기를 맡기 위해 멈춰보세요 연작> /김서진 기자
<꽃향기를 맡기 위해 멈춰보세요> /김서진 기자

6점의 대형 회화로 구성된 연작으로 작품의 배경마다 각기 다른 꽃들이 만발한 가운데 작가를 상징하는 캐릭터 멜로가 정면을 응시한다. 일상의 소중함을 깨닫게 하는 코로나19 시기를 거치며 제작된 이 작품은 관객에게 현재를 살아가라는 메시지를 전한다. 해링턴은 멜로의 제스처를 통해 관객에게 잠시라도 멈춰 서서 꽃향기를 맡을 수 있는 일상의 여유와 우리 주변의 단순한 아름다움을 소중히 하길 권한다. 
 

<영원한 선물> /김서진 기자

멜로는 꽃 한 송이를 관객에게 선물로 건네는 자세를 취하고 있다. 작가의 그림에 묘사되어 있는 수많은 꽃들 중 한 송이를 골라낸 듯하다. 멜로는 해링턴의 회화나 조각, 각종 디자인 협업 프로젝트 등 여러 매체를 자유롭게 넘나들며 등장한다. 그림과 현실의 경계에 자리하며 작가가 지닌 예술가적 의식을 갖고 있는 듯한 멜로는 마치 살아 있는 존재처럼 작품 안에서 기쁨과 흥겨움의 정서 등 무수한 감정을 표현해 낸다.
 

<자기반성 연작> /김서진 기자

멜로는 자신의 초상화와 추상화를 열정적으로 감상하고 있다. 작품에 매혹되어 흠뻑 빠져 있는 멜로는 그림의 일부인 동시에 최초의 관객으로서 제시된다. 이러한 이중성은 작가 자신을 형상화한 캐릭터인 멜로의 존재와 은유적인 거울로서 배치된 그림을 통해 나타난다. 해링턴은 자아도취에 빠진 멜로의 모습을 통해 손쉽게 자신만의 세상 속에 몰두하는 인간 본성을 그려내고 나아가 자기성찰과 자기반성의 중요성을 전달한다. 
 

<잠재의식> /김서진 기자

한 손에는 물감이 묻은 붓을 쥐고 다른 팔에는 채색된 캔버스를 들고 있다. 이제 막 작품을 완성한 것처럼 붓끝에서는 주황색 물감이 뚝뚝 떨어진다. 멜로는 때로는 작가보다 풍부한 표현과 제스처를 통해 해링턴의 작업 위에 자신만의 작품 세계를 펼치는 존재다. 오랜 시간 동안 즉흥적이며 표현주의적인 회화 기법을 동경해 온 작가에게 멜로는 그가 한층 추상적인 표현을 시도할 수 있게 도와주는 역할을 수행한다.
 

<지금 이 순간> /김서진 기자

멜로의 몸 곳곳에 노란 꽃들이 붙어 있고 코끝에는 나비가 사뿐히 앉았다. <꽃향기를 맡기 위해 멈춰보세요> 연작에서 영감을 얻은 조각 작업으로 그림 속 멜로가 현실 세계로 걸어 나왔다. 2015년 해링턴의 작품에 처음 등장한 멜로는 인종과 연령, 성별을 초월해 모두와 소통할 수 있는 캐릭터를 창조하려는 노력의 산물이었다. 시간이 흐르면서 멜로는 해링턴의 분신으로서 그의 무의식을 구현하는 존재로 거듭났다.
 

전시 전경 /김서진 기자

2-3전시실에서는 해링턴 작품 세계의 스펙트럼을 확인할 수 있는 판화 및 조각과 작업 과정을 보여주는 각종 드로잉이 전시된다. 대학 졸업 후 판화 작업에 집중했던 작가는 점차 다양한 매체를 탐구하는 과정을 통해 독창적인 작품 세계를 구축했다.

특히 작가에게 판화는 전 매체를 아우르는 특별한 존재로 그는 판화 작업을 통해 습득한 정제된 표면 표현이나 색채 변주 기법을 회화 작품에 적용하는 등 판화적 특성을 작업 전반에 가미했다. 전시장 정면에는 대형 멜로 조각이 자리하며 주변으로는 2008년 초기 판화 작업부터 종이 및 스케치북 드로잉, 최근의 디지털 스케치를 함께 선보인다. 
 

<안녕 지구>, <유칼립투스> /김서진 기자

첫 번째 회화 연작인 <파도치는 날들>을 통해 햇빛에 바랜 색감의 작품들을 선보였던 작가는 이후 한동안 흑백 회화 작업에 몰두한다. 해링턴은 평소 즐기던 연필, 펜 드로잉 작업의 연장선에서 캔버스 위에 물감을 통한 '드로잉'을 시도했다. 전시된 작품에서는 다양한 도상들이 겹겹이 쌓아 올려지며 여백 없이 치밀해진 구성이나 작품 곳곳에 위치한 작은 디테일과 같은 요소들이 도드라지는 것을 확인할 수 있다.
 

인사이드아웃 전시작 모음 /김서진 기자

2012년 개인전 《인사이드아웃>에 출품되었던 판화 작품 일부를 전시했다. 해링턴은 판화가 회화, 드로잉, 조각, 디자인 모두를 아우르는 가장 창의적인 매체라고 일컫는다. 판으로 찍어내는 그림을 뜻하는 판화는 사전에 생성된 이미지를 종이 위에 물리적으로 찍어내는 과정을 통해 제작된다.

작가는 인쇄에 앞서 이미지를 만드는 방식이 자유롭다는 점과 반복된 인쇄 과정에서 이뤄낼 수 있는 변주 등 판화의 무한한 가능성에 주목하여 2011-2013년에 걸쳐 집중적으로 매체 실험을 이어갔다.

이 시기에 제작된 <매직 태블릿> <숭배> 연작 등은 찰흙, 나무, 금속 등의 소재를 이용해 만든 조각을 촬영한 후, 컬러 스프레이한 종이 위에 인쇄한 작품이다. 작가에게는 처음으로 조각 제작을 시도하는 계기이자 이후 등장하게 될 회화 작업에도 여러 측면에서 영향을 끼치는 작업이 되었다.
 

<들어가는 길> /김서진 기자

이번 전시를 위해 특별히 제작된 작품으로 멜로가 미술관에 열린 포탈 위로 등장한다. 멜로는 해링턴의 작품 세계 안에서 본인의 역할을 이해하고 충실히 수행하는 캐릭터다. 때로는 고의적으로 작품 속에 끼어들기도 하고 방관자로 머무른다. 작가는 2017년부터 다양한 공공미술 프로젝트에 참여해 대규모 야외 조각이나 설치 작품을 제작해 왔다. 접근성을 중시하는 작가는 불특정다수가 친근하게 다가갈 수 있는 캐릭터 중심의 작업을 선보인 바 있다. 
 

<FAROUTTT> /김서진 기자
 <디 아일 어드벤처> /김서진 기자

애니메이터 앤디 베이커와의 협업을 통해 완성된 <FAROUTTT>은 작가의 태블릿으로부터 탈출해 그림 속 세계로 들어간 멜로의 여정을 그린다. 이니스프리와의 프로젝트를 기념해 제작된 <디 아일 어드벤처>는 낯선 섬으로 떠난 멜로가 이니스프리의 대표 원소들을 만나 섬의 곳곳을 탐험하는 내용의 작품이다. 이외에도 로스앤젤레스 시와 협업해 만든 홍보 영상 및 최근 제작된 3D 애니메이션 클립 등을 감상할 수 있다.
 

<음양 연작> /아모레퍼시픽미술관

이어지는 4전시실에서는 균형에 대한 작가의 탐구를 보여주는 '음양 회화' 연작을 감상한다. 7점의 원형 캔버스로 이루어진 음양 연작에서는 음양 기호와 다양한 캐릭터가 변주를 이룬다. 동양 철학에서 음양 기호는 상반된 두 힘이 이루는 조화를 나타내는 시각적 상징이다. 해링턴의 초기 판화 작품에서부터 꾸준히 등장해 온 음양 기호는 '균형'에 대한 작가의 오랜 관심을 반영한다. 점차 하나의 캐릭터로 자리잡은 음양 기호는 작품 전반에 걸쳐 균형을 유지하기 위해 꿈틀거리는 모습으로 빈번히 묘사된다. 
 

전시 전경 /김서진 기자

5전시실에서는 스티븐 해링턴이 세계적인 브랜드와 함께 제작한 디자인 작품과 더불어 협업 과정을 엿볼 수 있는 드로잉, 회화 등이 전시된다. 작가는 대학 졸업 후 2018년까지 공동 운영했던 디자인 회사와 개인 팝아트 브랜드 '유앤아리'를 시작으로 디자이너로서의 활동을 병행해 왔다.

나이키, 크록스, 베이프, 에이스 호텔, 코첼라 등 다양한 브랜드 및 클라이언트와의 협업을 통해 감각적인 작업을 선보여온 해링턴은 작가와 디자이너의 경계를 성공적으로 넘나드는 아티스트로 평가받는다. 전시실 중앙에는 작가의 대표적 협업 작품인 운동화와 아트토이를 배치하고 정면 벽에는 이번 전시를 기념해 작가가 특수 제작한 10미터 너비의 대형 회화를 선보인다.
 

<지구의 날> /김서진 기자

멜로가 지구를 등에 지고 걸어간다. 이 작품은 해링턴이 2019년 나이키와의 협업으로 지구의 날을 기념하며 선보인 디자인이다. 나이키는 해링턴과 함께 '매일이 지구의 날'이라는 슬로건 아래 환경보호 캠페인을 전개했다. 작고 단순한 스케치에서 시작되는 본인의 작업처럼 작은 시작을 중요하게 여기는 해링턴의 신념을 반영한 슬로건. 날마다 작은 실천을 통해 환경을 보호할 수 있다는 사실을 상기시킨다. 
 

<진실의 순간> /김서진 기자

멜로와 룰루가 바닷속을 유영하며 다양한 해양 동물들과 교류하는 모습이다. 이 작품은 환경문제에 대한 해링턴의 지속된 탐구를 보여주며 긴박한 환경 문제에 대한 인식을 촉구하는 작가의 노력을 반영한다. 아모레퍼시픽미술관 공간에 맞춰 특별히 제작된 작품으로 해링턴의 작업 중 최대 규모의 회화다. 작가는 벽화처럼 공간을 가득 채우는 10미터 너비의 대형 캔버스 천 위에 자신의 상상 속 세계를 자유로이 펼쳤다.
 

<지각> /김서진 기자

팔을 뒤로 한 멜로가 눈앞에 펼쳐진 대형 회화 <진실의 순간>을 감상하고 있다. 그림 속에서 탈출한 멜로는 하나의 관객으로 전시장에 자리한다. 2021년 회화 <자기반성>에서 자신의 초상화를 바라보는 멜로의 모습이 현실에서 구현되는 순간이다. 해링턴에게 자신이 창조한 캐릭터들은 작품 세계 안에서만 존재하는 수동적인 대상이 아니다. 그들은 캐릭터로서의 자신의 존재를 지각하고 능동적으로 자체적인 이야기를 써내려 간다.
 

<서울을 위한 선물> /김서진 기자

멜로가 창틀에 손을 올리고 창문 너머의 풍경을 지그시 바라본다. 창밖에는 하늘을 뚫고 올라가는 거대한 크기의 멜로가 꽃을 들고 서울 시내를 누비고 있다. 이 그림은 꽃을 선물하는 멜로의 모습을 형상화한 공공 조각 작업 <영원한 선물>과 함께 보이기 위해 제작된 작품이다. 조각과 비교했을 때 작가는 상상력이 더해진 환경 안에서 캐릭터를 묘사하며 다시한번 자기 자신을 자각하는 멜로의 모습을 포착했다.
 

신발, 피규어 협업 작업 및 소형 조각품 /김서진 기자
소형 조각품들 /김서진 기자

해당 공간은 해링턴이 여러 브랜드와 협업을 통해 선보인 신발 및 피규어를 전시한다. 나이키와는 2016년 여름 운동화 컬렉션, 2018년 에어 포스 1, 에어 조던 1, 2019년 '지구의 날'을 위한 공식 컬렉션 등 여러 차례 프로젝트를 진행했다. 2022년에는 크록스와 한정판 컬렉션을 출시하여, 열대 섬의 느낌을 담은 작업을 선보였다. 특히 크록스는 작가의 캐릭터를 재해석하여 서 있는 돌출 형태의 지비츠 라인을 처음으로 발표한 바 있다.

해링턴의 피규어 컬렉션 가운데서는 메디콤 토이와 제작한 곰 모양 피규어 '베어브릭'을 소개한다. 일본 스트리트 패션 브랜드 베이프, 말레이시아 백랍 제조업체 로얄 셀랑고르와 협업한 베어브릭을 만날 수 있다. 그 밖에도 몽클레르의 마스코트 푸파초, 미국 스트리트 패션 브랜드 빌리어네어 보이즈클럽 아이스크림의 콘즈 앤 본즈 캐릭터, 브랜드 허프와 제작한 새로운 캐릭터 '두비' 등의 피규어를 전시한다.

신발과 피규어 사이로는 익숙한 얼굴들이 등장한다. 작가는 <생각하는 사람>과 같은 초기 도자 작품부터 멜로나 룰루 조각과 같이 수년 간 다양한 디자인과 소재의 한정판 소형 조각을 선보여 왔다. 입체적으로 구현된 해링턴의 캐릭터들 가운데 상당 수는 대형 공공 조각으로 재탄생한 바 있다.
 

전시 전경 /김서진 기자

6전시실에서는 해링턴이 나이키, 이케아, 몰스킨, 이니스프리 등 주요 브랜드와의 협업을 통해 디자인한 작품 중 의류, 잡화 등을 중점적으로 소개한다. 로고 디자인이 돋보이는 티셔츠부터 초기 판화 속 문양들이 삽입된 가방, 시계 등 다양한 종류의 작업을 감상할 수 있다.

작가는 만인을 위한 작품, 작품을 통한 소통의 중요성을 강조하며 많은 이들에게 닿을 수 있는 각종 협업 프로젝트에 적극적으로 참여해 왔다. 자신의 창작 행위를 '시'를 짓는 것에 비유한 해링턴은 완전한 해방 속 창작을 강조한다. 그는 협업 과정에 있어서도 본인만의 창작 기준과 가치관을 일관되게 추구해 왔으며 이러한 기회들을 개인 작업에서 시작된 작품 세계가 확장될 수 있는 기반으로 삼았다. 
 

스케이트 보드 협업 작업 /김서진 기자

스케이트보더인 작가는 스트릿 스케이트보딩, 스케이트 그래픽 등 스케이팅 문화 전반에 대한 오랜 애정을 바탕으로 디자인한 보드를 선보였다. <우리의 산> 스케이트보드는 그의 동명의 개인전을 기념해 2009년 출시되었으며 작가의 초기 판화 이미지를 담고 있다. 2018년에는 세계에서 영향력 있는 아티스트들과의 협업으로 잘 알려진 '더 스케이트룸'과 <불안>, 3개의 보드로 구성된 <로제>를 한정판으로 선보였다.
 

패션 및 생활 잡화 협업 작업 /김서진 기자
이니스프리와의 협업 작업물 /김서진 기자

해링턴이 2009년부터 선보인 각종 협업물 중 패션 및 생활잡화를 중점적으로 선보인다. 2017년에 진행된 스웨덴 브랜드 이케아와의 협업에서는 네 가지 흑백 패턴을 디자인해 접시, 가방, 베개 등 다양한 일상용품을 출시했다. 이탈리아 브랜드 몰스킨과 함께한 2019년 프로젝트에서는 그림 그리는 멜로 이미지를 비롯해 정교하게 구성된 흑백 패턴 등을 제작해 노트 및 파우치 커버를 선보였다.

2021년 작가는 미국 시계 브랜드 닉슨과 디즈니 미키마우스 캐릭터 탄생을 기념하는 한정판 시계 디자인에 참여했으며 최근 국내 뷰티 브랜드 이니스프리와 세 번째 협업을 진행하며 '디 아일 어드벤처'라는 제목의 한정판 에디션을 선보였다. 작가를 통해 독특한 캐릭터로 재탄생한 이니스프리의 대표 성분을 통해 애니메이션과 제품 패키징에서 확인할 수 있다. 
 

의류 협업 작업 /김서진 기자

해링턴이 참여한 다양한 디자인 협업 프로젝트 중 의류 작업을 관련 드로잉과 같이 전시한다. 대표적인 작업으로 나이키 스포츠웨어와 함께한 '하이크 나이키'부터 미국 패션 및 라이프스타일 브랜드 키스, 미국 가수이자 디자이너 퍼렐 윌리엄스와 일본 디자이너 니고가 설립한 스트릿 패션 브랜드 빌리어네어보이즈클럽, 베이프의 하위 브랜드 베이비 마일로와 제작한 티셔츠, 후드 등을 선보인다. 
 

<소중한 삶을 위해> /김서진 기자

7전시실에서는 스티븐 해링턴이 이번 전시를 위해 국내 팀과 협업해 현장에서 제작한 벽화 작업을 선보인다. 로스앤젤레스 거리와 베니스 비치 등 다양한 장소에서 개성 넘치는 벽화를 선보여온 작가는 한국에서의 개인전을 기념해 국내 관객이 즐길 수 있는 벽화를 디자인했다.

관객과 소통하고자 하는 작가 특유의 태도가 구현된 작품으로 일시적으로 존재하는 벽화의 현장성을 전달하고자 제작되었다. 작가가 창조한 캐릭터들과 특징적인 모티브들이 등장하는 벽화에는 관객이 적극적으로 작품에 개입하고, 관계맺기를 바라는 작가의 의도와 마음이 담겨 있다. 신규 벽화와 더불어 벽화 제작 과정을 감상할 수 있는 영상과 작가의 과거 벽화 작업 기록물을 함께 전시한다. 
 

<소중한 삶을 위해> /김서진 기자

야자수 룰루를 꽉 붙들고 있는 멜로는 자신을 둘러싼 세상이 끊임없이 변화하는 가운데 침착함을 유지하기 위해 애쓰고 있다. 다양한 색상으로 이루어져 위아래로 울렁이는 땅은 우리 주변 환경의 취약성과 그것이 우리에게 미치는 영향을 나타내는 듯하다. 작가는 작업 초기부터 개인이 다양한 역할을 수행하고 예상치 못한 문제들을 맞닥뜨리는 세상 속에서 균형을 유지하는 것과 그 과정에서 느끼는 불안이라는 감정에 대해 탐구해 왔다.
 

전시 입구 /김서진 기자

아모레퍼시픽미술관은 “이번 기획전은 누구나 공감할 만한 주제들을 독창적인 감각으로 풀어내는 작가이자 디자이너인 스티븐 해링턴의 작품 세계를 국내 최초로 만나볼 수 있는 특별한 기회가 될 것”이라고 밝혔다.

한편, 아모레퍼시픽미술관은 다양한 전시 연계 이벤트를 계획 중이다. 또 뮤지엄 샵에서는 전시 기념 한정판 아트 토이와 함께 글로벌 아웃도어 브랜드 헬리녹스(Helinox)와 협업한 아트 상품을 순차적으로 공개할 예정이다
 

2017년 내내 뜨거운 감자였던 전안법은 현실과 다른 불합리함으로 수공예 작가들의 목을 죄어오는 올가미 같았습니다. 극적으로 개정안이 통과되면서 많은 작가들이 한숨 돌릴 수 있게 됐지만 아직 바뀌어야 할 부분이 많이 남아있습니다. 핸드메이커는 이러한 불합리에 ‘NO’를 외치기 위해 시작됐습니다.

손으로 무언가를 만든다는 것은 정말 매력적인 일입니다. 그들은 실을 꿰 엮기도, 펜과 물감 으로 그리기도, 흙을 빚어내기도, 금속을 녹여 두드리기도, 정성스런 요리를 만들어 내기도 하면서 작품 활동을 하고 있습니다. 우리는 그들이 만들고 있는 세상을 함께 들여다보려 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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