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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현장스케치] 민화에 담긴 구수한 우리네 음식 이야기, 한식진흥원 《화폭에 담긴 한식》展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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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현장스케치] 민화에 담긴 구수한 우리네 음식 이야기, 한식진흥원 《화폭에 담긴 한식》展
  • 김서진 기자
  • 승인 2024.03.06 09:00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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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화폭에 담긴 한식》展 /김서진 기자

[핸드메이커 김서진 기자] 한식진흥원은 3월 30일까지 서울 종로구 한식문화공간 이음에서 ‘화폭에 담긴 한식’을 주제로 특별 전시를 개최한다.

한식진흥원이 2014년 발간해 올해로 10주년을 맞은 ‘화폭에 담긴 한식’ 책자를 활용한 이번 전시는 책자 속 조선시대 풍속화를 실물과 동일하게 제작, 관람객들에게 그림 속 우리 음식 이야기를 재미있게 전달하고, 한식에 대한 올바른 정보를 제공한다. 

전시는 책자와 동일하게 ▲먹을거리를 마련하다 ▲먹을 자리를 펴다 ▲먹을거리를 즐기다 ▲특별한 날에 상을 차리다 4부로 구성됐으며, 총 17점의 모사화가 관람객들을 맞이한다.

먹을거리를 마련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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윤은이 <벼타작> /김서진 기자

김홍도의 대표적 작품인 <단원풍속화첩>중 한 장면이다. 혹자는 이 그림이 지주와 일꾼의 불공평한 신분관계에 대한 비판을 풍자적으로 보여준다고 한다. 그러나 신분차별의 불공평을 부각시키기보다는 풍요로운 가운데 하층민들이 즐겁게 일하고 지배층들이 여유롭게 지낼 수 있는 태평성대의 모습을 담아낸 것이 아닌가 생각된다. 당시 풍속화의 주요 주제이자 기능은 군주 국가에서 정통성을 가지고 서민을 다스리는 '태평성세'를 그림 속에 드러내는 일이었고 김홍도는 화원으로서 그 역할에 충실했던 것이다. 
 

한혜경 <우물가> /김서진 기자

김홍도의 대표적 작품인 <단원풍속화첩>중 한 장면이다. 김홍도는 <단원풍속화첩>에서 인물을 처음부터 끝까지 일정한 두께로 팽팽하게 그리는 정두서미묘(기필(起筆)을 못대가리처럼 세게 하고 서서히 쥐 꼬리와 같이 가늘게 선을 긋는 법)를 이용하여 그렸다. 이 그림은 철선묘를 이용했는데 여인들의 치마주름선 등이 자연스럽지 못하고 번잡하며 도식적이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조선 후기 조선인들의 생활상을 가장 역동적으로 보여주고 있다. 
 

안옥자 <채유> /김서진 기자

조영석의 대표적 작품인 <사제첩>의 한 장면이다. 스케치하듯 간략하게 수묵으로 그린 이 그림은 도포에 갓을 쓴 양반들 여럿이 모여 소젖을 짜는 모습이 재미있게 묘사되었다. 관찰과 사생을 중요하게 여겼던 자신의 회화관이 반영된 것으로 해석된다. 조영석은 윤두서와 더불어 조선 후기 풍속화의 성행을 이끈 인물이다. 그러나 조영석은 함안 조씨 가문의 일원으로서 자신이 화가로서 세상에 알려지는 것을 꺼려했다. 이는 <사제첩> 표지에 "남에게 보이지 말라. 범하는 자는 나의 자손이 아니다"라는 부기를 통해서도 짐작할 수 있다. 
 

박순이 <국수 누르는 모양> /김서진 기자

<국수 누르는 모양>은 기산 김준근의 풍속화다. 19세기 말 사진이 아직 보편화되지 않았던 시기 김준근의 풍속화는 조선인의 생활을 가장 직접적으로 보여줄 수 있는 시각 매체였기 때문에 서양인의 수집품으로 인기가 많았다. 이 그림은 독일 베를린의 국립박물관에 속해 있는 민족학박물관에 소장되어 있는데 원래는 고종의 외교 고문이었던 '묄레도르프의 소장품'으로 조선 왕(고종)에게 받았다'고 하였다. 1882년에서 1885년 사이에 얻었을 것으로 추정되어 김준근의 풍속화로서는 가장 이른 시기의 것이 된다. 
 

이기순 <떡매질> /김서진 기자

<떡매질>은 떡 만드는 모습을 묘사한 것으로 19세기 말 개항장에서 활동했던 직업화가 기산 김준근의 풍속화다. 오른쪽 상단에 원제목인 '打餠之形(타병지형)'이라는 한자 화제가 쓰여 있으며 화제 밑에는 '箕山(기산)'이라는 김준근의 호인 백문방인(음각의 흰 글자가 있는 네모난 도장)으로 찍혀 있다. 김준근의 풍속화에서 화제가 한자로 쓰였을 경우 한지에 수묵으로 그려진 것이 많다. 
 

주신애 <밥 푸고 상차리기> /김서진 기자

<밥 푸고 상차리기>는 기산 김준근의 그림이다. 조선을 방문했던 서양인들은 정치적, 경제적, 학술적 차원에서 미지의 나라인 조선 생활 전반에 걸쳐 물품 등의 자료를 수집하고 있었지만 그 물품의 사용법이나 조선인들의 행동 방식에 대한 이해가 부족했다. 김준근은 가장 일상적인 생활에서부터 경외하여 그림으로 그리지 않았던 상·재례에 이르기까지 다양한 조선의 풍속을 그림에 담았는데 이는 서양인들에게 풍속을 알기 쉽게 설명하는 백과사전과 같은 기능을 했다.
 

홍경희 <엿 만들기> /김서진 기자

<엿 만들기>는 엿을 만드는 모습을 그린 것으로 19세기 말 개항장에서 활동했던 직업화가 기산 김준근의 그림이다. 김준근 풍속화 속 인물은 넓으면서도 튀어나온 이마, 눈 주위의 검은 달무리, 갈고리 코 등이 특징이다. 또한 의복은 명암을 도식화하여 표현한 이중윤곽선묘법을 이용해 묘사했다.

먹을 자리를 펴다

노호남 <점심> /김서진 기자

<점심>은 김홍도의 대표적 작품인 <단원풍속화첩>중 한 장면이다. <대장간>, <서당>, <무동>, <씨름> 등 25면으로 이루어진 이 화첩의 그림들은 배경을 간단히 처리하고 인물의 행위를 중심으로 묘사되어 조산의 활기차고 건강한 서민들의 생활을 집중적으로 살펴볼 수 있고 특히 인물의 감정을 주변의 상황과 유기적으로 연결시켜 자연스럽게 표현했다는 점에서 예술적 가치를 더한다. 또한 둥글넙적한 얼굴에 둥글한 눈매를 지닌 조선시대의 전형적인 서민상을 표현해낸 점이라든가 등장인물들의 사실적이고 해학에 넘치는 동작의 묘사 등 풍속화가로서 김홍도의 기량을 보여준다.
 

구영애 <강변회음> /김서진 기자

김득신의 <강변회음>은 <긍재풍속화첩>중에 포함된 그림들 중 하나로 미술사학자 최순우는 이 그림을 '천렵도'라 부르기도 했다. 김득신은 풍속화나 도교의 신선과 불교의 신을 주제로 한 도석인물화 등의 작품을 많이 남겼는데 오세창의 「근역서화징」이나 유재건의 「이향견문록」에도 그가 인물에 능했음을 전하고 있다.
 

안미경 <주막> /김서진 기자

<주막>은 김홍도의 대표적인 작품인 <단원풍속화첩>중의 한 장면이다. 이 화첩의 작가인 김홍도는 당대의 최고 감식가이자 문인화가였던 강세황의 천거로 도화서 화원이 되었는데 정조는 '檜事(회사)'에 속하는 일이면 모두 홍도에게 주장하게 했다"고 할 만큼 총애했다. 이렇게 당대 최고의 인사들의 후원을 받으며 강세황으로부터는 '근대 명수(近代名手)'또는 '우리나라 금세의 신필'이라는 찬사를 받기도 했다.
 

박현희 <주사거배> /김서진 기자

<주사거배>는 신윤복의 대표작인 <혜원전신첩>중 한 장면이다. 이 그림이 포함된 <혜원전신첩>은 간송미술관의 설립자인 전형필이 일본 오사카 상인 도미타로부터 1934-1936년 즈음 구입한 것이다. 화첩은 널리 알려진 <단오풍경>, <주유청강> 등을 포함해 총 30면의 그림으로 이루어졌다. 대부분 기생과 한량을 중심으로 한 남녀간의 행탁이나 정념 또는 양반 사회의 풍류를 소재로 그린 것이다. 
 

남윤희 <기방의 술자리> /김서진 기자
재현된 술상 /김서진 기자

<기방의 술자리>는 기생과 어울려 노는 네 명의 남성을 묘사한 그림으로 19세기 말 개항장에서 활동했던 직업화가 기산 김준근의 풍속화이다. 이 그림은 미야양행을 경영했던 마이어와 민족학 학자인 단이 수집한 것이다. 김준근 풍속화 인물의 특징 중 하나가 감정을 드러내지 않는 무표정한 모습이지만 술상을 가운데에 두고 오고가는 인물들의 시선의 처리가 미묘하고 복잡하다. 

먹을거리를 즐기다

정보경 <태평성시도> /김서진 기자

국립중앙박물관 소장 <태평성시도(太平成市圖)>는 도성 안에서 상업, 수공업, 농경, 식생활, 여가생활 등을 하며 살아가는 각양각색의 사람들의 모습을 실감나게 묘사한 그림이다. 많은 인파로 붐비는 번화가는 활기가 넘치고 떠들썩하며 조선 후기 새로운 도시에 대한 동경과 태평성대의 염원을 느낄 수 있다.

특별한 날에 상을 차리다

송창수 <돌잔치> /김서진 기자

<돌잔치>는 고려대학교박물관에 소장된 <평생도>의 제1첩에 해당하는 그림이다. 평생도는 사람이 태어나 죽을 때까지의 일 중 기념할 만한 일을 그린 풍속화의 유형이다. 건물이나 수목의 배치, 상하로 긴 그림의 구성 등 <모당평생도>병풍의 제1첩 <초도호연>과 거의 유사한 모습이다. 그러나 상투적인 표현에 그치지 않고 인물의 세부표현 등에 있어 그림이 그려질 당시의 풍속을 반영하고 있어 의미가 있는 작품이다. 
 

곽지영 <혼인례> /김서진 기자

이 그림은 이전까지 평생도의 혼인식 장면이 주로 신랑이 신부의 집으로 신부를 맞이하던 형상에서 신부가 시부모님들께 인사를 드리는 폐백 장면으로 바뀐 새로운 형상이 등장한다는 점에서 중요하다. 그림의 제작 시기는 평생도가 널리 유행한 후 새로운 표현법과 형상이 나타나는 점, 궁중회화의 모티브가 민간의 그림에서 저변화된 양상으로 나타나는 점, 채색이 지나치게 선명하고 풍부한 점 등으로 미루어 볼 때 19세기 말이나 20세기 초 작품으로 추정된다. 
 

강명희 <회갑례> /김서진 기자

이 <회갑례>장면은 61세 생일을 기념하는 회갑의 장면을 그린 것으로 이전의 평생도에는 등장하지 않던 장면이다. 그림의 제작 시기는 괴석과 나무 등 일상적인 형상이 형식화된 필치로 나타난다. 그림 속 마당에 술에 취한 인물의 모습은 조선 후기 도화서 화원 유숙이 그린 <대쾌도>와 같은 풍속화에서 찾아볼 수 있는 요소다.
 

박숙희 <상례 소대상> /김서진 기자

<상례 소대상> 은 상례 의식을 치르는 모습을 그린 것으로 이 그림은 함부르크민족학박물관에 소장되어 있다. 세창양행의 본사격인 미타양행을 경영했던 마이어와 민족학 학자인 단이 수집한 것이다. 세창양행은 제물포에 개설한 독일계 회사로 주 업무는 통상이지만 조선의 민속품이나 미술품을 구매해 독일의 박물관에 판매 또는 기증하는 역할도 했다. 이곳을 통해 마이어는 김준근의 풍속화를 입수했던 것으로 보인다. 
 

돌잔치상 /김서진 기자
돌상에 올라온 물건들 /김서진 기자

조선시대에는 질병이나 역병을 물리치는 예방주사가 없었기 때문에 아기를 낳으면 온갖 방법으로 잡귀와 부정을 막고자 했다. 돌상에 올리는 것은 백설기·수수팥 떡·인절미·송편·무지개떡의 떡류, 쌀·국수·대추 등의 과일, 실·돈·책·붓·두루마리 종이·벼루 등이 었는데, 남자아이와 여자아이상 모두에 해당한다.

남자 아이에게는 활과 화살, 천자문을 더 놓고, 여자아이에게는 국문 책, 색실, 자 등을 더 차린다. 남자아이가 활 또는 화살을 잡으면 장래 무인(武人)이 될 것이라 여겼고, 붓·먹·책 등을 잡으면 학자나 문장가가 될 것이라 여겼다. 떡이나 쌀을 잡으면 먹을 복이 많은 부자가 되고, 대추를 잡으면 자손이 번성할 것이라 여겼다. 실이나 국수를 잡으면 불로장수할 것이라 생각했고, 여자아이가 자를 잡으면 바느질을 잘하는 규수가 될 것이라고 점쳤다.
 

전시 전경 /김서진 기자

한식진흥원 임경숙 이사장은 “아름다운 그림과 이야기가 함께하는 이번 전시를 통해 국내외 관람객들이 한식 문화를 더욱 흥미롭게 느끼는 계기가 되길 바란다”며, “한식진흥원은 앞으로도 우리 고유의 역사와 정체성이 담긴 한식의 발전을 위해 다양한 활동을 진행해 나갈 것”이라 밝혔다.

 

2017년 내내 뜨거운 감자였던 전안법은 현실과 다른 불합리함으로 수공예 작가들의 목을 죄어오는 올가미 같았습니다. 극적으로 개정안이 통과되면서 많은 작가들이 한숨 돌릴 수 있게 됐지만 아직 바뀌어야 할 부분이 많이 남아있습니다. 핸드메이커는 이러한 불합리에 ‘NO’를 외치기 위해 시작됐습니다.

손으로 무언가를 만든다는 것은 정말 매력적인 일입니다. 그들은 실을 꿰 엮기도, 펜과 물감 으로 그리기도, 흙을 빚어내기도, 금속을 녹여 두드리기도, 정성스런 요리를 만들어 내기도 하면서 작품 활동을 하고 있습니다. 우리는 그들이 만들고 있는 세상을 함께 들여다보려 합니다.

핸드메이커는 국내외 다양한 문화·예술·산업 현장을 발로 뛰며 취재하는 독립 매체로서 주체 적인 취재와 기사를 통해 여러 미디어·포털과 함께하고 있습니다. 기사의 가독성을 저해하는 광고 배너를 통해 수익을 얻을 수도 있겠지만 이는 독자를 위한 선택이 아니라고 생각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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