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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현장스케치] 롯데뮤지엄, ‘선’과 ‘점’으로 연주하는 선율의 미학···윤협 《녹턴시티》展 개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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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현장스케치] 롯데뮤지엄, ‘선’과 ‘점’으로 연주하는 선율의 미학···윤협 《녹턴시티》展 개최
  • 김서진 기자
  • 승인 2024.02.26 09:00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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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녹턴시티(Nocturne City)》 /롯데뮤지엄

“나에게 도시는 다양한 에너지로 가득 찬 거대한 유기체와 같다. 도시를 표현하는 것은 도시 속의 개성과 문화를 통해 직접 느낀 에너지를 표현하는 것이라고 생각한다.”                                            - 윤협

[핸드메이커 김서진 기자] 롯데뮤지엄은 2024년 첫 기획 전시로 윤협 작가의 개인전 《녹턴시티(Nocturne City)》를 2월 24일부터 5월 26일까지 개최한다. 작가는 2014년 랙앤본(rag&bone)의 벽화 작업으로 예술계와 대중들의 주목을 동시에 받으며 다수의 전시, 협업, 프로젝트를 활발히 진행하고 있다. 그의 예술적 궤적을 돌아보는 초기작부터 신작, 회화, 조각, 영상, 드로잉 등 총 230여점의 작품을 한자리에 전시한다.
 

Yoon Hyup, 2023  © Yoon Hyup. Photo courtesy of the artist /롯데뮤지엄

윤협은 서울 출생으로 뉴욕 브루클린을 기반으로 활동한다. 작가는 산업디자인 전공으로 대학을 졸업 후 서브컬처에 영향을 받은 다양한 작업을 시작했다. 스케이트보드를 기반으로 한 벽화, 라이브 페인팅, 그래픽 디자인, 음악 앨범 커버 작업을 통해 활동을 시작으로, 다양한 스트리트 브랜드와 협업했고, 나이키 코리아와 다수의 프로젝트 의뢰를 받으며 아티스트로서 입지를 굳혀 나갔다. 

2010년 새로운 도시에 대한 꿈을 가지고 뉴욕으로 이주한 윤협은 2014년 패션브랜드 랙앤본(rag & bone)의 공공미술 프로젝트에 참여하며 뉴욕 맨해튼 하우스턴 가 소호에 벽화를 선보인다. 이를 계기로 뉴욕 예술계와 대중으로부터 많은 관심을 받으며, 유니버설 뮤직 그룹(Universal Music Group), 바비브라운(Bobbie Brown), 유니클로(Uniqlo), 베어브릭(Be@rbrick), 허프(HUF), FTC, 나이키 SB(Nike SB) 등을 포함한 여러 브랜드와 협업을 진행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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윤협의 작업은 나이키(Nike) 오레곤 본사와 크리스찬 디올(Christian Dior) 뉴욕, 티파니앤코(Tiffany & Co.) 오렌지카운티, 페이스북(Facebook) 뉴욕, 와이덴 케네디(Widen&Kennedy) 뉴욕 등에 설치되어 있다. 작가는 LA와 뉴욕, 밀라노, 빌바오, 런던, 도쿄, 홍콩, 상하이 등 전 세계 여러 도시에서 개최된 전시와 프로젝트에 참여하며 다방면으로 자신의 작업을 선보이고 있다.
 

《녹턴시티(Nocturne City)》 기자간담회 /김서진 기자

작가는 도시 안팎에서의 경험과 주관적인 감정을 도시 시리즈에 담아냈다. <Seoul City>(2023)는 그의 고향인 서울에 대한 감정을, <Walking by the River>(2023)는 런던에서 개인전 개최 후 방문한 파리의 기억을 표현했다. 지난 13년간 뉴욕에 살면서 작가는 도시가 희로애락의 공간처럼 느껴진다고 말한다.

나아가 그는 “도시는 다양한 에너지로 가득 찬 거대한 유기체로, 이를 표현하는 것은 도시 속 개성과 문화를 보며 직접 느낀 에너지를 보여주는 것”이라고 밝혔다. 《녹턴시티》의 녹턴(nocturne)은 ‘밤’이라는 시간에 영감을 받은 예술을 의미한다. 밤은 기억의 조각들을 상기시키며, 낮에는 보이지 않던 여러 개성이 더욱 선명하게 빛을 발하는 매력적인 시간이라 작가는 말한다.
 

<해운대의 낮>, <해운대의 밤> /김서진 기자

윤협은 구상한 이미지를 밑그림 없이 ‘점’과 ‘선’으로 채워나가는 독특한 방식으로 작업한다. 2004년 라이브 페인팅을 하며 그 공간과 순간의 감각의 이미지를 즉흥적으로 ‘점’과 ‘선’으로 표현하게 된다. 그 이후 점과 선은 작가 특유의 작업 방식으로 자리 잡았다. 작가는 조색에도 많은 공을 들인다.

그는 작품 주제에 따라 색상을 결정하는 조색하는 과정을 어린 시절에 받은 악기 수업과 비유해 설명한다. 바이올린 현의 미세한 음에 집중하듯 조율하는 기분으로 아주 미세한 차이도 주의를 기울여 색상을 만들어 나가는 것이다. 그러다가 작업이 진행될수록 즉흥적인 표현에 따른 변수가 생기면 직관적으로 색상을 선택한다고 작가는 말한다.
 

<제이에프케이 공항에 착륙> Landing at JFK Airport #1, 2017. Acrylic on canvas, 121.9 x 91.4 cm © Yoon Hyup. Photo courtesy of the artist /롯데뮤지엄

빨강, 주황, 노랑, 파랑 다양한 색의 점과 선들이 일정한 규칙에 맞추어 그려진 것 같은 지도가 연상되는 화면이 보인다. 화면의 왼편 위쪽은 브루클린 그 아래는 퀸즈, 중앙은 맨해튼 그리고 오른편은 뉴저지로, 상공에서 내려다본 각 지역의 모습이 윤협만의 점과 선으로 나타난다. <제이에프케이 공항에 착륙>은 작가가 뉴욕 존 에프 케네디 국제공항에 착륙하기 전 비행기 창문으로 내려다본 도시의 불빛을 다양한 색의 점과 선의 상호작용을 활용하여 재해석한 작품이다. 

2010년 꿈을 가지고 서울을 떠나 뉴욕에서 13년의 세월을 보낸 윤협에게 뉴욕은 제 2 의 고향이 되었다. 작가는 뉴욕을 다양한 에너지를 품고 있는 도시로 생각하고, 그 에너지와 도시 사람들이 느끼는 외로움, 사랑, 희망, 야망 등 다양한 감정과 생각들을 야경 속 빛나는 불빛들로 작품 속에 표현한다. 작가는 <제이에프케이 공항에 착륙>을 통해 우리에게 여행을 떠나거나 고향으로 돌아올 때 비행기 안에서 도시 밤 풍경을 바라보며 마주할 수 있는 여러가지 감정과 설렘을 느끼게 한다.
 

<베어 마운틴에서 돌아오는 길> /김서진 기자

<베어 마운틴에서 돌아오는 길>은 베어 마운틴 정상에서부터 집으로 돌아오는 여정을 기록한 것으로, 작가가 브루클린 자신의 집에서부터 뉴욕 동부에 위치한 베어 마운틴까지 약 200㎞의 거리를 자전거로 왕복한 순간을 다섯 개의 캔버스에 시간의 흐름 순으로 표현한 작품이다.

<베어 마운틴에서 돌아오는 길>은 해가 질 무렵 주황빛으로 물든 가을 단풍 사이로 자전거에 몸을 싣고 하산하는 장면을 시작으로, 점점 어둠이 짙게 깔리는 화면에는 앞 자전거의 후미 등과 자동차 불빛에 의지하며 조지 워싱턴 대교 위에서 맨해튼으로 향해 가는 모습을 볼 수 있다.
 

<베어 마운틴에서 돌아오는 길> On the Way Back from Bear Mountain #1, 2023 © Yoon Hyup. Photo courtesy of the artist /롯데뮤지엄

다양한 색상의 자유로운 선들이 펼쳐지는 다음 장면에서는 도심 속 화려한 네온사인과 자동차 불빛, 사람들의 에너지가 가득한 맨해튼의 타임스퀘어 사이를 질주한다. 이어서 마지막 장면에는 복잡한 도시를 빠져나와 브루클린 집으로 돌아가는 길의 모습을 표현하며 긴 하루의 여정을 담고 있다.

윤협은 바쁜 현실 속에서 치열하게 살며 느끼는 부담감을 자전거를 타며 해소한다. 자전거를 타면서 내면의 자유와 안정을 찾고, 정리된 마음으로 현실로 돌아와 작업을 이어가는 작가의 일상 속 한 모습을 이 작품을 통해 볼 수 있다.
 

<강가를 걷다> /김서진 기자

<강가를 걷다>는 강가를 걸으면서 볼 수 있는 도시의 어두워진 저녁 강변의 모습을 표현한 작품이다. 가로로 길게 펼쳐진 캔버스에는 강 건너로 하늘과 맞닿아 보이는 도시 건물들의 윤곽선과 강물에 반사되어 일렁이는 도시의 불빛들이 표현되어 몽환적인 분위기를 자아낸다.

이 작품은 작가가 런던에서의 개인전 이후 휴식을 취하러 들린 프랑스 파리에서의 추억을 기록한 것이다. 프랑스의 수도, 낭만 가득한 문화 예술의 도시라 불리는 파리는 전세계 사람들이 떠나고 싶어 하는 여행지 중 한 곳이다. 그 곳을 가로지르는 센 강은 1991 년 역사, 문화적 가치를 인정받아 유네스코 세계유산으로 지정되었으며 센 강변을 따라 에펠탑, 노트르담 대성당, 루브르 미술관 등 파리를 상징하는 대표적인 명소가 위치하고 있다.

작가는 파리에 잠시 머무는 기간 동안에도 도시에서 자신의 주요 이동수단인 스케이트보드를 타고 자유롭게 역사적 건축물들과 거리 곳곳, 센 강변을 지나며 보고 느낀 파리라는 도시의 머리 속 잔상을 자신만의 독창적인 선과 점으로 작품에 표현한다. 세 폭의 캔버스로 이어지는 파노라마 형식의 작업은 관람객에게 마치 실제 파리 센 강변에 서서 야경을 감상하는 듯한 착각을 불러 일으킨다. 
 

<뉴욕의 밤> /김서진 기자
작품의 크기가 엄청나다, 충분히 압도될 만큼 /김서진 기자

이번 전시에서 최초로 공개하는 <뉴욕의 밤>은 열 폭의 캔버스로 이어진 대규모 파노라마 작품으로, 맨해튼에서 뉴저지까지 연결되는 스카이라인을 묘사한다. 이 작품은 작가가 뉴욕 동부에 위치한 베어 마운틴까지 약 200㎞의 거리를 자전거로 왕복하는 여정 속에서 본 도시의 야경을 표현한 작품이다. 산 정상을 넘어 집으로 귀가하는 길, 조지 워싱턴 대교에서 잠시 쉬며 바라본 맨해튼의 야경을 보며 윤협은 “마치 세속을 떠나 대기권에서 지구를 바라보는 듯한 기분이 들었다”라고 말한다.

허드슨 강 너머에 조용히 빛나는 뉴욕의 모습에 감명을 받은 윤협은 치밀한 계획과 즉흥적인 표현으로 대규모 작품을 완성했다. 작가는 파리 오랑주리 미술관에서 본 인상파 화가 모네의 <수련> 연작에서 영감을 받아 가로 16m로 이어진 화면에 약 2,200개의 획과 1,400개의 점으로 작가의 제2의 고향인 뉴욕의 야경을 자신만의 시각으로 구성했다.
 

<기사의 관점> /김서진 기자

푸른빛의 건물들 사이로 높이 솟아 있는 타워가 있다. 이 작품에 등장하는 타워는 대한민국에서는 최고층 건물인 롯데월드타워다. 윤협의 20년간의 작품 세계를 선보이는 첫 번째 미술관 전시를 개최하는 이 빌딩은 이제 작가에게도 특별한 상징적 장소가 되었다. 이번 전시를 준비하는 기간 동안 작가는 자연스럽게 전시가 열리게 될 서울의 롯데월드타워를 머릿속에 떠올렸고, 이를 바탕으로 <기사의 관점>을 작업하게 되었다.

<기사의 관점>에는 캔버스에 자동차가 다니는 대로변과 도시의 빌딩 숲 사이로 멀리 보이는 타워의 모습이 담겨 있다. 작가는 뉴욕에서 생활을 하다 오랜만에 서울에 방문하면 새로운 현대적 건물들과 디지털 미디어 시설들을 보며 미래 서울의 모습에 대해 종종 상상하며 기대와 두려운 감정을 느끼곤 했다. 작가는 <기사의 관점>에서 현재 우리가 살아가는 도시의 모습이 아닌 자신의 상상 속 시간이 지난 미래의 서울에서의 롯데월드타워를 표현했다.
 

<서울 시티> Seoul City, 2023. Acrylic on canvas, 200.6 x 495.3 cm copyright. Yoon Hyup. Photo courtesy of the artist /롯데뮤지엄

<서울 시티> 작품은 롯데월드타워 전망대에서 본 서울의 야경을 표현한 작품이다. 작가는 세 폭으로 이어진 긴 화면 위에 남과 북을 가로지르는 한강과 강 양쪽으로 위치한 대로변과 다리들, 그 위를 달리는 자동차, 그리고 도시를 빽빽하게 채우고 있는 건물들의 모습을 빛의 선율을 담은 선과 점을 활용하여 대형 회화를 완성했다.

서울은 작가가 태어나고 어린 시절과 청춘을 보낸 추억이 있는 고향이다. 2010년 새로운 꿈을 가지고 뉴욕으로 삶의 터전을 옮긴 작가는 2022년 전시를 위해 서울에 왔을 때 처음으로 서울의 제일 높은 건물, 롯데월드타워 전망대에 방문해 밝게 빛나는 한강 위의 다리들, 멀리 보이는 남산서울타워, 그리고 하늘과 맞닿는 건물들을 전망하며 자신이 살아온 삶을 되돌아보고 여러가지 감정들과 마주하는 경험을 하게 된다.

작가는 그 날의 기억을 <서울 시티>에서 색색의 점과 선들로 이어지는 반짝이는 도시의 불빛들로 표현해 잠들지 않는 도시의 야경이 우리에게 선사하는 감상적인 분위기와 도시를 살아가는 사람들의 희로애락을 나타냈다.
 

<리틀 타이탄> /김서진 기자
<저글러> Juggler, 2023 copyright. Yoon Hyup. Photo courtesy of the artist /롯데뮤지엄

어린 시절부터 문구점에서 장난감과 프라모델을 수집한 윤협은 자신만의 캐릭터 <저글러>를 만들었다. 작은 인형의 모습을 한 <저글러> 캐릭터는 윤협의 회화에서 나타나는 다채로운 도시의 색감과 점, 그리고 선으로부터 탄생하였으며 이 구성에 따라 다양한 모습으로 변신도 가능하다. 이번 전시에서 윤협은 손으로 직접 빚어 도자기로 만든 <저글러> 시리즈를 <리틀 타이탄> 시리즈와 함께 선보인다.  

<리틀 타이탄>은 공상과학 속 로봇의 형태를 띈 새로운 캐릭터로, 그리스 아테네의 바위 지대에 있는 성과 요새, 전설 속 유적지에서 느껴지는 신비로운 감정이 녹아 있다. 작가의 호기심과 상상력으로부터 탄생한 저글러와 타이탄 시리즈는 유년 시절 문구점을 사랑했던 작가의 어린 시절의 소망과 소중한 추억이 투영되어 있다.
 

<캐러멜 보이>의 모습 /김서진 기자
<캐러멜 보이> Caramel Boy, 2003. Photo by Dahahm Choi © Yoon Hyup. Photo courtesy of the artist /롯데뮤지엄

2000년 초반 작가는 대형마트에서 종이 박스를 가져오거나, 버려진 것들을 주워 와 불완전한 재료를 활용해 새로운 작품들을 창조했다. <캐러멜 보이>는 버려진 종이 박스로 제작된 윤협의 첫 휴머노이드 입체 작품이다. 작가는 어린 시절 우연히 텔레비전에서 비디오 아트의 선구자로 불리는 한국을 대표하는 아티스트, 백남준 작가가 1962년 제작한 첫 번째 로봇 작품 <로봇 케이 대시 사오육 K-456>이 1982년 뉴욕 휘트니 미술관 전시에서 자동차에 치여 최후를 맞는 퍼포먼스를 보고 감명을 받아 <캐러멜 보이>를 제작하게 된다.

이번 전시에서는 인격을 가진 캐릭터 <캐러멜 보이>가 서울의 곳곳을 떠돌아다니며 일어나는 에피소드를 담은 영상도 최초로 선보이며 작가의 청춘을 함께 한 친구들과 꿈꾸던 예술을 공유하고 즐거웠던 시절의 모습을 공개한다.
 

<벌도> /김서진 기자

이어서 <벌도> 작업은 거리에서 본 새 모양의 마리오네트를 보고 영감을 받아 버려진 종이 상자와 헌 옷을 재활용하여 만든 작품이다. 현재 대한민국 음악계 유명 프로듀서 프라이머리의 첫 번째 앨범 커버의 모티브가 되기도 했다. 프라이머리가 가수로서 첫 앨범을 발매했을 때, 당시 얼굴을 공개하지 않고 윤협이 제작해 준 박스 가면을 쓰고 활동하면서 이 박스 조형물은 그들의 상징이 되고 “박스 마스크”로 불리우게 되며 많은 주목을 받았다.

두 입체 조형물을 통해 윤협만의 작업 스타일이 자리잡게 되기까지 큰 영향을 준 스스로 일어나 저항해야 한다는 펑크의 ‘디아이와이 DIY(두 잇 유어 셀프 Do it yourself) 정신을 엿볼 수 있다.
 

스케이트보드와 윤협의 만남 /김서진 기자
다양한 스케이트보드 작업 /김서진 기자

스케이트보드는 윤협의 작품 세계에 큰 비중을 차지한다. 작가는 9세부터 스케이트보드를 타기 시작했다. 그가 즐기는 스케이트보드 문화와 DIY(Do It Yourself)문화를 기반으로 자신만의 개성을 자유롭게 표출한다. 1995년 중학생 윤협은 이태원 스케이트보드샵에서 강한 인상을 받았다. 그때부터 해외 스케이트보드 매거진의 로고나 페이지를 콜라주하고 드로잉하기 시작한다.

당시 스케이트보드 시설이 없어 작가는 벽돌이나 사물들을 모아 직접 스케이트보드 기물을 창작했다. 이러한 DIY 방식으로 버려진 물건을 소재로 작업하면서 음악 프로듀서 프라이머리의 박스 마스크도 디자인했다. 작가는 창작의 과정과 스케이트보딩은 정신적으로 유사하다고 말한다. 또한, 무언가 상상하고 그것을 실현하기 위해 끊임없이 노력하고 실패해도 다시 일어서는 칠전팔기와 같은 인내력이 그 공통점이라고 작가는 말한다. 
 

작가의 작업실 같은 공간, 왼편엔 비디오 테이프와 음반이 보인다 /김서진 기자

음악도 윤협의 작업과 관련성이 많다. 특히 재즈는 그의 작업 방식과 비슷한데, 큰 흐름의 계획 안에서 즉흥적으로 연주하는 방식이 유사하다. 작가는 어린 시절 어머니의 피아노 학원에서 바이올린을 8년 정도 배웠다. 악보에 따라 연주하는 것보다 좋아하는 곡을 듣고 자유롭게 연주하는 것을 더 즐겼다고 한다. 그래서 힙합, 펑크 등 다양한 인디펜던트 음악을 선호하고, 때론 작업에 몰입하기 위해 음악을 듣는다. 음악뿐 아니라 스케이트보드를 타듯 자유로운 곡선을 그리기도 하고, 구조를 유지하며 점과 선을 짧게 그려나갈 때는 시의 운율을 떠올리기도 한다고 작가는 말한다.
 

전시 전경 /김서진 기자
<시티 포에트리> /김서진 기자

《녹턴시티》는 도시와 작가 사이 무언의 대화 한 장면이자, 뉴욕에 사는 이방인으로서의 낯선 시선을 그대로 담아냈다. 윤협은 밤의 옷을 입는 도시가 주는 적막함, 그 고요하고 생경한 장면을 즉흥적이면서도 감각적인 시각언어로 조합한다. 그의 작품에서 드러나는 선의 리듬과 색상의 화음은 관람자로 하여금 청각적 경험을 부여함과 동시에 21세기 시각 미술의 새로운 형태를 제시한다. 모든 것이 멈춘 듯한 고요한 ‘밤’, 윤협 작가가 들려주는 녹턴은 진정한 ‘도시 낭만’을 느낄 수 있는 특별한 기회가 될 것이다.  
 

윤협, 《녹턴시티》展 /김서진 기자

이번 전시와 함께 윤협 작가에게 직접 작품 이야기를 들을 수 있는 <아티스트 토크 : 윤협>이 마련되었다. 2024년 3월 1일 14시 롯데월드타워 31층 오디토리움에서 윤협 작가와의 대담이 진행된다. 김찬용 전시해설가가 사회를 맡아 윤협 작가와 함께 작품과 예술에 대한 생생한 이야기를 전할 예정이다. 

전시 해설가의 도슨트 프로그램도 운영한다. 매일 3회(11시, 14시, 16시) 전문 도슨트가 전시장에서 무료로 전시를 해설해 준다. 오디오 가이드도 청취 가능하다. 네이버 VIBE 앱을 통해 언제든지 무료로 전시 해설을 들으며 전시를 감상할 수 있다.

 

2017년 내내 뜨거운 감자였던 전안법은 현실과 다른 불합리함으로 수공예 작가들의 목을 죄어오는 올가미 같았습니다. 극적으로 개정안이 통과되면서 많은 작가들이 한숨 돌릴 수 있게 됐지만 아직 바뀌어야 할 부분이 많이 남아있습니다. 핸드메이커는 이러한 불합리에 ‘NO’를 외치기 위해 시작됐습니다.

손으로 무언가를 만든다는 것은 정말 매력적인 일입니다. 그들은 실을 꿰 엮기도, 펜과 물감 으로 그리기도, 흙을 빚어내기도, 금속을 녹여 두드리기도, 정성스런 요리를 만들어 내기도 하면서 작품 활동을 하고 있습니다. 우리는 그들이 만들고 있는 세상을 함께 들여다보려 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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