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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현장스케치] 신진작가의 후원과 중진작가들의 기량, 미술사적 전시가 어우러진 《제13회 서울국제조각페스타 202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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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현장스케치] 신진작가의 후원과 중진작가들의 기량, 미술사적 전시가 어우러진 《제13회 서울국제조각페스타 2024》
  • 김서진 기자
  • 승인 2024.02.20 09:00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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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13회 서울국제조각페스타 2024》 /김서진 기자

[핸드메이커 김서진 기자] 국내 최대의 조각 전시회이자 아트페어인 《제13회 서울국제조각페스타 2024》이 지난 15일부터 18일까지 서울 COEX 3층 D홀에서 열렸다. 개인부스, 그룹전, 대형조각, 기업협업전, 청년작가지원전, 한중교류전, 중국 미술대학특별전, 문화재단후원작가전 등 300여명 작가들의 작품을 전시했다.

서울국제조각페스타는 2011년부터 매 해 열리는 행사로, 전시 주제를 정하여 작가를 공모하고 심사를 거쳐 전시 기회를 부여하는 선발의 과정을 거치는 조각 장르에 특화된 전시를 기획해 왔다.
 

전시 전경 /김서진 기자

사단법인 한국조각가협회가 주최하고 국제조각페스타 운영위원회가 주관하는 서울국제조각페스타는 변화하는 시대에 걸맞은 조각 예술의 개념을 재정비하고, 예술로서 조각적 담론 형성을 위한 장을 마련하고자 대규모 조각전의 축제를 개최해 왔다. 올해도 신진 작가를 후원하고 중견 작가들의 견인 속에 중진 작가들이 기량을 발휘하며, 미술사적 전시가 함께 어우러지는 국내 최대의 조각 페스티벌을 표방했다.
 

중국현대조각특별전 /김서진 기자

이에 따라 140여 개의 부스에 300여 명의 국내외의 조각가가 대거 참여한 서울국제조각페스타 2024는 개인 부스와 단체 그룹전을 진행하고 대형 조각 20여점이 출품되었다. 주요 전시로는 한국미술대학 졸업생들의 우수 전시작품을 선발한 청년작가 지원 특별전을 진행함과 동시에, 중국의 주요 미술대학 12개 대학의 우수학생들이 참여하는 중국현대조각특별전도 개최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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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한기 <화려한 위장색-도시인 No.14> /김서진 기자
김한기 <궁금한 큐크애>, <Don't you cry tonight> /김서진 기자

"내가 정의하는 '화려한 위장색'은 자신을 보호하고 숨겨야 하는 위장색의 의미를 정면으로 반박한다. 이는 현대 사회에서 자신 또는 어떤 집단이 그들의 이익과 보호를 위해 여러 가지로 위장해야 하지만 동시에 화려함을 가져야 하는 현대인들의 이중적인 모습을 작품에 담아낸다. 나는 일상 생활에서 쉽게 볼 수 있는 우리의 모습을 통해 자신을 보호해야 하지만 화려해야 하고 친숙하지만 낯설어야 하는 현대인의 아이러니를 작품에 나타낸다. 이는 친숙한 동물의 형태와 인물의 포즈, 그리고 글자이지만 이질적이고 화려한 색감으로 익숙하지만 조금은 낯선 상황을 만들어낸다.

나는 이 화려한 위장색을 '지금의 사회를 바라보는 현대인의 이중적인 시선'으로 풀어낸다. 이 시선은 내가 사회를 바라보는 시선이기도 하며 타인이 나를 바라보는 시선이기도 하다. 이러한 반응들을 다양한 '글자와 선'을 통해 표현한다. 글자의 의미를 다른 이미지로 위장시키는 방법과 무의미한 선을 활용해 현대인의 화려한 외모와 무표정한 내면을 동시에 담아낸다. 이처럼 이번 전시는 나의 이전 작품과 마찬가지로 현대인의 빠르고 긴박한 모습을 강조하며 더욱 빠르고 긴박하게 흘러가는 현대인의 삶 속에서 관객 자신만의 '화려한 위장색'은 어떠한 색인지 생각하는 전시가 되길 바란다. " -김한기 작가노트-
 

김형준 <Modern Nature 42> /김서진 기자

김형준 작가는 현대적 자연이라는 뜻의 'Modern Nature'를 명제로 삼고 우리가 살아가는 현 시대의 대상을 그리고 있다. 작업 대상에서 미추, 허실, 고금, 적아 같은 상관적 관계의 이중성이 갖는 모호성을 포착해 전통회화의 재료를 통해 표현했다.
 

박주현 <The Sound of Tree>, <지휘자> /김서진 기자

박주현 작가의 3m 높이의 설치작품 <The Sound of Tree>는 다양한 오브제와 나뭇가지를 표현, 인체감지센서의 저속 모터를 이용해 나뭇가지의 움직임을 표현함으로써 키네틱 효과도 살렸다. 이러한 작업을 통해 전반적으로 정적인 경향의 작품들에 동적인 요소를 가미했다.

이 작품은 한 그루의 나무가 듣고 느끼는 바람 소리를 배경삼아 그 위에 각각의 오브제가 가진 개성적인 소리들을 얹은 것이다. 물소리와 같은 자연이 주는 소리와 대장간에서 들리는 쇠 두드리는 소리, 바이올린 현의 소리, 피아노 소리, 종소리 등 인간의 문명이 만들어낸 도구의 소리를 조화롭게 연결했다.

이 작품 옆에는 <지휘자>라는 작품이 자리하고 있는데 나무상자 위에 움직이는 나뭇가지 하나를 설치한 키네틱아트 작품으로서 나무의 소리를 지휘하는 역할을 한다.
 

쉬창웬 작가의 목재 작품들 /김서진 기자

"나는 목재를 조각의 재료로 선택한다. 목재는 독특한 재료다. 이것은 성격과 비슷한 요소인 온기를 갖고 있다. 이 온기는 강철이나 돌에서 찾을 수 없다. 이것은 또한 주의하여 다루지 않으면 부서지거나 부서지기 십상이다. 더 주목하는 것은 같은 종류의 나무라도 매 조각의 패턴은 서로 다르다. 그것이 내가 목재를 재료로 선택한 이유다. 내가 인체 조각을 작업하는 이유는 나에게 가장 친숙한 작업이기 때문이다.

사실 인체 조각을 작업할 때 그것을 내가 보여주고 싶은 요소로 대입해 생각한다. 인간의 형상은 어떤 구조물의 내부에 있는 어떤 것, 내가 표현하고자 하는 구성요소의 매개체이다. 어떤 사람은 탁자를 사용하고 혹은 지구를 표현의 매개체로 사용한다. 나의 생각을 표현하기 위해 목재와 인간을 언어로 사용한다. 그것이 내가 목재와 인간의 신체를 함께 작업하는 이유다. "   -이랜드 장학생 쉬창웬 작가노트-

중국 순수 예술가와의 인연으로 시작되어 현대 포스트모더니즘 속 사회적 각성을 깊이 인식한 이랜드 그룹은 '건강한 예술가가 건강한 사회를 만든다'는 신념으로 2009년부터 현재까지 전도유망한 청년 예술가 육성을 위해 매년 한국에서는 청년 작가 공모전과 중국에서는 5대 미술대학(중앙·중국·쓰촨·루쉰·광저우)졸업식 장학사업으로 전업작가를 육성하고 있다. 
 

장수빈 <꿈꾸는 구름나무> /김서진 기자
장수빈 <꿈꾸는 구름탑> /김서진 기자

장수빈 작가의 작업은 꿈과 희망을 이야기한다. 그 꿈들은 때때로 닿지 않아 안타깝고 또는 닿을 듯 가까워 설레기도 한다.

"나의 작품 속 구름은 막연한 꿈을 의미한다. 막상 그 꿈에 가까이 갔을 때 그 실상이 내가 생각했던 것과 다를지라도 한 번쯤은 닿고 싶고 경험하고 싶은 나의 이상인 것이다. 변화무쌍한 나의 꿈과 또한 현 시대를 살아가는 모든 이들이 한 번쯤 바라보던 '꿈'을 구름의 모습으로 담았다. 그리고 그 꿈에 닿기 위한 다양한 노력을 지탱할 수 있게 하는 '희망'을 무지개 색으로 표현했다. " -작가노트-
 

권치규 <윤슬> /김서진 기자

"'회복 탄력성' 아주 재미있는 말을 찾아냈다. 나의 작업을 대변하여 말하기에 아주 적당한 말이다. 이른바 심리적 회복 탄력성이다. 물질에 적용될 때는 그 물질이 어떤 변형의 힘을 받을 때 다시 원래대로 회복되려는 힘을 말한다. 심리적으로 사용될 때에는 정신의 스트레스 대항력, 삶의 본원적 의지와 같은 의미로 쓰는가보다."
 

권치규 <대국숲> /김서진 기자

"부정과 해체, 억압의 힘은 꼭 그만큼의 반대급부의 힘, 즉 긍정, 생성, 자유의 힘을 만들어낸다. 그것은 일종의 리듬이다. 이는 자연의 한 진리이다. 부정이 일방적인 힘이라면 회복은 존재하지 않게 될 것이다. 부정은 꼭 그만큼의 긍정의 잠재력을 축적시킨다. 이것은 힘의 진리이다.

궁극적으로 나에게 있어 욕망은 위기나 현실적 어려움을 극복할 수 있는 인간에게는 잠재된 에너지로서의 긍정의 힘, 즉 회복 탄력성이 있음을 작품으로 표현하고자 했다. 만약 그렇지 않다면 힘은 힘들이 아니라 오직 하나의 힘으로만 존재할 것이다."  -권치규 작가노트-
 

크라운해태 아트밸리 입주 작가 박근우 <RENEW-CUBE> /김서진 기자
크라운해태 아트밸리 입주 작가 박근우 <RENEW-문명과 빛> /김서진 기자

RENEW(리뉴)의 의미는 재생산됨, 다시 시작됨을 의미하며 이것은 삶의 새로운 시작이다. 단단한 물성(화강석)은 상상 속 강한 힘에 의해 깨어지고 그 틈을 통해 새로운 시작을 알리는 강한 빛이 나타난다.

그 빛은 물질적이며 정신적인 또 하나의 힘이다. 그 힘은 새로운 생명의 탄생을 의미하며 우리의 삶이 새롭게 다시 시작하는 것을 의미한다. 작가는 태초부터 존재했던 자연물인 돌 속에(사유의 힘) "빅뱅의 빛의 에너지, 또는 화산이 분출하는 이미지의 형상"을 더해 작품을 구상하여 기존의 물성을 새롭게 재해석한다는 의미로 작품을 구상했다. 

아트밸리는 크라운해태제과에서 설립했으며, 송추유원지 인근에 총 100만평 규모의 부지위에 조성되었다. 병아트 체험, 석고 캐스팅, 샌딩 체험 등 10여가지의 체험을 할 수 있는 체험 빌리지, 국악기인 '훈' 만들기, 국악 배우기 등을 체험하는 국악빌리지가 있다. 또한 야외 조각 전시장, 갤러리 등이 있는 전시 빌리지 및 동락도와 낙락도 등 산책로와 등산로, 자연휴양림을 이용할 수 있다. 
 

허종수 <Venus of Seoul> /김서진 기자

온 지구가 기상이변으로 몸살을 앓고 있다. 허종수 작가는 기후재난이 일상이 되어 가고 있는 불안감에 가만히 있을 수 없어 '인간의 욕망으로 인한 환경오염은 기후재난으로 역습한다'는 아주 상투적인 이야기지만 아파트 분리수거 날이면 산더미처럼 쌓이는 욕망의 찌꺼기들 중 하나인 캔과 오브제들을 활용한 설치작업으로 풀어냈다. 
 

천예슬 <사랑하는 친구야, 천국은 있니?-No.2> /김서진 기자

우리는 모두 이 세상에 소풍 온 여행자들이다. 목적이 있어서 태어난 것이 아니라 태어나 존재하기에 인생에 가장 의미 있는 목적은 스스로가 찾을 수 있다. 사후 세계에 대한 천예슬 작가의 궁금증과 삶과 죽음에 대한 사색이 담긴 작품이다. 어디로 이어지는지 알 수 없는 구멍은 갑작스레 맞닥뜨린 죽음을 상징하며 아이스크림의 녹아내림은 우주의 긴 시간 속에 짧은 순간을 사는 우리의 삶을 의미한다.
 

변영환 <Homo Economicus> /김서진 기자

"나의 작품은 시대적 담론의 조형적 표현이다. 지금은 자본주의, 돈이 근본인 세상, 돈 세상이다. 하루의 시작이 돈 이야기로 시작해 돈 이야기로 끝이 난다. 그 자본주의의 아이콘인 돈을 소재로 돈 세상 이야기를 한다. 또한 화폐는 본래의 쓰임새와 더불어 자체의 조형성을 갖고 있다. 동전은 훌륭한 조각품이며 지폐는 회화의 마스터피스임을 발견하고 재조형화하는 데 주저하지 않는다.

이는 새로운 소재와 주제의 발견으로 나에게는 무한의 창작 에너지를 제공하고 있다. 지폐, 동전과 삼라만상 사물과의 강제결합으로 탄생한 생경스러운 풍경으로 관객을 화나게 한다. 신성한 예술에 쩐을 교잡시켜 예술계를 범하고 쩐의 무소불위 불가침 영역을 기습해 앙천대소로 조롱한다. 돈과 예술의 찰떡 동거를 기묘한 방식으로 강요하고 천민자본주의를 비난하면서 머니토피아를 소리 높여 주창한다. 돈으로 모순을 정당화하는 유의미한 진실을 허상이라 시각화하며 불쾌한 진실들을 환호케 한다. " -작가노트-
 

전시 전경 /김서진 기자

전시 관계자 측은 "《제13회 서울국제조각페스타 2024》는 명실공히 페스티벌로, 전시뿐만이 아니라 예술을 후원하는 각종 조직의 모습을 파악함으로써 조각 분야와 관련된 미술계 전반의 도약과 미래를 향한 비전을 보여주는 축제의 장으로 나아갈 것"이라 밝혔다.

 

2017년 내내 뜨거운 감자였던 전안법은 현실과 다른 불합리함으로 수공예 작가들의 목을 죄어오는 올가미 같았습니다. 극적으로 개정안이 통과되면서 많은 작가들이 한숨 돌릴 수 있게 됐지만 아직 바뀌어야 할 부분이 많이 남아있습니다. 핸드메이커는 이러한 불합리에 ‘NO’를 외치기 위해 시작됐습니다.

손으로 무언가를 만든다는 것은 정말 매력적인 일입니다. 그들은 실을 꿰 엮기도, 펜과 물감 으로 그리기도, 흙을 빚어내기도, 금속을 녹여 두드리기도, 정성스런 요리를 만들어 내기도 하면서 작품 활동을 하고 있습니다. 우리는 그들이 만들고 있는 세상을 함께 들여다보려 합니다.

핸드메이커는 국내외 다양한 문화·예술·산업 현장을 발로 뛰며 취재하는 독립 매체로서 주체 적인 취재와 기사를 통해 여러 미디어·포털과 함께하고 있습니다. 기사의 가독성을 저해하는 광고 배너를 통해 수익을 얻을 수도 있겠지만 이는 독자를 위한 선택이 아니라고 생각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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