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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가탐구] 그의 세상에서는 꿈이 현실이고 현실이 곧 꿈이오, 롭 곤살베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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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가탐구] 그의 세상에서는 꿈이 현실이고 현실이 곧 꿈이오, 롭 곤살베스
  • 김서진 기자
  • 승인 2024.02.28 09:00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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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The Sun Sets Sail> /flickr

[핸드메이커 김서진 기자] 캐나다 토론토에서 태어난 롭 곤살베스는 혁신적이고, 놀라우면서도 창의적인 작품들을 선보였다. 하늘 위에서 두는 듯한 체스, 바다로 보이지만 사실은 날아가는 새의 모습을 한 형태, 쌓인 눈 속 잠을 청하는 아이가 덮은 건 사실 이불이었다는 느낌은 보는 이로 하여금 감탄을 불러일으킨다.

그의 작품은 기본적으로 초현실주의에 기반한다. 보는 사람에게 착시를 느끼게 하고, 마치 관람객이 작품의 일부로 느껴지게 만든다. 현실과 초현실 사이 그 어드메에 있는 듯한 그의 스타일은 살바도르 달리, 르네 마그리트의 작품들을 생각나게 한다. 
 

<Still Waters> /flickr

곤살베스의 그림은 초현실주의를 생각나게 한다. 초현실주의는 비합리적 인식과 잠재의식의 세계를 추구하고 표현의 혁신을 꾀한 전위적 문예사조를 일컫는다. 한국민족문화대백과사전에서도 초현실주의의 정의를 쉽게 찾아볼 수 있는데, 제1차세계대전의 황폐화를 배경으로 태어났으며 이성과 인습을 반대하고 문명의 구속으로부터 인간의 자유와 해방을 위한 혁명을 촉진하기 위한 것이라 한다.

언어나 다른 가능한 방법으로 순수한 정신의 자동작용에 의한 참된 사고와 표현을 강조하며, 외적 현실과 내면적 현실의 변증법적 총합을 시도하는 1920년대의 사상운동 또는 전위적 예술사조이다. 일반적으로 초현실주의자들은 "인간의 상상에 자유를 부여해야 한다"고 생각했다고 하며 특히 정신분석가 프로이트의 학설에서 영향을 받아, 자유로운 상상력으로서 지성을 초월한 꿈이나 무의식의 세계를 해방하는 것으로서 초현실적인 미를 창조하려고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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롭 곤살베스 /Huckleberry Fine Art Gallery 유튜브

곤살베스는 10대 때 제네시스(Genesis), 예스(Yes), 젠틀 자이언트(Gentle Giant) 등 프로그레시브 록그룹 앨범 커버 아트에서 영감을 받았다고 한다. 당시 프로그레시브 록 계열 앨범들의 커버나 LP판들은 환상적인 초현실주의풍이 많았고 이 커버들은 곤살베스의 예술적 방향을 지시하게 된다. 그는 어렸을 때부터 다양한 매체를 사용해 상상 속에서 그림을 그리는 것을 좋아했다.

곤살베스에게 있어 그림을 그릴 때 가장 큰 기쁨은 그의 머릿속에서만 존재했던 것에 형태를 부여하는 것이었다. 캐나다의 도시 환경, 빅토리아 시대 건축물에 대한 그의 관심 또한 작품에도 영향을 주었다. 수학에도 관심이 있었던 그의 능력은 그림에 영향을 주었고, 그의 초점은 점점 건물로 옮겨갔다. 곤살베스는 10대에 예술, 문학, 음악 등 다양한 장르의 문화를 누렸고 환상과 상징주의, 초현실주의가 그를 지배했다.

그는 대학에서 아키텍쳐와 원근법을 공부했는데 이것은 그의 작품의 내러티브를 구성하는 데 많은 도움이 된다. 당시 곤살베스는 회화 분야에서는 경력을 쌓기 어렵다는 판단과 함께, 화가가 현실적인 직업이란 생각을 하지 않았기 때문에 건축부터 시작해 약 5년간 그 분야에서 일했다. 그러나 이 작업은 그가 원하는 방식으로 상상력을 탐구할 수 있는 기회가 적었다.
 

<Performer and his Public> /flickr

대학 졸업 후 곤살베스는 건축가로 일하며 트롱프뢰유 벽화를 그리기도 했다. 1990년 토론토 야외미술전시회에서는 뜨거운 반응을 얻으면서 본격적으로 그는 긴 시간 동안 열정적으로 그림을 그렸다. 특히 곤살베스는 르네 마그리트의 작품을 접하면서 자신의 예술이 어떤 방향으로 나아갈지에 대한 도움을 얻었다고 한다.
 

<The Human Condition> /flickr

마그리트의 <인간의 조건 The Human Condition>은 곤살베스에게 꽤 큰 영향을 주었는데, 무의식의 영역에 국한되지 않고 현실 세계에 대한 우리 자신의 의식적인 해석에서도 마법 같은 경험이 파생될 수 있다는 것을 알렸다. 곤살베스는 초현실주의의 대표적인 꿈의 심리학이나 잠재의식의 비밀보다는 인간의 의도적인 상상력에 관심이 있었다. 그는 자신이 묘사하는 대상이 무엇을 표현하고 싶은지에 대해 집중했다. 

그의 작품은 초현실주의로 분류할 수도 있지만, 구현하는 이미지가 작가의 의도적이며 계획적이고 의식적인 사고에서 나온다는 점에서 약간 다르다. 곤살베스의 작품은 주로 외부 세계에서 끌어 온 작가의 아이디어를 토대로, 인식이 가능한 인간의 활동이 포함된다. 현실적인 장면에 작가의 몽환적이면서 마술적인 감각을 드러내기에 '마술적 사실주의'라는 말이 그의 작품 세계를 명확하게 표현한다. 마술적 사실주의는 하나의 문학 기법으로 현실 세계에 적용하기에는 인과 법칙에 맞지 않는 문학적 서사를 의미한다.
 

<Community Portrait> /flickr

즉 현실에 있을 수 없는 상황들이 그림에 펼쳐지지만 그림에 등장하는 인물들은 이 상황을 아무렇지도 않게, 자연스럽게 받아들이는 것이 그림에 나타난다. 현실 세계를 그리고 있는 것 같지만 꿈 같은 마법과 마술 같은 요소들이 보여 지금이 꿈인지 현실인지 헷갈린다는 점이 곤살베스의 스타일 중 하나다. 그는 상상력, 경이로움, 마법 같은 느낌이 표현된 콘셉트를 구현하려 노력했다.
 

<Bedtime Aviation> /flickr

그는 "내 인생에는 진정한 마법이 있다고 믿는다. 때로는 그 경험이 개인의 관점에 따라 달라질 수 있으며, 나는 예술 작품을 마법이 존재한다는 관점으로 보았다"고 밝혔다. 그의 작품은 불가능하다고 믿는 인간의 욕망들을 표현하려는 시도라고 부른다. 상상력으로 이루어진 경이로움을 표현하고자 했던 그의 욕구는 종종 노는 아이들의 모습을 그린 이미지로 나타난다.

이 이미지는 묘사된 인물들의 마음 속에서 일어나는 일들을 보여주며, 이들은 자신들의 놀이와 활동에 몰두한 나머지 자신들의 상상한 것이 마치 현실이 된 것처럼 보인다. 곤살베스에게는 자연에서 일어나는 일과 인간이 만든 환경을 결합하는 그림을 그리는 것이 큰 즐거움이었다. 
 

 <Here Comes the Flood> /flickr

곤살베스는 자신의 개인적인 이야기를 바탕으로 그림을 그렸다. 그는 캐나다 토론토와 뉴욕의 건축물, 밤하늘, 바위, 나무, 호수로 이루어진 풍경들에 영감을 얻었다.『Masters of Deception』에서 그는 "자연과 인공, 도시와 농촌, 빛과 어둠, 물질과 정신 등 다양한 이중성에서 영감을 얻는다. 내 작품에서 착시 기법은 꽤 직관적으로 활용되며, 착시 효과를 주로 하는 예술가들의 작품보다는 덜 과학적일 수도 있다. 나는 묘사되는 특정 피사체와 그 피사체가 주는 감정적 영향을 중요시했으며, 착시는 목적을 위한 수단이다. 착시 기법은 전체적인 이미지 콘셉트의 목적에 부합해야 한다"는 글을 남겼다.
 

『Imagine a Day』의 커버를 장식한 <Castle on a Cliff> /flickr

『Imagine a Day』는 작가 사라 엘 톰슨과 화가 곤살베스가 작업한 어린이 그림책 시리즈다. 이 작품은 놀라운 추상 작품이라는 점에서 큰 주목을 받았다. 각 페이지는 톰슨의 시적인 짧은 문구와 함께 곤살베스의 상상력을 담은 그림을 결합했다. 이 그림책은 보는 어린이로 하여금 주변 환경에 대해 한 번쯤 달리 생각하고 창의적인 영감을 받도록 한다. 그만큼 곤살베스는 상상력의 중요성을 믿었다.

그는 아인슈타인의 '지식보다 상상력이 더 중요하다'라는 말이 이 작업의 주요 동기였다고 말한다. 독자가 고정관념에서 벗어나고, 우리가 살고 있는 세상에 대해 또 다른 의미를 생각할 수 있도록 독려한다. '날아오르는 데 날개가 필요하지 않을 때', '당신이 만든 모든 것이 하늘에 닿을 때' 등의 문구를 넣어 독자에게 여러 생각이나 감정을 불러일으키고, 삶이 어떤 것인지에 대한 특별한 꿈을 꿀 수 있게끔 했다. 
 

<Ladies of the Lake> /flickr

그는 관람객에게 마치 어린아이가 느끼는 기쁨을 주는 작품을 대량으로 만들어야 한다는 압박감이 있었던 것으로 추정한다. 모든 그림은 그만의 고유성이 있었으며 그는 같은 아이디어를 반복해 그리는 것을 싫어했다. 그림이 완성되면 작품은 바로 갤러리로 보내졌고 대기자에게 팔렸다. 곤살베스는 자신의 작품을 직접 살 돈이 없다는 농담을 하기도 했는데, 그 말은 곧 그림을 소장할 여유가 없다는 뜻이기도 했다.

곤살베스는 2017년 6월 14일 세상을 떠났다. 그의 공식 SNS에는 '롭 곤살베스는 어둠과 싸웠지만 6월 14일 패배하고 말았다'라고 씌어 있다. 그의 사망에 관해 한 언론에서는 "곤살베스가 너무 일찍 죽었음에도 불구하고, 그는 세상에 확실한 자신의 흔적을 남겼다"라고 기고했다.

 

2017년 내내 뜨거운 감자였던 전안법은 현실과 다른 불합리함으로 수공예 작가들의 목을 죄어오는 올가미 같았습니다. 극적으로 개정안이 통과되면서 많은 작가들이 한숨 돌릴 수 있게 됐지만 아직 바뀌어야 할 부분이 많이 남아있습니다. 핸드메이커는 이러한 불합리에 ‘NO’를 외치기 위해 시작됐습니다.

손으로 무언가를 만든다는 것은 정말 매력적인 일입니다. 그들은 실을 꿰 엮기도, 펜과 물감 으로 그리기도, 흙을 빚어내기도, 금속을 녹여 두드리기도, 정성스런 요리를 만들어 내기도 하면서 작품 활동을 하고 있습니다. 우리는 그들이 만들고 있는 세상을 함께 들여다보려 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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