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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자생각] 非순수시대...순수한 이들이 주목받는 이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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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자생각] 非순수시대...순수한 이들이 주목받는 이유
  • 박정민 기자
  • 승인 2024.02.13 10:34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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깨끗한 물 사진/ pexels
깨끗한 물 사진/ pexels

[핸드메이커 박정민 기자] 이를 테면 우리가 어떤 한 사람의 순수도(순수한 정도)를 측정한다고 가정해보자. 한 인간의 순수도라...하천의 수질은 1급수, 2급수 나눌 수 있겠지만 '어느 정도 순수한지'의 등급을 나누기는 어려울 것이다. 행복의 수치를 정확하게 재단하기 어렵듯이 순수한 정도도 상대적인 영역일 수 있기 때문이다.

그렇다면 "작금의 시대를 '순수의 시대'라고 말할 수 있는가"라고 물어본다면 "그렇지는 않다"라고 주저없이 답할 것 같다. 어린 시절 저녁 먹는 것도 잊어가며 동네를 누비고 다니던 시절이 그 때와 달리 요즘 아이들은 뛰어노는 것보다는 스마트폰이 훨씬 가까운 듯 한 것도 순수와는 거리가 멀다는 하나의 상징이 될 수 있을까.

요즘 아이들이 자라는 걸 보면 우리 자랄 때와는 사뭇 다른 모습이다. 요즘 아이들은 네살, 다섯살이 넘어가면 놀이터에서 뛰어 놀기보다는 부모의 스마트폰으로 유튜브를 시청하는 모습을 흔하게 보게 된다. 
 

아기 사진/ pixabay
아기 사진/ pixabay

실제로 지난 6일 한국언론진흥재단이 공개한 보고서에 따르면 지난해 만 3∼4세 아동이 TV, 스마트폰, 컴퓨터 등 미디어를 사용하는 시간은 하루 평균 184.4분이라고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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3∼9세 어린이의 75.3%는 유튜브를 이용하고 있으며 이들 아동의 하루 평균 유튜브 이용 시간 83분이다. 어린이의 절반 이상이 생후 24개월이 되기 전에 TV를 시청하기 시작하고, 3명 중 1명이 스마트폰을 사용한다.

그런 탓인지 한 지인의 자녀는 초등학교에 진학하기 전인데도 벌써부터 시력이 떨어져 안경을 쓰고도 스마트폰에서 눈을 떼지 못한다. 그런 자녀를 말리지 못하는 모습을 보면서 각자의 교육관이 다른 것이니 참견 할수도 없는 노릇이다. 

스마트폰 등과 같은 미디어 기기는 다른 사람과의 소통이나 교류보다는 '개인주의', '혼자하는 것'을 상징하는 듯 하다. 또래의 친구들과 어울려 놀기 보다는 스마트폰을 헤엄치고 다니면서 이 세상에 대해, 어른들의 비밀(?)에 대해 너무 많이 너무 빨리 알아버리는 요즘 아이들.
 

엠뚜루마뚜루 채널 갈무리
전지적 참견시점에 출연한 최강희/ 엠뚜루마뚜루 채널 갈무리

순수 배우 최강희에 홀릭된 이들

이런 순수하지 못한 모습들이 판치는(?) 비 순수의 시대에도 순수함에 대한 갈망은 누구에게나 있다는 것을 최근에 느끼게 된 일이 있다. 

바로 '배우 최강희' 이야기다. 현재 배우 활동을 쉬고 있다고 하는 전직 배우(?) 최강희가 MBC 프로그램 '전지적 참견시점' 출연분이 방영된 지난 달 20일 시청률이 2022년 이후 자체 최고 기록을 경신했다.

특히 최강희가 운동을 끝내고 이동하면서 떡볶이 송을 부르다가 본인이 직접 인터뷰 섭외 전화를 받는 장면 등은 분당 최고 시청률이 8.7%까지 치솟았다. 

해당 프로그램에서 그녀는 현재 자신의 진짜 삶을 찾기 위해 배우 일을 잠시 쉬면서 다양한 경험을 하고 있다고 말하며, 고깃집 알바는 물론 자신의 절친인 개그우먼 송은이의 집 청소를 해주면서 즐거워 하는 모습을 보여줬다. 
 

엠뚜루마뚜루 채널 갈무리
전지적 참견시점/ 엠뚜루마뚜루 채널 갈무리

이후 최강희는 자신의 유튜브 채널에 일일 환경미화원을 체험해보는 컨텐츠를 올렸다. 해당 컨텐츠와 관련해 쏟아진 많은 기사에 악플이 전혀 없는 선플만 가득 달렸다. 주목할 점은 그 선플 또한 공감이 몇 백개, 비공감은 거의 없었다는 것이다.

무엇이 그리도 최강희를 호감으로 이끌었을까. 언뜻 보기에 건망증이 심해서 물건을 자꾸 잃어버리기도 하고 덤벙대는 모습도 보여주게 되는데 시청자들은 그런 모습까지도 비호감이라기보다는 호감에 가깝게 느끼는 듯 하다. 

순수한 영혼 주인공으로 나온 작품의 흥행

지금까지 흥행한 영화나 드라마 중에도 자폐 스펙트럼과 같은 장애를 가졌지만 순수하고 착한 영혼의 소유자들이 주인공으로 등장한 작품이 꽤 있다. 

개인적인 기억으로는 영화 〈말아톤〉이 생각난다. 5살 지능의 20살 청년은 달릴 때가 가장 행복하다고 말하며 "초원이 다리는 백만불짜리 다리"라는 명대사까지 남겼다. 이 영화에는 장애가 있지만 순수하고 열심히 살아가는 한 청년이 사람들을 위로했던 듯 하다. 
 

영화 '그것만이 내세상' / netfilx 갈무리
영화 〈그것만이 내 세상〉 / netflix 갈무리

영화 〈그것만이 내 세상〉에도 천재성과 자폐(지적장애)를 동시에 지닌 즉, 서번트 증후군의 주인공이 등장해 천진난만한 어린아이 같은 모습을 보여주며 이 영화 역시 흥행에 성공한다. 

최근작으로는 지난 2022년 인기리에 방영된 〈이상한 변호사 우영우〉를 꼽을 수 있다. 자폐 스펙트럼을 가졌지만 비상한 기억력으로 변호사 역할을 하면서 순수하고 따뜻한 마음에 매료된 시청자들. 해당 드라마도 명대사를 낳았다. 

"제 이름은 똑바로 읽어도 거꾸로 읽어도 우영우입니다. 기러기 토마토 스위스 인도인 별똥별 우영우...역삼역?"
 

드라마 '이상한 변호사 우영우' / netflix 갈무리
드라마 〈이상한 변호사 우영우〉 / netflix 갈무리

비순수의 시대...그럼에도 불구하고

인간의 본성에는 '순수'한 것에 대한 갈망이 있다고 믿고 있다. 순수한 것은 깨끗한 것, 거짓이 섞이지 않은 것, 불순물이 섞이지 않은 것, 태초의 것, 자연 그대로의 것, 욕망이 투영되지 않은 것 정도로 정의할 수 있을 듯 하다. 

순수(純粹)의 사전적 정의는 '전혀 다른 것의 섞임이 없음', '사사로운 욕심이나 못된 생각이 없음'이다.

작금의 문명은 자연 그대로의 것, 태초의 것과는 점점 거리가 멀어져 가고 있는 듯 하다. 과학 문명은 수많은 기기들을 만들어 내고 또 사람들은 어떻게든 돈을 많이 벌어 그 과학 문명의 혜택을 조금이라도 더 누려보고자 노력하며 살아간다. 

그렇게 자연 그대로의 것과 멀어지면서 마음으로는 오히려 더 순수한 것들을 갈망하게 되지는 않았는지. 쏟아지는 문명의 혜택이 오히려 사람들을 몸과 마음을 병들게 만든 것은 아니었는지.

'어떻게 사는 것이 잘 사는 것인가?'에 대한 답을 내리기도 정의를 내리기도 쉽지 않은, 어쩌면 보편적인 물음과 함께 비순수의 시대에 순수함을 갈망하는 우리들의 마음이 투영된 현상들이 눈에 띄는 요즈음이다. 

2017년 내내 뜨거운 감자였던 전안법은 현실과 다른 불합리함으로 수공예 작가들의 목을 죄어오는 올가미 같았습니다. 극적으로 개정안이 통과되면서 많은 작가들이 한숨 돌릴 수 있게 됐지만 아직 바뀌어야 할 부분이 많이 남아있습니다. 핸드메이커는 이러한 불합리에 ‘NO’를 외치기 위해 시작됐습니다.

손으로 무언가를 만든다는 것은 정말 매력적인 일입니다. 그들은 실을 꿰 엮기도, 펜과 물감 으로 그리기도, 흙을 빚어내기도, 금속을 녹여 두드리기도, 정성스런 요리를 만들어 내기도 하면서 작품 활동을 하고 있습니다. 우리는 그들이 만들고 있는 세상을 함께 들여다보려 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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