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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연히 만든 곰인형, 모두에게 행복을 주다 - 만들기·DIY 크리에이터 꾸꾸만들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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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연히 만든 곰인형, 모두에게 행복을 주다 - 만들기·DIY 크리에이터 꾸꾸만들기
  • 전은지 기자
  • 승인 2024.01.31 09:00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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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핸드메이커 전은지 기자] 초등학생이 되고 싶은 희망 직업 중 ‘크리에이터’가 여전히 10위 안에 들었다. 교육부와 한국직업능력연구원에서 조사한 ‘2023년 학생 희망 직업’ 결과, 4위를 차지했으며, 2022년 조사에서는 3위였다.

초·중·고교생 1만 3천여 명을 대상으로 한 ‘2023 교육정책 인식 조사’에서는 ‘인플루언서’에 대한 신뢰도가 31.5%, 4점 만점에 2.23점으로 나타났다. 이 같은 결과를 보면, ‘크리에이터’, ‘유튜버’에 대한 관심은 여전히 뜨거운 듯하다.
 

꾸꾸만들기 캐릭터 중 하나인 곰인형 ‘꾸리’ / 크리에이터 꾸꾸만들기 제공
꾸꾸만들기 캐릭터 중 하나인 곰인형 ‘꾸리’ / 크리에이터 꾸꾸만들기 제공

지금도 많은 이들이 경쟁하듯 각자의 콘텐츠를 영상으로 올리며, 치열한 크리에이터의 삶을 살아가는 가운데, “좋아하는 일을 직업으로 할 수 있는 행운이 주어진 것에 감사하다”는 사람이 있다.

구독자 56만 명의 만들기·DIY 크리에이터 꾸꾸만들기는 자신을 꼭 닮은 ‘꾸리’, 그의 친구 ‘꾸용이’와 함께 매일 즐거운 영상을 만들고 있다. 행복한 크리에이터를 꿈꾼다면, 그의 일상을 들여다보며 간접경험을 해봐도 좋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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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꾸꾸만들기’라는 이름의 의미는

가장 오래 좋아했던 동물이 오리인데, 나와 가장 닮은 동물이기도 하다. 윗입술 모양이 오리와 비슷하다는 말을 종종 듣기도 했는데, 오리가 우는 소리를 듣고 ‘꾸꾸’라는 이름이 떠올라 사용하게 됐다.

영상에 등장하는 ‘꾸리’, ‘꾸용이’ 탄생 비화는

여행을 떠나기 전, 한 손에 쏙 들어오는 크기의 인형을 만들어 가면 좋을 것 같다고 생각했다. 원단을 구매해 곰돌이 인형을 만들고, 여행지에 따라 옷도 바뀌면 더 재밌을 것 같아 코디 아이템도 몇 개 만들었다. 이후 여행 영상과 제작 영상을 올렸는데 반응이 폭발적이었다.

한복, 교복 등 다른 의상도 만들어달라는 요청에 답하듯이 영상을 찍어온 게 지금에 이르게 됐다. 원래 이름이 없었는데, 한 구독자님의 추천으로 ‘꾸리’라는 이름도 가지게 됐다. 구독자분들과 함께 꾸리의 정체성이 만들어진 셈이다.
 

꾸리와 꾸용이 / 크리에이터 꾸꾸만들기 제공
꾸리와 꾸용이 / 크리에이터 꾸꾸만들기 제공

‘꾸용이’는 외로워 보이는 꾸리에게 친구를 만들어달라는 댓글을 보고 탄생한 친구다. 귀여운 용이 모티브였는데, 작은 실수로 하마 같은 얼굴이 되었다(웃음). 하지만 오히려 그 점이 꾸용이만의 트레이드 마크이자 매력 포인트다.

몽골 여행 영상에서 처음 소개해 ‘몽골에서 온 소심한 성격의 아기용’이라는 콘셉트를 정했는데, 꾸리의 장난에 종종 당하지만, 가끔 꾸리에게 의도 없이 작은 시련을 주기도 하는 친구로 애정이 가는 캐릭터다.

DIY 콘텐츠를 만들 때, 특별한 기준이 있나

귀엽고 재밌는 아이디어가 담긴 작업을 가장 중점에 두고 있다. TV 프로그램이나 독특한 재료가 있다면 그를 활용한 콘텐츠를 만들기도 하고, 꾸리&꾸용이 관련 DIY도 제작한다. 무엇보다 구독자와 소통하는 크리에이터이기에, 나만의 색을 유지하면서 구독자가 보고 싶은 콘텐츠를 만들기 위해 노력하고 있다.
 

편집 중인 모습 / 크리에이터 꾸꾸만들기 제공
편집 중인 모습 / 크리에이터 꾸꾸만들기 제공
영상 중 만드는 모습 / 크리에이터 꾸꾸만들기 제공
초콜릿 만들기 영상 / 크리에이터 꾸꾸만들기 제공

만들기 크리에이터의 일상이 궁금하다

조금 늦게 아침을 시작하는 편이다. 먼저 유튜브에 업로드한 영상의 조회수와 댓글 등 구독자의 반응을 확인한다. 운동과 식사로 몸을 가볍게 한 후, 해가 지기 전까지 촬영한다. 1분 미만의 영상이지만, 하나를 제작하기까지 최소 1시간에서 3일이 걸리기도 한다. 촬영이 끝나면 분위기에 맞게 편집한다. 영상이 많으면 하루 종일 편집에 매달릴 때도 있다.

잠들기 전까지, 다음 촬영을 위한 창작물을 구상한다. 올렸던 영상 중 반응이 좋았던 콘텐츠가 있다면 후속 영상을 만들기도 하고, 소재나 등장인물을 바꿔 다른 버전의 영상을 만들기도 한다. 또는 유행하는 DIY 동향과 시즌 아이템을 미리 살펴서, 일주일 전에 관련 영상을 제작하고 있다.

창작물을 구상한 후에는 필요한 재료를 구매한다. 집 근처 미술 전공자들을 위한 문구점에서 직접 재료를 살펴보며 고르거나, 다이소, 알리 익스프레스 등 저렴하게 재료를 구매할 수 있는 곳도 이용하고 있다.

하나의 작품과 영상 콘텐츠 탄생 과정은

즉흥적으로 만들 때도 있지만, 계획을 하고 만드는 경우가 많다. 아이디어 구상이 끝나면 머릿속으로 처음부터 끝까지 창작물을 만들어 보는 시뮬레이션을 한다. 다양한 재료로 다양한 작품을 만들기 때문에, 익숙하지 않은 재료로 만들기를 할 때는 시뮬레이션 해보는 게 도움이 된다. 그다음 영상 촬영을 하며 작품을 만들고, 영상 분위기를 고려해 편집한다. 만드는 과정을 영상으로 보여주는 크리에이터이기 때문에 과정과 영상에 중점을 두고 작업한다.
 

‘수달 인형 커버’ 만들기 / 크리에이터 꾸꾸만들기 제공
‘수달 인형 커버’ 만들기 / 크리에이터 꾸꾸만들기 제공
컬러 풍선으로 만든 캐릭터와 조명 / 크리에이터 꾸꾸만들기 제공
컬러 풍선으로 만든 캐릭터와 조명 / 크리에이터 꾸꾸만들기 제공

인기 있었던 콘텐츠 에피소드는

‘슈퍼맨이 돌아왔다’에서 제이쓴 씨가 아기를 재울 때, 움직이는 고등어 인형을 이용하는 장면을 봤다. 너무 귀여워서 그 인형을 구매했는데, 생각보다 사실적인 프린팅에 놀랐다(웃음). 아기가 있는 친구에게 좀 더 귀엽게 만들어 선물하려고 고민했고, 수달 인형 커버를 만들게 됐다. 수달 인형의 귀여움에 재미 요소가 함께 있는 영상이라 반응이 좋았다.

영상 제작 초기에 만든 컬러 풍선 콘텐츠도 생각난다. 어릴 적, 한 번쯤 갖고 놀았던 재료이기도 하고, 소재 자체가 신선했던 것인지 많이 좋아해 주셨다. 쉽게 터져 다루기 까다로웠던 재료였지만, 불고 터뜨리며 꼬부기, 피카츄, 다이진과 같은 캐릭터부터 호랑이, 토끼 등 여러 동물을 만들었다.
 

‘오리 마을 만들기’ 콘텐츠 / 크리에이터 꾸꾸만들기 인스타그램 @kkukku_diy
‘오리 마을 만들기’ 콘텐츠 / 크리에이터 꾸꾸만들기 인스타그램 @kkukku_diy

조회수 1,300만 회를 달성한 ‘오리 마을 만들기’라는 콘텐츠는 갑자기 떠오른 아이디어로 만들었다. 문구점에서 재료를 고르던 중, 오리 파츠가 너무 귀여워서 구매하고 고민했다. 그러다가 캔버스에 오리마을을 만들면 귀여울 것 같다는 생각이 들었고, 좀 더 재밌는 요소를 넣어볼까 해서 ‘이 중에 수상한 오리를 찾아라’라는 미션을 추가했다. 작품에 스토리텔링을 더했더니, 댓글 반응이 뜨거웠다.

작품 중 가장 기억에 남는 게 있다면

‘꾸리’가 가장 애착이 가는 작품이자 캐릭터다. 영상에서 보이는 꾸리 성격이 나와 많이 닮은 부분이 있기도 하고, 반영이 많이 되기도 했다. 주변에서도 나와 꾸리 외모가 비슷하다고 한다(웃음)
 

꾸리 일러스트 / 크리에이터 꾸꾸만들기 제공
꾸리 일러스트 / 크리에이터 꾸꾸만들기 제공
컬러풍선 장미꽃 만들기 / 크리에이터 꾸꾸만들기 제공
컬러풍선 장미꽃 만들기 / 크리에이터 꾸꾸만들기 제공

또 다른 작품을 고른다면, 컬러 풍선으로 만든 장미꽃이 떠오른다. 보통은 컬러 풍선을 불어서 만드는데, 이 작품은 풍선을 불고 터뜨린 후 잔해를 잘라 제작하는 특별한 방식이었다. 조회수가 1억 회 달성할 정도로 영상 반응이 좋아서 신기했다. 1억이라는 숫자가 상상하기 힘든 숫자인데, 그만큼 세계 곳곳의 사람들이 영상을 봤다는 게 묘한 느낌이 들었다.

기억에 남는 콘텐츠나 작품도 많지만, 아무래도 영상을 올린 후 구독자들의 댓글이 가장 기억에 남는다. ‘꾸꾸만들기님 영상 볼 때면 진짜 행복해지는 것 같다’는 댓글은 누군가에게 위로가 된다는 게 몽글몽글 동화 같은 느낌이 든다. ‘천재와 또라이는 종이 한 장 차이라는 걸 다시 깨달아버렸다’는 댓글도 있었는데, 크리에이터로서 듣는 최고의 칭찬 같아서 생각난다.

작품 활동을 위해 특별히 노력하는 부분이 있나

손 건강에 신경을 많이 쓴다. 크리에이터 활동이 안정화되기까지는 회사 생활을 같이 해왔다. 디자인을 했기에 종일 손으로 작업하고, 퇴근하고 와서 새벽까지 영상 촬영을 했다. 무리해서 작업을 하다 보니 손목이 많이 안 좋아져서 치료받을 정도였다. 그래서 요즘은 파라핀 찜질도 하고, 손에 무리 가는 작업은 조심하고 있다.
 

대학생 때 직접 만든 옷 / 크리에이터 꾸꾸만들기 제공
대학생 때 직접 만든 옷 / 크리에이터 꾸꾸만들기 제공
작업실 전경 / 크리에이터 꾸꾸만들기 제공
작업실 전경 / 크리에이터 꾸꾸만들기 제공

의류학과에 진학했던 것도 지금 활동에 밑거름이 됐다. 이 길이 맞나 싶기도 했는데, 옷을 보며 어떻게 만들어졌을까 연구했던 그때가 지금의 나를 만들어줬다. 완벽한 제품이 넘쳐나는 세상이라 내 손으로 만든 것들은 남다른 의미를 준다. 그래서 ‘어려울 것 같다’는 생각보다는 ‘한번 해봐야겠다’는 생각으로 부딪히고 도전해 보고 있다. 만드는 과정에 몰두하며 즐기는 경험은 소중하고, 서툴러서 더 애정이 가는 나만의 작품은 그 자체로 사랑스럽기 때문이다.

만들기 크리에이터로서 꿈꾸는 모습이 있을까

김영만 아저씨의 ‘만들어 볼까요’ 방송을 정말 좋아했던 ‘코딱지’ 중 한 명이었다. 오랜 시간이 지나도 그 방송을 떠올리면 항상 따뜻하고 행복한 느낌이 들었다. 내가 만든 작품과 영상을 보는 사람들도 많은 재미와 행복을 느끼고, 오랜 시간이 지난 뒤에도 ‘꾸꾸만들기’라는 채널을 떠올렸을 때 삶의 위로가 되었으면 좋겠다. 또 다른 바람이 있다면, 꾸리가 가진 귀여움으로 많은 이들에게 사랑받으며 더 큰 영향을 주면 좋겠다는 미래도 꿈꾼다.
 

펀치니들 작품 / 크리에이터 꾸꾸만들기 제공
펀치니들 작품 / 크리에이터 꾸꾸만들기 제공
꾸꾸만들기 일러스트 / 크리에이터 꾸꾸만들기 제공
꾸꾸만들기 일러스트 / 크리에이터 꾸꾸만들기 제공

만들기가 가장 오랜 취미이지만, 요즘은 다른 취미활동도 찾아보고 있다. 등산을 해보려고 장비를 사기도 했고, 춤도 배우고 싶어 마음만 먹고 있다(웃음). 몇 달 뒤 가족과 떠날 긴 여행이 기대되기도 한다.

 

- 기자 코멘트

개인적으로 구독하며 지켜봐 온 크리에이터였다. 영상에서 느껴지는 꾸꾸만들기의 느낌은 당차고 멋진 작가였지만, 인터뷰를 요청하면서 마주한 모습은 그저 겸손하고 소녀 같은 모습이었다. 고사성어를 반대로 풀이한 외강내유가 떠오르는 사람이었다. 아기자기한 DIY로 잠시 동심을 얻고 싶다면, ‘꾸꾸단’이 되어 보자. 구독하는 순간, 꾸리와 꾸용이의 매력에 빠져들지 모른다.

2017년 내내 뜨거운 감자였던 전안법은 현실과 다른 불합리함으로 수공예 작가들의 목을 죄어오는 올가미 같았습니다. 극적으로 개정안이 통과되면서 많은 작가들이 한숨 돌릴 수 있게 됐지만 아직 바뀌어야 할 부분이 많이 남아있습니다. 핸드메이커는 이러한 불합리에 ‘NO’를 외치기 위해 시작됐습니다.

손으로 무언가를 만든다는 것은 정말 매력적인 일입니다. 그들은 실을 꿰 엮기도, 펜과 물감 으로 그리기도, 흙을 빚어내기도, 금속을 녹여 두드리기도, 정성스런 요리를 만들어 내기도 하면서 작품 활동을 하고 있습니다. 우리는 그들이 만들고 있는 세상을 함께 들여다보려 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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