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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현장스케치] 작가의 창작 욕구를 박물관이 함께 돕는 《동반작가 기획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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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현장스케치] 작가의 창작 욕구를 박물관이 함께 돕는 《동반작가 기획전》
  • 김서진 기자
  • 승인 2024.01.24 09:00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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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동반작가 기획전》 /김서진 기자

[핸드메이커 김서진 기자] 서소문성지 역사박물관은 첫 동반작가 기획전으로 ‘2022년 ㅅㅅㅁ 동반작가 프로그램’에 선정된 유망 작가 3인(이후창, 이미성, 주미나)의 신작을 2월 4일까지 선보인다. 저력 있는 작가의 창작 여건을 개선하고, 의욕을 고취하는 한편, 작가와 박물관의 건강한 파트너십을 구축하기 위하여 진행된 프로그램으로 그 결과물인 작가의 신작을 소개하는 시간을 갖고자 기획했다.

첫 번째 전시는 기획전시실 공간에서 펼쳐지는 이후창 작가의 '형상과 현상, 성스러움에 대하여 Forms and Phenomena-Sacredness’이다. 이후창 작가는 유리와 금속을 이용하여 실험적인 작업을 하는 조각가이자 설치미술가다. 이번 전시에서는 입체 25점, 드로잉 10점, 총 35점이 출품되며 작가가 지난 2년여간 준비한 신작으로만 구성했다. 작품을 매개로 형상과 현상을 통해 성스러움의 본질에 대한 작가의 질문에 답을 찾아가는 과정으로의 동행을 바라본다.
 

이후창 <12지신 오벨리스크> /김서진 기자

작가는 이번 전시를 통해 종교를 초월, 또는 포괄하는 우주적 관점에서의 성스러움에 대해 이야기하고자 했다. 이는 과연 천함과 성스러움이라는 것은 형상과 현상을 통해 존재하는 것인가에 대한 의문에서 출발한다. 또한 종교적인 성스러움이 아닌 그저 성스럽게 느껴지는 초월적인 '실체'의 본질이란 무엇인가를 찾고자 했다.
 

이후창 <별> /김서진 기자

또한 반사되는 거울이나 투명한 유리 물질에 빛이 투영되어 만들어낸 일루전의 실체적 원형에 대해 사유한다. 작품에서 연출된 환영은 유리와 빛의 물성에 의해 허상으로 나타나지만 그러한 허상적 이미지를 통해 인간 정신의 근원적 실체를 고민하는 하나의 방법으로 확장되기도 한다. 특히 착시 효과는 현상이면을 인식하게 하는 또 하나의 시각적 작용을 한다. 유리와 금속은 차가운 본 성질과는 달리 빛과 일루전으로 따뜻하게 다가오기도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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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후창 <형상과 현상 - 우담바라> /김서진 기자
이후창 작가 /서소문성지역사박물관 유튜브

이후창 작가는 눈에 보이는 한 조각의 단편 이미지는 보이지 않는 이면의 상상조차 할 수 없는 거대한 실체에 비하면 우리의 감각과 인지를 한정하고 한계를 짓고 왜곡시키며 강력한 무기로도 될 수 있다는 경고성 메시지도 작업을 통해 전달하고 공유하고자 했다.

그는 "원효대사의 해골물처럼 모든 것은 생각하기 나름이고 모든 문제는 내 안에 있고 세상의 모든 것은 마음이 지어낸다는 동양 철학, 서양의 물질문명에서의 차이는 결국 문화 차이가 아닌 모든 것을 초월하는 근본, 실제 찾기라고 생각한다"고 밝혔다.
 

이후창 <형상과 현상 - 피에타> /김서진 기자
작품과 빛그림자의 반사효과까지 멀리서 감상할 수 있다 /김서진 기자

"형상이나 현상을 통한 이해가 아닌 보이지 않는 것을 바라보는 것에 대해 생각했고 <형상과 현상-피에타> 대형 작품에서의 빛 그림자의 반사 효과, 끊임없는 착시를 통해 결국 이것이 실체인지 가상인지가 중요한 게 아닌 현상 이면의 실체에 다가가 보고자 했다. 그것이 관람자가 작품을 통해 또한 자신을 찾아가는 과정을 제시한 것이다"  -이후창 작가노트-

두 번째 전시는 비주얼 크리에이터 이미성 작가와 사운드 크리에이터 주미나 작가 협업의 결과물인 <비非영원성의 영원성 Immortality of the mortal>이다. 찰나의 세계에서 살아가며, 지나가고 사라진 것들을 그리워하기도 하는 우리에게 영원함에 대한 갈망과 불변하는 것에 대한 작가의 상상 속으로 초대한다. 
 

이미성 & 주미나 <비 非영원성의 영원성 1-1> /서소문성지역사박물관 유튜브
비주얼 크리에이터 이미성 /서소문성지역사박물관 유튜브

"무지갯빛 태양이 떠오르고 지는 하루가 반복된다. 태양 중심부는 매우 밝고 그 주변부에 무지개색 아우라가 드리워진다. 무지개색은 가시광선 영역의 전자기파로서 감각기관으로 인지되는 물질세계를 상징한다. 바닥 스크린에는 사람과 동물들의 그림자가 드리워진다. 태양에서 쏟아지는 무지갯빛에 의해 만들어진 그림자에는 주인이 없다. 이것은 물질세계가 허상임을 은유한다.

물질세계에서의 수많은 하루가 지나고 태양의 과거와 현재와 미래의 모습이 동시에 펼쳐진다. 끊임없이 상호작용하고 변화하는 물질세계에서 영원하고 불변하는 형이상학적 세계로 시점이 이동한다. 이곳에서는 물질세계에서의 찰나 같고 필멸적인 모든 사건들이 영원히 변하지 않는 형태로 존재한다. 찰나의 세계에서 살아가는 우리들은 지나가고 사라진 것들을 아쉬워하고 그리워하기도 한다. 영원함에 대한 갈망과 함께 불변하는 것에 대한 상상을 한다."    -이미성 작가노트-
 

이미성 & 주미나 <비 非영원성의 영원성 1-2> /김서진 기자

비주얼 크리에이터 이미성은 2019년 제6회 서울가톨릭국제미술대전에서 <품다>라는 작품으로 대상 수상, 2017년 단원미술제 선정작가 등 다양한 작업으로 활동 중이다. 사운드크리에이터 주미나는 2021년 '다중 상실의 시대'와 2022년 '러시아 이콘 : 어둠을 밝히는 빛', 2023년 '널길의 안과 밖 그 너머' 등 미디어아트 작품으로 왕성한 활동을 하고 있다. 이번 전시는 찰나의 세계에서 살아가며 지나가고 사라진 것들을 그리워하는 우리에게 물질세계와 허상에 대해 시각과 청각을 활용한 감각적 사유를 제시한다. 
 

이후창 <형상과 현상 - 반가사유상> /김서진 기자

두 팀은 각각 작업을 진행하였고 결과물을 바탕으로 전시를 준비하며 흥미로운 공통점을 발견한다. 이후창 작가는 빛과 일루전을 이용하여 조각 작품에 반사와 왜곡 등의 현상으로 나타나는 환영과 실체의 세계를 이야기한다. 또한 이미성&주미나 작가는 물질세계와 허상에 대해 다루며, 두 전시 모두 실체와 허상에 대한 본질적인 질문에서부터 작업이 시작됨이 매우 흥미롭게 다가오는 포인트다. 

전시 측 관계자는 "이번 전시를 통해 사물의 ‘본질’에 대한 질문에 대한 답을 찾는 데 있어 작가의 시선을 따라가 보고, 관람자 개인의 생각을 더하는 소중한 시간이 되길 바란다"고 밝혔다. 

 

2017년 내내 뜨거운 감자였던 전안법은 현실과 다른 불합리함으로 수공예 작가들의 목을 죄어오는 올가미 같았습니다. 극적으로 개정안이 통과되면서 많은 작가들이 한숨 돌릴 수 있게 됐지만 아직 바뀌어야 할 부분이 많이 남아있습니다. 핸드메이커는 이러한 불합리에 ‘NO’를 외치기 위해 시작됐습니다.

손으로 무언가를 만든다는 것은 정말 매력적인 일입니다. 그들은 실을 꿰 엮기도, 펜과 물감 으로 그리기도, 흙을 빚어내기도, 금속을 녹여 두드리기도, 정성스런 요리를 만들어 내기도 하면서 작품 활동을 하고 있습니다. 우리는 그들이 만들고 있는 세상을 함께 들여다보려 합니다.

핸드메이커는 국내외 다양한 문화·예술·산업 현장을 발로 뛰며 취재하는 독립 매체로서 주체 적인 취재와 기사를 통해 여러 미디어·포털과 함께하고 있습니다. 기사의 가독성을 저해하는 광고 배너를 통해 수익을 얻을 수도 있겠지만 이는 독자를 위한 선택이 아니라고 생각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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