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유니크한 케이크의 시대... 케이크는 어떻게 변해왔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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유니크한 케이크의 시대... 케이크는 어떻게 변해왔나
  • 윤미지 기자
  • 승인 2024.01.22 09:00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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달콤한 케이크 /픽셀스

[핸드메이커 윤미지 기자] 현대인에게 케이크는 어떤 의미일까. 일반적으로 케이크는 생일이나 기념일 등 축하 자리에 빠짐없이 등장하는 디저트다. 하지만 최근의 케이크는 굳이 특별한 날이 아니더라도 먹을 수 있는 베이직한 디저트의 대명사로 여겨지기도 한다.

프랜차이즈 카페에서 아메리카노 한 잔과 함께 조각으로 곁들여 아무 때나 먹을 수 있는 디저트지만, 그럼에도 케이크는 여전히 특별하다. 그렇다면 평소에 음미하는 케이크보다 조금 더 유니크한 것은 없을까.

최근에는 정형적인 틀을 벗어난 색다른 케이크를 만드는 곳들이 늘어나고 있다. 최근 MZ세대의 마음을 설레게 하는 독특한 케이크들이 등장하는 가운데 케이크의 변화와 다양한 모습에 대해 알아봤다.

역사 속 케이크, 어떤 모습이었을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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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류의 역사에서 가장 처음 케이크를 먹었던 것은 언제 일까. 최초의 케이크에 대해서는 전문가마다 견해가 다르다. 종류나 형태가 워낙 다양하다 보니 케이크의 첫 등장에 대해서는 기준이 애매하기 때문이다.

먼저 케이크의 원형을 빵의 탄생과 동일하게 보는 의견이 있다. 신석기 시대로 거슬러 올라가 분쇄된 곡물과 물을 결합해 패티 형태로 만들어 내는데, 이것을 뜨거운 돌 위에서 구워 낸 것을 빵의 원형으로 본다. 케이크도 베이킹의 한 종류이니 이를 케이크의 원형이라 할 수도 있으나, 사실 이때 만들어진 것의 형태는 비스킷에 더 가깝다는 의견이 많다.

이집트 고대 문헌이나 자료에서도 빵과 케이크에 관한 기록이 등장한다. 기원전 2600년 전 이집트인들은 효모를 발견하면서 본격적으로 빵을 제조했다고 알려진다. 람세스 3세의 무덤에서 나온 고고학적 증거에 따르면 이 시기 고대 이집트에서는 수천 가지의 다양한 빵과 케이크가 만들어졌다고 한다. 람세스 3세 무덤에서 발견된 그림이나 문자에서는 베이킹하는 모습이 발견되며, 나뭇잎 혹은 동물의 모습을 정교하게 하고 있는 빵이 묘사된다고 한다.
 

이집트 람세스 3세의 무덤에서 발견된 벽화 Wikimedia Commons, public domain
이집트 람세스 3세의 무덤에서 발견된 그림 /Wikimedia Commons, public domain

고대 그리스와 로마 시대에는 계란, 우유, 치즈, 올리브 오일 같은 재료들이 사용되며 본격적으로 빵의 역사가 시작됐다. 그리스의 빵 플라쿠스도 이러한 재료들을 사용해서 만들어졌으며, 일각에서는 이를 그리스의 전통 케이크로 여기는 견해도 있으나 실제로는 납작한 형태의 플랫브래드로 인식하는 경우가 더 일반적이다.
 

플랫 브레드, 사진은 기사와 직접적 연관 없음
플랫 브레드, 사진은 기사와 직접적 연관 없음 /픽사베이

로마 제국에도 그리스의 플라쿠스와 비슷한 빵이 존재했다. 로마의 빵 태반은 플라쿠스와 비슷한 납작한 빵이지만 생일 파티나 종교 의식 중에 등장했다는 점에서 지금의 케이크와 비슷한 점을 가지고 있다. 로마의 정치가이자 학자인 마르쿠스 포르키우스 카토의 책 『농업론』에서도 비슷한 내용이 등장한다. 책에 따르면 당시 로마에서는 종교적인 이유로 케이크를 만들었다고 한다.

또 그리스 철학자 아데나이오스의 책 『현자의 식탁』에서는 축제 때 술과 풍요의 신 디오니소스에게 보리로 만든 케이크를 바쳤다는 내용이 기록됐다. 이를 통해서도 당시 케이크가 종교 의식에 등장하면서 신에게 바쳐지는 제물로 쓰였다는 것을 알 수 있는데, 여기서 생일 케이크가 유래했다는 이야기도 있다. 고대 그리스에서는 아이가 태어났을 때 둥글게 만든 빵을 다산과 번성의 신 아르테미스 신에게 바쳤다고 전해지면서 이를 생일 케이크의 유래로 추정하는 것이다.

하지만 이때까지도 케이크의 모습은 빵에 견과류, 과일, 향신료, 꿀 등을 곁들인 것을 의미했다. 지금 우리의 머릿속에 자리잡은 클래식한 둥근 원형의 홀 케이크 등장은 17세기 이후부터다. 16세기에 접어들면서 대규모 사탕수수 재배가 시작되고 베이킹에 설탕이 쓰이기 시작했다. 설탕과 원유, 달걀 등이 재료로 쓰이는 크림이 만들어지고, 케이크 겉면을 밝은 색상의 크림으로 장식하는 아이싱이 시도되면서 지금의 케이크 모양이 등장한 것이다. 다만 이러한 케이크는 귀한 재료가 쓰이는 만큼 아무나 맛 볼 수 있는 음식은 아니었다고 한다.
 

다양한 베이킹 재료들 /픽사베이

이렇게 베이킹 산업이 발전하게 되면서 케이크 생산에도 가속도가 붙었다. 17세기부터는 케이크 틀이 만들어졌는데, 틀에 반죽을 부어 모양을 잡아 구울 수 있다는 점에서 케이크의 외형도 자리를 잡아갔다.

이후 산업혁명을 통해 보다 정제된 베이킹소다를 사용할 수 있게 되면서 효모를 사용할 때 보다 더 빠르게 많은 케이크를 구울 수 있게 됐다. 또 문화와 기술, 재료 사용, 종교 등 여러 가지 영향에 따라 케이크의 모습도 다양화되기 시작했다.

케이크의 고정관념을 벗어나다, 현대 케이크 모습은

일반적으로 케이크의 형태는 둥근 원형을 하고 있는 경우가 많다. 원형팬이 가장 흔한 케이크 틀로 쓰이기 때문인데, 20세기에 들어서는 케이크를 만들 때 사용하는 베이킹 도구나 재료들이 더 다양해지면서 모양도 개성을 띄기 시작했다.
 

원형 팬에 구워진 케이크 시트 /픽셀스

정확한 기원에 대해서는 알려져 있지 않으나 19세기 미국에서 유행한 ‘엔젤 케이크’의 형태는 조금 독특하다. 기본적으로 둥근 원형의 형태는 동일하나 중심부에 구멍이 뚫린 엔젤 케이크 전용 팬을 사용해서 굽기 때문에 가운데가 빈 형태로 구워 진다.

엔젤 케이크는 시폰 케이크라고도 불리는데 특유의 부드럽고 촉촉한 식감을 가지고 있어서 프랑스어로 ‘비단’을 의미하는 시폰이라는 이름이 붙었다. 달걀 전체가 아닌 흰자만 사용되고 공기처럼 가볍다는 특징이 있으며, 중심부가 틀의 표면과 함께 닿기 때문에 골고루 굽는 것 또한 가능하다.
 

시폰 케이크 /flickr
계란 흰자만 사용된 시폰 케이크 반죽 /flickr

케이크의 기본적인 틀은 둥근 원형에서 시작했으나, 이후 사각형부터 단을 쌓는 2단, 3단의 높은 모양까지 다양한 형태의 케이크가 등장했다. 특히 특별한 날에 빠질 수 없는 음식인 만큼 현대에는 독특한 형태를 가진 케이크들을 접할 수 있다.

파티에 가장 흔하게 등장하는 것은 ‘컵케이크’다. 컵케이크는 미국과 영국에서 오래전부터 사랑받아온 디저트다. 작고 귀여운 크기라서 먹기 간편하고 그렇기 때문에 파티 음식에서 빠질 수 없으나, 의외로 가정식 베이킹으로 유명한 메뉴다.

컵케이크에 대해서 정확하게 알려진 유래는 없으나 19세기 중반부터 이 케이크를 먹었다고 한다. 초기에는 작은 컵이나 이와 비슷한 틀을 가진 팬에 구웠고, 점차 컵케이크가 유행하게 되면서 전용 팬이 만들어 졌다.
 

컵케이크 /픽사베이
컵케이크 /픽사베이

이외에도 ‘아이스박스 케이크’도 미국에서 많이 먹는 디저트다. 이 케이크의 특징은 오븐을 사용하지 않고 냉장고를 사용해 만들고, 어떤 그릇에 재료를 담느냐에 따라 형태가 달라진다는 것이다. 주로 사각형의 그릇에 켜켜이 쌓아 만드는 경우가 많고 미리 만들어진 재료를 층층이 쌓는 방식으로 완성된다.

재료로는 생크림이나 쿠키 등이 사용되고 이를 번갈아 가면서 쌓아 준 후 냉장고에 넣어 굳힌다. 크림이나 쿠키 등이 주 재료로 사용되고 특히 웨이퍼 형태의 부드러운 비스킷 등이 활용된다. 냉장고에 넣어 굳히는 과정 중 크림과 웨이퍼 각 층의 레이어의 풍미가 조화롭게 어우러지게 되고, 시원하게 먹을 수 있기 때문에 여름 등 더운 계절에 특히 인기가 있는 케이크다.

독특한 형태로 발전한 케이크는 또 있다. 국내는 물론 세계 각지에서 찾는 ‘롤케이크’ 역시 만드는 방식과 형태가 독특하다. 롤케이크는 평평한 스폰지 케이크 시트 위에 생크림이나 과일 스프레드 등을 올리고 돌돌 말아서 만든다. 스위스 롤, 스위스로그, 젤리 롤 등의 이름으로 불리고 정확한 유래는 알 수 없으나 알려진 바에 따르면 19세기 유럽에서 기원했다고 전해진다.
 

롤케이크 /픽사베이

컵케이크보다 먹기 쉬운 형태의 ‘케이크 팝’은 가장 최근에 유행한 형태다. 파티, SNS 문화 등을 타고 빠르게 퍼진 케이크 트렌드로 2008년부터 본격적으로 대중에게 큰 인기를 끌었으며, 크기가 작고 동그란 구 형태의 케이크가 스틱에 꽂혀 있는 모양이다.
 

케이크 팝 /픽사베이
케이크 팝 /픽사베이

주로 초콜릿 등으로 코팅 되어 있는 경우가 많고 파티 음식으로 많이 쓰여서 작지만 화려하게 꾸며 장식한다. 최근에는 캐릭터 얼굴 모양으로 만든 케이크팝도 젊은 세대를 중심으로 인기가 높다.

유니크한 케이크의 시대

최근 국내 케이크 트렌드 역시 특별함을 지향하고 있다. 과거엔 대중적으로 프랜차이즈 베이커리 케이크의 인기가 높았으나, 개성을 중요시하는 MZ세대가 소비 주체로 떠오르고 이 외에도 홈파티·호캉스 등이 유행하면서 색다른 디자인 케이크를 찾는 이들도 늘고 있다.

유니크한 케이크가 떠오르면서 베이킹의 고정관념에서 벗어난 케이크들도 등장하고 있다. 독특한 케이크로 MZ세대에게 가장 먼저 눈도장을 찍은 건 ‘젤리 케이크’다. 과거부터 젤라틴을 활용해 케이크의 일부를 장식하는 방식은 존재했으나, 최근 유행하는 젤리 케이크의 경우 케이크 자체가 전부 젤리로 이뤄져 있다.
 

젤로샷의 젤리케이크 /윤미지 기자

기존 케이크가 가진 전형적인 빵 시트와 크림 맛을 벗어났다는 점이 특징이고 소다, 청포도, 딸기우유 등 의외로 다양한 맛으로 제작된다. 또 케이크가 가진 색감이나 모양도 독특하다. 파랑색이나 초록색 등 원색 표현이 가능하고 젤리가 가진 굳는 특성에 따라 디테일한 형태로 만들어 진다.

MZ세대에게 인기를 끄는 또 다른 케이크로는 ‘샌드위치 케이크’가 있다. 샌드위치에 쓰이는 재료인 채소, 연어, 햄 등이 들어가 있는 케이크로 이름만 들었을 때는 의아함을 느낄 수 있으나, 직접 맛을 본 소비자들에 따르면 의외로 맛의 조화가 좋다는 평가가 있다.
 

샌드위치 케이크 /윤미지 기자

주로 스펀지 시트 보다는 식빵이나 전통적으로 샌드위치에 쓰이는 기본 빵이 베이스로 들어가고 내부에 들어가는 재료도 영락없는 샌드위치에 가깝다. 하지만 아이싱을 거치고 나면 외형은 누가봐도 케이크다. 위에 올라가 있는 데코 역시 케이크의 형태를 따르지만, 이를 자세히 보면 토마토, 방울 양배추, 아스파라거스 등이 올라가 있어 독특하다.

예술이 된 케이크

독창적이고 예술적인 형태로 국내 MZ세대에게 주목 받는 케이크도 있다. 일반적인 케이크의 형태를 거의 따르지 않으면서 위에 올라가는 데코 재료들도 꽃, 리본 등 화려하다. 케이크 마다 산호나 정원 등 독특한 주제나 테마를 담고 있는 경우도 있고, 색감 표현도 과감하다.
 

설탕 유리, 머랭쿠키 등으로 만들어진 독특한 케이크 /원형들
컬러무와 식물로 장식된 케이크 /원형들

케이크 디자인이 다양성을 가지면서 이를 예술의 하나로 받아들이는 시선도 존재한다. 이미 케이크 아트는 꽤 전문적인 분야로 성장하고 있다. 파티시에는 특별한 행사나 이벤트, 기념일을 위해 고객의 요청에 따라 예술적인 케이크를 만들어 내기도 하고, 국내외로 활발하게 활동하는 케이크 아티스트도 존재한다.
 

아름다운 케이크 아트 /픽셀스
아름다운 케이크 아트 /픽셀스

케이크 아트는 주로 다양한 디자인을 구현하기 위해 일반적인 베이킹 재료 외의 꽃이나 리본 등 다양한 재료를 사용하기도 한다. 또 때로는 다층적인 구조를 통해 조형성을 보여주기도 하며, 최근 SNS를 기반으로 활동하는 아티스트의 경우 작은 케이크 위에 섬세한 표현을 선보이는 방식으로 작업하기도 한다.

올해 어떤 케이크 먹어볼까

독특한 케이크들이 시선을 사로잡는 것은 당연한 섭리 지만 그렇다고 꼭 유니크한 케이크를 고를 필요는 없다. 이벤트 성격에 따라서 어울리는 디자인 케이크를 고르거나 또는 선물 받는 사람의 취향과 연령을 고려해 케이크를 선택하는 것이 도움이 될 수 있다.

특히 개성을 중시하는 MZ세대가 또 다른 케이크 소비 주체로 떠오른 만큼 앞으로 어떤 새로운 케이크 트렌드가 등장할 지 기대가 되는 바다. 클래식한 케이크부터 화려한 작품이 된 케이크까지. 케이크의 세계는 무궁무진하다.

2017년 내내 뜨거운 감자였던 전안법은 현실과 다른 불합리함으로 수공예 작가들의 목을 죄어오는 올가미 같았습니다. 극적으로 개정안이 통과되면서 많은 작가들이 한숨 돌릴 수 있게 됐지만 아직 바뀌어야 할 부분이 많이 남아있습니다. 핸드메이커는 이러한 불합리에 ‘NO’를 외치기 위해 시작됐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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