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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4년 1월 1일부터 초기의 미키 마우스 디자인은 모두의 도메인이 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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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4년 1월 1일부터 초기의 미키 마우스 디자인은 모두의 도메인이 된다
  • 김서진 기자
  • 승인 2023.12.29 17:00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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디즈니의 상징, 미키 마우스 /pixabay

[핸드메이커 김서진 기자] 이렇게 또 한 해가 가고 새로운 2024년이 곧이다. 새해가 시작되면 뭔가를 기다리거나 기대하는 일이 많아지기 마련인데, 2024년이 유독 기다려지는 이유가 하나 있다. 바로 모두의 친구, 미키 마우스의 저작권 만료다. 미키 마우스의 저작권은 원래 2003년 만료 예정이었지만 20년 연장되면서 2023년 12월 31일을 끝으로 저작권이 만료된다.

이는 디즈니가 미키마우스의 저작권 유효기간이 얼마 남지 않았을 때마다 계속 법 개정안을 요청했기 때문이다. 저작권 유효기간을 늘려 달라는 일명 '미키마우스 보호법'을 정부에 계속 요청한 결과 미국의 기업 저작물에 대한 저작권은 최초 발행일에서 95년, 저작자 사망 이후 70년까지로 바뀌었다. 

디즈니가 미키 마우스 저작권 연장에 이토록 공을 들이는 이유는 간단하다. 미키 마우스에 담긴 상징성과 의미는 그 깊이를 헤아릴 수 없을 정도로 엄청나게 커졌다. 월트 디즈니 컴퍼니의 영원한 아이콘이자 마스코트인 미키 마우스는 빨간색 반바지와 커다란 노란색 신발, 흰색 장갑을 낀 의인화된 쥐의 모습을 하고 있지만 사람들에겐 가장 사랑스러운 친구다. 
 

미키 마우스의 선배, 오스왈드 /flickr

특히 미키 마우스는 전통적으로 자신보다 더 큰 역경과 도전에 맞서 싸우며 용기와 창의력을 북돋아주는 전형적인 소시민의 모습으로 그려졌다. 재미있는 건 원래 미키 마우스라는 캐릭터를 만들려 한 게 아닌, 행운의 토끼 캐릭터인 오스왈드를 대체하기 위해 만들어졌다는 점. 미키 마우스는 배포용으로 1928년 단편 애니메이션 '미친 비행기 Plane Crazy'에 처음 등장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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명예의 거리에 입성한 미키 마우스 /flickr

이 애니메이션에서 미키 마우스는 원래 '모티머 마우스'로 내정되어 있었지만 월트 디즈니의 아내인 릴리안 디즈니가 '미키'라는 이름으로 제안해 미키 마우스로 명명된다. 이후 미키 마우스는 130여 편이 넘는 영화에 출연하고, 미키 마우스가 등장한 10여 편의 애니메이션은 아카데미 최우수 애니메이션 단편영화상 후보에 오르기도 했고 애니메이션 '발 좀 빌려줘 Lend a Paw'는 1941년 상을 받기도 했다. 미키 마우스는 할리우드 명예의 거리에 별을 박은 최초의 캐릭터라는 영예 또한 가졌다.
 

미키 마우스 /flickr

잘 만든 캐릭터, 잘 만든 IP는 기업에 톡톡한 효과를 가져다준다. 미키 마우스는 단순히 캐릭터로서의 애니메이션이 아닌 다양한 방면으로 끝없이 뻗어나갔다. TV시리즈와 비디오 게임, 수많은 굿즈와 상품들, 디즈니랜드와 아이들을 즐겁게 해 주는 마스코트 인형까지 미키 마우스는 이제 일상 생활에서도 친근한 우리 모두의 친구가 되었다. 

모든 디즈니 캐릭터와 마찬가지로 미키 마우스에도 저작권이 존재한다. 오죽하면 무인도 한가운데에 떨어져도 백사장에 미키 마우스 그림을 그려 놓으면 디즈니가 저작권 문제로 잡으러 온다는 말이 있을 정도다. 미키 마우스에는 저작권과 상표권이 같이 존재한다.

디즈니의 지속된 로비로 인해 생겨난 '미키마우스 보호법'은 저작권이 엄격하기로 유명하다. 1989년 디즈니는 미키 마우스와 다른 디즈니 캐릭터를 벽에 그렸다는 이유로 플로지다 주 올랜도 지역의 어린이집 세 곳을 상대로 고소하겠다고 선언했다. 이후 벽에 그려진 캐릭터는 제거되었고 새롭게 문을 연 디즈니의 경쟁사인 유니버설 스튜디오 플로리다는 지역사회의 선의를 위해 해당 회사의 캐릭터를 사용할 수 있도록 허가하기도 했다고.
 

미니 마우스와 미키 마우스 /pixabay

1790년의 저작권법에서는 최초의 14년이라는 유효 기간이 끝날 때까지 저작자, 또는 생존자가 생존하는 한 추가로 14년을 갱신할 수 있도록 허용했다. 이는 미국 저작권청에 등록을 하고 저작권 표시(©)와 함께 회사 이름을 써야 했다. 저작권청에 등록하지 않거나 저작권 표시를 하지 않으면 해당 저작물은 저작권이 자유로운 저작물, 즉 퍼블릭 도메인이 된다. 

이후 1831년 저작권법은 첫 번째 개정을 거쳐 저작권의 유효 기간이 14년에서 28년으로 늘어났고, 유효 기간을 14년 더 갱신할 수 있는 옵션도 포함된다. 1909년 저작권법은 유효 기간 28년에, 갱신 시 28년의 유효 기간 연장이 가능하다는 대대적인 개편을 거친다. 

미키 마우스에 대한 디자인 특허는 1930년에 출원되었으니 56년이 지난 1986년에 유효 기간이 만료되었어야 맞지만, 디즈니의 일명 '미키마우스 보호법'이 등장한다. 디즈니는 1976년 저작권법이 유효 기간이 끝나 가자 이 보호법을 요청해 유효 기간을 늘려 달라고 했고, 2003년이 되자 또 연장을 요청한다. 이게 반복되며 결국 기업이 소유한 저작물의 경우 최초 탄생일부터 95년, 저작자 사망 후 70년까지로 변경된다. 
 

'증기선 윌리'의 미키 마우스 /flickr

1928년 제작된 애니메이션 '증기선 윌리'에 등장하는 미키 마우스의 저작권은 95년이 지나는 2023년 12월 31일에 만료된다. 즉 2024년 1월 1일부터 '증기선 윌리'의 '1928년 당시의 미키마우스의 스토리와 라인 드로잉 된 디자인 전체'는 누구나 사용할 수 있다.

최근 가디언지에 따르면 디즈니는 성명을 내고 이 상황을 지켜보겠다는 의지를 보였다. 디즈니 측은 "더 현대적인 버전의 미키는 증기선 윌리 저작권 만료에 영향을 받지 않을 것이다. 미키 마우스는 스토리텔링, 테마파크의 어트랙션 및 굿즈에서 월트 디즈니 컴퍼니의 글로벌 홍보대사로서 계속해서 주도적인 역할을 해 나갈 것이다"라며, "우리는 저작권이 적용되는 최신 버전의 미키 마우스와 기타 저작물에 대한 권리를 보호해 나갈 것이다"라고 밝혔다. 

뉴욕주 시라큐스 대학교의 TV 대중문화전문가 교수 로버트 탐슨은 가디언지와의 인터뷰에서 "디즈니는 저작권을 매우 중요하게 생각한다. 내가 아는 한 시골의 한적한 고등학교에서 라이언 킹을 상영했을 때 디즈니 저작권 담당자가 나타난 것도 이 곳이 유일하다"며, "'증기선 윌리'가 디즈니 애니메이션의 선구자라는 점을 제외하면 거의 100년이 지난 콘텐츠고, 저작권이 만료될 때 새로운 미키 마우스 자료가 쏟아져 나올 것이라 보진 않는다"고 밝혔다.

디즈니는 AP통신에 보낸 성명에서 "1928년 나온 단편 영화 증기선 윌리에 미키 마우스가 등장한 이후로 사람들은 이 캐릭터를 디즈니의 이야기와 경험, 관련 콘텐츠와 연관시켜 왔다"며, "증기선 윌리의 저작권이 만료되더라도 그 사실은 변하지 않을 것이다"라고 밝혔다. 
 

증기선 윌리에 등장하는 미키 마우스의 모습 /flickr

이제 2024년 1월 1일이 되면 사람들은 미키 마우스의 동그란 두 개의 귀를 로고로 자유롭게 만들 수 있다. 누구나 '증기선 윌리'에 나오는 미키 마우스 드로잉을 활용해 새로운 스토리와 작품을 만들 수 있다.

그러나 오늘날 관람객들에게 가장 친숙한, 빨간색 반바지와 흰색 장갑을 끼고 있는 둥그런 모양의 미키 마우스를 포함한 이후 버전들은 여전히 저작권으로 보호되고 있다. 이들의 저작권은 또 수십 년이 지나야 만료될 것이다. 

'증기선 윌리'의 저작권이 만료되는 것을 지켜보고 있노라면 양가감정이 드는 것도 사실이다. 그동안 저작권으로 보호받으며 마치 성벽 안에 숨겨져 있던, 미지의 캐릭터 같았던 미키 마우스의 모습을 자유롭게 쓸 수 있는 셈이다. 지금보다 훨씬 더 많은 기발한 콘텐츠와, 창작자들의 신비한 창의력이 돋보이는 작품들이 나올 수도 있다. 분명히 아티스트들에게는 희소식인 것도 사실이다.

그러나 반대로, 아이들의 순수한 동심을 지켰던 소중한 친구 '곰돌이 푸'가 저작권이 만료되고, 얼굴에 피칠갑을 한 푸와 피글렛이 비키니 입은 여성을 공격하는 슬래셔 무비로 변한 걸 생각하면 마냥 긍정적으로 생각할 수도 없다. 그저 아무 걱정 없는 환상 속에서 어린 아이들에게 항상 따뜻한 인사를 건넸던 푸가 더이상 그 푸로 남아 있을 수 없는 것처럼, 미키 마우스도 어른들의 괴상한 욕망으로 인해 똑같은 봉변을 당할 수도 있기에. 
 

미키 마우스 /pixabay

2024년 새해가 되어도 디즈니는 여전히 건재할 것이다. 사람들은 여전히 디즈니 테마파크에 가고, 디즈니 애니메이션을 보러 영화관을 가고, 디즈니 캐릭터들이 있는 굿즈를 구매할 것이다. 자연히 디즈니의 브랜드 아이덴티티는 그대로 유지되겠지만, 디즈니 애니메이션에 첫 등장했던 미키 마우스의 모습은 어쨌든 자유의 몸이 되었다. 그리고 2024년 1월 1일, 디즈니는 '증기선 윌리'의 무성 버전과 함께 미키 마우스와 미니 마우스의 오리지널 버전을 공개할 예정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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